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는 뇌 - 오늘의 선택을 내일의 자산으로 만드는 생각법
가미오카 마사아키 지음, 류두진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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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것에 정답은 없지만, 대부분 평화롭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을 떠올릴 것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태어나 활동하는 이상, 우리는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에서 얻는 보상으로 우리는 행복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부자’가 되는 것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가치들을 창출하는 것이고, 그 순환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부자는 돈을 펑펑 쓰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얻어내는 성과들을 투자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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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소비는 나 같은 일반인들의 삶에 가득하다.
소비를 위해 돈을 벌고, 의무감으로 일하며, 호기심이 없으며,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는다. 그냥 자신의 하루를 생각 없이 소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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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는뇌 (#가미오카마사아키 지음 #오픈도어북스 출판)에서 이러한 경향을 ‘소비 뇌’라고 칭하고, 성공하기 위해서 ‘투자 뇌’를 소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투자 뇌’는 돈의 흐름을 중요시 여기고, 취업이 아니라 사업을 하며, 여러 개의 수입원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일하며, 배운 것을 곧장 실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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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라니, 여러 개의 수입원이라니. 듣기만 해도 불안하다. 가진 것마저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 그런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부정적인 생각들만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투자하는 뇌>는 이러한 생각들을 바꾸라고 말한다.
평범한 사람, 비범한 사람은 없다고. 물론 조금 더 뛰어날 수는 있지만 아예 도전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성공한 사람들도 한 길만을 걸어온 것처럼 보이지만 수많은 과정들, 심지어 실패가 가득한 삶을 살아냈다. 결국 ‘실천’하는 것. 그것만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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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의 행동 중에 아홉 번은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행동해야 함은 물론, 조금 더 그 경험들을 효율성 있게 사용하기 위해서 낭비되는 것들(시간, 돈)을 찾아내서 짜투리들을 더 나은 내일이라는 목표로 나아가는 방향으로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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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된다는 것이 뚜렷한 목표 없이 흘러가게 둔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나의 자산들이 뚜렷한 목표를 향하도록 자신을 살피고 조종하는 것. 그런 것들이 모여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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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너무 ‘중요도’에 얽매이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좋다. 중요도와 긴급성을 따지다 보면 실천이 지연된다. 당장 실천해서 실패하고, 그 실패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는 것이 나의 값어치를 상승시키기에 그런 것을 따질 순간에 미래 자산에 연관된 것 같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전부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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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비롯한 이러한 경험들의 축적이 만들어내는 성공은 자기 자신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해주고, 자신을 더 긍정하게 만들어 준다. 난 할 수 있다는 자기 긍정을 가지고 있고, 자신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일수록, 더 안정적인 보상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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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한없이 한심하고 무기력하고 나약한 사람이라 느끼는 사람이 많다. 삶의 주인공이 아니라 어딘가의 부품 중 하나로 스스로를 낮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작더라도 나만의, 내가 주체인 일을 가져보라는 것도 이러한 근거 없는 자기 부정을 줄여보라는 의미이다.
그렇게 자신이 직접 관장하는 일에서 느끼는 성공과 실패는 큰 자극이 된다. 자극은 살아있음을 확실하게 느끼게 하고, 그 확실함은 큰 긍정과 고양심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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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으로, 부자로 가는 ‘투자 뇌’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결국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의 성공과 행복을 응원하며 모든 것을 걸 수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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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올바른 방식으로 위하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투자이고 내일을 성공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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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안부 - 쉽게 미워하고 오래 사랑하는 계절에게
백가희 지음 / 클랩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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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여름은 내가 가장 활발하던 시기였다.
