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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지구를 구하는 법 ㅣ 똑똑교양 11
글로 외 지음, 허현경 그림 / 책읽는곰 / 2025년 5월
평점 :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부쩍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제목만으로도 매우 솔깃한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열기도 전에 성급하게 떠올려보는 뇌 속 울림이 반사적으로 작동한다.
잔반 남기지 않기, 편식하지 않기, 식사 예절 지키기, 일회용품 사용 안 하기, 감사하는 마음 갖기 등...
이번 책 또한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이 짧았다.
기후 위기에 대처하며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해결 방안들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특히 어린이 채식주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기획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는 채식주의자들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그들의 숭고한 마음이 간절하게 다가오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무조건 채소만 먹는 건 아니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채식의 종류-
플렉시테리언 : 주로 채식을 하나 때에 따라 육식을 한다.
폴로 : 붉은 살코기와 해산물을 먹지 않는다.
페스코 : 모든 동물을 먹지 않지만 해산물, 달걀, 유제품은 먹는다.
락토 오보 : 채식을 하나 달걀과 유제품은 먹는다.
락토 : 달걀도 먹지 않으나 유제품까지는 먹는다.
오보 : 유제품은 먹지 않으나 달걀은 먹는다.
비건 : 동물을 착취해서 얻은 식품을 먹지 않고, 가죽이나 털 같은 동물성 재료도 소비하지 않는다.
프루테리언 : 식물의 생존을 방해하지 않는 과일만 먹는다.
인물 소개 페이지에서는 미처 몰랐지만 책장을 넘겨가는 동안 등장 인물 모두가 골고루 비중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었다.
스토리 전개를 위하여 가장 중요한 축이 되는 영양 선생님의 질문들을 한데 모아 보았더니, 중요한 키워드들을 빠짐없이 잘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탄소 중립이 뭔지 아나요?"
"저탄소 급식의 날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채식 위주로 급식을 구성한 날이에요. 햄버거에 들어가는 소고기 패티 한 장을 만들 때마다 열대 우림이 사라진다는 말 들어 본 적 있나요?"
"자, 집중! 비건에 가까워질수록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줄어들긴 해요.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안정적으로 영양분을 공급하고, 다양한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저탄소 급식의 날에는 페스코 채식을 기준으로 식단을 짜고 있어요. 아까 의리가 발표한 것처럼 채식을 하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요. 한 사람이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끼씩 채식하면 소나무 열다섯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고 해요. 그뿐 아니라 물도 아끼고, 숲도 살리고, 건강도 지킬 수 있지요. 이제 저탄소 급식의 날이 있는 이유를 알았죠?"
"그런데 저탄소 급식의 날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급식으로 나오는 음식의 탄소 발자국을 조사해 보면 어때? 너희가 직접 먹고 싶은 채식 메뉴도 조사해 보면 *푸나당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자, 그나저나 로컬 푸드의 비밀은 풀어 봤어?"
"스쿨 푸드? 아주 좋은데! 너희가 생각해 낸 거야? 정말 대단하구나!"
"오오, 고민한 보람이 있는걸. 오늘은 가지 한 가지만 썼는데, 너희가 키우는 다른 채소들도 써 보면 좋겠어. 또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을지, 너희 *푸나당도 선생님과 함께 고민해 주면 어떨까?"
"그래, 너희 *푸나당 덕분에 저탄소 급식의 날이 늘어났으니, 너희가 한 번 식단을 짜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어때, 해 볼 수 있겠니?"
이 책 한 권이면 지구 온난화 문제에 당면한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 모두가 당당한 주인공으로써 지구를 구할 만반의 태세를 갖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탄소 중립이나 탄소 발자국에 대하여 이토록 절묘하게 알려주는 책이 또 있을까 싶었다.
"배출하는 탄소는 줄이고, 이미 배출된 탄소는 흡수해서 총 배출하는 탄소량과 흡수하는 탄소량이 같아지게 하는 것이 탄소 중립 아닌가요?"
-탄소 발자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표기한다.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인데 저마다 끼치는 영향력이 다르다. 그래서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환산해서 무게 단위에 CO2e를 붙여서 표기한다. 간단하게 무게 단위로만 표기하기도 하고.
그럼 과일은 어떨까? 딸기, 바나나, 아보카도의 탄소 발자국도 비교해 보자.-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며, 자신이 사는 땅에서 나는 농산물이 체질에 가장 잘 맞는다는 의미이다.
그러고보니 신토불이는 탄소 발자국을 줄여주어 자신의 몸도 살리고 지구도 구하는 훌륭한 주문이라 할 수 있겠다.
아는 것이 힘이다.
바르게 알아야 정의롭게 행동할 수 있다.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아름다운 책이다.
*푸나당 : '푸른 지구를 위해 나부터 당장'의 줄임말로 동화 속 네 친구의 탄소 중립을 위한 모임 이름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