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세종의 나라 1~2 세트 - 전2권 (양장)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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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이 지구의 주류 문화로 올라서서 한류라는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서양 그들만의 것이었던 빌보드차트에 우리나라 가수들이 높은 순위를 기록한다.

한류를 폭발시켰던 BTS가 군백기를 깨고 우려속에 컴백, 또한번 빌보드 메인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7번째 1위, 전세계 그룹 중 5번째로 많은 수란다.

그들의 앨범제목은 ‘아리랑’이었다. 어느때보다 한국적일 것이라며 일명 ‘왕의 길’,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이 지켜보는 광화문에서 넷플릭스가 지원하는 컴백콘서트에서 공개된 곡들은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너무나 한글이 없고 영어 가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첫 무대곡에서 우리의 민요 아리랑이 샘플링이 되어있긴 했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비단 BTS만의 문제는 아니다. 라디오 방송 횟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빌보드 차트 점수 집계방식을 염두해 수많은 아이돌들이 영어가 많은 노래를 발매한다.

한류라는 거대한 문화에 한글이라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출처와 기원, 제작 방식이 ‘해례’라는 이름으로 남겨져있는 ‘훈민정음’이 널리 퍼지면 좋으련만.
물론 한국어를 배우는 타국인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숨길 수 없다.

이럴 때, K-POP과는 다른 방법으로 훈민정음,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소리라는 염원의 이야기를 널리알려 줄 수 있는 ‘K-뭐시기’가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 염원이 대답을 받은 것일까. 우리나라 최고의 이야기꾼, 베스트셀러 작가 #김진명 의 #세종의나라 (#이타북스 출판)가 시의적절하게 찾아왔다.

500년이라는 시간의 간격을 매우며 다시한번 현시대에 강림한 세종과 훈민정음의 이야기는 뻔하다면 뻔하다 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어떤 시대에 어떤 것에 주목해 길어올리는가에 따라 우리에게 다가오는 울림이 다르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새로운 글을 만들겠다는 왕에게 돌아오는 것은 우리의 글자를 훔쳐간 주제에 발음을 천박하게 한다는 중국의 사신과 천자의 글을 버리고 오랑캐가 되려하냐는 사대부들의 반발이었다.

강대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것은 지금도 여전해 마음이 짠하기도,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관찰’이라는 개념의 탄생이었다.

천지인의 이치, 발음기관의 구조를 본따 만들었다는 과학성. 그 과학성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관찰이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바라보고 의문을 품으며 무언가를 발견하고 깨닫고 살을 발라내 일반화 해서 다른 무언가에 적용하는 일련의 과정, 이 모든 관찰인 것이다.

중국의 옛 서적들을 왜?가 아니라 달달 외우고 글을 잘 지으면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그 시절 사람들에게 그 책들 말고는 이 세상을 이루는 이치들은 하찮은 신분의 ‘것’들이 경박스럽게 먹고살기위해 팔아먹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끝없이 바라보며 간구하는 것. 과학이 나라의 국력, 미래를 보장한다는 것은 기술뿐만 아니라 이렇게 무언가를 발견하고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닮고있다는 것이다.

그 무한한 가능성, 관찰이 찬란히 꽃피운 것이 바로 훈민정음, 한글이다. 그렇게 우리 고유의 것으로 가지고 못가지고를 떠나서 모두가 깨우치고, 깨우친 것을 공유하고, 더 좋은 것을 만들어내고, 한민족이라는 끈끈함이 강화된다. 그랬기에 쓰리다로는 다 담지못할 역사를 우리 민족도, 한글도 버텨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는 한글이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두려워하고, 부러워하며,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준다.

끈끈함과 관찰로 시작하는 무궁한 가능성.
우리가 어떤 민족인지, 누구의 후손인지가 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있게 살아갈 수 있게 발을 단단히 땅에 붙이게 해준다.

그럴 잊고있던 힘을, 용기를 다시 내 두발에 닿게 해주는 굳건한 손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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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전면 개정판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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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건축. 건축으로 채워져있는 것이 도시같기는 하지만 이 둘의 공통점이라면 공간‘보이드’가 있다는 것이다.

공간이 있어야 건축물을 만들 수 있긴 하지만, 건축물 속 비어져있는 공간들에 무엇을, 어떻게 채우는가에 따라 비로소 건축물이, 도시가 제역할을 하게된다.
이 ‘제역할’이라는 것이 신기한데, 만들고 기획한 사람의 의도를 넘어 그 이상의, 새로운 무언가가 자꾸만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관계로 어떤 시간을, 어떤 역사를 만들어나가는지가 기획의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시는무엇으로사는가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출판)에서는 이것을 보고 도시는 ‘유기체‘라는 표현을 한다. 환경에 적응하고 조금씩 달라져가는 유기체의 특징 중 하나인 ’진화‘와 몹시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건축물이 나열되어 있는 도시도 복잡하게 갈라져있는 거리를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우리몸의 혈관의 혈액같기도, 식물의 잎맥 속 수분같기도 하다.

