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Book, The Cities of Ballpark : New York, Boston, Chicago, Atlanta, Los Angeles - 전5권 - 뉴욕, 보스턴, 시카고, 애틀란타, 로스엔젤레스에서 만나는 야구의 모든 것
F & F 엮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야구광이다. 아이디에서도 드러나듯이 나는 OB팬(지금은 두산이지만...)임을 밝히고 시작한다.
1982년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처음 발을 내딛을때 나는 당시 중2였음에도 불구하고 OB 어린이회원에 가입했다. 딴에는 중딩이라 초딩처럼 그 멋진 오비 모자나 점퍼를 입고 나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82년 원년우승 했을때의 그 벅참과 흥분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후 야구는 지금까지 내 인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닥을 헤매던 암흑의 10여년을 견뎌낸 후 김인식 감독과 김경문 감독으로 이어지는 베어스만의 '믿음의 야구! 뚝심의 야구!'...정말 딱 내 스타일이다. 매년초 전문가들이 항상 4강권 밖의 전력으로 평가를 해도 매년 강력하고 끈끈한 야구를 보여주는 베어스...이때문에 '기적을 보고 싶다면 베어스팬이 되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나는 그런 베어스를 사랑하고 앞으로도 베어스팬일 것이다. 나의 두 아들도 물론 베어스팬이다.(얘기가 많이 옆으로 샜다. 베어스 얘기만 나오면 침을 튀기니...) 암튼, 요즘은 두 아들과 주말에 캐치볼 등을 하는게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빨리 시즌이 시작되어야 야구장에 갈 수 있을텐데...

이런 아쉬움 속에 집어든 책이 바로 'THE CITIES OF BALLPARK' 라는 책이다.
메이저리그의 5개 도시 8개팀(뉴욕의 양키즈와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와 화이트삭스, 애틀란타 브래이브스, LA 다저스와 에인절스)에 대한 것으로 단순히 야구 이야기 뿐만 아니라 야구와 관련된 문화와 그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그 도시의 분위기와 가볼만한 곳 등 여행 가이드 역활을 해주는 책이다.

야구광이라 야구에 관한 것은 물론이고 '밤비노의 저주', '염소의 저주' 등도 거의 다 아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응원가의 유래라든지 그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 또 그들은 어떻게 야구를 즐기는지, 또 야구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에 녹아 있는지 등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그 도시의 클럽이다든지 쇼핑, 맛집까지 소개한 것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더우기 깔끔하고 다양한 사진으로 소개를 하였기에 더욱 그 느낌이 와닿아서 좋았다.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 야구란 즐기는 수준의 스포츠 경기가 아닌 문화이고 축제이며 또한 삶이다'. 아!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솔직히 말하면 부러웠다. 물론 그들의 140년 역사와 27년의 우리나라 야구 역사를 비교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야구를 즐기는 그 방식과 여유, 다양한 연령층과 몇 대에 걸친 자기 팀에 대한 사랑 등은 부러움을 넘어 우리가 느끼는 것과는 사뭇 다른 뭔가가 그들에게서 묻어나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해 아쉬운 점도 좀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야구와 여행을 접목한 정보 서적이다. 그러나 야구 관련 소개도 뭔가 부족하고, 여행 서적이라고 하기에도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더우기 그 수 많은 오타란...정말 보다가 성질이 날 정도였다. 사진과 설명이 안맞는 것도 있고 목차에서부터 보스턴과 LA를 뉴욕이라고 써놓았다. 하물며 애틀란타 브래이브스를 보스턴 브래이브스로...좀 더 오타나 오기에 신경을 써줬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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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 사이드의 남자 1 뫼비우스 서재
칼렙 카 지음, 이은정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칼렙 카의 [이스트 사이드의 남자]...정말 명작이라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 작품...
아!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압도했다. 아니 수준이 한참 밑인 내가 이런 말할 처지도 아니지만 단순히 소설(픽션)의 단계를 넘어선 대중적인 역사소설(팩션)의 표준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평가를 받은 그 작품이다.

