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렵고 추상적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형이상학, 플라톤의 이데아론, 니체의 초인사상, 칸트의 정언명령 같은 철학적 용어들은 모호하고 묵직하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기 그리스부터 철학은 ‘최고선(합리적 인간 활동의 목표)이 무엇인가? 삶의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끊임없이 추구했다. 그것은 지금에도 변함없다. 삶의 시간들을 단지 지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해 ‘왜, 어떻게 삶아가야 하는가?’라고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기 위해, 사람의 의지, 존재, 신의 유무, 인과와 가능성을 탐구 하는데는 철학적 사유가 필요불가결하다. 항상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해 질문하고 무언가를 발견하고 싶다. 단순한 세계는 편하지만 즐거움 적어진다.

하지만 ‘자신과 삶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제시하는 철학의 역사는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무척 방대하고 깊어 쉽게 이해하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최근 서양 철학을 개괄적으로 정리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틸리 서양철학사’ 출간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다. 프리스턴 대학교에서 평생 철학 교수로 지낸 프랭크 틸리의 철학서는 1914년 초판이 발행된 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치며 미국 각 대학의 철학과 역사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교과서로 사용되어 왔다.

초기 그리스의 자연철학부터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철학까지 글자 그대로 서양 철학을 시대별로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목차만 봐도 전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주관적으로 철학과 사상을 분석하거나 비판하기보다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시대별 철학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고 있어 과연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은 철학책’이라 불리울만 하다. 또한 창시자들의 인격과 그들이 살았던 문화적, 역사적, 철학적 상황이 반영된 상이한 철학의 개념과 이론의 유기적인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든 사상 체계는 다소간 그것이 발생하는 문명과 그 창시자의 인격과 이전 체계들의 성격에 의존하면서, 당대와 그 이후 시대의 이념과 제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P17)

저자는 현재의 업적과 상황에 대한 이해만으로 그 체계를 비판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로 불리는 탈레스를 시작으로 플라톤, 데카르트와 로크, 칸트, 하이데거와 벤야민을 비롯한 여러 철학 이론들이 쌓이고 쌓여 철학의 이론의 탑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평소 흥미를 가지고 있는 철학자의 사상을 다시한번 돌아볼 수 있었던 것과 동시에 알지 못했던 철학의 여러 경향들에 대해 개괄적으로 정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통해 매번 어렵게 느껴지기만 하는 서양철학과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이다. 서양철학에 관심이 있거나 서양철학의 흐름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딱 알맞은 철학책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