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 선인장 웅진 우리그림책 129
조주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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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선을 빌려 쓴 그림책 이야기에는 그야말로 동심이 가득하다.
표지에서 만나는 그림일기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지금의 내게 남아있는 동심은 무엇일까?
뜬금없는 궁금증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내 방에 선인장은 참 신기하다. 맨날맨날 들여다봐도 만세를 한다. 팔이 안 아플까? 궁금해.-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끝도 없이 확장되는 상상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이 들어서 즐거웠다.
게다가 후반부의 생각지도 못한 반전은 유쾌함을 더한다.
이 책은 제5회 웅진그림책 공모전 입상작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첫 그림책이라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모든 작가들의 첫 그림책에는 오랜 시간 내밀하게 속삭이던 간절함이 한 순간, 세상을 향하여 축포처럼 터져 나오는 에너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 또한 그러하다.

선인장을 비롯하여 다육이 식물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였는데, 책을 읽은 후 만세 선인장 화분 하나쯤 거실에 들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세 선인장은 두 팔을 벌려 만세를 부르는 듯한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사실 처음에는 실제로 불리워지는 이름인 줄도 몰랐다.
재미있는 발견이었다.
만세 선인장은 별명 한 개가 더 있다.
납작하게 눌린 모양 덕분에 로드킬 선인장이라고도 한단다.
허걱! 로드킬 선인장이라니 너무하다.
만세 선인장이라는 이름이 훨씬 정답지 않은가?

아이는 방 안에 우두커니 서 있는 만세 선인장에게 말을 건넨다.

-너는 누구야?-

아이의 해맑은 눈 속에 담긴 선인장은 포크가 되었다가, 숲이 되었다가, 바다가 되었다가 또 또 또...무엇인가가 되었다.
알다가도 모를 선인장의 정체성은 아이의 마음속에서 늘 함께 성장하는 친구같은 존재이다.

선인장이 들려주는 뜻밖의 고백!
페이지를 넘기는 다섯 손가락 끝에 와 닿는 온기가 가을 햇살만큼이나 투명하고 따사롭다.
그림책 덕분에 나 또한 생기 발랄한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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