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가문 메디치 2 - 피렌체를 사로잡은 남자
마테오 스트루쿨 지음, 이현경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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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메디치(MEDICI)만큼 하나의 가문으로서 유럽 역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가문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평범한 상인가문에서 시작해서 은행업을 통해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15세기에서 18세기에 이르기까지 피렌체를 실질적으로 통치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3명의 교황과 2명의 여왕을 배출했으며, 르네상스 예술의 대표적인 후원자로도 널리 알려진 메디치가는 피렌체라는 도시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이름이기도 하다.

2017년 이탈라이의 서점 대상이라 불리는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을 수상한 [권력의 가문 메디치] 삼부작은 메디치 가문을 부흥시키고 피렌체의 군주로 만든 <코시모 디 조반니 데 메디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르티’, ‘산드로 보티첼리’ 등 르네상스의 거장이라 불리는 수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여 피렌체를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중심지로 만드는데 공헌하고, 메디치가문의 최전성기를 이끈 수장으로 동시대인들에게 ‘위대한 자(Lorenzo Il Magmifico)’로 불렸던 <로렌초 디 피에로 데 메디치>,

프랑스의 국왕 앙리 2세와 결혼하여 프랑스의 왕비이자 3명이 아들을 왕위에 올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카트리나 마리아 로물라 디 로렌초 데 메디치>의 생을 담고 있다.

2권 [피렌체를 사로잡은 남자]는 일 마그니피코(위대한 자) 로렌초가 아버지 피에로 사망 후 가문을 계승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별개로 권력과 사랑, 의무와 우정 사이에서 고뇌하며 갈등하며 피렌체의 통치자로 거듭나는 가운데 메디치가를 적대시하는 피렌체의 귀족 가문 파치가와 교황 식스토 4세의 조카이자 교회군 총사령관 지롤라모 리아리오, 피사 대주교 프란체스코 살비아티, 복수를 꿈꾸는 루도비코 등이 꾸민 ‘파치가의 음모 사건’과 그 이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탈리아 도시국가들과의 세력 다툼, 피렌체의 통치와 적대가문의 견제, 권력과 정치다툼 속에서 루크레치아와의 사랑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의 우정은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인물이자 로렌초의 친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우리가 익히 아는 르네상스의 거장이자 천재 예술가로 이름을 높이기 전, 열정적으로 지식과 호기심을 탐구하고, 화가, 발명가, 다재다능한 예술가로서 성장해나가지만, 또 한편으로는 고뇌와 방황으로 그림을 중단하고, 동성애 혐의로 고발당하는 등 갖은 고생을 다 하는 젊은 레오나르도와의 깊은 우정과, 가문의 번영을 위해 로마의 귀족인 클라리체 오르시니와 결혼을 했기에,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허락될 수 없었던 루크레치아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모습에서 통치자이자 가문의 수장이 아닌 인간적인 로렌초의 추구했던 이상적인 모습과 현실사이에서의 고뇌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이 아름다운만큼,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남편을 사랑했기에 계속해서 고통스러워하는 클라리체의 모습 역시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20세 젊은 나이로 가문을 계승한 로렌초는 특유의 매력과 출중한 능력으로 피렌체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통치자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했으나, 파치가의 음모로 동생 줄리아노를 잃고, 그에 대한 복수로 메디치가의 지지자들이 벌인 대학살의 기억은 피렌체에 고스란히 남아버렸다. 이 이야기의 끝이 다음 카트리나의 이야기로 어떻게 이어질지 다음권이 기대하며 책을 덮었다.

