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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전면 개정판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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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건축. 건축으로 채워져있는 것이 도시같기는 하지만 이 둘의 공통점이라면 공간‘보이드’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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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있어야 건축물을 만들 수 있긴 하지만, 건축물 속 비어져있는 공간들에 무엇을, 어떻게 채우는가에 따라 비로소 건축물이, 도시가 제역할을 하게된다.
이 ‘제역할’이라는 것이 신기한데, 만들고 기획한 사람의 의도를 넘어 그 이상의, 새로운 무언가가 자꾸만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관계로 어떤 시간을, 어떤 역사를 만들어나가는지가 기획의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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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무엇으로사는가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출판)에서는 이것을 보고 도시는 ‘유기체‘라는 표현을 한다. 환경에 적응하고 조금씩 달라져가는 유기체의 특징 중 하나인 ’진화‘와 몹시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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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이 나열되어 있는 도시도 복잡하게 갈라져있는 거리를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우리몸의 혈관의 혈액같기도, 식물의 잎맥 속 수분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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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진화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출판된지 10년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10년 전에 다루었던 도시의 매커니즘은 여전하나 짧지않은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어떻게 달라져왔나를 반영했다.
특히나 이번 10년은 현대 역사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펜데믹, AI, 비트코인, 전쟁)를 보여준 시기이기에 놓치지 않고 개정하는 저자와 출판사의 세상에 대한 이해력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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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십년전 ‘핫플’이었던 가로수길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공실률60% 로 그 명성을 잃고, 성수동이 떠오르고 있는 등 완전히 달라진 것들도 부연설명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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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로마부터, 서울, 뉴욕, 파리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이 도시들이 어떻게 이렇게 변해왔는지를 생각하고 있는 이 책을 따라가다보면 도시를 말한다기 보다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주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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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도시로 바둑판식으로 배열이 되어있어도 사람들이 살면서 거미줄처럼 또다른 길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로인해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진행되는 것에 특유의 리듬감이 더해진다. 그것은 맥박과도 같아서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렇게 도시는 그 안의 사람들의 삶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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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과 기술의 발달로 더이상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될 필요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대도시로 모여든다. 여전히 대기업, 문화를 포함한 컨텐츠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혈류가 공급되기에 근육도 더 성장하듯이, 도시와 그 안의 사람들이 서로에게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이자 진화할 수 있는 자극, 환경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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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은 묻는다.
도시 안에서 살아가고, 영향을 주고 받는 우리가 원하는 도시는 어떤 모습이냐고. 자동차의 소통이 원활한 성공한 거리를 원하는지 걷고 싶게 만드는 거리를 원하는지,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들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시대에 맞춰 루브르나 오르세 미술관 처럼 개량해서 새로운 모습과 역할로 여전히 의미있게 쓰이는 것응 선호하는지, 우리나라의 경의선 숲길이나 현재의 핫플 성수동 팝업을 보여주며 기존의 것이 아닌 새로운 문화로의 확장, 상업 시설의 주거화와 같은 현재 변화추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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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상치 못한 생각들이 도시를,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의 문화를 진화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진 요즘이다. 변화의 흐름 놓치고 도태되는 것 보다 변화의 흐름을 예측하고 편승하며 오롯이 누리며 사는 것이 도시에게도 우리에게도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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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루하루 회사와 집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살아가고 내가 진화시키고 그로인해 나도 변할 수 있는 생의 동반자로 도시를 여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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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시에 있는 내 삶이 제 색깔을 되찾는 것 같다.
도시라는 거울로 나를 비춰보게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