방학은 시골 친척 집에 가서 눈꼽도 떼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계곡으로 나갔다. 지치지도 않고 다이빙과 수영을 했고, 라면과 매운탕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개학을 하면 검게 탄 친구들 중에서도 내가 제일 까맣게 타 있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6년을 제일 검은 아이로 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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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이를 먹은 뒤 나에게 여름은 정.말. 싫.은. 계절이다. 원래도 하얗지 않은 피부라 검게 타는 게 무척 싫어졌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으로 녹아내리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에어컨 만든 사람에게 노벨 평화상을 줘야 한다며 에어컨 밑에서 숨만 쉬는 계절이 여름이었다. 휴가도 가지 않았다. 집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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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안부 (#백가희 지음 #클랩북스 출판)을 읽으면서 올여름을 다시 되짚어보았다. 저자가 자신을 보듯 나도 나의 몸을 보았다. 성인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이 탄 여름이었다.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덥고 습한 여름은 싫다. 하지만 저자처럼 달리기를 꾸준히 했다. 매미의 울음소리와 나를 점박이로 만들어 버리는 단백질 큐브, 날벌레들, 연초록에서 짙은 초록으로 풍성하고 짙어지는 식물들을 해가지지 않고 환한 저녁 여덟 시에 언제 봐도 반가운 낮달과 함께 달렸다. 여름 휴가도 몇 년 만에 다녀왔다. 운전 때문인지 왼쪽 팔이 더 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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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나에게 여름은 네 번째로 좋아하는 계절이 되어 있었다. 그게 뭐냐고. 결국 제일 싫어하는 계절이지 않냐고 말하지만 부정과 긍정. 이 미묘한 차이가 여름을 살아내는 나의 심리적 여유의 차이를 만들었다.
싫은 상태에서 또 싫은 것을 만나는 것과, 좋은 상태에서 싫은 것을 만나는 것. 견뎌낼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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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붉다 못해 검어질 만큼 달리면서 속도를 늦추고 주변 풍경을 바라본다. 운전 중에도 창밖을 본다. 쨍하고 파랗고, 먼지 한 점 없는 날씨는 바라보기에 그만이다. 이만한 계절이 없다. 나는 그동안의 여름을 ‘싫다’고, 막연하게 특별한 이유도 없는 상태로 살아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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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안부>는 여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름처럼 뜨겁게 살아가는 인생의 모든 순간을 여름으로 표현하고 있다. 저자도 책에서 인용하고, 나도 이번 여름에 읽은 알베르 카뮈의 <결혼 여름>이 생각났다.
실제로 지중해에서 여름을 보내며 쓴 글들이지만 카뮈가 말하는 여름도 계절로 국한되지 않는다. 끝없이 궁리하고 움직이고 젊음을 불태우는 뜨거움. 그것을 여름이라 칭한다. 그렇게 카뮈의 뜨거운 여름은 우리가 살아내는 일상들처럼, 썩 아름답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 아름답지만은 않음을 적어내는 카뮈의 글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은 그럼에도 살아내는 뜨거운 열정과 삶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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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미워해도, 좋아해도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고 흘러간다. 여름이란 이름의 인생의 1/4를 차지하는 시간들. 싫다라는 막연한 부(-)의 감정에 절어 있기에는 너무나 귀한 시간이다.
여름을 싫어하는 이유는 내가 인생을 뜨뜻미지근하게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눈부시게 찬연한 그 열정과 뜨거움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아닐까.
<여름, 안부>를 읽으면서 계속 검게 탄 내 팔에 시선이 갔다. 너무 탔나 싶었던 보기 싫은 팔이 이번 여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하는 솔직한 기록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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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게 여름을 잘 붙잡고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하다.
어릴 적 이후로 오랜만에, 일 년 뒤 다가올 여름이 기다려진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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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
이승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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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
눈 100개의 잠들지 않는 감시자.
신화에서 가져온 이 이름은 #아르고스 (#이승형 씀 #한겨레출판 출판)에서 물류센터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AI 시스템으로 등장한다.
오직 효율성과 경제성만을 고려하는 AI가 교대 근무를 하는 인간을 판단하는 것은 역시나 효율성이다.
