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카페 싱긋나이트노블
구광렬 지음 / 싱긋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들은 왜 함께하는 죽음을 선택했는가?

구광렬, <자살 카페>

책은 글을 쓰기 위해 직접 체험을 하려고 자살 동반 모임에 가입하는 준혁의 이야기다

'모든 것을 상실한 상처받은 청춘들의 자살 이야기'라는 제목처럼

청춘들의 자살이라는 조금은 자극적인, 하지만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준혁은 자살 카페에 가입해 동반 자살을 모의하는 청년들 사이에 낀다

물론 준혁은 글을 쓰기 위한 위장 가입이니만큼 정작 동반 자살일 당일에는 경찰에 신고하려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결과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해피 엔딩보다는 좀더 현실적인 느낌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성이 말한다 - 세계를 바꾼 여성의 연설
이베트 쿠퍼 지음, 홍정인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를 바꾼 여성의 연설문집 추천

이베트 쿠퍼, <여성이 말한다>



이베트 쿠퍼의 <여성이 말한다>

전 세계 여성들의 여성 연설집을 읽게 되었다.

여성 연사들의 연설이라 더욱 흥미로운 마음으로 읽게 된 책인데

결과적으로는 주변에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처음엔 책을 발간한 동기에 대해선 별 생각이 없었는데

저자가 영국의 현역 정치인이란 걸 알고 나니 굳이 여성 연사의 연설집을 모아 낸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저자는 몇 년 전부터 이 책을 쓰고 싶었는데, 더 많은 여성들이 공적 영역으로 나아가지만 동시에 혐오의 대상이 되는 요즘 현실에서 여성들의 공적 발화를 장려하고 싶었다고 한다. 서문에서는 짤막하게 영국의 여성 정치인들이 받는 공격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여성의 공적 발화를 공격하는....이런 현상은.. 역시..비단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구나 싶었다....^^




책에는 엘리자베스 여왕부터 노예제 폐지 운동가 소저너 트루스의 AIn't I a Woman, 미셸 오바마의 when they go low, we go high,

마거릿 대처, 엠마왓슨의 he for she, 그레타 툰베리 연설 등

과거부터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여성 연사들의 연설문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가 영국인이다 보니 절반 정도는 영국 여성들의 연설이고, 나머지는 세계 곳곳 여성들의 연설로 구성되어 있다.


좋은 점은 이 책이 단순히 '연설문'의 모음집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설문과 더불어 그 여성의 삶과 연설 배경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절로 역사 공부를 함께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부디카는 아예 알지 못했던 인물인데 책을 읽으며 그녀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고

소저너 트루스 같은 인물도 학교에서 한국사, 세계사 위주로만 배운 사람이라면 알기 어려운 인물이다.

책을 읽으며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역사 인물들에 대해 더 알 수 있었다.


1988년 이슬람 국가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파키스탄 총리로 선출된 베나지르 부토의 연설문이 특히 인상깊었다.

1990년 재임 중에 출산한 첫 번째 총리로 당시 민주주의 기반이 약했던 파키스탄에서 자유주의 기반의 여성 총리인 젊은 나이의 부토가 당선된 일은 놀라운 일이었다.

이슬람 외부 세계에서는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주로 선입견에 기반한) 공격을 받고 이슬람 내부에서는 탈레반을 비롯해 여성 문제에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은 부토

책에는 그녀가 1995년 베이징 제4차 유엔세계여성대회 콘퍼런스에서 한 연설문의 일부가 실려 있었다.. 이슬람 국가 최초의 여성 총리로서 이슬람 세계 내외부에서의 공격을 모두 감내하면서도 꿋꿋이 자신의 여권 신장에 대한 신념을 연설하는 용기가 멋졌다.



여성은 차별과 착취를 일삼는 세력에 홀로 맞서서는 안됩니다. 저는 단테의 말을 떠올립니다. 단테는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키는 자를 위해 남겨져 있다'고 했습니다.

