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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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중동전쟁하면 먼저 떠오르는 기억은 이스라엘이 아랍을 초전박살 냈다는 전쟁에서 쉽게 승리하였다는 기사이다.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서술되기에 주로 이스라엘 민족의 우수성과 애국심을 강조하고 아랍과 이슬람을 적대시하는 관점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기사들이 대다수이다. 이러한 점은 중동의 오래된 갈등 구조와 복잡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편견이 심하다는 것을 이용하여 힘 있는 국가들이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동전쟁의 배후에는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등 많은 나라와 사람, 이권, 갈등이 있다고 한다. 또한, 전쟁에 참전한 중동의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 리비아, 사우디 등 여러국가 사정 또한 복잡다단하였다고 한다. 중동전쟁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이념과 종교, 냉전의 편향성 때문에 어느 한 편에 서서 바라보아 일면 희생자라는 저자의 주장에 상당히 공감이 갔다.


제1차 중동전쟁은 1948년전쟁, 제2차 중동전쟁은 수에즈전쟁이라고 한다. 1940년대 팔레스타인은 분출 직전의 용광로였다. 세계대전이 한창이었고, 세계사에서 유례없이 복잡한 독립투쟁과 종족 갈등, 가장 완고하고 타협이 어려운 종교 분쟁, 20세기를 뒤흔들 자원 전쟁이 동시에 태동하고 있었다. 유대인이 수천 년간 박해의 대상이 된 것은 ‘예수를 죽인 민족’이란 오명이 원인이었지만, 유별나게 강력한 그들의 신념과 폐쇄성도 무시 못 할 요인이라고 한다. 유대인을 유대인으로 만든 특별한 조항은 바로 ‘토지 소유 금지’였다. 이것이 유대인을 영원한 이방인으로 만든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토지를 소유할 수 없으니 농사도 지을 수 없었던 유대인은 중세시대부터 도시로 몰려들었고, 상인, 수공업, 고리대금, 무역을 장악했다. 그래서 도시마다 게토라는 유대인 거주지가 구축되었다 한다.



유대인 드레퓌스가 대위로 승진하자 유대인 혐오자들은 그에게 스파이 혐의를 씌워 스파이 활동에 대한 재판으로 종신형을 선고하고 섬에 가둬버린 만행을 저지른 것이 ‘드레퓌스 사건’이라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할 독립을 제안한 유엔의 결의안은 화약고에 불을 붙인 셈으로 바로 중동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에는 아랍인과 유대인 거주지가 뒤섞여 있었고 첫 번째 전투는 도시 쟁탈전 즉 ‘도시 전쟁’이었다. 이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인상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어느 도시에서나 아랍 인구는 유대인에 비해 최소 3배 이상이었지만, 싸워서 도시를 지키기보다는 안전지대로 피신하려는 욕구가 훨씬 강했는데, 유대인들은 갈 곳이 없었고 아랍인들은 갈 곳이 많았다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였다고 한다.


나세르의 수에즈 국유화는 서방측의 영향력과 권익을 아랍제국에서 모조리 축출하려는 계획적인 운동의 시작이다. 하지만 영국, 프랑스와 이스라엘의 협공으로 나세르는 이스라엘에 시나이반도를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수에즈를 빼앗기고 이집트는 쑥대밭이 된다. 2차대전 이후 냉전기의 시작과 함께 강대국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이 얽혀 벌어진 제2차 중동전쟁, 그 정전과 함께 세계의 패권은 영국, 프랑스로 대표되는 유럽에서 미국과 소련으로 넘어가며 세계 정세의 판도가 바뀌었다.



