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서점 - 금정연과 김중혁, 두 작가의 서점 기행
프로파간다 편집부 엮음 / 프로파간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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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탐방서점> 금정연과 김중현 두 작가의 서점 기행, 프로파간다 (2016: 서울시)
0509/2019 목요일에 읽기를 마쳤다.

<탐방서점>에는 8개의 서점이 등장한다.

매 인터뷰마다 수익구조에 관한 질문이 나오기 때문에 출판계 내에서 서점 운영의 현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서점 수익구조에 관한 질문은 출판시장에 탈출이 아닌 진입을 한 사람들이 있다는 점 자체가 매우 의아한 일이라는 데 대한 동의가 깔려있는 질문이다.

2016년 8월에 이 책이 나왔을 때 구입해서 이제야 읽었으니 3년여의 시간 동안 서점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놀랍게도 일단멈춤을 제외한 7개의 서점이 여전히 운영중이었다. 중형서점인 한강문고를 빼고 보면 이 책에 등장한 독립서점들의 영업기간은 9년에서 3년 사이에 분포되어 있다.

유어마인드 (2010년 오픈 ~ ) / 고요서사 (2015년 오픈 ~ ) / 책방만일 (2014년 오픈 ~ ) / B-PLATFORM (2016년 오픈 ~ ) / 일단멈춤 (2014년 오픈 ~ 현재 폐업 ) / 한강문고 (2007년 오픈 ~ ) / 땡스북스 (2011년 오픈 ~ ) / 햇빛서점 (2015년 오픈 ~ )

과일가게에 가서 무엇을 팔아서 수익을 내냐고 묻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서점은 무엇을 팔아서 수익을 낼 지 고민해야 한다. 각 서점들이 택한 생존전략은 같지는 않지만 소매업자이자 생산자가 되는 전략을 택했다. 각 서점들이 책의 주변에서 생산하는 유형/무형의 것들은 쌓였을 때 생길 변화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창작의 차원에서 기존의 것과는 다른 새로운 것이 튀어나올 수도, 기존의 유통망을 벗어나는 새로운 뭔가가 나타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나왔을 떄 지금 거점처럼 마련돼 있는 작은 서점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 봅니다.” [ 270, 금정연]

2018년 3월에 시작된 창작물 이메일 구독서비스 <일간 이슬아>는 성공하였고, 기존 작가들의 창작물 구독서비스 시도로 이어졌다. 독립작가의 출현이 독립서점이라는 거점과 결합될까?

(이슬아 작가는 ‘헤엄’이라는 1인 출판사를 열어 자신의 글을 단행본으로 출간하였고, 일간 이슬아 이메일 구독서비스는 2019년 현재에도 진행중이다.일러스트레이터 이다, 에세이스트 김현진이 창작물 이메일 구독서비스를 진행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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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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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별장: <<닥터 홀의 조선 회상>>에 나오는 원산과 화진포, 소래포구의 여름별장들을 떠올렸다. 올해는 휴가를 가지 못했는데 올 여름에 읽은 두 권의 책에 모두 여름별장이 펼쳐졌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기본 설정은 징그럽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펼쳐지는 여름별장의 건축사무소는 연필 깎는 시간까지 따로 정해 놓는 건축가들이, 심지어 숙식을 함께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징그럽다.(p.64: "아직 얘기 안 했던가. 연필은 아침과 오후에만 깎게 되어 있어. 저녁에는 깎지 않아. 그리고 자네 연필, 아직이름이 안 붙어 있네. 이런 식으로 확실하게 표시해두라고.") 젊은 건축가와 노건축가의 관계가 이야기 전체를 틀잡고 있고 "선생님"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는 세계여서 징그럽다. 유키코와 마리코 사이를 희미하게 부유하는 젊은 건축가 사카니시는 하루키적 일본 남성으로서 징그럽다.

