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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 2000년 전 로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생활 밀착형 문화사 ㅣ 고대 문명에서 24시간 살아보기
필립 마티작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627/pimg_7243221941940737.jpg)
2000년 전 로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생활 밀착형 문화사
독특하고 신선한
로마사가 찾아왔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왕과 영웅들의 역사가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정도 전 14대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절 어느 여름
로마의 하루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제빵사, 세탁부, 술집 여주인, 무역업을 하는 상인, 후견인의 눈치를 보는 상원의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런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다니 무척 유쾌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밤의 여섯 번째 시간인 00:00~01:00 모두 잠든 밤을 책임지는 순찰대원을
시작으로
02:00~03:00 로마의 아침식사를 책임지는 제빵사,
06:00~07:00 길바닥 수업이 싫은 남학생,
10:00~11:00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선언하는 소녀,
17:00~18:00 마음의 평정을 잃은 요리사,
22:00~23:00 환호 속에 검을 뽐내는 검투사를 거쳐
마지막 자정 23:00~00:00 기꺼이 오락거리가 되어 주는 식객까지
하루 24시간 24명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로마인의 이야기가 합쳐져 로마라는 거대한 도시가 눈앞에 펼쳐진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고고학, 역사적 사실 등을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만들어져 각각의 인물들이 사실감 있게
다가온다. 24명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개별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서 마치 재미있는 역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게다가 네로 황제가 일으켰다고 잘못 알려진 로마 대화재 같은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 고대 로마 철학자, 역사가들이 남긴 저서에 담긴 글, 시들이
내용 사이사이에 삽입되어 있어서 현실감을 더해준다.
로마에서 자정은 밤의 여섯
번째 시간이라고 불렸다. 이야기는 깊은 밤 치안유지와 화재예방에 힘쓰는 야간 순찰대원이 근무에서 시작된다.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상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는 대도시였기 때문에 더욱 화재는 그들에게 있어서 큰 재앙이었다고 한다. ‘방화범'은 로마인들에게 최악의 욕설이었다고 할 정도이다.
또한 로마법은 현재 서양과 그 영향을 받은 많은 나라들의 법률의 기초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과연 2000천 년 전 로마에는 이미 범죄, 상업 뿐 아니라 매춘업, 세탁업 등에 대해서도 법률과 세금이 정해져있고,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조사하는 법학자도 존재했다.
이 시대에 벌써 소방차나, 알람시계가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해의 길이에 따라 시간을 조정하고, 물시계를 이용하여 원하는 시간에 소리를 나게 하는 ‘클렙시드라’라고 불리우는 알람시계가
관공서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이 주문하여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었다는 사실은 그 시대 로마인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조금은 짐작해볼 수
있게 해준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627/pimg_7243221941940738.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627/pimg_7243221941940739.jpg)
그 시대의 로마와 현재. 2000천 년이라는 시간의 간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공부 하기 싫어하고, 상원의원은 자신보다 더 권력을 많이 가지고 있는 후원자의 눈치를 보고, 연애에
빠진 소녀는 바람을 피운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받으며, 술집에서는 즐거움과 소란스러움이 공존한다. 장이 서는 날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수레들로 인해
교통 정체가 일어나고, 학생들은 받아쓰기를 틀리면 체벌을 받는다. 상인, 세탁부, 요리사, 석공. 모두 자기 직업에 충실하게
살아간다.
읽는 내내 생생하게
그 시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평소 역사를 어려워했던 사람도 모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인 듯 하다.
이런 방식으로 역사를 다룬 책이 로마 뿐만 아니라 나라 별, 시대별로 많이 출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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