그 진화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출판된지 10년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10년 전에 다루었던 도시의 매커니즘은 여전하나 짧지않은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어떻게 달라져왔나를 반영했다.
특히나 이번 10년은 현대 역사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펜데믹, AI, 비트코인, 전쟁)를 보여준 시기이기에 놓치지 않고 개정하는 저자와 출판사의 세상에 대한 이해력이 놀랍다.

물론 십년전 ‘핫플’이었던 가로수길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공실률60% 로 그 명성을 잃고, 성수동이 떠오르고 있는 등 완전히 달라진 것들도 부연설명을 더했다.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로마부터, 서울, 뉴욕, 파리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이 도시들이 어떻게 이렇게 변해왔는지를 생각하고 있는 이 책을 따라가다보면 도시를 말한다기 보다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주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획도시로 바둑판식으로 배열이 되어있어도 사람들이 살면서 거미줄처럼 또다른 길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로인해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진행되는 것에 특유의 리듬감이 더해진다. 그것은 맥박과도 같아서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렇게 도시는 그 안의 사람들의 삶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통신과 기술의 발달로 더이상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될 필요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대도시로 모여든다. 여전히 대기업, 문화를 포함한 컨텐츠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혈류가 공급되기에 근육도 더 성장하듯이, 도시와 그 안의 사람들이 서로에게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이자 진화할 수 있는 자극, 환경이 되어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묻는다.
도시 안에서 살아가고, 영향을 주고 받는 우리가 원하는 도시는 어떤 모습이냐고. 자동차의 소통이 원활한 성공한 거리를 원하는지 걷고 싶게 만드는 거리를 원하는지,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들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시대에 맞춰 루브르나 오르세 미술관 처럼 개량해서 새로운 모습과 역할로 여전히 의미있게 쓰이는 것응 선호하는지, 우리나라의 경의선 숲길이나 현재의 핫플 성수동 팝업을 보여주며 기존의 것이 아닌 새로운 문화로의 확장, 상업 시설의 주거화와 같은 현재 변화추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이런 예상치 못한 생각들이 도시를,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의 문화를 진화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진 요즘이다. 변화의 흐름 놓치고 도태되는 것 보다 변화의 흐름을 예측하고 편승하며 오롯이 누리며 사는 것이 도시에게도 우리에게도 정답이다.

그냥 하루하루 회사와 집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살아가고 내가 진화시키고 그로인해 나도 변할 수 있는 생의 동반자로 도시를 여기게 한다.

그 도시에 있는 내 삶이 제 색깔을 되찾는 것 같다.
도시라는 거울로 나를 비춰보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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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대하는 태도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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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그것은 다른 것일까?
우리 개인은 물론, 사회도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만큼 피하고 싶어한다(‘건강한’ 이라는 조건도 붙여서)

살아가는 것에 열중하다보니 죽음은 두렵고 피하고 싶은 것이 되었다. 사십에게도 오십에게도 육십에게도, 그 이상에게도 죽음은 아직 먼 일이다.
우리 곁에 있던 소중한 인연들이 하나씩 떠나가면서 죽음에 대해서 더 부정적인 생각이 심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죽음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삶에서 떨어져있는 것도 아니다. 살아내는 것의 마지막 종착지, 그것이 죽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면 죽는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물론 건강하게, 온전한 정신이길 바라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죽음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닌 준비가 가능한 것이다. 마냥 살아내다 덜컥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야 비로소 죽음을 인식하면 당연히 겁이 날 수밖에. 정리해야 할 일도, 마음도 산더미처럼 남아있으니.

#죽음을대하는태도 (#책읽는고양이 출판)은 작가 #소노아야코 가 80세가 되어서 쓴 글이다.
가톨식신자로 살며 오지의 도움이 손길이 필요한 곳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죽음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준비해야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 자신의 생각들을 담담하게 적어놓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존엄생’의 태도였다.
죽음을 너무 깊게 받아들여 주체적 죽음을 바라며 존엄사가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죽음을 가까이에 있음을 항상 인지하되 시선을 죽음이 아닌 살고있는 지금에 두라는 갓이다. 끝이 있음을 인식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의미없이 흘러가는 것 같던 반복되는 하루도 평온하게 아무일 없이 지나갈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되고, 그 감사한 마음이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노랗게 고개내민 진달래, 하루가 다르게 쑥쑥 줄기가 자라나는 식물들을 눈에 담을 수 있게 한다. 일상이 주는 감동을 느끼면 삶이 충만해 진다. 그 충만해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죽음의 순간이 두렵지 않다. 모든 것을 겪었고, 지나온 강인한 사람에게 죽음도 그저 살아가는 것의 한 모습일 뿐이다.