세계 3차대전이 일어난다면 가장 유력한 발생지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중동지역이 될 것이라는 미디어의 보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종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스라엘에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 현재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의 핵심은 현상 유지라고 한다. 강대국들의 패권다툼에 의한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발생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스라엘 이외에도 팔레스타인과 중동전쟁에 참전한 여타 중동국가들의 다양한 관점에서 중동전쟁, 이스라엘에 대한 생각, 중동의 현 상황 등을 조망하는 미디어나 책 등이 활성화되어 대중들이 중동의 역사에 더 알고, 편향된 시각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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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10
우석대학교 전통생활문화연구소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이윤호 옮김, 곽미경 감수 / 자연경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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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饅頭)는 만두 피(皮)로 다양한 재료를 다진 만두소를 감싸 쪄낸 음식이다. 저자는 우리의 전통만두를 모아서 복원하였을 뿐만 아니라 향토 만두, 현대 만두, 채식 만두 그리고 세계의 만두까지 다양한 재료 및 만드는 방법까지 독자들 손쉽게 만두를 만들 수 있도록 삽화와 더불어 한눈에 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세상 모든 식재료를 담을 수 있는 것이 ‘만두’다. 우리나라에서 만두를 먹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삼국시대에 전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는 만두를 제사 음식으로 지정하였고 만두 음식은 꽃피우고 열매를 맺은 ‘만두의 시대’였다. 근대와 현대의 만두는 전쟁과 식민지 등으로 음식 문화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우리의 형편에 맞게 변하였다. 추운 북부는 잡곡 재배가 대부분으로 쌀밥 먹기가 힘들어 수수, 감자,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만두피에 꿩고기로 소를 넣어 만두를 빚었고, 남부는 밀이 귀하고 기후가 온난하여 빨리 상하는 만두를 잘 만들지 않았다. 사시사철이 뚜렷한 자연에서 식재료를 얻어 식재료를 얻어 다양하게 소를 만들어 우리만의 만두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우리의 만두는 모양과 맛이 편안하고 소탈하다. 채소와 두부의 비중이 높아 칼로리가 낮고 맛이 담백하여 탕, 전골 등 국물 음식과도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 우리 음식 문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소의 재료, 모양, 조리법 그리고 계절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고 만두 조리 방법 또한 천차만별이다. 만두는 잔치나 제사 설날에는 빠지지 않고 오르는 음식이었지만 요즘엔 마트에 가면 김치만두, 고기만두 등 냉동만두를 손쉽게 언제든지 사서 먹을 수 있는 간편조리식품이자 간식으로 변모했다.


숭어, 민어 등 지방이 풍부한 생선 살을 얇게 저며 소를 넣고 녹말을 입힌 후 물에 삶아 내는 어만두, 해삼에 고기를 넣은 만두, 준치 살을 곱게 다진 것에 고기를 섞어 만든 준치만두, 북어 껍질과 대구 껍질 등으로 만두피를 하여 만든 만두, 사찰이나 산간 지방에서 채소만으로 소를 넣어 만두 채소 만두, 꿩고기를 맷돌에 갈아서 소를 만든 꿩만두 등이 있다. 다양한 곡물가루에 생선류, 육류, 야채류 등 여러 가지 재료를 활용하여 영양과 맛의 균형을 갖추려는 선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낯설고 처음 들어보는 다양한 재료로 만두피와 소를 만들어 왔음에 놀랍다.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만두 크기와 모양이 다르고 들어가는 소 역시도 다양하다. 향토 만두는 지역에 따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이용하여 지역색이 강한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깊은 맛을 주는 만두를 빚었다. 강원도의 진또배기 썩힌 감자만두, 백령도의 짠지(김치) 떡만두, 종갓집의 손맛 무만두, 일곱 가지의 향을 품은 암탉으로 빚은 칠향계만두 등이 있다고 하는데, 시중에서 흔하게 접하는 고기, 김치, 새우만두 정도밖에 맛보지 못했는데 이들 지역의 만두는 어떤 맛일지가 상당히 기대가 된다.



저자는 오만가지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열거함으로써 독자들이 호기심 나는 만두를 빚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만두피에 사용되는 곡류로 밀, 메밀, 감자 전분, 쌀, 찹쌀, 통밀가루 등으로 신기한 재료들로 다양했다. 그동안 마트나 만두가게에 가면 손쉽게 만두를 구입하여 먹을 수 있어서 만두를 그저 그런 간편식으로만 생각해왔는데 이 책을 통하여 다양한 재료의 소를 넣어 만든 우리 전통의 만두가 이렇게나 다양하게 많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만두 음식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 등의 영향으로 한국 식품 브랜드 만두 제품들이 해외 매출 성장률이 가파르다고 뉴스에서 접했던 기억이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김치, 고기만두 같은 익히 알려진 만두 이외에도 사계절 변화에 따라 사시사철 우리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를 만두소에 이용하고 우리만의 전통적인 독특하고 다채로운 만두들도 상품화되어 음악에서 K-pop이 하나의 인기 장르가 된처럼 K소울 푸드로서 세계에 널리 알려지는 ‘K만두’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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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 고려의 흥망성쇠를 결정한 34인의 왕 이야기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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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은 그림자가 없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자기 그림자를 지니고 있다. 고려 왕 34명도 각자 내면의 그림자를 가지고 있었다. 삶을 좌우하는 것은 내면의 상처가 얼마나 큰지 작은지가 아니고 그 그림자를 수용하고 받아들여 어떻게 삶의 동력으로 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인간은 무조건 선하거나 무조건 악한 존재가 아니다. 때에 따라 존재의 상태가 달라진다. 겉으론 당당하고 평화롭더라도 그 모습 뒤에 있는 동물적 욕구, 공격성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러한 자신의 본모습을 직시하고 다스릴 때 비로소 내면의 그림자를 삶의 생산적 도구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상반되는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상적인 승화 방식을 택할 줄 알고, 자아 통합의 핵심은 과거의 경험을 재조직하고 자신의 모든 것과 화해하는 데 있다고 한다.



