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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김지수 지음 / 싱긋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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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가구, 집을 갖추다>: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단순한 가구디자인, 인테리어 책이라면 안 읽었을 텐데

부제도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인 만큼, 집안 인테리어를

인문학이랑 결합해서 설명하는 책이라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다양한 챕터가 흥미로웠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개인을 위한 침대는 없었다>

가 재미있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침대에서 비척비척 일어나 있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개인적인 공간 침대는

사실 전혀 사적인 공간이 아니었다고 한다

중세시대를 보면 오늘날처럼 침실, 서재 등 특정한 목적의 방이 있는 게 아니라

단지 샹브르chamber라는 하나의 명칭만 가졌고

루이 14세 시절에는 침대가 소파 같은 접견용 가구였다고 한다

마담 퐁파두르가 salon살롱을 사교계의 공간으로 만들면서

오히려 침실이 본래 쓸모인 수면의 공간, 사적 공간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점차 서유럽의 경제적 풍요가 넘쳐나던

1880-1914년쯤 부르주아 가정에 1인 1침대가 현실화되며

현대의 주거 형태가 구축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프랑스 왕정에서는 '침실 생활을 다 보여줬다더라' 할 때 느끼는 수치심은

사실 침대, 침실 자체를 사생활로 여기는 우리의 사고관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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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문득 내가 좋아하는 인테리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리빙스타일,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대해서도 톺아볼 수 있었다

여러모로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책!

가구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추천하지만

평소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인문학/역사 토막상식 같은 글이었다 :)



*교유서가 서포터즈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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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보는 마음 - 우리 시대의 시인 8인에게 묻다
노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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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보는 마음>은

노지영 문학평론가가 현대 시인 8인과 만나

그들의 말을 담은 인터뷰 대담집이다.



- 타오르는 시인의 초상- 이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작가는

천국과 지옥의 우화를 인용한다



긴 숟가락을 갖고 죽을 떠서 자신의 입에 넣기 바빠서 허덕이는 지옥 사람들을 자신과 시에 비유하며, 자신의 신체보다 너무 크고 긴 국자는 자신을 살찌우는 데 사용되지 못했음을 얘기한다.



하지만, 어떤 시인들은 의미에 굶주린 작가에게 다가와

어마어마하게 큰 국자를 집어들어 시를 삼킬 용기를 주기도 한다

여기에 실린 8인의 시인들과의 대화가 바로 그 '너무 큰 국자'와의 만남들이라고 한다



역시 문학평론가가 쓴 책 답게 서문 하나도 문학적 표현이 가득하고 문장과 내용이 아름다워 좋았다.



8인 시인과의 대담이 모두 좋았지만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유일한 여성 시인인 김해자 시인과의 대담이었다



본인의 말씀에 따르면 '거리에서 시를 낭송하다 시인이라는 명함까지 달게 된' 김해자 시인은 여러 번의 이사를 거쳐 현재 산기슭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



'자기 소유의 텃밭을 민주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재미있는 생각으로

'뜬금없이 머리 내민 놈들의 자리를 다 허락하는', 즉 점유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이 집 저 집 예쁜 꽃들도 알아서 몇 뿌리는 자기 텃밭으로 이사 올 거라는 김해자 시인의 사고가 너무 자유롭고 재미있었다.



"너무 낭만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저는 이런 장면을 떠올리면서 젊은 날에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는 그런 역할을 한다고 믿으면서 현장에서 시를 낭송하곤 했습니다. 물론 세상은 예전과 달리 급속히 바뀌고 있죠.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짙은 안개 속에서 길이란 것이 잘 보이지가 않는 시대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면서 안개의 농도는 더 짙어지고 있고요. 압도적인 비대칭이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을 바라보는 것은 이제 두렵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이런 불평등 속에서도, 시라는 것은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서서 뒤를 돌아다보는 시간을 열어줄 거라 믿습니다. 젊은 미래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에게 말을 거는 것, 칠흑같은 안개 속에서 깜박깜박 경고등을 켜는 것, 내가 앞사람을 따라가듯,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불을 비취 주는 것, 저는 그런 것이 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뒤를 보는 마음 중, p.183-4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뒤를 보는 마음'의 의미를

약간은 짐작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인터뷰.



시를 좋아하는 사람, 이 책에 실린 시인들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시에 별 관심이 없더라도 문학 전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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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스키, 100년의 여행 - 오늘은 일본 위스키를 마십니다
김대영 지음 / 싱긋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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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본 위스키를 마십니다

김대영, <일본 위스키 100년의 여행>



일본 하면 일본주, 사케, 아사히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일본은 꽤나 위스키 강국이기도 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본에 갈 때마다 거의 반값인 위스키를 구매해 오는 것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일본 위스키의 역사가 100년을 맞으면서

전직 기자이자 애주가인 저자가 일본 최북단부터, 최남단 오키나와까지 22곳의 증류소를 방문하며 직접 써낸 일본 위스키의 역사라고 한다.


단순히 위스키의 역사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증류소의 역사와 함께 술을 소개하는 책이라 읽으면서 함께 일본 여행을 하는 느낌이기도 했다.

삿포로 맥주 공장을 방문하듯이 일본여행 중 증류소에 들를 일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어 보고 가면 더 재미있는 여행이 될 것 같다.


