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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 ㅣ 소원우리숲그림책 9
양선 지음 / 소원나무 / 2022년 1월
평점 :
양선 그림책 / 소원나무
''이 그림책 어때?''
''노란색이 너무 예뻐요.''
아이에게 표지 그림만 보여주고 나눈 첫 대화입니다.
저는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잠깐 숨막히는 순간을 경험했어요. 그림책이 너무나도 소중하게 다가왔거든요.
아름다운 이 그림책을 예쁜 아이와 함께 읽었습니다.
제목부터 반짝거립니다.
표지 그림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아! 위로 넘기는 책이네요.''
색다른 책넘김이 아이를 설레이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거 알아? 사람들은 반짝이가 찾아왔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때가 있대. 어쩌면 이 책을 읽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반짝이가 찾아갔을지도 몰라! ㅡ양선
서지 정보에 실린 작가의 말입니다.
아이가 이 대목에서 엷은 미소를 짓네요.
고개를 끄덕끄덕, 눈빛은 반짝반짝 합니다.
'나에게도 반짝이가 찾아오는 걸까요?'
앗! 그런데 출판사 이름이 '소원나무'래요.
<반짝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라는 뜻일까요?
아니면 '반짝이'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나의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라는 뜻일까요?
아무튼 의미있는 발견이었어요. 찰떡조합입니다.
-지음 / 양선
여러 가지 모양의 반짝임을 좋아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제2회 사계절 그림책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종이가 노랗게 바래도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반짝이>는 작가가 쓰고 그린 첫 작품입니다.-
저는 작가들의 첫 작품에 주목하는 편인데요.
한 사람의 마음 속에서 오랜 세월 묵혀왔던 이야기들의 조각이 지나온 그 시간만큼이나 아름답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이 계속하여 우리를 이끄는 듯 페이지를 열어갔어요.
위로 넘기는 판형과 길게 쓰는 전체화면이 공간의 깊이감을 느끼게 하네요.
하늘과 땅 사이, 우리 사는 세상을 효과적으로 보여 주고 싶은 작가의 의도를 짐작해봅니다.
-어느 날, 세상에 작은 반짝이가 태어났어.
반짝이는 반짝반짝 빛날 곳이 필요했어.
이름처럼 반짝이기 위해 태어났으니까 말이야.-
집에서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처럼 반짝이의 탄생 배경도 집과 집, 집들이 모여있는 동네라니 절묘합니다.
이제 곧 반짝이의 긴 여정이 시작되어요.
자~질문 들어갑니다.
반짝이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반짝반짝 빛나는 곳은 어디일까요?
그림책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기로 해요.
보석 가게에 놓인 다이아몬드, 호숫가 불꽃놀이, 달빛 흐르는 강물의 윤슬, 새벽 이슬 내린 달맞이 꽃잎, 실타래에 꽂힌 바늘 끝,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
그리고 또, 또, 여기저기를 정처없이 떠돌아다녔어요.
하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한 반짝이는 점점 지쳐갔지요.
반짝이는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요?
여기까지 왔을 때, 그림책을 보던 아이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음이 느껴졌어요.
'뭐지? 반짝거리는 게 또 뭐가 있지?'
한참을 생각한 뒤에 비로소 페이지를 열어보였습니다.
오랜 시간 떠돌던 반짝이는 어느 제과점에 들어가서 케이크 촛불 위에 앉아 있어요.
-'너무 지쳤어. 그냥 포기할까 봐.'
그때, 한 아이가 나타났어.
케이크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동자는 작게 빛나고 있었어.-
한 장, 두 장 . . . . . . . . . . . . 여섯 장.
뒤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노랑 빛깔의 환희가 깊숙한 화면 가득히 펼쳐집니다.
아이는 이내 미소를 되찾았고, 그림책은 역시 해피엔딩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마다 좋아하는 게 다 다른 거군요. 반짝이가 너무 예뻐요!.''
''너는 언제 빛이나는 것 같아?''
''저는 친구랑 놀 때,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아기 고양이를 만질 때요.''
이렇게 말하는 아이의 눈동자가 정말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어요.
-저는 이 책을 바쁜 삶을 살아가느라 반짝임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 반대로 제가 본 반짝거리는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그렸어요.-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명쾌하게 와 닿습니다.
흑백톤에 노랑이가 반짝거리는 예쁜 그림체 또한 마음을 사로잡네요.
- 사람들이 반짝일 때면 반짝이도 행복했어.
작은 반짝이는 오늘도 말하겠지.
'오늘은 누구 눈동자로 들어갈까?'
''이 그림책 어땠어?''
''정말 좋은 책이에요.''
나와 우리 아이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그림책, <반짝이> 를 놓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