왕건의 신화는 궁예나 견훤처럼 주인공의 존엄성을 과시하는데 치중하지 않았다. 왕건의 탄생을 예언한 도선 대사는 왕건을 “삼이 아니라 기장”이라 했다. 삼, 곧 마는 뿌리를 약용과 식용으로 먹기도 하지만 주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 기장은 쌀, 보리, 조, 콩과 더불어 오곡 중의 하나다. 당시 신라는 지배층의 사치와 향락으로 백성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므로 신화에서 왕건을 두고 마가 아니라 기장이라고 한 것은 그가 배고픈 백성에게 먹을 것을 준다는 의미다. 왕건에게는 있으나 궁예에게는 없었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조화와 융합의 리더십이었다. 불안을 외부에 즉각 투사하는 궁예와 달리 왕건은 사고 과정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찾았다.


왕건의 아버지 왕륭은 스스로 왕이 되겠다는 생각을 접고 아들에게 그 꿈을 물려주었다. 왕륭은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멀리 내다보며 꿈을 품었으나 실제 행동은 소처럼 신중하고 우직하게 했다. 이런 회시우보(虎視牛步)의 마음 자세를 심리학적으로는 ‘만족 지연 능력’ 즉, 미래를 위해 현재의 쾌락을 억누르고 고통마저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이라 한다고 한다. 2대 혜종은 왕이 되고 나서도 물이 담긴 세숫대야를 참전에 두고 수시로 들여다보았다. 이런 행동은 현실을 직시하기 싫어하고 자기만의 세계로 퇴행해 자기만족에 빠지는 ‘피터 팬 증후군’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이 증후군은 겉으로 관대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내심 모든 책임을 외부에 떠넘기고, 무기력증이 동반되며, 그런 자신에게조차 싫증을 내는 증상을 보인다.



제4대 광종은 혜종, 정종에 비해 비교적 안정되고 통합된 자아를 갖춰 자신의 우수한 자질을 충분히 발휘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에게 ‘사자의 가슴’과 ‘여우의 머리’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광종이 바로 그런 왕이었으며 행동주의 심리학의 충실한 이행자라 평가할 수 있다. 광종은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초자아에 휘둘린 정종이나 전능 환상에 빠진 혜종과 달리 비교적 탄탄한 자아를 형성한 자아 중심적인 왕이었다. 재위 기간 26년 2개월 동안 탐색기, 왕권 강화기, 숙청기를 거쳤다. 즉위 초기에는 여우처럼 조용히 지내며 친위 세력을 길렀고 후에는 사자처럼 호족을 숙청하기 시작했다. 쌍기는 후주 태조의 개혁 작업을 도운 인물로 광종은 호족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귀화시키고 벼슬을 주어 ‘노비안검법과 과거제’ 도입을 추진하여 호족세력을 혁파하였다. 역사 관련 시험에서 고려 시대의 왕 중의 왕건 못지않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왕에 꼽힐 정도로 광종은 노비안건법, 황제칭호, 광덕, 준풍 등 독자 연호 사용, 불교 정비 등 수많은 정치 경제 사회적 업적이 있다.


