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쓰게 된다 -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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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중혁은 다작을 하는 작가다.
종종 김중혁과 이동진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빨간 책방>을 듣는데 그때마다 김중혁은 참 부지런한 글쟁이란 생각을 한다.
고뇌하며 몇년이 지나도 신작을 내기 힘들어 하는 소설가의 이미지와 달리 김중혁은 항상 유머러스하다. 물론 그가 낸 많은 책이 모두 소설은 아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이 써지지 않을 때는 번역을 한다고 한 것처럼 김중혁은 소설이 써지지 않을 때는 여러 잡문을 쓰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소설가 김중혁의 잡문 가운데 하나다.
제목이 참 김중혁답다.
'무엇이든 쓰게 된다'

김중혁의 다양한 활동에서 자연스러움, 힘빼기를 보여주듯이 이 책에서 보여주는 창작기법은 힘빼기.
모든 글쓰기 강좌에서 하는 말과 비슷하다.
하지만 김중혁만의 차이점이라면 그 자신이 자신의 창작기법인 힘빼기로 쓴 책을 다수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나는 늘 첫문장을 쓰기가 힘들다.
시중에는 이런 첫문장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라든가 뭐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적힌 책이 있다.
그러나 좀처럼 첫문장에 대한 부담은 사라지지 않는다.

김중혁은 첫문장 쓰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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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pp.74-75
글을 쓰면서 한번도 최선을 다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쓰는데까지 쓸 뿐, 최선을 다해 쓸 수는 없었다.최선을 다해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달리기라면 최선을 다할 수 있다. 도저히 힘을 더 낼 수 없을 때까지 달리면 된다. 죽기 직전까지 달리면 된다. 하지만 글쓰기에서는 최선을 다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하려면, 한 문장 한 문장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야 하고, 단어와 단어의 배열, 문장과 문장의 리듬, 흐름, 효과 등을 꼼꼼하게 계산해야 한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지칠 때까지 생각해야 한다. 다음 문장을 쓸 수 없을 때까지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면 하루에 한 문장만 겨우 쓸 수 있을 것이다.
(중략)
최선을 다할 수 없으므로, 모든 글쓰기의 첫 문장은 대충 쓰는 게 좋다. 어차피 우리는 최선의 문장을 쓸 수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문장을 쓸 수 없다면 아무 문장이나 쓰면 된다. 그래도 좀 나은 문장이 있지 않겠냐고?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위악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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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김중혁이 그린 그림 일기같은 형식도 이 책의 재미거리 중 하나다.
부제가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인 만큼 이번 서평은 짧게 짧게.
책을 펼쳐보면 비밀이 솔~솔~ 등장하리니~~~ ㅋㅋ

1. 창작의 도구들
이 쳅터를 읽으면 김중혁이 가진 도구들을 왠지 나도 다 준비해야할 것 같다. 그럼 글이 잘 써질지도 몰라~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이 든다. ^^;

2. 창작의 시작
그래. 뭐든지 써야 한다. 그리고 꼼꼼히 관찰하고 자꾸 읽고 또 읽자.

3. 실전 글쓰기
첫문장 쓰기부터 문장이 아닌 문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나만의 글쓰기 방식을 만들기.

4. 실전 그림 그리기
요 부분이 바로 김중혁의 그림 실력과 위트있는 스토리텔링을 엿볼 수 있다.

5. 대화 완전정복
ㅋㅋ 역시 나와 같은 세대다. 완전정복시리즈~. 아... 정말 그 참고서는 해마다 구매했었다. ^^;
언어영역, 예술영역, 사회영역, 과학영역으로 이루어진 김중혁이 제시하는 대화 완전정복 문제풀기 타임~! (이 문제풀기 은근 열중하게 된다. 홍홍)

나도 힘빼고 열심히 관찰하면서 글 좀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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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극장 - 막이 내리고 비로소 시작되는 아버지, 어머니의 인생 이야기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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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극장.
무슨 공영 TV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사회학자인 노명우교수가 1924년생인 자신의 아버지와 1936년생인 자신의 어머니의 인생 삶에 빗대어 우리나라의 역사적 순간을 흝어내려가는 이야기다.
처음 책 소개에서 접한  "아들이 쓴 아버지의 자서전"이란 문구가 내겐 오히려 거북하게 다가왔다.
주변에서 행해지는 자서전, 평전 등의 작업이 그다지 객관적이지 못한 시각과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을 종종 보아왔기에 한 인물에게 있어 가장 객관적이기 어려운 가족이 쓴 자서전이라는 점은 내게 신뢰성을 주기 어려웠다.  