삶을 마감한 사람의 삶과 마지막 모습은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다. 앞으로 살아가야하는 자신의 삶을 이 사람처럼, 이 사람같이라는 목표를 가지게 해줄 수 있다면 나는 더이상 무한한 가능성을 담고 있던 씨앗이 아닌 죽음으로 새로운 다른 싹을 틔우게 하는 햇살, 물과 같은 양분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봤다. 돈을 많이 모아둬야하나? 튼튼한 집을 구비해둬야하나? 같은 많은 목표들이 떠오른다.
욕심같기도 하지만 돈, 집과 같은 것들을 다 걷어내면 남는 것은 사랑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며 충만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이상의 멋진 나날들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 하루하루의 내일에 마주하게 될 죽음의 순간, 그 순간에 사랑하며 살았다라는 같지만 다른 충만함을 느끼며 지켜보는 누군가에게 사랑하며 살고, 사랑하며 살았다라는 기억을 물려줄 것이다.

그들이 또 사랑하며 살고 사랑하며 살았다 말하게 하는 삶. 그것이 올바른 삶이고 죽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매순간 귀하게, 충만하게 살자.
그렇게 평범한 나날들을 살다 평범한 죽음을 맞이하자.
죽음은 먼 것이 아니라, 피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해야 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세상에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갖게하는 하나를 지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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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새를 보았다고 믿은 남자
켄 코프먼 지음, 조주희 옮김 / 일레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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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능한 업적을 달성한 사람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그 일에 미쳐서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그 사람의 인성도, 업적을 달성하기까지의 과정도 평가된 업적만큼 완전무결할거라 믿게된다.

#모든새를보았다고믿은남자 (#켄코프먼 씀 #일레븐 출판)은 조류학, 자연사, 예술 세가지 분야에 큰 족적을 남긴 존 제임스 오듀본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듀본은 약 200년 전의 사람으로, 수 많은 새들을 발견해 기록하고 솜씨좋은 화가로 직접 새들을 그렸다.

그의 대표작이자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감 중 하나로 여겨지는 ‘북미의 새 The Birds of America’에는 그가
직접 그리고 기록한 새가 435종에 이른다.

하지만 그의 이런 업적을 이루는 과정과 업적 자체에도 갑론을박이 끝없이 이어져오고 있다.
새를 발견하는 과정을 자신의 주도한 쪽으로 + 직접 발견한 것으로 미화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종도 발견한 것으로 적고, 다른 사람이 발견한 것을 자신이 발견한 양 발표하기도 했다.

직업 외적으로도 그의 도덕성이 논란되기도 하는데, 노예제도를 찬성했고, 돈이 부족하면 노예들을 외딴 곳에 팔아넘기기도 했다.

인간이기에, 많은 것들에 대해 인류적 합의가 제대로 도출되지 않은 시대였기에 그럴 수 있지만(물론 지금은 절대 그래서는 안되는 일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의 가족들이다. 그의 가족들은 오듀본이 죽은 뒤 그의 이러한 것들을 알았음에도 오듀본의 일기와 기록들을 불태우고 은폐했다.
손녀세대도 교모하게 기록들을 짜집기하여 자기 집안의 명망을 드높이려했다.

그럼에도 책에 담겨있는 오듀본의 새로운 종을 찾아나서는 여정에 대한 기록은 평범한 일상에 젖어있는 우리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바다를 넘어 오지를 탐사하며 귀를 사로잡는 낯선 울음소리(이것도 거짓🙈)를 따라 나아가다 마침내 새로운 종을 발견하는 그 순간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모든 새를 보았다고 믿은 남자>라는 제목은 오듀본이 평생동안 얼마나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에 진심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열심히 해왔기에 자기보다 더 많은 새를 발견한 사람은 없다고 자신있게 여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자신을 끝없이 움직이게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은 많다. 자기자신을 누구보다 믿는 것부터, 라이벌과의 경쟁의식, 그 분야에서 1등을 하겠다는 욕심 등 다양하다.
치열하다라는 것. 그것은 한게가 없다. 어디까지 몰두할 수 있는지, 그로인해 어디까지 허용할지, 어디까지 선을 넘을 것인지. 결국 정하는 것은 자기자신이다.
오듀본이 적고 가족들이 태워버린 진실에서는 오듀본은 후회하고 참회했을까?