학창 시절 역사 교과서와 역사 수업에서는 시험 빈출 왕, 주요 사건, 시대별 수취 제도 등의 연도를 외우는 등 역사를 단답형 위주로 공부하며 역사 공부에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이 책은 시험 문제와 전혀 상관없이 고려 시대의 왕들의 심리, 고려 시대 주요 사건인 무신 정권과 여몽항쟁들을 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심리적인 측면에서 스토리의 형식으로 고려사를 이해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었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역사를 비롯하여 아시아 역사, 세계사 등 역사 관련 다양한 관점에서 출간된 다양한 책들을 탐독하며 교양 지식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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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한국사 : 사건편 - 본격 우리 역사 스토리텔링쇼 벌거벗은 한국사
tvN〈벌거벗은 한국사〉제작팀 지음, 최태성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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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팀은 이 책을 교과서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역사의 숨겨진 내막을 벌거벗겨 어렵고 복잡한 역사를 흥미진진한 한 편의 드라마로 구성하려고 했다고 한다. 역사 책을 접하면 역사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항상 먼저 떠오른다. 역사를 망각한 민족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우리 현대사에서 친일 반민족 세력을 단죄하지 못하여 친일 왜구, 토착 왜구 등이 회자되고 있음을 종종 목격하며 이 부분이 항상 안타까웠다.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사관이 오늘날 언론 직필이라는 언론인과 비교된다면 언론인이 진영논리에 따라 얼마나 왜곡 보도를 하는지 알 수 있듯이 역사학자들의 사관에 따라 역사를 얼마든지 왜곡되고 대중들은 편향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고려의 역사를 바꿨던 무신정변은 문신과 무신의 차별에 기인한 무신 정중부와 문신 김돈중 간의 촛불로 수염을 불태운 사감 및 차별이 발단이었다고 한다. 김돈중이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흥미롭고, 잘못을 저지른 아들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정중부를 엄벌해 달라고 문하시중 김부식은 왕에게 요구하였다고 한다. 무신정변은 고려가 국왕과 신하가 합의를 통해 이끌어가고 왕과 신하, 신하와 신하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나라인데 그런 합의 원칙이 왕과 문신의 이해관계로 무너졌기에 처참한 살육이 일어났을 것이다.


몽고군의 침입은 무신정권의 100여 년 무단통치로 쇠약해진 고려에서 압록강 강가에서 몽고 사신 저고여의 원인을 모를 암살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고려와 몽고의 6차례에 걸친 여몽전쟁은 한반도에서 일어난 가장 긴 전쟁으로 30여 년을 지속했다고 한다. 몽고군의 1차 침입 시에는 귀주성의 박서 지휘관이 몽골군의 발목을 잡았다고 한다. 특히 김경손장군과 12인의 결사대가 귀주성 남쪽을 공격하던 몽골군을 쫓아냈다고 한다. 몽골에 항복 후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천도하겠다는 최씨 무신정권의 어리석은 상황에서 몽골의 2차 침입이 있었으나 처인성을 지키던 승려 김윤후의 화살에 살리타 총사령관이 맞아 죽었다고 한다. 몽고의 5차 침입에서 2차 여몽전쟁 때 몽골의 총사령관 살리타를 죽인 고려의 영웅 김윤후가 충주성에서 70일간 처절한 전투를 하며,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죽기를 다해 공을 세우면 노비든 천민이든 신분을 따지지 않고 관직을 주겠다고 말하며 노비문서를 불태웠다. 승리 후에 노비와 천민을 가리지 않고 공을 세운 사람에게 관직을 하사하는 약속을 지켰다고 한다. 고려의 민초야말로 역사의 어려운 시기에는 영웅처럼 등장하는 우리의 역사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은 일본이 1895년 10월 8일 새벽, 경복궁에 쳐들어가 명성황후를 칼로 찌르고 불태워 시해한 사건이다. 을미년에 일어난 사변이라 하여 을미사변이라 부른다. 조선 궁궐에서 조선의 국모를 처참하게 살해한 역사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충격적인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역사를 보는 시각에 따라 명성황후와 민비로 갈리는 것 같다. 왕비의 역할에 대한 관점 차이일 것이다. 친일 매국노로 알고 있던 이완용이 처음에는 일본을 적으로 보고 경복궁에 갇힌 고종을 주미공사를 이용하여 미국공사관으로 구출하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나중에는 친러파의 계획으로 러시아 공사관으로 옮겨간 아관파천을 하였다는 사실이 새로웠으며, 대표적인 친일파가 그때는 일본을 미워하고 경계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했다. 하지만, 매국노 이완용은 원칙과 신념이 없는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전형적인 정치모리배일 뿐이다.


광복 후 조선인들의 일제를 향한 분노로 가장 먼저 경찰서와 관청의 조선인들에게 향했다. 무리한 인력과 물자를 내놓으려고 강요하면서 일본인보다 더 악랄한 방법으로 조선인들을 감시하고 탄압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편에 서서 조선인들을 잡아가고 모진 고문도 서슴지 않았던 일본의 앞잡이, 친일반민족행위자를 향한 응징이었고 그동안 맺힌 한을 풀고자 했던 것이다. 당대에 국가적 차원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처벌하였다면 민족정기가 바로 섰을 텐데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며 오히려 친일파가 득세하며 역사적 단죄를 하지 못하여 오늘날에 이르렀음이 통탄할 일이다. 교과서로 배운 역사보다는 스토리텔링처럼 이루어지는 역사적 사건 이야기라 재미있게 이해되고 쉽게 공감할 수 있었고, 역사 지식을 한 스푼 더 넓힐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정말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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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초록을 내일이라 부를 때 - 40년 동안 숲우듬지에 오른 여성 과학자 이야기
마거릿 D. 로우먼 지음, 김주희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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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40년 동안 숲우듬지에 오른 나무 연구자인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다. 지구 건강이 숲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다. 숲우듬지는 산소를 생산하고, 담수를 여과하고, 햇빛을 당분으로 전환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공기를 정화하며, 무엇보다 이곳에는 지구에 발을 딛고 사는 모든 생물의 유전자 도서관이 자리한다. 지구 건강을 지키는 이 복잡한 삼림 기계를 유지하는 과정에는 막대한 세금이나 자금이 소요되지 않는다. 저자는 “숲은 여덟 번째 대륙이다”라고 정의한다. ‘우듬지’는 나무나 삼림 생태계의 상층부로 이끼의 우듬지는 지면에서 높이 3cm 지점에 있지만, 일부 열대 나무의 우듬지는 높이 90m 지점에 있기도 한다고 한다.