하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이 책은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우리네 근현대사의 흐름을 20세기 한국 영화와 중첩시키며 이끌어낸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물론 저자의 부모님이 살아온  삶의 시공간적 배경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충청도 송곡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나고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그것은 한 개인의 삶에만 치중된 것이 아니라 시작은 아버지의 이야기로 물고를 틀면서도 전반적 흐름은 그 시대상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는 보통학교만 졸업하셨다로 시작해서 일제강점기 소학교, 보통학교, 국민학교의 변천사를 역사적 기록을 통해 알려준다. 이런 측면은 상당히 사회학자로서의 깊이가 느껴진다.
논문처럼 일일이 각주를 달지는 않았지만 저자가 참고한 다수의 문헌들만 보아도 그가 이 '인생극장'이란 영화아닌 영화를 개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하고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아직 정식 출판되기 전 가제본으로 받아 읽었다. 그래서 표지가 이렇다. ^^;
작년에 소설 『꿀벌과 천둥』을 가제본으로 받아 읽어본 후, 내 생애 두 번째로 읽어보는 가제본 책이다.  (왠지 인생을 걸어가는데 필요할 것 같아서 얼마전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녹색 구두 열쇠고리와 한 컷!)



2000년대 후반부터 3-4년 정도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에듀케이터로 일한 경험이 있다.
한국영화사와 영화제작원리 등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기에 이 책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초기 영화들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가제본 책이기에 실제 책에도 흑백 도판으로 나올 지 아니면 칼라 도판으로 나올지 잘 모르겠다.

미군의 언어 영어. 이승만 전대통령의 언어 영어.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어로 뒤덮혔던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영어로 뒤덮히게 된 현실.  
옛날 영화 보는 것을 즐겨서 지금도 상암동에 있는 영상자료원에 가끔 간다.
이 영화도 본 기억이 있다. 고 강재구 소령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신성일씨가 주연한 영화다.

신상옥 감독의 <빨간 마후라>.
1960년대 신상옥감독은 영화계에서 거의 독보적인 존재였지.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여성도착하다》전에도 등장하는 영화 <자유부인>.
《신여성도착하다》전에서는 영화 <자유부인> 속에서 나타난 당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각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 『인생극장』에서는 주인공 선영이 춤을 배우게 된 상대 '춘호'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한다.  1950년대 우리나라에 들어온 미국문화에 경도된 나머지 세련된 지식인은 영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묘사된 영화의 장면들.
춘호는 종종 영어 단어를 섞어 쓰고 세련된 직업여성으로 대변되는 미스 박은 영어로 "프레젠트"를 말하면서도 한글을 잘 몰라요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선영의 남편은 국문과 교수로 등장하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는 이미 영어는 상류사회의 언어임을 암시해 준다.
저자는 이 영화 속 장면들을 통해 1950년대 우리나라 사회상을 그대로 꼬집고 있다.

이 책의 아이디어는 2014년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 노명우가 자신의 강의 '영상 사회학'에서 시도한 내용에서 시작했다. 사회, 역사, 문화를 아우르는 노명우 교수의 강의 기법이 참 재미있었을 것 같다. 
내 강의를 준비하면서  이런  사례를 보고  반성하고 좋은 귀감으로 삼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보다 친근하고 재밌게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더불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금상첨화가 아닐까? ^^

