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평점 :
품절


여름을 보내려고 준비한 어느 날 만나게 된 에세이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하태완 작가의 도서이다. 2년 전 <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좋아>를 밀리의 서재에서 읽었고, 7년 전 <모든 순간이 너였다>로 글을 만났었다. 7년 전이나 2년 전이나 글로 사람을 토닥토닥하는 메시지를 여전히 전해주고 있었다.

2025년에 만난 여름의 글은 '그럴 수 있어' 그러니 조금만 더 버텨내보는 건 어떤지, 아니면 나와 함께 버텨냈으면 하는 마음들이 담겨 있는 것 같다. 나이가 시간에게 물들어가는 것 같았다. 어떤 색으로 물들일지는 내 마음이 어떻게 변하냐에 따라 여러 가지의 색으로 변할 수 있다. 나는 푸른 초록의 여름 색상을 물들이고 싶었다. 언제나 신선하고 상쾌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모든 에세이에서 나를 먼저 돌보고 나를 알아보라고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나 SNS와 함께 자라난 우리는 나보다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즐기기도 한다. 나 또한 그런 삶을 살았었다.

나는 책을 만나고 내가 하고 싶은 또는 꾸려보고 싶은 책방을 생각하며 목표로 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독서모임, 필사 등 독서하며 나눌 수 있는 것들을 꿈꾸게 되었고 하고 싶어졌다. 지금 미래에 하고 싶은 것들은 남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다. 이 모든 것들을 생각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다.

- '내일을 약속하지 않아도 괜찮은 관계', 서로가 신뢰하는 관계여야만 가능하다. 내일이 아니어도 곧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 관계 들이다. 나에게는 블로그 이웃들이 내일을 약속하지 않아도 괜찮은 관계이다. 가끔씩 책 이야기를 나누던 이웃들에게 소식이 없어도 그들은 어떤 곳에서도 책과 함께 하기에 늘 잘 지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 지금 책 이야기를 나누는 이웃들에게는 내일이 아니어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책 이야기를 들고 나타날 거라는 믿음이 있다.

- '정직한 문장 하나', 독서하는 사람은 정직한 문장 하나에 웃고 운다. 나도 책을 보다가 반한 문장이 있을 때는 노트 한구석에 적어놓기도 하고 필사를 제대로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문장 하나를 오랜 시간 동안 머릿속에 남겨두어 내 어깨를 토닥여 주기도 한다. 사소하지만 정직함을 통해 우리는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 '혼자서도 기꺼이 웃을 수 있는 시간', 혼자서도 조용히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게 바로 재미있는 소설, 유쾌한 소설을 읽는 순간이다. 나에게는 <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책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단순하게 "요즘 어떻게 잘 지내고 있어?"라고 묻기보단 "오늘 저녁밥은 뭐 먹었어"라고 묻는 사람이,

나를 사랑 해주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것, 내 끼니나 밥에 관심 있고 오늘 하루 밥 한 끼는 잘 먹었나 묻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머니 집에 가면 고봉밥을 주신 건가, 할머니는 말로 표현 못 한 사랑을 밥으로 하셨던 것 같다. 그때는 그 밥이 너무 많아서 버거웠다. 할머니의 넘치는 사랑이 그 버거움이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어렵더라도 지금을 사는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한다." (95p)
암만, 지금을 살아야지 왜 자꾸 과거로 가서 괴로워하고 미래로 가서 불안을 자초하지 않았으면 한다. 단순하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생각 보다 지금에 집중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최대한 해보는 만큼 해보자 그게 나의 목표를 만드는 데 뚜렷해지지 않을까,

삶이란 결국 내가 시작해서 나만이 끝낼 수 있기에.

"단지 내가 운전하는 택시처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오가는 손님에 아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내가 그렇듯 그들도 나름의 여정이 바삐 간 것일 테니." (103p)

대학을 나와 사회생활 10년, 또다시 대학을 나와 사회생활 10년 도통 알 수 없었던 삶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준 글이었다. 왜 자신만의 삶, 나만을 위한 삶이라 말하는지 알았다. 내가 시작해서 나만이 끌 낼 수 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내 삶의 운전자는 나다 거기에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나와 관계했던 모든 사람들이다. 때로는 관계가 소홀해져 이제는 잊힌 사람들은 여정이 바쁘기에 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렵지 않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눈부시다."
나는 존재만으로도 눈부신 사람이라는 걸 우리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잘나고 못나고가 중요한 게 아닌 '존재'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눈부신 사람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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