 

처음에는 좀 지루했다. 모든 건물, 길, 거리 하나하나에도 세세한 묘사로 인해 긴장감이 떨어지고 페이지턴이 무척 더뎠다. '내가 너무 기대치가 컸나?' 라고 생각될 즈음 요즘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그렇듯이 쉽게 읽히고 빠른 사건 전개와 뒤통수 치는 반전에 너무 길들여져 있다는 점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중반으로 갈수록 펼쳐지는 이야기에 그 긴장감과 속도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며, 그 논리 하나하나, 추론 하나하나에 점점 빠져 들었다. 그러니 이제 지루하기만 하던 그 건물, 길, 거리 등에 대한 세밀한 묘사까지도 점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완전히 그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그 시대를 산 사람처럼(아니 실제 그 시대를 살아도 이렇게 자세히는 모를 것이다.) 100년 전의 뉴욕의 거리와 그 당시의 상황, 분위기 등을 제대로 고증하고 연구하여 작품을 썼다는 것을 제대로 느꼈다.

 

미 대통령에 오르기 전 뉴욕 경찰청장으로 일하던 시절의 루스벨트 뿐만 아니라 J.P 모건, 퓰리처, 허스트, 델모니코 레스토랑 처럼 실제 인물들의 묘사로 그 당시 어떻게 그 업적을 이루었는지가 간간히 나옴으로서 재미를 더 했다. 물론, 팩션이라 인물들과의 설정이 약간 틀리긴 하지만(소설 속 제이콥 리스는 47살, 링컨 스테픈스는 30살이지만 서로 야자에 티격태격하는 친구로 묘사되지만) 이는 이 작품 속에서 티끌만큼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또한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지문 감식법이나 베르티용 검사법 같은 다양한 과학수사기법이 등장하고, 범죄자의 심리를 추적하기 위해 비슷한 범죄자들을 인터뷰하며 범인의 실체를 재구성하는 과정 등이 상세하게 묘사된다. 범인의 협박 편지 한 장을 단서로 범인의 필체, 감정, 학력 등 다양한 특징과 정황을 추론해내는 프로파일링 기법은 가히 혀를 내두르게 한다.(아마 두 세번은 더 읽어봐야만 할 것 같다.)

 

이 소설은 예상대로 그리 밝지 못하다. 주제부터 소재까지...술과 마약, 매춘, 특히 아동 동성애 매춘이 주 소재이니 그러할 것이다. 거기에 살인하는 방식까지...웬만한 호러물은 저리 가라다. 이런 무거운 얘기를 끌어가면서도 이 책의 '나'라는 화자인 신문기자 존 무어를 내세워 의외로 곳곳에 고급스런 유머와 상황을 설정하여 분위기를 의외로 경쾌하고 밝게 이끌어가는 점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미친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미친 사회가 범죄자를 만들어낸다는 사회고발적인 주제에 자식 둘을 키우는 부모 입장의 나로서도 느끼는 바가 남다르다. 어제 때린 꿀밤 2대...이제 초딩 6학년이라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인데...
암튼,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를 가훈으로 열심히 정성껏 사랑으로 키워야겠다. 뭐 사회가 어떻고 나라가 어떻고...이런 거 따지기 전에 내 가정부터 잘하면 되지 않을까...부디 많은 건 바라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도 커서 이 아비와는 다르게 다른 이에게 봉사하고 기부할 줄도 아는 그런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쓰다보니 반성문...?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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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의 론도 오리하라 이치 도착 시리즈 1
오리하라 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사각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론도의 도착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작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도착의 귀결 도착의 론도 도착의 론도...

 

이렇게 시작하는 이유는...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이 책이 계속 내 머리 속에 맴돌기 때문이다.
(미리 밝히지만...이 서평도 말 그대로 '론도'형식이다. 순서? 무시 그냥 생각대로 쓰면되고...ㅋㅋ)

 

서술트릭의 최고수라는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 시리즈 중 첫번째 작품 [도착의 론도]!!
일반적으로 서술트릭을 전면에 내세우면 그 트릭이 밝혀졌을 때 독자들이 느끼는 충격은 상당히 떨어지는 법이다. 그러나 이 작가는 버젓이 서술트릭이라고 전면에 내걸고 독자들에게 한 판 승부를 벌이자고 유혹한다.