* 본 글은 사계절 출판사에서 제공해 준 가제본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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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중서부의 부엌들
J. 라이언 스트라돌 지음, 이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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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8년 들어 이제까지 3권의 책에 대한 서평을 적었는데 그 책들은 모두 2017년에 출판된 책이다.
그러니 오늘 쓰는 책 『위대한 중서부의 부엌들』은 2018년에 출판된 책 가운데 처음으로 쓰는 서평이다. (뭐 년도가 무슨 상관이냐만은 그냥 내스스로의 기념? ^^;)
굳이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건 이 책은 최근 들어 읽은 소설책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책이었다. 처음 책을 손에 쥐었을 때 500페이지 가까운 소설의 분량이 살짝 부담되기는 했지만 이 생각은 쓸때없는 우려였다. 생각이상으로 어렵지 않게 금새 읽었다. 게다가 열린책들에서 만든 이 책의 사이즈가 아주 맘에 든다. 손에 딱 맞게 쥐어져서 평소 소설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 많이 읽는 나에게는 아주 적합했다. 단지 먹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요리는 전혀 못하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낯선 각 요리의 재료와 요리 명들이었다. 번역자는 친절하게 각주를 달아두었다. (읽으면서 내내 번역자가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함) 논문이 아닌 소설에 각주를 다는 일은 늘 고민거리다.
독자들은 일일이 각주를 읽으며 독서의 흐름이 끊기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소설의 흐름을 좀 더 상세히 잘 이해시키기 위해서 각주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작용할 때가 있다. 역자는 늘 그것을 고민할 것이다.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 에바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녀를 낳아준 부모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아주 짧은 한 단락으로 그 부모의 이야기는 정리되지만 에바의 인생에 있어 부모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상당히 중요한 복선을 깔고 있다.

모두 8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쳅터별 제목은 모두 요리명이다. ^^
물론 내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요리들이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이기때문에 어쩌면 이 책에 등장하는 요리들은 미국 중서부의 요리라기보다는 오래 전 유럽 각지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만들어 미국에 정착시킨 요리인 듯싶다.

 

1. 루테피스크
2. 초콜릿 아바네로
3. 스위트 페퍼 젤리
4. 월 아이
5. 골든 밴텀
6. 사슴 고기
7. 바
8. 더 디너

이 가운데 루테피스크나 초콜릿 아바네로, 스위트 페퍼 젤리 등에 대해 들어보거나 먹어 본 경험이 있으신 분? 아마 그렇다면 그 분은 상당히 요리, 특히 서양 요리를 즐기는 분이 아닐까? ^^
아무튼 요리나 재료명을 보면 상당히 달콤할 것 같지만 오~ 절대 그렇지 않다.
'초콜릿 아바네로'는 특히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요리와 에바를 중심으로 그의 가족과 지인,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한 쳅터, 한 쳅터 마다 이어진다.
마치 오래 전에 봤던 영화 <마이키 이야기>에서처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 마이키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그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시작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에바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천재적인 미각을 잘 유지하고 살려나갔다는 점도 뭔가 기특하고 좋았다. 천재적인 미각, 천재적인 음감. 이런 걸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태어나면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에바. 그런 에바의 성장기는 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바는 다행히도 좋은 친지들이 있었고,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깨닫는 현명함이 있었다.
이 책은 에바의 성장소설이 아니다.
에바와 요리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에 때로는 매콥하고 때로는 달콤한 요리가 함께하여 풍부한 감각이 살아나는 이야기.

소설에는 대화체가 많이 등장해 현장감이 그대로 느껴지게 한다.
문체도 간결하여 쉽게 읽혀진다. 익숙하지 않은 요리나 재료명을 제외한다면 그리 읽기 어려운 소설은 아니다. ^^;

책 한권을 다 읽고 나면 어쩐지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점을 멀리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가까운 마트에 가서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소박하게라도 요리를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러면 내 인생에도 요리와 연관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다.    