피렌체라는 도시에는 아직도 메디치 가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피렌체를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유럽을 대표하는 미술관 중 하나인 ‘우피치 미술관’은 메데치가의 공무 집행실로 건축된 우피치궁과 소장되어 있던 예술품들을 가문의 마지막 상속녀인 안나 마리아 루이자가 기증하여 미술관으로 변경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코지모, 로렌초, 카트리나, 세 사람을 통해 피렌체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권력과 예술을 사랑한 메디치가문의 격동적인 흥망성쇠를 담아낸 드라마에 푹 빠져들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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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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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렵고 추상적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형이상학, 플라톤의 이데아론, 니체의 초인사상, 칸트의 정언명령 같은 철학적 용어들은 모호하고 묵직하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기 그리스부터 철학은 ‘최고선(합리적 인간 활동의 목표)이 무엇인가? 삶의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끊임없이 추구했다. 그것은 지금에도 변함없다. 삶의 시간들을 단지 지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해 ‘왜, 어떻게 삶아가야 하는가?’라고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기 위해, 사람의 의지, 존재, 신의 유무, 인과와 가능성을 탐구 하는데는 철학적 사유가 필요불가결하다. 항상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해 질문하고 무언가를 발견하고 싶다. 단순한 세계는 편하지만 즐거움 적어진다.

하지만 ‘자신과 삶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제시하는 철학의 역사는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무척 방대하고 깊어 쉽게 이해하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최근 서양 철학을 개괄적으로 정리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틸리 서양철학사’ 출간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다. 프리스턴 대학교에서 평생 철학 교수로 지낸 프랭크 틸리의 철학서는 1914년 초판이 발행된 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치며 미국 각 대학의 철학과 역사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교과서로 사용되어 왔다.

초기 그리스의 자연철학부터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철학까지 글자 그대로 서양 철학을 시대별로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목차만 봐도 전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주관적으로 철학과 사상을 분석하거나 비판하기보다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시대별 철학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고 있어 과연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은 철학책’이라 불리울만 하다. 또한 창시자들의 인격과 그들이 살았던 문화적, 역사적, 철학적 상황이 반영된 상이한 철학의 개념과 이론의 유기적인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든 사상 체계는 다소간 그것이 발생하는 문명과 그 창시자의 인격과 이전 체계들의 성격에 의존하면서, 당대와 그 이후 시대의 이념과 제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P17)

저자는 현재의 업적과 상황에 대한 이해만으로 그 체계를 비판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로 불리는 탈레스를 시작으로 플라톤, 데카르트와 로크, 칸트, 하이데거와 벤야민을 비롯한 여러 철학 이론들이 쌓이고 쌓여 철학의 이론의 탑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평소 흥미를 가지고 있는 철학자의 사상을 다시한번 돌아볼 수 있었던 것과 동시에 알지 못했던 철학의 여러 경향들에 대해 개괄적으로 정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통해 매번 어렵게 느껴지기만 하는 서양철학과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이다. 서양철학에 관심이 있거나 서양철학의 흐름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딱 알맞은 철학책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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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성 - 사이코패스의 심리와 고백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지음, 홍문우 옮김 / 파람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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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칼 융 등 현대 정신의학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정신병리학과 성 심리학, 법의학과 범죄인류학 최고의 바이블

최근 ‘n번방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어서일까 <광기와 성 - 사이코패스의 심리와 고백>이라는 제목에 유난히 눈길이 간다. 이해하기 어려운 성범죄는 우리 주변에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럴 때 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하는 의문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이런 성범죄사건이나 성도착적인 사례들은 오늘날 일어난 새로운 일들이 아니다.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고전이자 정신병리학의 ‘성서’라고까지 불리는 이 저서가 오스트리아에서 출판된 것은 지금부터 130여년 전인 1886년이다. 지금은 방송이나 온라인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페티시즘, 사디즘, 마조히즘 같은 성적 용어들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창안해 사용되었다고 하니 진정 ‘성’에 관한 획기적인 저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생활의 심리와 정신병리를 시작으로 사디즘, 마조히즘, 페티시즘, 동성애, 특수 정신병리, 성범죄와 법의학까지 타인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보통은 외면하고 싶은 ‘성’과 관련된 내밀한 주제들에 대해 198개의 방대한 사례를 수집하고 과학적, 정신학적으로 분석한 내용들은 혐오스럽다고 숨기고 모른다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가고자 하는 한걸음이 학문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

‘증세의 방향과 도착의 근거를 검토해야 이해할 수 있다’는 저자의 글에서 사례를 파악하고 연구하여 원인을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 시점으로 보자면 미신적이거나 정신병으로 잘못 이해되는 사례도 많이 보이지만,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과 관련된 지식들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 또한 알 수 있다.

