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클래식을 읽는 시간 - 읽으면 듣고 싶어지는 클래식 이야기 207
김지현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평점 :
클래식 도슨트 <클래식을 읽는 시간>
<클래식을 읽는 시간>의 목차를 보며 제일 먼저 본 것은 2악장 악기의 음악에서 다재다능한 건반악기의 세계를 제일 먼저 읽었다. 임윤찬이 피아니스트니깐 당연 피아노와 관련된 것들에 관심이 갔다. 그래서 책을 보며 재미있게 읽었던 것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 내 마음대로 피아노 에피소드 1, 모차르트 VS 베토벤의 배틀 ]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가 끝나고 앵콜 무대에서는 머리가 거의 헝클어져서 베토벤을 연상케한다. 책에서도 베토벤과 모차르트가 연주 대결을 했다면 누가 이겼을까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만약 두 피아니스트의 대결이 이루어졌다면 누가 승리했을까, 그런데 이 둘의 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다. 모차르트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 후 베토벤이 최고의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연주는 통통 튀는 소리와 발랄함을 가졌고 베토벤은 부드러운 소리의 연주해서 둘의 연주는 호불호가 갈렸을 것 같다. 둘의 연주가 달랐던 이유는 피아노의 성능 때문이라고 했다. 모차르트는 페달이 무릎 쪽에 달린 초기 피아노를 사용했고 베토벤은 발로 밟는 페달을 연주를 했다. 페달이 위쪽에 달리냐, 아래쪽에 달리냐에 따라 소리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같은 곡을 함께 피아노로 연주를 했다면 환상의 연주가 되지는 않았을까,
<클래식을 읽는 시간>을 보다 보면 악기도 어떤 시대는 흥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발전해 왔음을 알게 되었다. 피아노도 업그레이드되면서 음향과 성능이 발전된 것이다.
[ 내 마음대로 피아노 에피소드 2,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
올해 봄 3월에 임윤찬의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했었다. 연주곡이었던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또 다른 이름이 있었다고 한다. 그 이름이 참 길다. '2단 손건반을 가진 쳄발로를 위한 두 개의 아리아와 여러 변주'라고 한다. 여기서 나오는 쳄발로는 건반악기로 피아노와 비슷하게 생겼고 건반을 누르면 구조상 뜯어서 소리를 내어 부드럽고 작은 소리가 난다고 한다. 쳄발로는 뜯어서 소리를 내고 피아노는 때려서 연주를 하는데 바흐는 쳄발로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안타깝지만 바흐가 만든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피아노로 연주하지 못하고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 내 마음대로 피아노 에피소드 3, 피아노의 세 개의 페달 ]
일산에서 열린 임윤찬의 피아노 리사이틀 때 자리가 가까워서 피아노 페달 구르는 것을 자세히 본 적이 있었다. 피아노 연주는 손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발도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페달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페달은 총 3개인데 왼쪽은 소프트 페달이고 건반을 오른쪽으로 움직여 빗맞게 해서 소리를 작게 만들면서 부드럽게 해준다고 한다. 가운데 페달은 소스테누토 페달로 원하는 음만 길게 내고 싶을 때 사용하고 그랜드 피아노에만 달려있는 페달이다. 마지막으로 많이 쓰는 오른쪽 페달은 댐퍼 페달이고 피아노 줄의 진동이 길어진다고 한다.
나중에 연주회를 가게 된다면 피아노의 페달을 더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페달을 보면서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지 또렷한 음들이 많은지를 귀로 자세히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 내 마음대로 클래식 기초 1, 연주곡 제목도 알고 보면 의미가 있다 ]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연주한 곡으로 펠릭스 멘델스존의 '무언가 마장조 OP.19-1', '무언가 마장조 OP.85-4'가 있었다. OP는 오푸스(Opus)로 라틴어에서 유래되어 '예술작품'을 의미한다고 한다. OP.19-1의 의미는 작품 번호(예술작품) 19-1인 것이다. 작품 번호가 사용된 것이 출판업의 성장 때문이라는 언급이 있다. 역시 발전하면서 제목의 변화도 가져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난번 연주에서는 OP(오푸스) 말고 다른 알파벳이 보였었다. 바로 'BWV988'이다. BWV(Bach-Werk-Verzeichnis)은 바흐의 또 다른 작품 번호이다. 오푸스 말고 다른 단어나 약자로 불리는 경우는 작곡가가 세상을 떠나고 다른 학자들이 작품을 정리해서 세상에 내보이는 경우라고 한다. 여러 학자들이 연구할 경우 작품 번호가 다 다르다고 한다. 작곡가의 작품을 누가, 어떻게 정리했냐에 따라 작품 번호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 내 마음대로 클래식 기초 2, 오케스트라에 악보를 전담하는 사람이 있다. ]
오케스트라를 보면 연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책에서는 100명이 넘는 오케스트라의 악보를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나에게 새로운 우주를 선사했던 날의 사진을 봤는데 연주자들이 악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악보를 개인이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담하는 팀이 있다고 한다. 바로 '악보 전문위원'이라고 한다. 악보도 지휘자용, 단원용이 따로 있고 지휘자용 악보는 총보라고 부른다.
악보 전문위원 팀은 순수 악보를 나눠주고 복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작권, 공연권 등에도 관련해서도 일을 해서 중요한 팀이라고 한다. 악보를 대여해 주는 곳의 조건이 까다로울 경우 고생하는 일이 있다고 한다. 함께 하는 연주자들이 많을 경우 악보 전문위원들은 더 바빠지고 할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책 <클래식을 읽는 시간>에는 오케스트라의 악기인 오보에, 플루트, 피콜로, 클라리넷, 바순, 트럼펫, 호른, 튜바, 수자폰,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하프 등 수많은 악기를 목관악기, 금관악기, 현악기로 나누어 지식을 쌓을 수 있게 해주었다.
정말 기초적인 것부터 자세한 역사까지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새로운 지식을 쌓는다는 게 즐거웠다. 다음번 연주회에 가면 보이는 것들이 더 많아져서 바쁠 것 같다. 음악은 모르고 들어도 무관하다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 집중했던 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알고 듣는다면 연주가 더 또렷하게 들리며 더 많은 것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