3억의 빚을 지고 빚쟁이들의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이곳까지 흘러 들어온 의사 출신(면허는 살아 있다) 주인공은 이곳 근무자들이 잠을 자지 않고도 멀쩡히, 즐겁게 ‘웃으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의 피를 채집한다. 혈청에서 잠을 자지 않고도 멀쩡할 수 있게 해주는 성분을 찾아 약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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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근무자들이 잠을 자지 않아도 ‘멀쩡한’ 이유가 아르고스가 ‘조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지지만, <아르고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AI의 문제점이 아니다.
AI는 기계다. 센터의 관리를 맡은 이상, 최고의 실적을 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근무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면 최고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복합적인 생명체다.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것들을 이해할 수 있고,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다. 그로 인해 타인을 안타깝게 여길 수 있다.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 ‘조작된’ 인간들을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자신을 다시 강남으로 돌려보내 줄 ‘돈벌이 제품’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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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와 주인공. 과연 누가 더 괴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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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이때까지 과학의 발전과 상용화의 속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우리 삶에 스며들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AI에 대한 경고와 우려는 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AI가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가 사람과는 비교도 할 수 없기에 조만간 AI가 사람을 대신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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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을 보다 빠르게 처리하는 것은 인간의 장점이 아니다. 언제부터 인간의 가치를 그런 효율성으로만 따졌는가. AI 시대에서 여전히 인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것을 위해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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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하기 위해 태어나고 무수히 많은 것들을 배운 것이 아니다. 노동을 위해 달려온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좀 더 나은 일자리를 갖기 위해 애쓴다는 것이 심각하게 왜곡되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인간이란 존재의 가치도 왜곡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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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사람을 감시하는 아르고스.
이 AI는 죄가 없다. 그렇게 작동하도록 프로그래밍한 인간의 탓이다. 인간이 인간을 하나의 부품으로, 단순히 숫자로만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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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이지만 AI 시대에 인간이란 어떤 가치로 존재해야 하는지, 인간이 인간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하고,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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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지켜야만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무척 가치 있는 오늘날 우리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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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신재민 지음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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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부류가 있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사람과 끝까지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 안타깝게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 소수이기도 하고, 굽히지 않는, 신념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의 자기 외면은 광적인 원동력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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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신재민 지음 #북다 출판)은 토착 신앙과 한옥이 지어지는 과정,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독재자를 잘 버무려내 위에서 말한 것들을 끝까지 손에 땀을 쥐고 놓지 않게 하는 ‘한국식 오컬트’물이다.
영화감독이라는 저자의 직업 때문인지 장면 하나하나가 뒤의 장면과 충격적으로 맞물린다. 매끄럽게 넘어간다기보다 영화로 만들었을 때 어떻게 더 관람객들에게 임팩트 있게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감독의 연출이 느껴진다. 색들을 살짝 날리면서도 날이 선 듯한 느낌을 주는 색감의 필터를 끼운 영화 한 편이 눈앞에서 재생된다.
책 한 권으로 독서와 영화 감상까지.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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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승리.
승리란 무엇이고, 그 승리가 영원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큰 물음표로 남는다. 누군가는 존재의 의미를 삶에서 ‘승리’하는 것에서 찾는다. 높은 직책, 많은 재물과 같은 목표로 정해 놓은 것을 향해 달려가다 보면 그 승리가 페어 플레이에서 비롯된 가치 있는 것인지는 놓치기 쉽다.
그런 승리를 거머쥔 사람이 생각하는 영원한 승리란 끝없는 욕심일 것이다. 더 높게, 더 많이. 그런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혀를 찬다.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냐고.
하지만 <생가>에서 그런 성공을 거머쥐었던 사람이 영원을 바라는 이유가 자신의 열등감을 가리기 위해서라고 나온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고, 부끄러워할 줄 안다고 말한다.
이것이 죽어서 죄를 물을 수 없을지언정 그래도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고개를 떳떳하게 들지 못하는 숱한 밤들을 보냈을 것이라 생각하게 해 어느 정도 위안이 된다.