선척적 동성애를 유전학적으로 해석하거나 비정상적 성심리는 기능의 퇴행에 대한 상흔으로 간추하고, 신경병으로 이해하는 분석들이 낯설긴 하지만 생생하고 폭넓은 사례들을 통해 과거 서양에서 성에 대한 고뇌나 사건들이 얼마나 다양하게 일어났는지 볼 수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대부분이 남성의 사례라는 점이다. 그 이유가 남성보다 여성이 성심리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의 경우 솔직히 털어놓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떠한 책이 긴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것은 그에 대한 이유가 있다. [광기와 성]을 전문가와 대중들이 오랜 시간 탐독했던 것은 그만큼 성 심리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인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일 것이고, 자신과 타인을 좀 더 알고 싶어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상 성심리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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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탐욕의 인문학 - 그림속으로 들어간
차홍규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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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그리는 대상은 당대의 욕망과 탐욕을 투사한다.’

‘사랑과 욕망의 간극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그 간격의 틈새에는 우리가 섣불리 말하지 못하는 사실 혹은 진실이 숨어 있다. 그림 속 사실과 진실의 간극은 언제나 숨김과 드러냄, 감춤과 폭로 사이의 어느 지점을 가리킨다.’ - 머리말 中

 

소위 ‘막장 드라마’라고 불리는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소재를 다룬 드라마들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도 대부분 높은 시청률과 많은 이슈를 만들어낸다.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황금의 화가’로도 불리는 클림트의 관능적이고 에로티시즘적인 작품 속 여성들은 그에게 대중들의 비판과 동시에 큰 영광을 안겨주었다. 파격적이고 자극적일수록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긴 시간 주목과 사랑을 받아온 예술작품들과 이야기들 역시 강렬한 소재를 담은 작품들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끌림, 광기, 유혹, 동경, 관음, 애증, 탐닉, 복수, 근친, 치정, 도발’이라는 11가지 주제를 통해 보여주는 46가지의 파격적인 러브로망은 이브를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시대, 중세, 르네상스를 지나 로코코, 이슬람의 하렘까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팜므 파탈옴므 파탈의 모습과 정열적이고 탐욕적이며, 때론 헌신적이고 낭만적인 치명적인 사랑의 모습들을 풍부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성서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부터 신화, 유럽과 이슬람까지 여러 시대와 장소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은 다양한 이야기들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사랑과 욕망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시대를 움직인다. 헨리8세의 6번의 결혼은 사랑과 욕망과 권력이 엃힌 말 그대로 막장드라마에 가깝지만, 동시에 이루어진 국교회 설립이라는 영국의 종교개혁은 그 이후 영국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자신의 사랑을 거부한 세례자 요한을 죽이고 그의 잘린 머리를 감싸 안은 살로메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하여 그의 목을 자른 유디트의 강렬함은 예술가들의 손에 의해 끊임없이 변주된다.

예술 속에는 그 시대의 사회적 인식과 동시에 욕망과 성문화 역시 담아내고 있다. 그러한 예술가의 작품들 속에는 많은 사용되어 왔던 소재 중 하나가 바로 ‘팜므 파탈’이다. 고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남성위주의 성문화와 가부장적인 사상 속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은 남성을 유혹하고 파멸로 이끌어가는 존재로 투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윗왕과 밧세바의 설화,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는 헬레네 등의 이야기 속 남성의 욕망의 희생자로도 볼 수 있는 인물들을 대부분 남성을 유혹해서 죄를 짓게 만든 가해자로서의 모습으로 더 많이 그려내고 있다. 또한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성들은 타락한 존재로 표현되곤 했다.