오늘날 이 세계에서, 여성 해방을 위한 싸움에서 중립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p.123


부토는 비록 이 연설 약 1년 이후 총리직에서 해임당하고 망명길에 오르며

2007년 선거 승리를 2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탈레반의 공격에 의해 암살되지만

그녀가 유엔에서 연설한 지 약 10몇년 후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나타나 부토가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선언한다

한 여성의 용기가 다른 여성의 용기로 이어지듯

부토가 남긴 여성의 역량 강화와 여권 신장에 대한 용기가 말랄라,

그리고 새로운 여성 세대에 영감을 주리라 생각한다.


연설문집이다 보니 절로 빠져들어 읽을 수 있어서 독서 자체도 즐거웠지만,

그 연사의 삶이나 연설의 역사적 배경이 함께 실려 있어서

절로 역사 공부도 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주변 페미니스트 여자 친구들에게도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지만

연설대회, 영어 스피치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다.




*교유당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여성은 차별과 착취를 일삼는 세력에 홀로 맞서서는 안됩니다. 저는 단테의 말을 떠올립니다. 단테는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키는 자를 위해 남겨져 있다‘고 했습니다.



오늘날 이 세계에서, 여성 해방을 위한 싸움에서 중립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 P1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탈한 하루 - 다정하게 스며들고 번지는 것에 대하여
강건모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건모, <무탈한 하루>: 다정하게 스며들고 번지는 것에 대하여




이번 달에 나온 신간
강건모의 <무탈한 하루>

평소 에세이를 자주 읽는 편은 아니지만, 나도 올해 제주를 다녀오기도 했고
친한 친구는 번아웃 극복을 위해 제주에 머문다길래 궁금해진 책이었다.


마침 번아웃이 온 참이라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서 머무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머무는 에세이가 읽고 싶었다.

너무 무겁거나 두껍지 않은 양이라 슥 집어들고 읽기 좋았던 책.


작가는 일종의 '자발적 유배'로 4년간 제주 생활을 시작한다.
'이제는 여기서의 나를 바로 보고 제대로 존재하는 것이 나의 할 일'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글을 보고 과연 나는 요즘의 바쁜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바로 보고 '제대로 존재하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연말이라 그런지 올 한 해를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데, 너무도 바쁜 삶에 치여서 스스로를 제대로 아껴주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

이 책의 제목처럼, 작가는 '무탈한 하루'에 대해 질문하며 글을 시작한다.

사람마다 무탈함의 의미에 차이가 있는 건 개인의 경험과 소망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탈이 나면 몸과 마음이 괴로워지니 그런 날이 없기를 바라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그럼에도 각자가 바라는 무탈한 하루의 빛깔은 고유한 것입니다. 백명이 있다면 백 개의 하루가, 백 개의 색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 색들은 종이에 스며들며 서로에게 번집니다. 우리는 그런 것을 삶이라 일컫습니다.

 - p. 10 

작가의 말처럼... 하루가 끝날 때쯤 우리의 종이는 얼룩이 되어 버리고 그 곳에서 흐릿한 무늬로 남은 나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삶은 나 자신에게, 타인에게 스며들고 번짐의 연속인데.. 과연 그 스며듬과 번짐 속에서 나는 나를 오롯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가, 생각하게 됐다 




흔히 삶을 재즈에 비유하는데, 재즈곡을 연주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조나 리듬을 바꿔야 할 때가 있다. 연주자는 한순간 여기에서 저기로 점프하듯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변화 시점은 곡의 흐름을 주의깊게 간파함으로써 유추할 수도 있지만 예기치 않은 순간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연주하고 있는 삶이라는 음악은 아직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으므로 미스 터치도 없다. 음정과 박자가 맞는지 틀리는지 누구도 확실한 답을 주지 못한다. 필요한 것은 오직 다음을 향해 치고 나가는 연주자의 감과 용기뿐이다. - p.41

평소에 에세이를 잘 안 읽는 편인데도..
흔한 감성 에세이류(?)가 아니라 저자의 삶과 생각을 따라가면서

 나의 삶과 오늘의 '무탈한 하루'를 찬찬히 되짚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끔 이런 책으로 나 스스로의 하루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는 걸 알게 해 준 오늘의 에세이 독서. 