 

'그래? 좋아...' 나도 당연히 그 승부를 받아들였으며 즐기고 싶었고 솔직히 가능하면 이기고 싶었다. 원래 정독하는 스타일지만 더욱 더 읽는 내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읽어 나갔다. 서술트릭의 대가라니 아무리 정신을 차려도 트릭에 넘어가고 말것이다. 그러나 씁쓸하게 속는 것 아니 사기당하는 것 만큼은 싫었다. 책에 나오는 날짜나 숫자들, 각 인물들의 행적 등을 정말이지 주시해서 보았다. 아! 그랬더니 약간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좀 비는 것도 보이고 허술한 점이 보이는 등 단서가 좀 있었지만........결국 한마디로 거기까지였다.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비슷하게 근접했으나 그 반전에 반전...거기에 또 다른 반전으로 카운터 펀치를 매기니...흐흐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


더우기 에필로그까지 끝난 뒤 작가의 후기 또한 이 소설의 별미이다.
그냥 일반적으로 책의 소감을 쓴 후기가 아니라 교묘히 이 책과 연결시켜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구분이 더욱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깜찍한 후기이다. 후기를 읽는 동안에도 '어? 아직 안끝났나? 또 다른 뭐가??' 라는 심정으로 다시 한번 긴장하게 만든다. 오랫만에 정말 제대로 된 추리소설을 보았다. 정말 대단하고, 기발하고, 깜찍하고, 능글거리는 작가이다. 아주 유쾌하고 통쾌하고 짜릿하게 졌다.

 

서술트릭이라는 점을 내세우고도 오히려 그 점을 이용하여 독자에게 계속 "이건 서술트릭이니 눈떼지 마! 나중에 '이게 뭐냐?' 라고 원망하지 말라고! 정신차려! 이 친구야~~'라고 말하듯이 끊임없이 도전하며 역으로 허를 찌른다. 야마모토의 1인칭 시점 수기, 나가시마, 시라토리, 기도 등의 3인칭 시점이 번갈아가며 스릴을 높여가는 솜씨에 홀딱 빠져버렸다. 서술트릭의 장점은 두, 세번 읽을 때 비로소 진가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소의 마음이 이럴까? 되새김질...곱 씹는 재미랄까? 본격추리물은 한번 보고 트릭을 알아버리면 재미가 반감되는데 비해 서술트릭은 한번 더 읽으면서 그 단어, 문장 하나 하나마다 그 의미를 담고 있다. '아! 이 작가가 이걸 염두에 두고 이런 단어를...이런 문장을 구사했구나' 하는...

 

오리하라 이치라는 작가의 '도착'시리즈는 소문으로만 듣고 있다가 보았는데...역시 명불허전이다. 그 '도착' 시리즈 중 아직 두 편이 더 남았는데 [도착의 사각]과 [도착의 귀결]이 그 주인공이다. 다음 작품은 정말 중요한지, 아님 반전이 기가 막힌지 주요 부분을 봉인까지 했다고 한다. 물론 원서가 그렇단다. 그러면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출간될 때도 봉인이 되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아! 봉인! 그것을 째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물론 작가에게는 더 부담이 될 터이다. 뜯었더니 별로라면...ㅎㅎ
암튼 그 작품들도 최대한 빨리 만나보고 싶다. 그의 또다른 서술트릭이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끝난줄 알았져? 앞에서 얘기했잖아여...론도 형식이라 앞뒤 안가린다고...내가 생각나는 데로 쓴다. ㅋㅋ)


이 책을 읽은 자라면 누구나 '도착'과 '론도'을 뜻을 사전이든 인터넷이든 찾아 봤을 것이다. '도착'이야 책 표지 안쪽에도 설명이 있으니 그냥 봤다. '론도'도 읽다보면 나오겠지...처음엔 사람이름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
그러나 끝까지 안나오고 도중에 주인공이 쓴 소설 제목이 '도착의 론도'란다. 다 읽고 나서 그때서야 찾아보니 '1. 프랑스에서 생겨난 2박자의 경쾌한 춤곡 2. 주제가 같은 상태로 여러 번 되풀이되는 동안에 다른 가락이 여러 가지로 삽입되는...'이라는 뜻이란다.(네이버 사전도 끝을 안맺고 '삽입되는...'으로 끝났다는...^^)

 
너무 기막힌 제목이 아닌가?
거기에 목차는 또 어떠한가?
도작의 진행, 도착의 진행, 도착의 도작, 도작과 도착...
ㅎㅎ 지금 이렇게 쓰고 있으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보지 않은 사람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도착의 론도 봤어요? 안봤으면 말도 하지마세요"

16년간 도작의 도착을 기다리다 도착의 도작을 해오신 발작 김병만 선생의 말씀이 생각난다.