#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등장하는 사물들의 부피와 둘러싼 공간이 감각적으로 묘사되어 있고 그 공간에서 낭만적인 이야기가 천천히 흘러간다. 어떤 낭만,낭만,낭만 그러나 아주 마음이 아프지는 않은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나는 기억 속 공간들을 떠올리며 하는 독서라 즐거웠다. 지난 주에 고향에 가서 열한살의 여름에 걸스카우트 하이킹을 간 길을 찾아가 걸었었다.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만든, 갓길 위로 흐르는 실천에 작은 우박들이 떠내려가던 걸 보았던 일, 어두운 정자에 앉아 긴 여름 소나기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선득한 바람을 맞았던 일 같은 것들이 떠올랐다. 그 하이킹 길에서 과거의 감촉들을 다시 상상해보는 기분과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비슷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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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저녁이 저물 때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길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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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의 글을, 하루의 시작을 미루는 긴박하고 지루한 오전 10시에, 읽었다.

작품을 망치고 마는 번역자의 글도 있다. 천천히 내려와 닫히는 커튼을 벌컥 젖히고 번역자의 얼굴을 들이미는 것 같은 글 말이다.

배수아 글의 경우, 천천히 내려오는 커튼이 모두 내려오고 막이 완전히 내리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후에 커튼 위로 어른거리고 일렁이는 작품의 그림자를 가리킨다. 나는 이 책 말미에 붙어있는 번역자의 글과 함께 아직 움직이는 작품의 그림자를 감상할 수 있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 문학가로서 번역가, 번역가로서 문학가인 배수아는 예니 에르펜베크의 이야기에 익사하지 않고 살아남아 이 이야기의 증인이 되었다.

“나는 헤니에게, 번역가는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있어야 하고 내가 번역작업에서 중시하는 점 가운데 하나는 원본 텍스트에 내재한 음악과 리듬이라고 말했다.”

    

P.S. <<모든 저녁이 저물 때>>에 대해서


     커다란 바위가 떨어지고, 그것보다 작은 돌, 그것 보다 작은 자갈, 그것보다 작은 모래가 떨어진다. 마지막 5권에서 그것보다 작은 먼지가 흩날리며 한 여자의 이름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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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aladin.co.kr/m/mletslooks.aspx?ISBN=8935670588#ItemCover
http://aladin.kr/p/gK80M

번역자의 글을, 하루의 시작을 미루는 긴박하고 지루한 오전 10시에, 읽었다.

작품을 망치고 마는 번역자의 글도 있다. 천천히 내려와 닫히는 커튼을 벌컥 젖히고 번역자의 얼굴을 들이미는 것같은 글 말이다.

배수아 글의 경우, 천천히 내려오는 커튼이 모두 내려오고 막이 완전히 내리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후에 커튼 위로 어른거리고 일렁이는 작품의 그림자를 가리킨다. 나는 이 책 말미에 붙어있는 번역자의 글과 함께 아직 움직이는 작품의 그림자를 감상할 수 있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 문학가로서 번역가, 번역가로서 문학가인 배수아는 예니 에르펜베크의 이야기에 익사하지 않고 살아남아 이 이야기의 증인이 되었다.

“나는 헤니에게, 번역가는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있어야 하고 내가 번역작업에서 중시하는 점 가운데 하나는 원본 텍스트에 내재한 음악과 리듬이라고 말했다.”

P.S. <<모든 저녁이 저물 때>>에 대해서
커다란 바위가 떨어지고, 그것보다 작은 돌, 그것 보다 작은 자갈, 그것보다 작은 모래가 떨어진다. 마지막 5권에서 그것보다 작은 먼지가 흩날리며 한 여자의 이름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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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 비타 악티바 : 개념사 18
장문석 지음 / 책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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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과 관련한 논의를 짧은 책 안에 정리하고 있다. 개념사 시리즈를 표방하며 책세상 출판사에서 꾸준히 발행하고 있는 비타 악티바 시리즈의 열여덟번째 책이다.

파시즘이라는 개념을 어원, 역사적 차원, 발생 원인, 새로운 논의들 이라는 축 내에서 살펴보고 있다. 파시즘 그 자체에 관한 책으로 평가하자면 우선 분량상으로 부족함이 느껴질 테이지만 파시즘과 관련한 논의들의 `지도`라고 보면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일상에서 자주 접하고 사용하고 있는 개념을 낯설게 만든 다음-개념을 벗어나 수식어로서 확장된 지점을 확인하게 해 준다.-개념 주변을 살펴봄으로써 개념의 좌표를 확인한다. 개념을 논의들의 총체 안에서 확인하려는 작업인데, 여타의 입문서와 개념사 시리즈로서의 {파시즘}이 차별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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