개인적으로 제주 스테이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혹은 다른 곳에서의 '한달살기'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훌쩍 갖고 떠나 그 곳에서 독서하기를 추천해 주고 싶다. 





겉만 봐선 알 수 없다. 화려하고 안정되고 고고해 보이는 삶을 사는 사람들조차 다른 사람들이 좀체 이해할 수 없는 괴로움을 갖고 있다. ‘침묵하면 불편해지고 말을 하면 우스워지는‘ 그런 것 말이다. 자신 안의 일이므로 달리 누가 해결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흔히 삶을 재즈에 비유하는데, 재즈곡을 연주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조나 리듬을 바꿔야 할 때가 있다. 연주자는 한순간 여기에서 저기로 점프하듯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변화 시점은 곡의 흐름을 주의깊게 간파함으로써 유추할 수도 있지만 예기치 않은 순간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연주하고 있는 삶이라는 음악은 아직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으므로 미스 터치도 없다. 음정과 박자가 맞는지 틀리는지 누구도 확실한 답을 주지 못한다. 필요한 것은 오직 다음을 향해 치고 나가는 연주자의 감과 용기뿐이다. - P41

사람마다 무탈함의 의미에 차이가 있는 건 개인의 경험과 소망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탈이 나면 몸과 마음이 괴로워지니 그런 날이 없기를 바라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그럼에도 각자가 바라는 무탈한 하루의 빛깔은 고유한 것입니다. 백명이 있다면 백 개의 하루가, 백 개의 색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 색들은 종이에 스며들며 서로에게 번집니다. 우리는 그런 것을 삶이라 일컫습니다. - P10

그만 돌아서는 내 마음이 이상하게 순했다. 괴롭지 않았다. 순수하지 않은 의도로 환대하는 척했을 뿐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 진짜 다정함이 내게 깃든 모양이었다. 오늘은 귤 한 봉지 가득 주고 가셨다.

귤을 까며 이 글을 쓴다. 아무래도 나의 전략이 틀린 것 같다. 추억이 어떤 색을 띠든 추억이듯 다정함도 어떻게 표현되든 결국 다정함이다. 창문을 열자 선선한 바람이 분다. 마당에 열린 달이 시고 달다. - P6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2차세계대전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23
게르하르트 L. 와인버그 지음, 박수민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차 세계대전을 컴팩트하게 설명해 주는 책

게르하르트 L. 와인버그 <제2차 세계대전>



교유서가 첫 단추 시리즈로 읽게 된 <제2차 세계대전>


제1차 세계대전 편을 먼저 읽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2차 세계대전 쪽이 궁금해서 읽어 보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라 주제를 다룬 책이야 차고 넘치지만


이렇게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제목으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분량이 너무 두껍지 않은 책은 신선한 느낌!


모두가 알다시피 제2차 세계대전은 연합국의 승리, 독일의 패전으로 끝나는데, 


독일이 이길 것처럼 보인 전쟁에서 어떻게 연합국이 승리를 거머쥐게 되었을까?란 물음에 


저자가 정치적, 거시사적으로 답해 주는 책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인물사나 야사적 측면은 아니고. 파리강화회의와 그 결과에 반기를 든 히틀러의 부상부터 


서부전선-동부전선-아시아-태평양으로 2차 대전의 전세가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생생한 지도와 담백한 서술로 딱 컴팩트하게 설명해 주는 책.


--------

목차는 시간 순으로 이렇게 설정되어 있다.

