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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버딕과 열네 가지 미스터리 - 14명의 경이로운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레모니 스니켓 외 지음, 크리스 반 알스버그 그림, 정회성 옮김 / 웅진주니어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해리스 버딕이라는 작가는 1983년 피터 웬디스란 편집자의 집에 14장의 민그림과 제목 그리고 간단한 설명만을 남겨 놓는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 그림에 영향을 받은 크리스 반 알스버그는 그 그림들을 기반으로 다시 자신이 그림을 그리고 제목과 더불어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1984년 The Mysteries of Harris Burdick 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그동안 이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의 글짓기용 교재로 사랑받던 이 책은 2011년 이책에 영감을 받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The Chronicles of Harris Burdick 이라는 제목으로 또다시 출간 되었다.
이 한국 번역본인 해리스 버딕의 14가지 미스테리는 1984년 책 제목을 차용해서, The Chronicles of Harris Burdick 를 번역해서 출간한 책이라고 정리할수 있겠다. (표지는 The Mysteries of Harris Burdick의 하드 커버와 같다. )
이책의 역사에 대해서 길게 늘어놓았던 이유는 이 책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느냐를 아는 것이 해리스 버딕의 14가지 미스터리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것이라 생각이 되어서 그랬다.
이책은 초반에 발간된후 상당기간동안 제목한줄, 등장인물의 이름, 그리고 한두줄의 대사나 묘사 정도만 붙어 있는 상태로 아이들의 글짓기 감이 되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책의 대단한 부분은 아이들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성인 작가들 (물론 상당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써왔던 분들이다 )에게도 이런 괜찮은 글을 써낼수 있는 영감을 안겨주었다는 점이랄까나. 아무래도 그건 이 책의 일러스터이자, 작가인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그림이 가장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이 된다.
크리스 반 알스버그는 쥬만지나 폴라익스프레스의 원작자라고 이야기 하면 더 이해가 빠를듯한데, 그의 그림은 상당히 사실이지만 살짝 비틀려 있어서 매우 비현실 적이라서 그의 약간 냉정한 아이러니가 있는 글과 어울리며, 그래서 ( 고딕 호러를 좋아하는 ) 내 취향을 저격하는 작가다.
14가지 작품은 각기 다양한 길이를 가지고 있지만 보편적으로 매우 짧고, 모두 약간 환상적이며, 몇몇 작품은 으스스하며 ( 좀 많이 무서운 이야기도 있다. ) 몇몇은 결말이 다소 모호하며 ( 오픈엔딩이라는 좀 있어보이는 단어를 써도 괜찮을것이다. )그외 나머지의 결말은 꽤나 상큼통쾌 ( 물론 상대적이다 ) 한 편이다.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리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루이스 세커의 토리 선장,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오스카와 알폰소 , 그리고 스티븐 킹의 메이플 거리의 집이 마음에 들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어른이 읽어도 괜찮을것, 아니 오히려 어른이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나오는 어른들은 딱히 괜찮다고 보여지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사족. 계속 읽으면서 해리스버딕이 크리스반 알스버그가 만들어낸 인격이 아닐까, 고민했다. 뭐.. 그렇다고 해도 이 책의 독창성이 떨어지는건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