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중서부의 부엌들
J. 라이언 스트라돌 지음, 이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2018년 들어 이제까지 3권의 책에 대한 서평을 적었는데 그 책들은 모두 2017년에 출판된 책이다.
그러니 오늘 쓰는 책 『위대한 중서부의 부엌들』은 2018년에 출판된 책 가운데 처음으로 쓰는 서평이다. (뭐 년도가 무슨 상관이냐만은 그냥 내스스로의 기념? ^^;)
굳이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건 이 책은 최근 들어 읽은 소설책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책이었다. 처음 책을 손에 쥐었을 때 500페이지 가까운 소설의 분량이 살짝 부담되기는 했지만 이 생각은 쓸때없는 우려였다. 생각이상으로 어렵지 않게 금새 읽었다. 게다가 열린책들에서 만든 이 책의 사이즈가 아주 맘에 든다. 손에 딱 맞게 쥐어져서 평소 소설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 많이 읽는 나에게는 아주 적합했다. 단지 먹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요리는 전혀 못하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낯선 각 요리의 재료와 요리 명들이었다. 번역자는 친절하게 각주를 달아두었다. (읽으면서 내내 번역자가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함) 논문이 아닌 소설에 각주를 다는 일은 늘 고민거리다.
독자들은 일일이 각주를 읽으며 독서의 흐름이 끊기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소설의 흐름을 좀 더 상세히 잘 이해시키기 위해서 각주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작용할 때가 있다. 역자는 늘 그것을 고민할 것이다.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 에바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녀를 낳아준 부모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아주 짧은 한 단락으로 그 부모의 이야기는 정리되지만 에바의 인생에 있어 부모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상당히 중요한 복선을 깔고 있다.

모두 8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쳅터별 제목은 모두 요리명이다. ^^
물론 내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요리들이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이기때문에 어쩌면 이 책에 등장하는 요리들은 미국 중서부의 요리라기보다는 오래 전 유럽 각지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만들어 미국에 정착시킨 요리인 듯싶다.

 

1. 루테피스크
2. 초콜릿 아바네로
3. 스위트 페퍼 젤리
4. 월 아이
5. 골든 밴텀
6. 사슴 고기
7. 바
8. 더 디너

이 가운데 루테피스크나 초콜릿 아바네로, 스위트 페퍼 젤리 등에 대해 들어보거나 먹어 본 경험이 있으신 분? 아마 그렇다면 그 분은 상당히 요리, 특히 서양 요리를 즐기는 분이 아닐까? ^^
아무튼 요리나 재료명을 보면 상당히 달콤할 것 같지만 오~ 절대 그렇지 않다.
'초콜릿 아바네로'는 특히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요리와 에바를 중심으로 그의 가족과 지인,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한 쳅터, 한 쳅터 마다 이어진다.
마치 오래 전에 봤던 영화 <마이키 이야기>에서처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 마이키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그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시작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에바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천재적인 미각을 잘 유지하고 살려나갔다는 점도 뭔가 기특하고 좋았다. 천재적인 미각, 천재적인 음감. 이런 걸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태어나면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에바. 그런 에바의 성장기는 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바는 다행히도 좋은 친지들이 있었고,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깨닫는 현명함이 있었다.
이 책은 에바의 성장소설이 아니다.
에바와 요리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에 때로는 매콥하고 때로는 달콤한 요리가 함께하여 풍부한 감각이 살아나는 이야기.

소설에는 대화체가 많이 등장해 현장감이 그대로 느껴지게 한다.
문체도 간결하여 쉽게 읽혀진다. 익숙하지 않은 요리나 재료명을 제외한다면 그리 읽기 어려운 소설은 아니다. ^^;

책 한권을 다 읽고 나면 어쩐지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점을 멀리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가까운 마트에 가서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소박하게라도 요리를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러면 내 인생에도 요리와 연관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다.    

*이 글은 몽실북클럽에서 제공해 주신 책을 읽고 쓴 제 자신의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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