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자라나는 말 나무자람새 그림책 22
로라 에동 지음, 이현아 옮김 / 나무말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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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아이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아 꼭 꼭 선물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책장을 열기만 해도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충만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꿈은 저마다 알록달록 올록볼록해.
 중요하지 않은 꿈은 없어.-

잘 익은 알곡을 씹어 먹는 것처럼 영양가 있는 문장들과 다양한 꿈의 모습을 의인화시킨 독특한 일러스트가 돋보인다.
게다가 가로로 긴 판형이라 펼침화면이 시원해서 좋다.

우리는 매일 꿈을 꾼다.
꿈을 꾼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꿈꾸는 사람은 외롭지 않아.
 꿈이라는 친구가 곁에 있으니까.-

그런데 간혹 자신의 꿈에 대하여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있다.
잘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분명 까닭이 있을 것이다.
소심하거나 부끄러워서 말하지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의 꿈을 스스로 부정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이런 도움의 목소리가 절실하게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네가 꿈꾸는 세상이 궁금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걸 고민하다 보면
 너만의 꿈을 찾을 수 있어.-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웅장하고 신비로우며 아름답다.
비어 있는 그림 속에는 각자의 꿈을 그려넣는 활동을 해보아도 좋겠다.

세상의 모든 꿈을 품고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우리들의 가슴에 꿈의 씨앗을 심어주고 북돋아 주는 보석같은 문장들은 어두운 길을 비추어 주는 듯 명료하다.
그림책이 직접 들려주는 '꿈이 자라나는 말' 또한 힘이 세다.
매일 밤 아이가 잠들기 전 읽어주는 머리맡 그림책으로도 제격이다.
세상 모든 아이들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나서 힘껏 날아오를 수 있기를...그래서 더욱 행복할 수 있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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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늑대 다정다감 그림책 14
기아 리사리 지음, 알리체 코피니 그림, 이현아 옮김 / 다정다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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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을 간절히 기다려본 적이 있다.
겨우내 꽁꽁 얼어 붙었던 나무들이, 풀들이, 바위들이 촉촉한 봄비를 기다리듯이 말이다.
그래서일까?
'다정한 늑대'라는 제목의 그림책이 도착했을 때 참으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표지 그림 속 늑대의 행복한 표정은 압권이다.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얀 늑대의 주변에 흩어지는 저 빛 방울들은 무엇일까?
여름날의 반딧불이 같기도 하고, 겨울날의 눈꽃송이 같기도 하고, 밤하늘의 찬란한 별빛 같기도 하고...
두근거리는 손가락의 감촉을 느끼며 웅장하게 책장을 열었다.
빛 방울이 앞ㆍ뒤면지에도 가득하다.
다양한 감정을 수용하면서 천천히 이야기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안녕? 나는 늑대야.
 난 친구들이랑은 좀 달라.
 몸집이 작은 데다 하얗고 다정하거든.
 그래서 친구들은 나를 '밀가루 늑대'라고 불러.-

밀가루 늑대는 다른 늑대들과는 전혀 다르다.
누구에게도 눈을 치켜뜨거나 털을 곤두세우지 않는다.
품속에서 꺼낸 하얀 털뭉치들로 귀여운 모양들을 만드는 재주가 있어서 모든 숲 속 동물들을 행복하게 해 준다.
꽃 모양, 사슴 모양, 나무 모양, 여우 모양 등의 털뭉치를  선물하면 모두가 좋아하였다.
하지만 친구 늑대들은 이런 밀가루 늑대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늑대가 그렇게 상냥하고 친절하게 구는 건 잘못된 거야.   그건 늑대답지 못해."-