이 책에서 그려내는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을 표현한 작품들을 그 시대의 시선과 나 자신의 관점을 비교해가며 읽어나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욕망이나 탐욕이라는 주제만큼이나 화려하고 감각적이며 훌륭한 미술 작품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어서 읽는 내내 눈이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다. 사랑과 욕망은 사람과 시대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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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 정원과 화분을 가꾸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식물 이야기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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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과 화분을 가꾸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식물 이야기

- 식물들의 조용하고 영리한 생활 -

식물 가꾸기는 나에게 유독 ‘가까이 하기엔 너무 어려운’ 일 중에 하나이다. 꽃이나 화초, 선인장 같은 화분 키우기에 몇 번인가 도전을 해보았지만, 결과는 슬프게도 언제나 참패였다.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인가보다 하는 생각에 포기해버렸지만,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마치 내 마음 속에 있는 말을 대신해 준 것 같은 기분에 다시 도전해보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열었다.

저자 안드레아스 바를라게는 독일의 원예학자이자 식물학자로 2014년에 이어 이 책으로 2019년 두 번째로 ‘독일 정원도서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식물의 특성부터 다양한 식물들에 대한 상식, 식물을 올바르게 보살피는 방법 등 체계적으로 나열된 글을 읽다보면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함께 식물에 대한 애정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식물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한터라 너무 전문서인 경우에는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는데 반해 ‘가을이 되면 잎들은 왜 색이 변할까?’, ‘식물마다 꽃 피는 때가 제각각인 까닭은?’, ‘화분에서 키우기 가장 적합한 식물은 뭘까?’ 같은 식물 가꾸기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궁금하게 생각했던 질문이나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식, 화분이나 정원을 가꾸는데 유용한 팁들은 무척 흥미로웠다. 게다가 섬세하고 아름다우며 따뜻한 파스톤 색감의 삽화들을 보고 있자면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키가 20미터 정도 되는 너도밤나무는 하루에 10명의 사람이 하루 동안 숨쉴 수 있을 정도의 산소를 생산한다. 수국의 색이 푸른빛이나 분홍빛이 되는 이유는 토양의 수소이온농도(pH) 지수에 따라 결정되며, 현존하는 최장수 나무인 브리슬콘소나무는 나이가 무려 5,066세나 된다고 한다. 커피 찌꺼기는 정말 좋은 비료이고, 소금을 뿌려서 잡초를 없애면 안된다. 재미있으면서도 활용도 높은 지식들이 가득이다.

빛 파장의 차이를 감지하고 분별해 꽃을 피우고 봉오리를 오므리는 시간을 조절하고, 사막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담배가 애벌레 같은 적들에게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방어 조치를 하는 방법을 보면 식물들이 얼마나 영리한지 다시금 알 수 있다.

‘식물에게 말을 걸거나 음악을 들려주면 더 잘 자랄까’라는 물음에 말을 건넬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나 음악의 음파가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동시에 식물에게 이러한 조치들을 해주는 이라면 자기가 아끼는 식물의 다른 요구에도 항상 주의를 기울였으리라는 문장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이게 된다.

식물이란 알면 알수록 유연하고 영리하며, 효율적이고 강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잎이 떨어지는 과정은 모두 고도화된 생존 전력이다. 우리 눈에 비치는 아름답고 다양한 변화를 보이는 풍경들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좀더 복잡하고 과학적인 이유를 담고 있다. 생태계는 역시 신비롭다.

식물을 가꾸는데는 노력과 애정만큼이나 그에 따른 지식 역시 무척이나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왜 지금까지 실패를 거듭해왔는지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번에야말로 화분 가꾸기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하는 작은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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