*이 글은 몽실북클럽에서 제공해 주신 책을 읽고 쓴 제 자신의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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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인생
데이나 스피오타 지음, 황가한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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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Innocents and Others 다.
순수함의 주변에 감춰진 다른 그 무엇들이란 뜻일까?
번역된 제목이 '순수한 인생'이어서 마치 『테스』처럼 순수하고 순진한 시골처녀가 등장할 줄 알았다. ^^; (물론 책을 읽고나니 그건 나의 큰 오산이었다)

 

책의 표지도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사람들은 화가 고흐를 상당히 순수하고 평생을 그림에만 몰두한 인물로 여긴다.
그런데 실제는 과연 그러했을까? 우리는 고흐를 지나치게 신격화하는 것은 아닐까?
암튼 이 문제는 다음에 거론하기로하고 다시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자.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는 드라마, 영화, 연극을 만들기 위한 토대라고 해야 어울릴 것 같다.
처음의 서두를 읽었을 때 도저히 상황이 이해가 안되서 몇번이고 다시 읽었다.
소설은 정형적인 기승전결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물론 요즘 이런 소설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여 이런 형식에 익숙한 분들은 괜찮겠지만 역시 나에겐 좀 익숙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놓을 수없었던 이유는 역시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갑자기 훅!하고 들어오는 반전이 있기 때문이었다.
초입 부분에 "이건 뭐지?"라고 고민고민하며 어려운 미로를  통과하고 나면 어느 순간 갑자기 "환~"하게 서광이 보인다. 이거였구나... 라고.

 



소설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메도 모리'. 그녀의 성장기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학창시절,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왔다갔다 좀 뒤섞여 나타난다. 메도 모리는 주로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을 다큐멘터리에 담아 왔고 그 소재를 찾아다니고 파헤치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가 보여주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과연 무엇이 순수인가를 재차 생각하게 한다. 메도 모리의 삶도 순수와 사기를 오가는 가운데 혼재해 있었다.

 또 다른 인물. 메도 모리의 절친이자 코미디 영화감독 '캐리 웩슬러'. 이들의 학창시절과 영화를 제작하며 서로가 서로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 사건들이 다시 뒤얽혀 나타난다.
잘 나가던 다큐멘터리 감독 메도 모리가 왜 영화 제작을 그만두고 조용히 은둔하며 대학에서 영화를 가르치는 일만하게 되었는지. 캐리의 입을 통해 알게 된다.

메도와 캘리는 저자 데이나 스피오타의 분신처럼 보인다. 
데이나는 어린 시절 헐리우드 영화계에 몸담았던 그녀의 아버지로 인해 영화를 가까이 접했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그 영화를 제작하는 인물들의 행동반경에 대해 좀더 세심하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설 속 글의 형식도 소설, 시나리오, SNS 등의 형식이 혼재해 있다. 
심지어 인터뷰했던 파일을 그대로 담아내 듯 대화 속에 타임코드까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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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중에서 p278
메도가 했던 말이지만 캘리의 글을 통해 전해지는 예술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
"예술가가 된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사기야.  또 어떤 면에서는 마술이지. 하지만 뭔가를 만들려면 수집가도 되어야 해. 수집가가 뭐냐고? 음, 도둑을 좋게 표현한 거지. 아무도 원치 않는 것을 가져간다는 점만 제외하면. 특이한 생각이나 물건만 가져가는 게 아니야. 익숙한 것을 유심히 관찰해서 남들이 간과하거나 무시하거나 버리는 것을 찾아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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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메도의 말에서 "사기"라는 단어가 가슴에 와서 꽂혔다.
그래, 어쩌면 모든 것이 사기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사기와 마술을 오가는 예술이란 것에서 또 다른 삶의 순수함을 발견하고자 버둥거리고 있다. 과연 세상에 진정한 순수함이 존재할까? 우리는 순수함이라는 이상향을 내 마음 속에서 추구하는 것은 아닐까?  

* 이 서평은 출판사 은행나무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제 느낌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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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시 - 힘 빼고, 가볍게 해내는 끝내기의 기술
존 에이커프 지음, 임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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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 말이 합당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뭐든 시작하지 않으면 일어나는 일은 없다. 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하지만 또 이런 말도 있다.
"용두사미(龍頭蛇尾)".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흐지부지~. --;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용두사미가 된 일이 한번 아니 수없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은 용두사미에서 벗어나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마무리를 잘 짓게 하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솔직히 특별한 기술은 없다. 하지만 저자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마치 그것이 특별하게 느껴지게 한다. 저자 존 에이커프는 자신의 실패담과 성공담을 적절히 섞어 독자들에게 무겁지 않게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야구경기를 보면 마지막 구원투수의 위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듯이 마무리는 정말 중요하다.

