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하면서 조심하는 부분이 있다면 책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으려 하는 점이다. 그림책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몇페이지 되지 않는 그림책의 내지를 공개하는 것은 지적 자산을 동의 없이 유출하는 것이며 리뷰라는 명목하에 작가의 소중한 창작물이 침해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감히, 정말 감히 스포일러식의 리뷰를 하는 분들께 말씀 드리고 싶다. 꼭 한번은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작가나 번역가님들과의 시간에 참여해보시면 좋겠다. 그게 어렵다면 그림책의 만들어 지는 과정 속 역사가 담긴 #책밖의작가 와 같은 책을 읽어보시길 권유하고 싶다. 아동문학을 위해 고찰하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며 그 시간이 우리가 아이를 키우데 쏟는 정성에 버금가는 번뇌임을 알게 되면 조금 성실히 리뷰하게 될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희망한다. 나 역시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손에 꼽게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내게 잘 흡수되지 않거나 내 마음에 자꾸만 무겁게 남는 책들은 작가님 인터뷰를 찾아본다. 그러고 다시 책을 펼쳐보면 어느새 마음의 줄기들이 먼저 나서서 춤을 추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어떻게 꿈틀대고 어떤 싹으로 피어날지 고민하는 흔적들을 가득 채워 만날 수 있는 책 #책밖의작가 고맙습니다 #바람의아이들 #호수네책 #책이야기
나의 꼬마 호수는 정말 달콤하지만 가끔 살벌하다. 친절하고 다정한 꼬마는 자신의 감정을 조리있게 목소리를 통해 전달하는 능력도 있다. 그런데 그런 호수도 무섭게 화를 낼 때가 있다. 분명히 화를 낼 이유가 차고 넘쳤을텐데 나는 호수의 화가 증폭되는 것이 두려워서 공감보다는 회피를 선택하는 쪽이다. 화가 나면 화를 내는 것이 건강한거라고 생각하고 나는 호수에게도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하면서 나는 호수가 화를 내면 무슨 이유에서 인지 도망가고 싶다. 이런 모순투성이인 나의 잔소리만으로도 충분히 화낼 조건이 갖추어졌다고 인정하면서도 호수가 화를 내면 나는 일단 거리를 둔다. 오늘 저녁만 해도 그랬다. 잔뜩 화가 나서는 바닥에 뒹굴고 있는 쇼핑백을 걷어차길래 그렇게 화를 낼거면 침실로 가서 잠을 자는게 좋겠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펑펑 울기 시작했다. 울면서도 자기가 한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고 했다. 생명도 아니고 그냥 쇼핑백을 걷어찬 것과 잠을 자야하는 것과의 상관관계를 따져물었다. 호수의 말이 맞다. 그냥 호수가 쇼핑백을 찬 이후 보여줄 행동들을 보고 싶지 않은건 나였다. 다행히 오늘은 온전히 공감하려 노력하는 아빠가 있었던 상황이라 쉽게 흘러갔다. 아빠에게 안겨 엄마밉다는 하소연과 함께 감정을 펑펑 쏟아냈기 때문에 우리 둘만 있었다면 꽉 막혔을 정체가 해소됐다. 하지만 내가 사과하지 않고 합당한 논리로 설득시키지 못한것은 꺼지지 않는 불씨로 호수 마음에 남아있을거다. 내일 호수가 눈을 뜨면 사과해야겠다. 어제 너가 쇼핑백을 찬것과 자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고 소통하려는 준비가 부족했던 나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해야겠다 #제제의숲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생명은 살아 숨 쉬고 변화하고 외부와 소통하고 반응할 줄 아는 존재라고, 그러니 외부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그로인해 성장하는 식물들 역시 생명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바꾸어 말해 인간만이 존엄성을 인정받아야 할 생명이 아님에도 우리는 생명들 가운데 최대 포식자이기만 했던 것은 아닐까? 존엄을 인간만의 특권으로 여긴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다 어떻게 사라질지를 염두해보자. 그리고 내가 죽음 이후에 남겨질 생명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자. 나라면 나는 내가 완전연소가 되면 좋겠다. 