또, 일본 위스키의 역사를 잘 알고 증류소를 하나하나 소개하는 책이라

오히려 일본에 역번역되어서 팔려도 일본 애주가들이 많이 읽어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은 양장본이고 부담스럽지는 않을 정도로 살짝 두껍다. 표지도 고급스러워서 애주가, 특히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 여행과 술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물로도 좋은 책일지도?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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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 읽기 - 7가지 주제로 읽는 신곡의 세계 교유서가 어제의책
프루 쇼 지음, 오숙은 옮김 / 교유서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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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 쇼, <단테 『신곡』 읽기 - 7가지 주제로 읽는 신곡의 세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쉽게 시도하지 못했을 고전 바로 단테의 <신곡>이다. 책 좀 읽는다 하는 사람들조차 신곡 하면 손을 내젓거나

읽었지만 완독하지 못했다거나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람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신곡은 종교적 배경 이해뿐 아니라 당시의 세계관, 작가의 생애 심지어 작가의 첫사랑(ㅋㅋ) - 저승 영역의 안내자로 단테는 베르길리우스, 베아트리체 이 두 사람을 선정한다 - 까지도 알고 있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책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단테를 예전에 읽기는 했지만

엄청난 두께와 필요한 배경지식의 양에 약간...날림으로 읽은 사람으로서^^...

이 책 <단테 신곡 읽기>를 반가운 입문서로 받아보았다.


<신곡>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먼저 읽을 입문서로 이 책 <단테 신곡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우선 입문서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내용을 잘 다루고 있다.

크게 6가지 주제를 소개하고, <신곡>에서 핵심이 되는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면서 작품을 설명한다.

단테 신곡을 소개하는 많은 입문서나 책들은

대개 천국, 연옥, 지옥 이 3개의 세계관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전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 <단테 신곡 읽기>는 특이하게도, 단테의 생애나 저승의 세 영역으로 향하는 여행 과정을 요약하면서 시간 순서대로 작품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저승세계에 대한 단테 고유의 지리학을 설명하고,

13세기 피렌체와 피렌체에서의 단테에게 영향을 미친 장소, 사람들을 소개한다.


<목차>

1. 우정

2. 권력

3. 인생

4. 사랑

5. 시간

6. 수

7. 말


저자도 이탈리아어, 이탈리아문화 연구자이고 단테에 대한 조예가 깊다 보니

확실히 단테의 삶과 13세기 피렌체를 잘 아는 사람이 설명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만 약간의 번역체 문투가 있었던 점은 아쉬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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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용어의 탄생 - 역사의 행간에서 찾은 근대문명의 키워드
윤혜준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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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준, <근대 용어의 탄생>: '용어'의 역사를 톺아보다




흥미로운 신간이 나왔다

'근대 용어의 탄생'이라는 제목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평범한 '단어'들이

어디에서 어떤 역사를 거쳐 만들어지고 의미가 변천되어 왔는지를 다루는 책이다


한국인 저자가 지은 책이지만 Alphabetical order로 쓰여 있다


알파벳 순서에 따라 총 24개 용어를 설명하는데

각 단어들이 소챕터처럼 나누어져 있어서

대중교통이나 카페에서 등등 들고 다니면서 챕터별로 짧게짧게 읽으며 지식을 집어넣기 좋았다. 교양을 같이 쌓는 느낌이랄까...?

출근길이나 평소 용어, 역사 관련 교양을 기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ㅋㅋ


다양한 단어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요즘 상법을 공부하다 보니

Business 비즈니스

Capitalism 자본주의

이 두 단어의 역사성에 눈길이 갔다.


우리가 흔히 경영, 사업 관련 단어로 쓰고 영어에선 not my business (내알바 아니다) 라는 표현으로도 쓰지만 사실 비즈니스란 단어의 근원지인 셰익스피어가 쓴 '비즈니스'는 전혀 '돈벌이'와 관련된 뜻은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음모' '이야깃거리' '심각한 업무'같은 표현으로만 쓰였다고.

이후 피첨의 시조에서도 '비즈니스'는 종교적, 윤리적 뉘앙스에서 부정적 뉘앙스로만 쓰였는데, 이후 유명한 로빈슨 크루소의 작가인 대니얼 디포에 의해 '비즈니스'는 '일'이라는 느낌으로 사용된다. 다만 이때는 '일거리, 사무' 정도의 느낌이지 오늘날처럼 '이익을 창출하는 일'이라는 뉘앙스는 아니다.

비즈니스를 오늘날의 뜻으로 바꾼 결정적 계기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분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핀 제조업을 '비즈니스'로 지칭하는 한편

전통적이었던 비즈니스의 용례를 함께 사용했다고 한다.

벤담의 영향을 많이 받은 밀 역시 '비즈니스' 용어를 사용하며

드디어 비즈니스는 전적으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이윤 추구 행위란 뜻을 얻게 된다.


/ 이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사용하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단어들의 어원을 살피고 또 어원뿐 아니라 그 단어가 역사, 시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왜 변화했는지 살펴보며 따라가 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또, 용어들의 역사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전혀 몰랐던, 그러나 우리에게 친숙한 책이나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영국의 대문호인 셰익스피어가 '비즈니스'란 단어를 지금과 전혀 다르게 사용했단 것, 그리고 경제학 저서로만 알고 있던 '국부론'이 언어학적으로도 비즈니스의 의미와 맥락을 바꾸어 놓은 책이란 사실은 전혀 몰랐으니까. 바로 그런 점에서 교양서로도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 쓰는 평범한 단어들도 먼 미래에는 쓰이지 않거나 전혀 다른 뜻으로 변화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언어학(특히 영문학), 인문학,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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