숲은 산소를 만들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공기를 정화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고 알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기후 위기로 전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으며 그로 인한 인간 및 동식물의 피해를 매년 실감하고 있다. 세상이 발전하는 속도에 정비례해 자연 파괴는 가속화되며, 무분별한 벌채로 전 세계 우림의 3분의 2가 사라지고 있다. 나무 수가 줄어듦에 따라 지구는 온난해지고, 숲은 타오르며, 곤충 매개 감염병이 확산한다. 우리가 파악하지도 못한 생태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지구가 지속되려면 반드시 숲이 건강해야 하며 미래세대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보전해야 한다고 저자를 비롯한 수많은 학자들이 강조하고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용기 사용 줄이기조차 실행에 어려움이 많다.



책에서는 남성 중심인 과학계에서 소수자로서 폭력과 차별을 겪고도 어느새 나무처럼 우뚝 선 여성과학자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6장 과학계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서 “첫째, 똑똑하고 강해지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 둘째, 언제나 다른 여성을 보살피고 지지하라.”라는 2가지 지혜를 모든 소녀와 저자는 공유하고 싶어 한다. 저자의 어머니는 여성은 태어날 때와 죽을 때만 뉴스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최선이며 탄생과 죽음 사이에 이름을 올리는 건 좋지 않다고 했다. 저자가 어릴 때에는 겸손과 편협한 가치관과 낡은 성 편견이 맹목적으로 뒤섞여 있어서, 여성들에게 본인이 이룩한 업적을 자랑하거나 주위에 알리거나 큰소리로 떠벌려서는 안 된다고 요구받는 교육 환경에서 자랐다. 21세기에는 전혀 통용되지 않는 구시대적인 사회, 교육 환경에서도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하고 두각을 냈다는 점이 정말 멋있게 느껴졌다.


아마존, 호주, 인도네시아,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산림 화재가 발생하고 있음을 뉴스를 통하여 자주 접한다. 세계의 모든 숲이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저자는 인류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끝이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숲이 생태계에 주는 혜택을 10가지로 요약하면 담수, 기후 조절, 의약품, 건축 자재, 탄소 저장, 에너지 생산, 식량, 수많은 생물종의 유전자 도서관, 토양 보전, 영적 장소 등이다. 큰 나무들은 탄소를 저장할 뿐 아니라 토양에 그늘을 드리워 지구 기온을 온화하게 유지한다. 열대림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산소를 방출하며 강우 패턴을 유지하는 등 지구 전체의 기후 조절 중추로 기능할 뿐 아니라 지구 육지의 10%를 차지함에도 생물 다양성을 가장 풍부하게 보유하며 육지 생물종 3분의 2 가까이에 서식지를 제공한다.



저자는 현재 우리 행성이 가진 최고의 자산으로 거론되는 숲을 보존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모든 인간은 나무에 경외심을 갖는 기회를 얻어야 한다. 둘째, 우리가 지출하는 내역이 어떤 식으로 삼림 벌채에 기여하는지 유념해야 한다. 셋째, 시민과학자가 되자. 넷째, 숲을 다루는 읽을거리를 전부 읽고 거기에서 얻은 지식을 가족, 친구, 선생님, 학교, 스포츠 팀, 지역 사회단체에 공유하자. 다섯째, 말하지 못하는 나무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자. 앞으로 숲을 보존하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현실에 맞는 노력을 하고 자원낭비를 하지 않도록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일에 앞장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계기로 숲우듬지, 나무과학자, 생물 다양성, 초식곤충, 등의 다소 친숙하지는 않는 분야에 대해서 지식을 한 스푼 획득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일상에서 기후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지구촌 시민으로써의 역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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