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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신재민 지음 / 북다 / 2026년 7월
평점 :
세상에는 두 부류가 있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사람과 끝까지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 안타깝게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 소수이기도 하고, 굽히지 않는, 신념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의 자기 외면은 광적인 원동력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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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신재민 지음 #북다 출판)은 토착 신앙과 한옥이 지어지는 과정,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독재자를 잘 버무려내 위에서 말한 것들을 끝까지 손에 땀을 쥐고 놓지 않게 하는 ‘한국식 오컬트’물이다.
영화감독이라는 저자의 직업 때문인지 장면 하나하나가 뒤의 장면과 충격적으로 맞물린다. 매끄럽게 넘어간다기보다 영화로 만들었을 때 어떻게 더 관람객들에게 임팩트 있게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감독의 연출이 느껴진다. 색들을 살짝 날리면서도 날이 선 듯한 느낌을 주는 색감의 필터를 끼운 영화 한 편이 눈앞에서 재생된다.
책 한 권으로 독서와 영화 감상까지.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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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승리.
승리란 무엇이고, 그 승리가 영원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큰 물음표로 남는다. 누군가는 존재의 의미를 삶에서 ‘승리’하는 것에서 찾는다. 높은 직책, 많은 재물과 같은 목표로 정해 놓은 것을 향해 달려가다 보면 그 승리가 페어 플레이에서 비롯된 가치 있는 것인지는 놓치기 쉽다.
그런 승리를 거머쥔 사람이 생각하는 영원한 승리란 끝없는 욕심일 것이다. 더 높게, 더 많이. 그런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혀를 찬다.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냐고.
하지만 <생가>에서 그런 성공을 거머쥐었던 사람이 영원을 바라는 이유가 자신의 열등감을 가리기 위해서라고 나온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고, 부끄러워할 줄 안다고 말한다.
이것이 죽어서 죄를 물을 수 없을지언정 그래도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고개를 떳떳하게 들지 못하는 숱한 밤들을 보냈을 것이라 생각하게 해 어느 정도 위안이 된다.
그런 사람도 괴로워했을 거라는 확신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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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위안이 거울이 되어 우리를 비춘다.
이 거울은 그런 사람들이 사회에서 잘나가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낮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던 우리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그럼에도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으로.
기꺼이 자신의 모자람을 인정하고 타인을 받아들여 채우고 함께 발맞춰 나가며 다음 세대의, 자기 스스로에게 생명의 집, ‘생가’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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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하게 보수해서 어설픈 인형들이 사람인 척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온기라고는 하나 없는 누군가의 ‘생가’가 아니라, 진짜 사람들의 온기로 스스로를, 또 다른 누군가를 키워내는 생가. 저마다의 생김새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온기와 생명력만은 모두가 공유하는 진짜 ‘생가’를 가지는 것이 진짜 승리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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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도, 의미도 유려한 미장센을 자랑하는 멋진 영화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