 대학다닐 때 첫 실기 과제로 상의와 하의, 투피스를 제작한 적이 있다. 처음에 디자인화도 멋드러지게 그리고 실제 디자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당시 내 실력으로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디자인을 선택했고 원단도 다루기 힘든 것을 골랐기에 제작과정에서 결국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T.T
그 과목에서 좋은 학점을 받지도 못했고,  제대로 입을 만한 옷을 만들지 못한 경험이 있다.
이런 실패를 한번 경험하자 그 다음부터는 멋지게 스타일화만 그리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에 패턴, 원단, 봉제까지 고려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실력의 정도를 파악하고 그 범위에서 약간만 높은 수준을 시도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이미 내가 몸으로 경험한 내용들을 읽기 쉽고 간략하게 정리해 놓았다.   

 우리 대부분이 만성적으로 시작만 하고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1.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영어공부 (저자가 미국인이기에 이 책에서 요점은 없다. ^^;)
2. 오천만의 숙원 다이어트... (미국인들에겐 더 절심함이 많으니 당연히 이 책에 있음)
    다이어트와 동반하는 운동.
3. 내 주변인들이 많이 하는 1년의 독서량.
4. 그리고 각자가 추구하는 목표. (일, 공부, 취업, 돈 많이 벌겠다... 등등)

이 모든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제일 먼저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완벽주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는 언제나 지나치게 높고 큰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것을 완벽하게 클리어하려 한다.
예를 들어 몇 달만에 10kg의 몸무게를 빼겠다거나... --;

몇 년전에 발목을 삐어 한의원에 치료받으러 다닐 때 의사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한달에 0.5kg만 빼라고. 그럼 1년이면 6kg, 3년이면 18kg이라고.
본인이 그렇게 해서 3년간 살을 뺐단다.
오호~~~ 정말? 이라고 생각하며 나도 실천해 봐야지!라고 당시에 결심했으나...
음... 나는 여전히 이러고 있다. T.T
역시 용두사미.

일을 마무리 짓는 비법은 모두 8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 완벽한 계획이 산산이 부서진 그 날의 비밀
2. 왜 시작부터 거대한 목표를 세울까?
3. 우리의 시간을 망치는 대단한 착각
4. 끝까지 달리기 위해 필요한 기술
5. 은근슬쩍 계획을 뒤엎는 방해꾼
6. 인생 곳곳에 숨어든 '비밀 원칙들'
7. 더 나은 성과를 위한 '데이터 활용법'
8. 결승선 코앞에서 닥친 마지막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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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7 본문 중에서
당신의 보상은 무엇인가? 공포로 인해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두려움은 무엇인가?
기억하자. 완벽주의는 '재미'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심지어 보상이나 공포를 목표 달서으이 동기로 삼는 건 다른 것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일이라고 당신을 집요하게 공격할 수도 있다. 멍청하고, 재미있고, 엉뚱한 방법을 택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당신 하나일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당신이 이 책을 읽는 지금도 나는 무대를 망치지 않기 위해 어딘가에서 연설 연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숲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향초를 켜고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공포의 형태든 보상의 형태든, 목표에 재미를 더하면 더할 수록 당신의 목표 달성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

무엇을 시작할 때도 무엇을 끝낼 때도 재미는 역시 중요하다.
재미있는 일은 취미로 하고 잘 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라고 종종 말하지만 음...
과연 재미없는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2018년 1월도 일주일이 지나간다.
올해 여러분은 어떤 목표를 세우셨나요?
저는.... 이미 작심삼일을 경험하고 있지만 그래도 또 작심을 합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느리지만 목표 언저리에라도 가지 않을까요? ^^;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읽으면 기운이 나는 책이다.
올해는 좀 제대로 끝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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