 

마지막으로...

책 225 페이지에 보면 시라토리가 원고지에 쓴 글을 히로미가 몰래 보는 장면이 있는데...광기를 보이는 시라토리가 쓴 글은 '야마모토 야스오'라는 이름만 계속 쓴 것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그냥 세어 보았다. 총 42번 나온다. 이거 세어 본 사람이 있을까? 나도 미쳐가는건가?
그 다음의 '야마모토 야스오를 죽여라'도 세어 보았냐고? 당근 세어 보았다. 답은? 당신도 직접 세어 보세여...

그리고도 시간이 나시면 이 서평 맨 위의 '도착의 론도'가 몇 번 쓰였는지 세어보시라!
과연 정답인지...네 군데 틀린 부분이 있을텐데~~~함 찾아봐여 ^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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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이런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또 나왔다. 곧이어 출간된 [옛날에 내가 죽은 집]까지 하면 올해만 벌써 9권째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전개로 페이지턴이 무척 빠르며, 이야기의 치밀한 구성력과 다양한 복선, 무엇보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 등 그의 작품을 한번이라도 접한 독자라면 그의 소설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비록 이 [아름다운 흉기] 같은 어이없는 책을 몇 권 볼지언정...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미스터리 작품이 아니다. 그러니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누가 그랬는지?' 또는 '어떻게 그랬는지?' 가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장 큰 장점이자 주특기인 '왜 그랬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는가? 그렇지도 않다. 그렇다고 빠른 속도감과 점점 긴장감을 더해 가는 서스펜스나 스릴러라 하기에도 많이 허술하고 부족한 감을 떨칠 수가 없다. 그냥 킬링타임용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랄까...

그러나 책 띠지에 보면 이렇게 써 있다.
"탄탄한 구성과 섬뜩한 반전, 히가시노 게이고의 걸작 추리소설"
음...내가 잘못된 것인가? 내가 너무 부정적인가? 내가 너무 기대가 컸던가? 아니면 아예 다른 책을 읽었나?
  
솔직히 책 내용은 별거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 책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독자라면...서점이나 인터넷 책 홍보 등에서 도핑과 관계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풀어나가는 흡입력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밋밋하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매력적인 힘이 없다. 마지막의 반전이 한 군데 있으나 그 정도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계에 이미 맛을 본, 아니 길들여진 독자라면 솔직히 실망스럽다기 보다 의아해할 정도이다.
'정말 이게 히가시노의 소설인가?...그래도 히가시노 인데...??' (물론, 다른 작가라면 어느 정도 중간 이상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사실 최근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몇 작품이 좀 별로였지지만, 그래도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고 얘기하는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다. 지금 내 책장의 책 중 작가별로 볼때 가장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는 이 또한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내가 히가시노를 접한 건 다소 늦었다.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일본 미스터리를 처음 접한 후...요코미조 세이시, 아야츠지 유키토 등의 본격물 책을 몇 권보다가 작년 여름 우연히 접한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완전히 빠져 버렸다.

그 당시 '아! 이런 추리소설도 있구나...아니 이건 그냥 추리소설이 아니다. 이런 대단한 작가를 이제야 접하다니...ㅠㅠ'  
그 후 [백야행], [방과 후] 등은 아주 좋았다. 그러나 [붉은 손가락] 이 단 한편...너무 실망했었다. 전작에 너무 강한 삘을 받아 그런지 아니면 한 작가만 계속 읽어 질려서 그런지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 후 히가시노의 책을 좀 피했었다. 대신 일본 작가로는 요코야마 히데오, 아토다 다카시, 미야베 미유키, 기리노 나쓰오, 오츠 이치 등의 소설을 주로 봤다. 그러다 다시 잡은 [악의]로...'그래도 역시 히가시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의]의 경우 내가 좋아하는 플롯을 가지고 있다. 한 사건에 대해 여러 명의 시각으로 동일 사건을 다르게 해석하는 그런 플롯을...