서론

1. 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의 기간

2. 제2차세계대전이 시작되다

3. 서부 전선: 1940년

4. 바르바로사 작전: 독일의 소련 침공

5. 일본, 중국과의 전쟁을 확대하다

6. 전세 역전: 1942년 가을∼1944년 봄

7. 각국의 국내 상황과 기술·의료 분야의 발달

8. 연합국의 승리: 1944∼45년

 결론


독일, 프랑스 등 수많은 국가들이 참여했던 제1차 세계대전

1871년의 치욕을 잊지 않은 프랑스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파리강화회의를 개최하고 조약을 체결한다. (한국사에서는 이 파리강화회의에서 우드로 윌슨이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한 것으로 더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실제로는 패전국과 유럽에 한해 적용된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이 민족자결주의가 제3세계 국가들의 지위 향상에 실제로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3.1운동이 일어난 것만 봐도 사람들의 의식에는 불을 지폈음을 알 수 있다) 


파리강화회의는 다분히 대독 복수적 성격을 가졌는데, 이는 이후 바이마르 공화국의 불안정을 불러왔고... 독일인들의 마음은 자연스레 히틀러로 기울게 되었다.


이런 걸 보면 참 역사는 촘촘히 연결된 연결고리 같다. 하나의 작은 요소가 나비효과로 거대한 다른 결과들을 부채질하듯... 국내 사정이 불안정해지고 난세가 찾아오면 사람들의 마음은 독재자로 기울기 마련이니, 히릍러가 부상한 것도 당시 상황을 지켜보면 이상한 이야기는 아니다.

2차 대전에 대한 전반적 역사를 알고 싶지만, 너무 긴 책은 부담스럽다! 면 괜찮은 책.


* 교유서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이노션 인사이트전략본부 지음 / 싱긋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노션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 2023년을 톺아보는 한 권의 책 추천!



2023년을 톺아보는 한 권의 책으로 독서모임 멤버들과 읽게 된 따끈따끈한 최신간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책 제목을 보니 매년 나오는 시리즈인 것 같은데

사실 평소에 마케팅/트렌드 류의 책을 잘 읽지 않는 터라 취향에 맞지 않을까봐 조금 걱정했지만, 책을 펼쳐들자 금

방 생각보다 엄청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던 챕터는 <모두의 동네: 걸어서 로컬 속으로>

나 역시 북촌의 설화수/오설록 팝업 하우스를 방문하고, 성수에 가면 팝업 스토어를 먼저 검색하는 사람인데도 이 현상을 <로컬 트렌드>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 챕터를 읽으며 이게 하나의 '현상'으로 정의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또, 책에선 <로컬 트렌드> 현상의 이유 중 하나로 '팬데믹으로 생활 활동반경이 적어진 것'을 꼽는 것도 흥미로웠다. 읽다 보니 그런 영향도 있겠구나 생각이 드는... 코로나19로 생활반경이 좁아지며 소비자들이 동네 단위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확실히 '당근마켓'이 유행한 것도 그 즈음이니 분명 영향이 있을 것 같긴 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역화' 경험이 SNS에 공유되면서 로컬 트렌드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로컬 트렌드'가 더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고+그 경험이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추억과 합쳐져 더욱 아름답게 보정되기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어 그냥 차 한 잔을 한다, 이것보다는 한옥이 있는 북촌 한옥마을에서 한국 전통차를 마신다, 티 오마카세를 즐긴다는 분명 차원이 다른 경험이니 말이다.


MZ세대가 로컬에 열광하는 이유는

전형적이지 않은 것에서 비롯되는

이색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나는 서울 내의 성수동 정도만 생각했는데

로컬 트렌드의 일환으로 '충남 예산시장-백종원', '제주 해녀의부엌', '강원 감자밭', '칠곡 므므흐스 부엉이버거' 등 다양한 지역의 사례를 제시해준 점이 좋았다.

몰랐던 새로운 정보를 얻고 책을 읽으며 지식을 확장시킬 수 있었던...

나는 이 '로컬 트렌드'를 적극 즐기는 소비자의 입장으로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울공화국'일 정도로 서울 중심적인 한국의 이런 '로컬 트렌드'가 단지 그 지역의 '반짝 관광 수요'를 창출시키는 데 그칠 뿐 적극적인 지역/지방 정책으로 확대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양양 서퍼비치도 그 서퍼비치가 유명해지면서 관광 수요는 엄청 올랐지만, 정작 그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파티 소음으로 고생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 로컬을 '트렌드화'해서 얻는 이익이 진짜 그 지역에 거주하며 지역을 알고 사랑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배분되는 것이 아니라 그 '로컬 트렌드'를 적극 활용한 기업에게만 돌아간다면 그 역시 아쉬운 점일 것 같다.



