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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 절망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대니얼 깁스 외 지음, 정지인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8월
평점 :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 것일까,
'지금',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질문하게 된다.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를 읽으며, 대니얼 깁스 교수의 감정을 남겨야 할지 아니면 그가 우리에게 남긴 정보를 정리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 고민을 했다는 것은 이 책을 통째로 블로그에 옮기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가 쓴 감정 중 대니얼 깁스의 부인인 로이스가 한 행동에 집중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로이스(보호자)의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으니, 집중했던 것 같다. 대니얼 깁스 교수가 힘들어하면 지지해 주고 함께 하며 당황하지 않고 다른 경로를 찾을 수 있는 역할을 한 로이스의 마음과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기도 했다.
<치매 걸린 뇌과학자>의 감정
"알츠하이머병을 안은 채 보낼 장차의 세월은 유난히 버겁고 높은 거석처럼, 가파른 암벽처럼 느껴진다." (36p)
내가 알지 못한 본인의 (환자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꼈다.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얼마나 불안하고 힘들었을까,
"가족들은 자신들이 아는, 또는 지금까지 알았던 그 사람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었다." (80p)
기억은 잃어가되, 그대로 가족 곁에 남아 있으면 좋으렸만 가족의 곁을 떠나려고 애쓰는 모습에 마음이 겨울 바다의 바람처럼 아려온다.
이따금 심란한 꿈이나 어떤 기분, 기억나지 않는 순간이나 우울의 늪이 나를 붙잡고 알츠하이머병의 길 가장자리로 정신을 잡아끈다.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심연을 엿보게 되는 불안한 순간이다. (202p)
대니얼 깁스는 의사다. 의사도 사람이다. 어떤 병이든 병 앞에서는 평등한 사람이 되며, 무릎이 땅에 닿으며 똑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 단, 다른 것은 그 질병 앞에서 얼마나 노력하냐에 따라 자신이 살아갈 날의 길이나 폭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치매 걸린 뇌과학자>의 정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다섯 가지 대항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유산소 운동 (2) 지중해식 또는 마인드 식단 (3) 정신을 자극하는 활동 (4) 사회적 참여 (5) 양질의 수면. 만약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다면 이를 잘 관리하는 것도 추가된다. (163p)
대니얼 깁스가 말한 치매의 대항 전략 5가지에 대해 책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근데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며 꾸준하게 해나간다면 치매 유전자가 있든 없든 간에 우리는 치매라는 노화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알츠하이머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자마자 나는 이 다섯 가지 권고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164p)
나 또한 가족력에 대해 부모에게 설문을 해보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60~70대 초반에 돌아가셔서 치매 유무 확인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현재 엄마에게 가능성을 확인하였기에 나는 다섯 가지 권고 사항을 앞으로 해나갈 것이다.
(1) 유산소 운동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속도를 50퍼센트 낮추는 약이 있다면 우리는 기적이라며 환호할 것이고, 이 약이 바로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은 명백하게 긍정적인 보호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165p)"
유산소 운동을, 대니얼 깁스가 본 거의 모든 연구에서 운동은 인지저하 속도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아밀로이드와 관련된 뇌 위축 비율을 감소시켰다고 한다. 유산소 운동의 강약 또는 어느 정도를 해야 하는지에 묻는 일들이 많다. 책에서는 개와 산책하는 정도의 운동도 인지 가동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2) 지중해식 또는 마인드 식단
"지중해 식단은 뇌 건강뿐만 아니라 심혈관 건강도 증진한다. 통곡물, 녹색 잎채소, 콩, 견과류와 베리류 등 뇌 건강에 좋다는 증거가 가장 많은 식품에 중점을 둔다. (167p)"
지중해 식단을 하다 안하다한 사람도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줄어든다고 한다. 식단을 매우 잘하면 최고겠지만 일주일에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지중해 식단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요즘 지중해 식단은 아니지만 깨끗한 식단을 하려고 노력한다. 짜장면, 떡볶이, 햄 등 자극적인 음식을 안 먹으려고 노력하고 야채와 과일로 깨끗한 식단을 한다. 엄마한테만 잘 드시라고 하는 것보단 함께 먹으면 나도 좋고 엄마도 함께 하니 좋아 전체적으로 식단을 바뀌고 있는 중이다.
(3) 정신을 자극하는 활동
"지적 활동(책 읽기, 게임하기, 수업 듣기)과 사회적 활동(친구나 친척 만나기, 영화관이나 레스토랑이나 각종 센터에 가기, 지역사회 자원봉사, 종교 행사 참석)은 모두 치매의 시작 시점을 유의미하게 지연시켰다. (170p)"
중년부터 노년까지 '꾸준하게' 많은 가짓수로 활동을 하면 인지 손상이 줄어든다고 한다.
(4) 사회적 참여
사회적 참여 또한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참여가 어렵다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정원일을 하거나 산책 등, 이웃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추천한다.
(5) 양질의 수면.
"수면 중에 뇌의 아밀로이드가 청소된다는 증거가 나왔다. 나는 반드시 최소한 7시간 반은 자려고 한다. (174p)"
그밖에 당뇨와 고혈압은 치매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 중에 하나로 꾸준하게 관리해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건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해도 손해 안 볼 실천사항이다. 특히나 식단은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해 보고 싶다. 매끼 식단은 어렵겠지만 하루에 한 번, 이틀에 한 번씩 계속해서 해보고 싶다.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단짠단짠 음식은 하겠지만 집에서만큼은 식단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삶이란 참 좋은 것이다. (254p)
자신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본인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대니얼 깁스 교수는 이제 불안보단 지금을 살고 있으며 삶이 참 좋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불안과 걱정보단 지금 내가, 그리고 조금 더 긴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의논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모두가 삶은 참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