온갖 색으로 자연스럽게 눈길을 끄는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듀본의 삽화를 구경할 수 있는 이 책이 아주 흥미로울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다른 의미로 흥미로운 책이었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한 사람의 삶을 통해 새가 아니라 사람을 관찰했다. 욕망, 집착, 최초가 되고 싶다는 발견의 욕망이 어떻게 위대한 업적, 예술이 되어가는지를 따라가다보면 한가지의 색으로,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간단하게 표현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이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한 것이 입력된다고 선한 것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세상에 선과 악보다 그 사이에 있는 회색지대에 속하는 것들이 더 많다. 그 회색도 수없이 많은 그라데이션으로 나뉜다. 참으로 단순해보이지만 실상은 복잡한 것이다.

오듀본의 이야기에 나를 비추어본다.
미처 몰랐던, 아니 애써 외면해왔던 나 스스로를 발견한다. 발견했을 때 그 순간의 첫감정. 그것이 앞으로의 우리의 태도를, 삶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 기분이 어때?
책을 덮은 뒤 이 질문이 참으로 중요해진다.
계속해서 마음 속에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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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나는 텃밭에 간다 - 판다 할부지 강철원의 다정한 식물 수업
강철원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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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있는 일과 결은 같지만 살짝 다른 일.
그 일은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보일까 부정적으로 보일까.
아마 그것은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다시말해 나의 일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다를 것 같다.

푸바오, 러바오, 아이바오를 보살피며 ‘판다 할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주키퍼zookeeper #강철원 에게는 직업이 목부를 꿈꾸던 자신의 꿈과 일치하는 경향이 있었으니 수십년 동안 동물을 관리하고 보듬어온 그에게 식물을 돌보는 것도 긍정적인 이미지였을 것이다.

심지어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풍족했던 어린시절 부모님이 농사를 하셨던 기억도 있으니 말이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분들의 상당수가 귀농, 귀촌을 꿈꾸고 있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매일아침나는텃밭에간다 (#한스미디어 출판)는 꿈을 30%정도 미리 맛보는 저자의 성향탓에 시골에 땅을 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너희들만은 농사짓지않았으면 한다라는 부모님의 바램이 있었으나 어릴 적, 부모님이 쪄주시던 감자, 옥수수, 가을에 자식 몫으로 남겨두고 따지 않았던 감 등에 아름다운 추억이 담겨있는 그는 당당히 땅을 구매해 옥수수 씨를 뿌린다. 당당히 어머니께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으면서.

어머니도 아쉬움은 커녕 즐겁게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 주신다. 그렇게 옥수수 농사는 대성공을 거두고 지금은 40여종 넘게 경작하고 있는 실속있는 농부가 되었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고추, 생명력이 어마어마한 호박, 생으로 먹으면 솔라닌 성분때문에 입가가 따갑고 심하면 배까지 아프지만 묘한 중독성에 여전히 입에 넣는 가지 등 식물 하나하나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가며 저자는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고 삶에대한 귀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한번에 많이 수확하려고 가지를 쳐주지 않으면 오히려 양분이 나누어져 실한 열매가 맺히지 못하고, 관리에 소홀했어서 죽어가던 식물을 애정을 가지고 보살폈더니 다시 초록초록함을 보여주는 것을 보며 욕심부리지 말고, 순리를 따르며, 노력하는 만큼 결실이 따라오는 정직함 등을 배운다. 아마 배운다기 보다는 바쁜 현실 때문에 잊고있던 것들을 다시한번 깨닫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은퇴할 나이가 된 사람들 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도 넓은 들판, 숲, 바다 같이 광활한 자연이 보고싶어지는 순간들이 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원하는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순간들이 그렇다.

아마 자연을 찾는 이유는 제각각일테지만 다 걷어내보면 한가지일 것이다. 믿었던 것들, 하지만 사회에서는 실현되지 않는 섭리들이 너무나 당연한 듯 숨쉬듯 일어나는 자연을 보며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고 다시한번 힌을 내기 위해서 일 것이다.

<매일 아침 나는 텃밭으로 간다>를 읽으면 직접 갈 수 없는 푸르른 자연으로 나를 속절없이 금새 데려간다.
작물을 기르고, 작물을 기르기위해 조경학을 공부하는 푸바오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키워지는 식물처럼 읽는 나도 보듬어지고 키워진다.
식물을 보듬는 다정한 손길의 다정함이 우리의 마음에 와닿고 그 다정함이 우리 마음 한켠에 씨앗을 심는다.

그 씨앗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것으로도 자라날 수 있다. 그것을 단단히 뿌리내리게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북을 쳐주는 건 우리의 몫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씨앗하나 심어주는 것 또한 우리 몫이자 내 마음 속 씨앗이 잘 자라게 하는 방법 중 하나임을 이 책을 보며 깨달았다.

나를 돌보고 그로인해 다른 사람도 돌보게 하는.
다정함이 샘솟게 하는 봄날의 햇살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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