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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윤순식.원당희 옮김 / (주)교학도서 / 2022년 2월
평점 :
철학은 공부할수록 심오해진다. 저자는 철학이 멋진 이유는 끝을 볼 수 없는 학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금껏 마음에 드는 철학서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저자는 철학 입문서 <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를 저술하며 철학의 근본 물음에 관한 관심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물음을 던지는 것은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우리의 소중한 능력이다. 충족된 삶의 비밀은 배우고 즐기는 데 있다. 배우기만 하고 즐길 줄 모르는 삶은 슬퍼지고, 즐기기만 하고 배울 줄 모르는 삶은 어리석어지기 때문이다. p.17
<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는 서양철학사를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되는지라는 주제에 34가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기 이해로 더욱 의식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감정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두 가지 문제뿐이다. 내가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무엇을 피하고자 할 것인가? 둘 중 하나다. p.92
1부 내가 알 수 있는 것에서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시작으로 프로이트의 무의식 등을 다루고, 2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서는 칸트의 선의지 와 정언명령,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는지 쇼펜하우어와 리벳의 담화를 소개한다. 도덕은 타고나는 것인지 길러지는 것인지, 절대다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벤담의 공리주의를 예로 들어 사람이 사람을 죽여도 되는지, 낙태와 안락사는 도덕적이고 허용해야 하는지 등등의 질문을 통해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높여간다. 마지막 3부 내가 희망해도 좋은 일은 무엇인가에서 신은 과연 존재하는지, 자연에도 의미가 있는지, 사랑이란 무엇이고, 우리에게 재산은 필요한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질문하며 인생은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 짚어보면서 마무리한다.
진정한 행복은 우선 즐겁고 쾌적한 삶, 나아가 참여와 개인적 동경의 실현으로 이루어진 선한 삶, 끝으로 의미가 실현된 삶으로 이루어진다며 행복해지기 위한 7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행복해지기 위한 7가지 원칙★
하나, 쉬지 않고 활동성을 유지해야 한다.
둘, 사회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셋, 집중력이 필요하다.
넷, 현실적인 기대감을 지녀야 한다.
다섯, 좋은 생각을 갖는다.
여섯, 행복 추구의 태도가 너무 과도해서는 안 된다.
일곱, 일을 통한 즐거움의 성취가 필요하다.
삶의 의미란, 내가 무엇에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는 딱딱한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으나, 챕터 말미에 던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덕에 흥미로움을 가지고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된다.
철학 책의 특성상 한 번 쥐면 놓기 어려운 철학 책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데 <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는 소크라테스에서 뇌과학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철학자들의 철학적 사고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주며 삶의 의미를 찾는 철학 여행으로 안내한다.
평소 철학에 관심이 있거나, 철학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가 필요한 독자라면 누구나 의식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자기 이해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