제로 슈가 트렌드...

사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편의점에서 구매한 제로 음료를 마시고 있었기에 찔리고 더욱 공감됐다. '건강하면 맛없다'는 편견을 뒤집고 '제로로 건강한데 맛도 있는' 것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몇 년 전 유행했던 'YOLO욜로'의 반작용으로 '건강' '갓생'을 챙기는 트렌드가 요즘 부쩍 는 것 같다.

같이 읽은 친구는 이 트렌드가 제일 공감됐다고 한다.

소비자학&마케팅을 전공한 친구 말로는, 소비자 트렌드 중에서도 가장 바뀌기 어려운 것이 '식문화'라고 한다.


아무래도 입맛이란 게 바뀌기 어렵기도 하고 맛동산, 아맛나, 바밤바 같은 레트로한 상품들이 주는 클래식 이미지가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몇 년만에 빠르게 '제로zero' 슈가 트렌드가 자리잡은 게 놀라웠다고 한다.

나 역시 공감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이 제로 슈가 트렌드를 단지 2000년대 초반의 '웰빙'으로 결부시키긴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건강, 웰빙을 추구하는 그때의 트렌드와는 달리 현재의 '제로 슈가' 트렌드는 일종의 '자극의 상쇄'라는 측면이 더 강한 것 같다. 그 예로 유튜브, 인스타 숏츠나 릴스만 봐도 엄청 자극적인 먹방(ex. 마라엽떡... 등등)이 유행하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걸 즐겨 먹고 있는데 동시에 제로 슈가 트렌드가 유행하는 것은 그냥 일종의...죄책감에 기반한 '자극의 상쇄' 인 것 같다. 나만 해도 불닭볶음면 먹고 양심에 찔려서 제로 탄산음료를 마시니 말이다. ㅋㅋㅋ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책 말미에는

2024년의 트렌드가 될 '쿨cool'함에 대한 예측 분석도 실려 있었다.


이 책이 전반적으로 2023년의 트렌드를 뒤돌아보는 느낌이라면, 책 마지막엔 2024년 트렌드에 대한 예측도 살짝 실어 줘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 쿨함에 대한 설문조사 통계는 의구심이 들긴 했다. 표본도 적었고, 조사 문항의 선지가 충분히 겹치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친구는 설문조사 문항의 문구가 카피라이팅 같다고 했다)


'쿨한 이미지' 기업 설문조사에서 애플이 아니라 삼성이 1위를 차지한 건 놀라웠는데, 책에서 그 이유를 '영한 이미지의 쿨함'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에서 쿨함을 찾기도 한다'고 해석한 점은 다소 공감이 갔다. 20대인 우리끼리 정의내리기로는, 우리가 '사용하고 싶은 브랜드'는 애플이지만 '입사했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브랜드는 삼성' 이런 느낌이랄까. ㅋㅋ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가끔 마케팅/트렌드 책을 보면 진짜 트렌드인 것보다는 억지로 트렌드를 만드려고 끼워넣은 느낌인 사례들도 많은데, 이 책의 사례들은 하나하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MZ(?)로서 ㅋㅋ

제로 슈가 트렌드, 로컬 지역화 브랜드, '갓생', 댄스 챌린지 등 모두 내가 직접 경험하거나 적어도 SNS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트렌드들이라 고개를 끄덕이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여러모로 2023 올 한 해의 트렌드를 톺아보기에 좋은 책이었다.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들과 함께 읽은 책이라 각자 주목한 올해의 트렌드/ 말하고 싶은 주제가 달랐기에, 독서모임이나 친구들과 함께 읽을 올해의 책으로도 추천하고 싶다.


* 교유당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MZ세대가 로컬에 열광하는 이유는

전형적이지 않은 것에서 비롯되는

이색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