아뿔싸! 이 말은 우리가 성장하면서 그동안 어른들에게 익숙하게 들어왔던 표현이 아닌가!
"그런 건 여자답지 못해!"
"남자가 그깟 일로 눈물을 보이다니...쯧쯧"
밀가루 늑대 또한 대세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사나운 늑대가 되어보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사람이든 동물이든 타고난 기질이란 것이 있는데, 틀에 맞추려고 억압하고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믿는다.
그림책을 읽는 내내 밀가루 늑대가 자신의 정체성을 꿋꿋하게 지켜내기를 응원하고 지지하였다.
나 또한 흔들림 없이 '다정한 늑대'로 언제까지나 뿌듯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그림책으로 내면 성장하는 온전한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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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갑옷 책속의책 그림책
강현진 지음, 지연리 그림 / 책속의책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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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고군분투 하면서 살아가느라 영혼을 잃어버린 채 관습에 얽매인 모든 여성들을 위로하는 그림책이다.
입고 있는 유리 갑옷 때문에 꿈속에서조차 쉼을 얻지 못하는 그림책 속 주인공의 모습에 깊이 공감한다.

-다시 빌딩 숲에 태양이 비추고 나의 일상이 시작됩니다.
 오늘따라 입고 있는 유리 갑옷이 내 몸을 짓누릅니다.
 벼랑 끝에 몰린 것처럼 갑자기 숨이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나는 도망갈 곳을 찾지 못해 어둠 속으로 추락합니다.-

철갑으로 무장한 말을 타고 있는 남성들이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모습은 경악 그 자체이다.
직장 내에서 짓밟히는 여성성을 암시하는 장면인 듯 하여 입안이 쓰다.
모든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고 믿는다.
다만 그 날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락하는 것이리라.
결국 유리 갑옷 때문이었을까?
복잡한 마음이 한가득이라 힘겹게 페이지를 넘겼다.

-금이 간 유리 갑옷 사이로 붉은 피가 흐르고
 저 너머 푸른 바다가 보입니다.
 떨어진 핏방울 자리마다 붉은 꽃이 아지랑이처럼 피어납니다.-

기묘한 장면이지만 어쩌면 이것이 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겠다.
아프지만 스스로의 내면을 직시할 수 있는 힘이 전해오는 듯 하여 기뻤다.
문학예술치료 분야를 공부한 글 작가의 전문성 덕분이 아닐까 싶다.
글도 글이지만 그림 작가의 독보적인 표현력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거친 듯 섬세한 화풍은 매번 충격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오래도록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앞ㆍ뒤면지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도약과 비전, 꿈과 이상의 발현,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진정한 쉼에 도달하게 되는 위대한 삶의 여정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책이다.
실물로 꼭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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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어른이 되는 법 신나는 새싹 211
김주연 지음, 이수현 그림 / 씨드북(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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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봤을 때 뜬금없이 나오는 대답이 하나 있다.
"제 꿈은 어른이 되는 거예요."
나중에 크면 엄마나 아빠랑 결혼하겠다고 하는 것처럼 천진난만한 소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그림책을 읽고나니까 그 무엇보다도 귀하고 아름다운 꿈이 아닐까 싶다.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런데 어른은 단지 나이 든 사람일까?
 아니면 키가 다 큰 사람?
 가슴이 나온 사람?
 수염이 난 사람?
 결혼한 사람? 일하는 사람?
 투표할 수 있는 사람? 운전할 수 있는 사람?-

하지만 진짜 어른은 따로 있다.

-진짜 어른은, 다 자라서
 자기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야.-

진짜 어른이 되는 법
 1. 책임지기
 2. 좋은 습관 기르기
 3. 독립적으로 살기
 4.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기
 5.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기
 6. 배려하기

완벽한 어른의 조건이란 이처럼 까다롭다.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치트키 같은 것이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는 어른들이라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필연적으로 이 책을 만나야 할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자아성찰의 시간을, 아이들에게는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도 잃지 말아야 할 
 어린이의 모습이 있지.
 내 안의 어린이를
 소중히 데리고서, 어른이 되자!-