그런데 또 다시 이 문제의 책 [아름다운 흉기]를 보고 또 몇 걸음 뒤로 물러서는 느낌이다. 어떻게 이렇게 편차가 큰지...정말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의 작가가 맞는지...
그런데도 자꾸 히가시노 책에 손이 가는 이유가 뭘까?
중독!!!
그렇다. 그 이름만으로도 나뿐만 아니라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팬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분명 난 중독되었다. 한 작가의 전작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우깡처럼 자꾸 손이 간다. 다음 작품은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이다. 이번엔 또 어떤 작품일까? 좋으나 싫으나 또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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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퍼즐 픽션 Puzzle Fiction 2
드니 게즈 지음, 최정수 옮김 / 이지북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수학과 소설의 만남이라는 말 그대로 수학소설이다.
그러나 처음 기대와는 달리 너무도 실망스런 책이다. 예전에 읽었던 '골드바흐의 추측'을 다룬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한 외로운 수학 천재의 이야기]라는 책을 너무나도 재미있고 감명깊게 읽었던 나로서는 이 책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고 책을 집어 들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점점 읽을수록 드는 어이없음과 실망...한마디로 이 책을 읽느라고 소비한 일주일의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수학에 관한 얘기도 그저그렇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스토리텔링도 빈약하기 그지없다. 어떻게 이런 스토리텔링으로 400 페이지 넘게 썼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그나마 이게 작가의 역량이랄까? ^^;;) 아무리 그래도 소설이라는 장르에 속한 책이라면 적어도 조금의 소설적 재미라도 있어야 할텐데...이 책은 어설프게 억지로 짜낸듯한, 아니 그냥 짜집기해서 나열하기에 바쁜듯한 느낌이다. 

여기서 출판사의 책 소개를 그대로 옮겨 보면...
"숫자 0 즉, 제로가 발견된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한 여인의 삶을 그리고 있다. 밤하늘의 무한한 별을 세고 싶어 했던 고대인들의 소망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제로를 탄생시켰는지 소설의 형식으로 설명해준다." 라고 되어 있다. 

헉...어떤 설명을 해줬는데???
그냥 우연히 아! 이거네...아니면 옆에서 주워 듣고서 알아버린다는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해대고 있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발견과정의 정당성이나 객관성도 없다.(이 점을 보면 소설의 형식에 충실한건가?) 또한, 그것을 알기 위한...그것에 뒤따르는 노력, 집념, 번뇌, 좌절, 희망 등에 대한 어떤 묘사도 없다. 한마디로 절세미녀를 칭찬하면서 그냥 '아름답다' 이 한마디랑 같다. 어디가 어떻게 이쁜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같은 묘사가 전혀 없는 그냥 심심하고 밉밉하기만 하다. 단지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윤회설을 응용한 5000년에 걸친 아에메르와 오베이트 간의 사랑이야기인데 그렇다고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애절하지도 가슴에 와닿지도 않는 그런 사랑...단지 과연 이번에는 어떤 삶을 살까? 또 이번에는 누구와 잘까? 뭐 그 정도...(하물며 근친상간까지...ㅠㅠ 정말 가지가지 한다) 

드니 게즈라는 이 작가는 교수, 수학자, 역사학자,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에 영화감독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는 지식도 많고 여기저기서 수집한 데이타도 무척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지식 또는 데이타에 불과할 뿐 스토리가 되지는 못한다. 그 많은 데이타를 자기 생각 또는 주제에 맞게 이야기로 꾸미고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앵무새의 정리]에 묻어가려는(물론 이 책도 썩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안이한 책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

물론, 인상 깊은 대목이나 구절도 있다.
탄무지가 외친 '무엇이 나를 다른 사람들과 구별하고 남다른 존재로 만들어줄까?' 라든지...제로를 설명하면서 '가장 작으면서도 작지 않은 수', '부재를 존재로 간주한다는 것',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아무 것도 아닌 것' 등은 참 좋은 의미를 가진 문구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책의 띠지에는 이렇게 써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소설"

정말 이런 카피를 쓴 편집자나 기획자가 존경스럽다. 어떻게 이런 카피가 나왔는지...(혹, 프랑스에서의 홍보문구를 그대로 가지고 온 것일 수도 있다) 대단하다!! 그러나 한가지 인정할 부분은 있다. 어려운 출판계 현실 속에서도 소위 돈 되는 인기작가나 장르에 휩쓸리지 않고 수학, 물리, 화학 등의 관련 서적을 꾸준히 출판한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좀 더 좋은 책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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