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도 우리의 아지트에 가서 풀을 베느라 애를 먹었다. 몇주만 발걸음을 하지 않아도 풀들은 숲이 되어있다. 그 생명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텐트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자라고 있다. 농약을 하면 금새 다 타버릴 것을 알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 드넓은 땅에 풀을 베고 또 베다보면 제일 문제는 칡넝쿨이다. 넝쿨식물은 얼키고 설켜 어디가 끝인지 모르게 뿌리를 내리고 터를 잡았다. 그 끈질긴 강함에 나는 절대 자연을 거스르거나 이길수 없다는 원초적 깨달음에 가까이간다.나도 참 우물안 개구리라 내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살려하다 보니 내 주위엔 생태 중심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사람의 구미대로 이용된 허울만 생태지향적이 아닌 그 그대로 놓인 자연으로 부터 오는 생명의 존귀함을 아는 친구들이 있어서 나는 이 책의 한 페이지를 친구에게 보내었다. 이 책을 덮는 즉시 떠오르는 친구가 있다면 숲을 향해 달려가보시라! 한발짝 한걸음씩 숲을 향해 자연 곁으로 나아간다. 거리를 좁힌다. 자연이 내어주는 것만큼 내 땀을 다 바칠수는 없더라도 우리는 숲이 저대로 찬란할 수 있게 그리고 그 속에 살고 있는 무수한 생명들도 함께 온전할 수 있게 지켜보고 바라본다. 이 책은 그 숲이 주는 선명함과 그 속에 살아있는 확실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맙습니다 #숲숲숲 #창비 #호수네그림책
에세이라기엔 시집 같고, 시집이라 하기엔 글로 풀어낸 요리집 같은 책. 읽고 읽다 어떤이의 목소리를 통해 들고 싶은 영롱하게 반짝이는 문장들. 이 책은 여름 뙤양볕 아래에 든눠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가 읽어주는 것을 들어도 당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하고 싶을 책이다. 책을 덮자마자 곧장 당근씨앗을 사서 우리의 텃밭으로 달렸다. 꽃을 보기 위해 딜을 심은 것처럼 당근의 잎을 가질 수 있다면 내 3평의 텃밭의 한고랑쯤 기꺼이 내어주고 싶었다. 나는 입으로 들어가는 기쁨이나 완성된 요리의 성취보다 재료를 준비하는 전반의 단계를 더 사랑한다. 내 텃밭에서 나는 재료로 무엇을 만들 수 있나 상상해보는 재미로 거듭 같은 장을 펄럭여도 지겹지 않은 이 책을 누구에게 선물해야 할까 고민해본다.문장에 머문다. 1.2.3. 순서대로 나열된 레시피가 아닌 문장으로 풀어낸 그 모든 말들에 머문다. 손가락 끝을 더 야무지고 아름답고 섬세히 움직이고 싶다. 내가 무엇이라도 된 듯 머리카락도 질끈, 앞치마 끈도 질끈 오늘도 새벽녘 동이트는 것을 보며 오늘의 식사메뉴 밑작업을 해둔다. 일을 하고 혹은 아이의 학원을 바쁘게 라이드 하고 나서 돌아오는 식사준비 시간에는 느끼지 못할 만끽의 순간들을 이 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다. 고맙습니다 #식탁위의고백들 #이혜미에세이 #창비 #호수네책
빛이 반짝이는 날 놀이터에 앉았다. 아이들의 조잘거림이 바람을 타고 너울대고 있었다. 아! 살아있는 소리. 내 아이의 목소리를 찾기위해 잠시 눈을 감아본다. 아이는 쪼그려 앉아 흙을 파며 친구들에게 어제 동물농장에서 본 고라니 구조장면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부쩍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아이에게 지금의 주거환경과 삶의 패턴을 핑계로 삼는 거절의 방법을 바꿔보기로 하고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동물농장을 함께 보기로 했다. 효과가 있었는지 동물과 가족이 되는 것이 얼마나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인지 자연스럽게 알아갔다. 하지만 꼬마에겐 반려동물이 필요한 진짜 이유는 충족되지 않는 관계 속의 온기일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여름밤이면 너네집 우리집 할것 없이 수박을 나눠먹었던 그 시절, 우리는 반려동물이 갖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형제도 부럽지 않은 친구들과 같이 자랐고 크리스마스이브 자정에 성당 교리실에 함께 잠입해주는 끈끈한 우정이 있었다(그리고 그것을 눈감아 주던 어른도!) 어쩌면 이 책은 그런 햇살보다 더 소중한 친구들과 관계의 부재를 메워주기 위해 우리에게 찾아온 책일지도 모르겠다. 고맙습니다#오늘의햇살 #문학과지성사 #문지아이들 #호수네책 #책이야기
치! 엄만 맨날 잘했대! 실수를 해버린 아이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회복 언어는 잘했어라고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질러지는 순간에도 너의 의도가 아니었음을 잘 알고 있고 다음엔 함께 정신을 잘 차려보잔 의미도 함께 담는다. (나는 뭐, 실수 안 하나? 뻑하면 깨고 부시는데!) 잘하고 싶었던 마음과 기대가 있기에 실수 했을 때의 걱정도 클테지만 실수하지 않을 수 없고 바로잡으면 된다는 것또한 단숨에 알 수 없다. 진실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고백하고 뉘우칠 때 그럴 수 있다고 위로를 받는 경험의 중첩은 오류를 범했을 때 새로고침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과정이다. 우리는 마음처럼 잘되지 않을 때에 초조함, 부끄러움, 불안함 등의 감정을 경험하게 되지만 오히려 흡족하지 않은 결과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한다. 그러니 거듭 실수해도 괜찮다. 그럴수록 더 쑥쑥 무럭무럭 자랄 테니까 말이다. 우리 모두는 실수 속에서 단단해지고 있다고 알려주는그림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나의첫심부름 #키다리그림책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치! 엄만 맨날 잘했대! 실수를 해버린 아이를 위해 내가 해줄수 있는 최고의 회복언어는 잘했어라고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질러지는 순간에도 너의 의도가 아니었음을 잘 알고 있고 다음엔 함께 정신을 잘 차려보잔 의미도 함께 담는다. (나는 뭐, 실수 안하나? 뻑하면 깨고 부시는데!)잘하고 싶었던 마음과 기대가 실수를 두렵게 한 요인이 될테지만 실수 하지 않을 수 없고 바로 잡으면 된다. 진실되게 인정하고 사과하면 된다. 내가 습관적으로 실수를 범하는 대상은 내 꼬마다. 그때마다 꼬박꼬박 사과를 한다. 난 오늘도 오류투성이 엄마인채로 하루를 마감했지만 내일은 손톱만큼 더 괜찮은 엄마가 될거다! 우리는 마음처럼 잘 되지 않을 때에 초조함, 부끄러움, 불안함 등의 감정을 경험하게 되지만 오히려 흡족하지 않은 결과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한다. 그러니 거듭 실수 해도 괜찮다. 그럴수록 더 쑥쑥 무럭무럭 자랄테니까 말이다. 우리 모두는 실수 속에서 단단해지고 있다고 알려주는 그림책을 만났다 #나의첫심부름 #키다리그림책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