잊고 지냈던 내 안의 어린이를 떠올려 본다.
나는 상상력이 참으로 풍부하였다.
책에 푹 빠져 그 안에서 마음껏 울고 웃으며, 마법의 순간을 시시때때로 불러낼 수 있는 능력자였다.
나의 우주는 높고 맑았다.
그림책에서는 어른이 되어도 잃지 말아야 할 어린이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특정하고 있다.
-긍정적인 마음
-끝없는 호기심
-천진난만함
-솔직함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어른일까?'
사람 인 (人) 다섯 자를 커다랗게 칠판에 적어 놓고서는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 짓을 해야 사람이지!"
라며 사람됨을 강조하시던 그때 그 선생님과의 수업 장면이 부지불식간에 떠오르곤 한다.
어렸을 적에 읽었던 전래 동화 중에서 진짜 사람을 가려내는 호랑이 눈썹 또한 늘 내 생각 속에 깃들어 있다.
나는 언제나 진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진짜 사람은 곧 좋은 어른이다.

그림책의 후반부는 16건의 생생한 인터뷰를 실었다.
이 책을 읽는 어른들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하려는 것일까?
"당신은 언제 스스로가 어른이라고 느꼈나요"
나의 경우는 비로소 엄마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을 때였다.
우리 모두에게 이토록 눈부신 순간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미래의 멋진 어른이 될 어린이들을 위한 조언도 결코 잊지 않았다.

-진짜 어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그러니까 지금은 말이야...
 바로 이 순간, 어린 시절을 즐기자고.
 어린이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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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아이, 문 라임 그림 동화 34
아녜스 드 레스트라드 지음, 스테판 키엘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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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의 이름은 '문'이다.
공간과 공간을 이어 주기도 하고 차단하기도 하는, 그런 일반적인 문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연상되기도 하여 매우 인상적인 이름이었다.
달을 의미하는 영어 이름일 수도 있겠다.
'문'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아동기에 사회적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의 장애, 상동적인 행동, 한 가지 관심사에 대한 몰두 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주인공 '문' 또한 또래 관계를 정상적으로 형성하지 못하며,  손과 발을 비꼬고 흔드는 등 과잉 행동 양상을 반복적으로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은 의자에 앉아 앞뒤로 까딱까딱하면서
  손으로 나비 모양을 만들곤 해요.
  문에게는 긴 끈이 있어서 그런 건 아주 쉽게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친구들은 문이 왜 그러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해요.-

문'에게 달려 있는 기다란 끈은 치렁치렁 늘어져서 걷는데 방해가 되곤 한다.
이리저리 뒤엉킨 매듭에 걸려서 꼼짝달싹 못하게 되기도 한다.
축구공에 끈이 자꾸 엉켜 버려서 축구를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문'은 학교에서 늘 혼자다.
친구들의 뺨을 어루만지는 걸 좋아하는 '문'이 친구들에게 다가갈 때마다 모두들 기피하려고만 하니까 '문'은 오히려 혼자 있을 때 마음이 더 편해진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세상은 온통 무채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의 주변은 빛으로 가득하다.
강렬하게, 그러면서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노랑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채색과 밝은 노랑의 조화로움이 절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림 작가의 고민이 엿보이는 아름다운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이 달고 다니는 기다란 끈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숲에서 만난 새는 그것을 지렁이 더미라며 '문'의 온몸을 콕콕 쪼아 댄다.
새끼 고양이는 그것을 실뭉치라며 '문'에게 달려들어 여기저기 할퀴기 시작하였다.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빠가 '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듯이 '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여자아이를 만난 이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림책은 해피 엔딩이며, 이야기가 품고 있는 에너지와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높고 귀하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책장을 덮고 나서도 나눌 이야기가 정말 많을 듯 하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고, 자신의 가치를 발현하려는 내적 자긍심을 기를 수 있다.
타인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관용을 배울 수 있다.
나아가서 나와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건강한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
교실에서는 장애인식개선 수업자료로 활용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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