완벽히 휘발되어 남기지 않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고 싶다. #나의첫생명수업 은 내가 얼마나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었는지 자각하게 했다. 들꽃 하나도 즈려밟지 말라던 엄마의 문장이 스쳐간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무분별한 상황에까지 당도했는지 짚어보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자연이 건강한 상태로 지속 가능하도록 흔적과 피해를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쓰는 것까지가 윤리적 소비임을 자각하는 시간을 가질수 있는 값진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뜨인돌어린이 #호수네책 #책이야기
잔상이 남아있다. 페넬로페로 잠깐 빙의가 되었다 돌아오는 과정 속에 있는듯 하다. 내가 느끼는 감정의 갈래를 다 찾아내서 글로 표현이 가능할까? 묵직하고 과감한 감정들을 정리해 나가는 도중에 가족의 꿈이 나의 꿈이라는 인터뷰를 보았다. 그건 온전한 자신의 꿈이 아니잖아-라고 말하는 내게, 왜 그게 꿈인게 이상해? 라고 되묻는 남편에게 이 책을 내밀었다.정신과 상담은 의사선생님보다 더 많은 시간 심리상담사 선생님과 이루어진다고 했다. 단계적으로 더 깊은 과거로 들어가며 더듬어가는 과정이 될거라고 했다. 지금의 나는 이전의 나를 근본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내가 꾸린 가족상담과 함께 이전에 함께 살던 가족과의 관계적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것이 상담의 과정이라고 말이다. 가족이 뭐길래 나의 정신의 상당 부분을 지배하고 있을까첫번째 가족은 내게 선택지가 없었지만 지금의 내가 형성되는것에 지대한 영향을주었다면, 내가 꾸린 가정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포기나 양보의 과정들을 거치게 되는데 거기서 여성이기에 내제된 강요는 없는지 살피게 된다. 엄마와 아내는 세트로 묶으면서 내가 되는 것은 왜 분리의 과정으로 보여야 하고 왜 인정까지 구걸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왜 극복을 해야 하는건지 자꾸만 되묻게 된다. 더불어 이 책이 주인공과 반대의 선택을 하는 즉,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가정 내 주부 역할에 충실한 여성들 역시 존중을 넘어 존경받아야 하며- 주부로의 삶에 그쳐 탈피하지 않는 삶이라고 말하거나 아둔한 삶이라 절하 되지않길 희망한다 #페넬로페전쟁터에서돌아온여자 #바람의아이들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머리를 감지 않은날 모자를 쓴다. 모자는 지금 내 머리카락 상태를 여실히 반영한다. 가끔 내 외모적 단점을 가리기 위해 쓰기도 한다. 나는 얼굴이 길고 이마도 넓어서 모자를 쓰면 얼굴이 다소 짧아보인다. 어떤 사람은 모자를 멋내기용으로 쓰기도 하고 단순히 볕을 가리기 위해 쓰기도 한다. 그뿐인가 챙이 편편한 모자, 옴팍한 모자- 밀짚모자, 베레모, 조리모, 털모자 성격도 모양도 다양한 모자들을 우리는 취향껏 고를 수 있다. 내 상황에 맞게 모자를 챙겨써본다. 바다에서는 모자가 가장 필요할것 같지만 물에서는 모자를 쓸수도 없고 바람에 날려서 챙겨온 모자가 귀찮기만 한 날도 있다. 한껏 멋을 내려고 고른 왕골 모자는 땀얼룩이 생겨도 세탁이 어렵고 부피가 크니 여러모로 짐이 되기도 한다. 둘둘 말아서 휴대하기 용이해서 냉큼 샀던 모자는 어느날 둘러보니 온동네 아줌마들이 다 쓰고 있어서 괜히 쓰기 싫어진다. 모자가 다 모자인거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나의 동거인은 머리 스타일링을 위해 모자를 쓴다. 숱이 많고 볼륨이 뛰어나 머리를 감고 난 다음 한번 눌러주기 위해 비니를 쓴다. 쓸모가 많은 아이템이다. 낚시용, 등산용, 골프용 어떤 날엔 모두 통틀어 레저 스포츠용. 성격을 세밀히 구분했다가 어떤 날은 깡그리 묶어서 비슷한 부류로 분류하기도 했다가. 또 어떤 날에 조금 더 면밀히 들여다보기도 한다. 나와 취향도 성격도 비슷해서 금세 친해졌다고 생각했던 사이를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많아서 소소한 밥 메뉴 정할 때도 삐거덕 댈 수 있는 이야기를 다른 모자를 쓴 일곱 어린이를 통해 전하고 있는데 이 책의 재미는 무궁한 상상력을 부여된 청량감 넘치는 이야기와 아주아주아주 기발한 발상으로 비롯된 아이들이라 할 수 있겠다. 고맙습니다 #일곱모자이야기 #바람의아이들 #호수네책 #책이야기 (아이들 각자의 개성을 어른들이 획일화 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게 됐다. 이것 역시 몹시 어른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