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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고래를 훔쳐라
추이차오 지음, 김용재 옮김 / 쥬쥬베북스 / 2024년 3월
평점 :
'모비딕'을 반추하게 하며 자연스럽게 향유고래에게 이끌리게 하는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향유고래
현존하는 이빨고래 중 가장 거대하다.
향유고래는 유대감이 깊어 동료 중 1마리만 낙오되어도 무리 전체가 기다려 준다. 그래서 얕은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동료를 돕다 무리 전체가 대참사를 당하는 일도 있다. 그리고 향유고래가 기형 돌고래를 자기 무리에 입양시킨 동영상도 공개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뇌를 가진 동물이다.
향유고래의 똥은 바다의 이산화탄소를 묶어 지구온난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1마리당 자동차 2~3대 분량의 이산화탄소 억제효과가 있다고 한다.
전 세계의 대양에서 서식하고 한국 동해에도 서식하고 있다. (출처 : 나무위키)
본문 속에도 향유고래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
-향유고래는
바다의 신과 같은 존재래요.-
-향유고래는
학교만큼이나 커다랗고,
학교 가는 길만큼이나
깊이 잠수할 수 있대요.-
-향유고래는 바다에서 수십 마리가 함께 커다란 숲처럼 서서 잔대요.-
-향유고래는
똥도 향기롭다고요.-
-향유고래는 이 세상 모든 동물 중에서 가장 큰 뇌를 가졌대요.-
그런데 똥이 향기롭다고?
무슨 뜻일까?
궁금한 마음에 검색을 계속하게 된다.
*용연향
수컷 향유고래의 위석으로, 극히 드물게 해변에 밀려오는, 돌처럼 생긴 냄새나는 검은 덩어리다. 알코올에 녹이면 물질이 추출되면서 향료로 변한다. 주 성분인 앰브레인은 원래 별 향기가 없는 물질이지만, 다른 향과 결합하면 향을 증가시켜주면서 향 성분을 오래가게 만든다.
사향(머스크), 영묘향과 함께 향수의 원료로 쓰이는 동물성 향료 중 하나다. 몽환적이고 포근한 향을 낸다.
고대부터 현재까지도 최고급 향료로 취급되는 물질이다. 희귀성도 그렇고 향료로서의 가치도 있어 당연히 엄청 비싸므로 바다에서 나는 노다지로 취급된다. 고대 중국의 황제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출처 : 나무위키)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접하게 된 향유 고래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사실은 향유고래가 인간 언어와 유사한 복잡한 신호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과 고래의 대화가 수년 내로 이루어질 것을 관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림책 속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라니!
-그렇다면 우리가 향유고래를 훔쳐서
바다로 돌려보내 주자!
우리는 향유고래의 이야기를
돌고래 친구들에게 알렸어요.-
여기서 '우리'는 그림책 속 화자와 해양생물학자인 아버지이다.
향유고래를 왜, 어디서, 어떻게 훔친다는 말일까?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그림책은 향유고래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동시에 동물권에 대하여서도 진지하게 고민한다.
-향유고래는
울고 있는 걸까요?-
수족관에 갇혀 있는 향유고래는 슬퍼 보였다.
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것은 옳지 않다.
고래 뿐만 아니라 거울 실험을 통과한 침팬지를 비롯한 영장류, 그리고 코끼리처럼 지능이 높은 동물들을 동물원이나 수족관에 가두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
그리하여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수족관에 갇힌 향유고래를 바다로 돌려 보내는 그림책 이야기가 다만 전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돌고래나 범고래의 지능이 높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향유고래 또한 자신들만의 언어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동료애로 집단 생활을 꾸린다는 점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왔다.
'하나의 이야기, 세 가지의 힘'이라는 부록페이지 추천사의 문장에도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이 책을 보는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소망을 잘 간직했으면 합니다. 이 기적 같은 이야기처럼 우리가 품은 소망은 소중한 씨앗이 되어 우리 마음 속에 뿌리를 내리고 힘차게 자라날 것이며, 언젠가는 힘이 생겨 바람과 비와 파도를 부르고 현실의 벽을 깨부술 것이니까요. 물고기가 뛰노는 넓은 바다와 하늘을 나는 고래가 있는 아름다운 미래가 우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추천사 중에서)
유의미한 질문과 명쾌한 답, 그리고 아름다운 소망의 씨앗을 품고 있는 이 책을 우리 아이들의 가슴에 모두 한 권씩 안겨 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