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용어의 탄생 - 역사의 행간에서 찾은 근대문명의 키워드
윤혜준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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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준, <근대 용어의 탄생>: '용어'의 역사를 톺아보다




흥미로운 신간이 나왔다

'근대 용어의 탄생'이라는 제목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평범한 '단어'들이

어디에서 어떤 역사를 거쳐 만들어지고 의미가 변천되어 왔는지를 다루는 책이다


한국인 저자가 지은 책이지만 Alphabetical order로 쓰여 있다


알파벳 순서에 따라 총 24개 용어를 설명하는데

각 단어들이 소챕터처럼 나누어져 있어서

대중교통이나 카페에서 등등 들고 다니면서 챕터별로 짧게짧게 읽으며 지식을 집어넣기 좋았다. 교양을 같이 쌓는 느낌이랄까...?

출근길이나 평소 용어, 역사 관련 교양을 기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ㅋㅋ


다양한 단어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요즘 상법을 공부하다 보니

Business 비즈니스

Capitalism 자본주의

이 두 단어의 역사성에 눈길이 갔다.


우리가 흔히 경영, 사업 관련 단어로 쓰고 영어에선 not my business (내알바 아니다) 라는 표현으로도 쓰지만 사실 비즈니스란 단어의 근원지인 셰익스피어가 쓴 '비즈니스'는 전혀 '돈벌이'와 관련된 뜻은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음모' '이야깃거리' '심각한 업무'같은 표현으로만 쓰였다고.

이후 피첨의 시조에서도 '비즈니스'는 종교적, 윤리적 뉘앙스에서 부정적 뉘앙스로만 쓰였는데, 이후 유명한 로빈슨 크루소의 작가인 대니얼 디포에 의해 '비즈니스'는 '일'이라는 느낌으로 사용된다. 다만 이때는 '일거리, 사무' 정도의 느낌이지 오늘날처럼 '이익을 창출하는 일'이라는 뉘앙스는 아니다.

비즈니스를 오늘날의 뜻으로 바꾼 결정적 계기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분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핀 제조업을 '비즈니스'로 지칭하는 한편

전통적이었던 비즈니스의 용례를 함께 사용했다고 한다.

벤담의 영향을 많이 받은 밀 역시 '비즈니스' 용어를 사용하며

드디어 비즈니스는 전적으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이윤 추구 행위란 뜻을 얻게 된다.


/ 이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사용하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단어들의 어원을 살피고 또 어원뿐 아니라 그 단어가 역사, 시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왜 변화했는지 살펴보며 따라가 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또, 용어들의 역사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전혀 몰랐던, 그러나 우리에게 친숙한 책이나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영국의 대문호인 셰익스피어가 '비즈니스'란 단어를 지금과 전혀 다르게 사용했단 것, 그리고 경제학 저서로만 알고 있던 '국부론'이 언어학적으로도 비즈니스의 의미와 맥락을 바꾸어 놓은 책이란 사실은 전혀 몰랐으니까. 바로 그런 점에서 교양서로도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 쓰는 평범한 단어들도 먼 미래에는 쓰이지 않거나 전혀 다른 뜻으로 변화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언어학(특히 영문학), 인문학,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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