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로케 생각해 - 걱정도, 슬픔도 빵에 발라 먹어버리자 ㅣ edit(에디트)
브라보 브레드 클럽 지음 / 다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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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2 크림 브륄레
크림 브륄레는 맛도 있고, 깨뜨리는 재미도 있고, 단단함 안 부드러움의 반전 매력 때문에 좋아하는데, '다 부숴 브륄레'는 신박하다. 나도 다음부터 먹을 때마다 스트레스와 함께 '다 부숴 브륄레' 주문을 외워야 겠다.

p. 40 발효빵
지배자나 통치자를 부러워 해본 적은 한번도 없는데, 하루 1,000개의 빵을 진상받은 파라오는 진심 부럽다.

p. 82 치아바타
처음 방문한 빵집에 가면 치아바타를 꼭 먹어보라는 조언을 잊지 말아야 겠다.

빵을 만드는 방법, 밀의 종류, 빵의 종류와 유래, 남은빵 보관법과 소생법, 편의점 마트 온라인별 추천 빵, 길거리 간식빵까지 다양한 빵 이야기다. 특히 소주와 어울리는 빵 이야기는 참 신박하다.

나는 지나가는 길에 빵집이 보이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일단 들어간다. 구경만하고 빵은 딱 하나만 사자고 결심하고 들어가지만 결국 잔뜩 사게 된다. 나는 어느 빵집이든 버터 프레츨과 무화과 깜빠뉴는 꼭 산다.

빵순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내가 아직  소금 바게트를 못 먹어봤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 바게트, 소금, 버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소금 바게트 조만간 꼭 먹어야겠다.

이 책은 빵과 함께하는 일상 이야기다. 재미있을 뿐 아니라 맛있기까지 하다. 읽는 내내 맛있는 빵냄새와 빵이 날 행복하게 해준다. 빵순이 맞춤 책이다.

빵양이 '브라보'의 일러스트도 넘 귀여워 자꾸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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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틸러 Love Stealer
스탠 패리시 지음, 정윤희 옮김 / 위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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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의 에스플러네이드 쇼핑 아케이드에 있는 그라프 다이아몬드 매장에 오토바이를 탄 4인조 강도가 침입해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쳐간다. 도둑맞은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잘 익은 과일처럼 대롱대롱 달린 배 모양의 20캐럿 상당의 샴페인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상하이 개발업자의 두 번째 아내를 위한 생일 선물용이였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해 각자의 이야기를 계속 한다. 전혀 서로 관계가 없이 보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 순간 그들의 연결고리가 드러나고, 모두 연관되어 있는 걸 알게된다. 

그리고, 결국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어, 숨겨진 상태로 끈질기게 이어져 온 진실이 밝혀진다. 주인공은 전혀 알지 못했던, 그의 삶 전체를 통제해 온 힘이 드러난다. 

인간이 같은 인간을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자신의 목적과 이득을 위해서는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수단과 방법으로만 생각할 수 있다는 게 끔찍하다.

이제부터라도, 그가 자신의 삶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책이 아니라 4D영화를 본 듯 묘사가 생생해서 빠져들게 되고, 캐릭터들이 한명 한명 살아 있고 멋지다. 전개가 빠르고, 구성이 치밀해 흥미진진하고, 스릴 넘치고, 숨 죽이며 집중하게 된다. 시간 순삭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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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소메이 다메히토 지음, 정혜원 옮김 / 몽실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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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소년 '가부라기 게이치'는 사이타마현에 사는 일가족 29살 남편 '이오 요스케', 27살 아내 '지구사', 두 사람의 아이 두 살배기 '슌스케' 세명을 참살해, 헤이세이 최후의 소년 사형수가 된다. 그런 그가 수감 중이던 고베 구치소를 탈옥했다. 

악랄하고 잔인한 살인자의 탈옥으로 전 국민은 공포에 사로잡히고, 그는 얼굴과 이름을 바꿔, 정체를 숨기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그는 아르바이트 하던 곳에서 정체가 들통나게 되면, 그곳에서 자취를 감추고 다른 곳으로 옮기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그와 함께 일했던 모든 사람들은, 그에 대해 알려진 것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그는 똑똑하고,  바르고, 정이 많고, 온화하고, 인간적이고, 마음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어지는 사람이어서, 그가 그런 잔혹한 살인을 저질렀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가부라기 게이치에 대해 알아갈 수록 혼란스럽기만 했다. 때로는 믿을만한 사람 같고, 때로는 살인마 같고 그 어느 쪽도 확신 할 수 없었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고, 진실을 아는 것을 귀찮아 하는 현시대의 우리들에게 정신 차리고 눈을 똑바로 뜨라고 경고하는 것 같다.

630페이지나 되는 책인데도, 그의 진짜 정체에 대한 궁금증에 순식간에 읽었다. 읽어갈 수록 진실에 대한 목마름이 점점 더 커져서 결론을 기다리기 힘들었다.

매 에피소드들이  다른 듯, 같은 듯 연결되어 있고,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훌륭한 스토리를 이루고 있어,  한권의 책을 읽은 게 아니라, 흥미롭고 재미있는 미니 시리즈를 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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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당신들
이주옥 지음 / 수필과비평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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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와 함께 시장을 가고, 친구를 만나고,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밥을 짓고, 커피를 마시고, 계절과 날씨를 겪고, 가족을 만나고, 이사를 하고, 여행을 하고, 산책을 한다.

나는 그녀와 함께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고, 행복을 누리기도 하고, 감사함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의 일상을 허락도 없이 몰래 엿보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면서도, 그녀를 따라다니는 걸 멈출 수 없다.

그녀는 그녀 자신의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항상 좋고 행복한 일만 있는 건 아니지만, 어느 순간에도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나에게는, 큰 흔들림 없는 그녀가 놀라울 뿐이다. 그녀의 그런 모습 덕분에 내 감정도 조금은 잔잔해지고, 위로가 된다.

그녀와 함께 차 한잔을 마셨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앞으로의 그녀의 또 다른 일상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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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여름 - 이정명 장편소설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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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시의 자랑거리 '이한조'는 쐐기화로 유명하고, 홍콩 옥션에서 최고 경매가에 자신의 그림을 팔만큼의 인정을 받는 화가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게 해준 최고의 조력자 아내가 있다. 더 이상 완벽할 수 없고,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 43번째 생일 다음 날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온다.

그의 아내가 소설의 일부로 보이는 글을 남기고 사라진 것이다. 그 소설에는 이한조와 그의 아내의 이야기가 진실인 듯 허구인 듯 뒤섞여 있다. 그 소설을 계기로 이한조는 묻어두고 있던 20여년전 사건과, 그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게 된다.

인물들이 서로 뒤엉켜 있다. 그래서 모두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일부 단편적인 것들만을 보게 되어, 오해가 커지고, 그 오해를 진실로 믿으면서, 상대방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상처를 준다.

상처가 아물기는 커녕, 지나 온 세월만큼 점점 더 커져, 일상적인 삶을 평범하게 누리지 못하게 되고, 각자 자신만의 생각속에 살게 되고, 결국은 비극을 이끌었다.

그 비극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또 모두 조금씩 책임이 있기도 하다.

굴레에 갇혀 있는 그들 중, 누군가 한명만이라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진실을 알려고 했다면, 그 오해의 악순환은 끊어져, 지금보다 훨씬 편안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궁금증이 더 커져가서, 빠른 속도로 책을 읽었다. 뒤로 갈수록 드러나는 사실들이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더니, 마지막까지 내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정명 작가님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느낌이지만, 기분이 나쁘기는 커녕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영화화도 살포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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