그런 사람도 괴로워했을 거라는 확신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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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위안이 거울이 되어 우리를 비춘다.
이 거울은 그런 사람들이 사회에서 잘나가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낮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던 우리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그럼에도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으로.
기꺼이 자신의 모자람을 인정하고 타인을 받아들여 채우고 함께 발맞춰 나가며 다음 세대의, 자기 스스로에게 생명의 집, ‘생가’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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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하게 보수해서 어설픈 인형들이 사람인 척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온기라고는 하나 없는 누군가의 ‘생가’가 아니라, 진짜 사람들의 온기로 스스로를, 또 다른 누군가를 키워내는 생가. 저마다의 생김새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온기와 생명력만은 모두가 공유하는 진짜 ‘생가’를 가지는 것이 진짜 승리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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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도, 의미도 유려한 미장센을 자랑하는 멋진 영화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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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위대한 영웅의 여정에서 내 인생의 길을 찾다
김태진 지음 / 민음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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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수명은 무엇이 결정할까.
아무리 인기 있었던 이야기라도 아주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그런 이야기가 있었나 싶을 만큼 순식간에 완벽하게 잊혀지는 이야기들이 있는 반면, 백 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 배경 및 설정이 지금과 너무나 다름에도 불구하고 읽을 때는 책 속에 사람을 가두고, 나를 책 속 인물로 만들고, 다 읽고 나서 책을 덮어도 마음은 아직 그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은 여운을 주는 이야기들도 있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들을 고전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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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전 하나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에 물음표를 붙인 이유는 이 이야기가 살아남은 세월이 이미 그 인기를 입증한 것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그 고전은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이고, 이 이야기의 나이는 3,000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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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트로이 목마’의 주인공 오디세우스, 그의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책보다 영화로 먼저 <오뒷세이아>를 접한 사람이 많은데, 어려운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소설보다는 노랫말에 가까운 형식이라 가독성이 생각보다 좋지 않고, 무엇보다 방대한 양(원전은 무려 24권이라고)에 도전했다가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제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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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영화를 보겠다고 아직 그 어느 것도 시작하지 못했는데, 곧 책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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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오뒷세이아어떻게읽을것인가 (#김태진 씀 #민음사 출판)을 만났다. 이 책은 순서가 뒤죽박죽인 <오뒷세이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서 차근차근 들려주면서, 3,000년의 세월 동안 예술가들이 그린 이야기의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유명한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글을 빌려 신화와 영웅 서사에 대한 분석들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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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그대로 <오뒷세이아>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있게 먹기 좋게 살을 발라 밥 위에 얹어 떠먹여준다.
분명 원전 <오뒷세이아>를 읽을 때,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만큼의 몰입력과 재미는 느끼지 못할 것이다. 물론 그런 것들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난이도는 완독했을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과 충만함을 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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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이미 이 자체로 <오뒷세이아>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굳이 원전을 읽지 않아도 영화를 보기에,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원전을 읽고 싶게 만든다. <오뒷세이아>로 이어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저자와 조지프 캠벨의 이 이야기에 대한 애정이다. 캠벨이 최고로 애정하는 이야기라는 문장이 여러 번 반복해서 나오는데, 말하지 않아도 느껴질 정도로 자세하고 다정한 설명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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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떤 이야기이길래 이토록 사람을 매료시킬 수 있는가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두꺼운 원전을 시도하기로 마음먹고 나서도 여전히 두려웠는데, 이 두 사람의 애정이 다시 한번 용기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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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유혹과 난관을 뿌리치고 마침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처럼, 저자와 캠벨. 이 두 사람처럼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블리스(Bliss).
온전히 살아있는 느낌을 나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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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오뒷세이아>가 위의 두 사람처럼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그 안에 수십 년에 해당하는 이야기에서 나에게 와닿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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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마주하게 하는 완벽한 입문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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