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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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슈메이'기자 '마치다 리카'는 수도권 연쇄 의문사 사건의 피고인 '가지이 마나코'를 취재 하고 싶어한다. 여러번의 시도가 모두 거절 당하다가, 친구 '레이코'의 조언 덕분에 드디어 '가지이 마나코'를 만나게 된다.

그녀와 만나면서, '리카'는 그녀가 추천해 주는 음식들을 먹어보고, 그녀의 요리법을 따라 요리를 하게 되고, 맛있는 음식을 점점 즐기게 된다. 그러면서 몸무게도 늘게 된다.

어렸을 때, 너무 빨리 성숙해 버린 가지이를, 엄마는 당황해 했고, 다른 사람들은 뚱뚱하다고 놀리고 비난했다. 그녀는 친구도 없었고, 그녀에게 관심 가져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 그녀는 자신이 남자를 돌봐주고 따스하게 감싸주고 기쁘게 해줄때만 비로소 관심을 얻게 된다는 걸 알게 되고, 그런 방향으로만 살게 된다. 남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그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완벽한 음식을 만들고, 그들에게 헌신한다.

그런 그녀가 '자신을 위해서' 라는 삶도 존재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 완전히 달라진다.

사람의 외모, 특히 여성의 외모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기준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그녀를 그렇게 만든 많은 사람들 중에 나도 한명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한다.

그녀가 원했던 건 단지 진정한 친구, 또는 자신을 사랑해줄 연인,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가족 이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주위에 한명만 있었어도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마지막까지도 결국 바뀌지 않는다. 그 모습이 불쌍하고 안쓰럽고 애처롭기까지 하다. 

식탐이 많고 평소 버터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을 읽는 건 고문이었다. 내내 버터 냄새가 코 끝에 남았고, 책에 소개된 음식들을 찾아보게 했고, 직접 따라서 만들어 보게 했다. 그리고, 에쉬레 가염 버터도 조만간 구매하게 될 것 같다. 

일본의 실화 '수도권 의문사 사건'을 모티브로 쓴 책이다. 그 당시 그 사건에 크게 관심 갖지 않았는데, 다시 자세히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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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모모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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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토 하루'와 '하야세 리히치로'는 첫 눈에 반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었지만, 불행히도 사산을한다. '하루'는 '리히치로'가 가장 필요 할 때 자신의 옆에 있어주지 않았던 고통과 상처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고, '리히치로'는 자신이 '하루'를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자책한다.

둘은 이혼한 사이지만, 매달 두세번은 만나고, 아들의 기일을 챙기고, 가족과 친구들도 여전히 함께 어울리고, 결혼 기념일에는 함께 밥을 먹는다.

지금은 서로를 잘 아는 아주 편한 친구 관계로 보이는 그들은, 서로를 위해 맞선 상대를 찾아주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친구와 가족들의, 도움과 노력으로, 서운함과 오해가 하나씩 풀리고, 자신들의 진정한 마음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그들이 조금만 더 자신과 상대방에게 솔직했더라면, 그렇게 먼 길을 돌아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어쩌면 그 모든 과정이 있었기에, 상처를 핑계로 숨기고 있던 진심을 표현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용하게 된 주변 사람들이 쓰라린 상처만 얻었을까봐 마음 쓰였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 처음부터 이미 다 알고 스스로 이용당해 주었고, 그 추억과 기억으로 더 나은 사랑을 찾아갔을 것이다.

결국 모두 다 행복을 찾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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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왕에게 필요한 세 가지
안수민 지음, 김기권 그림 / 쉼어린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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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가 따로 살게 되면서, 아빠와 함께 살던 초등학교 2학년 '은재'는 아빠의 일이 바빠지자 할머니와 함께 살게된다. 어쩔 수 없이 학교도 전학을 가게 되고, 친한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슬프고, 부모님과 함께 살지 못하는 것도 속상해, 새 학교에 적응도 못하고, 주눅들어 있다. 

은재는 엄마처럼 다정하고, 잘 보살펴주는 담임 선생님과, 짝꿍 '민영'이 덕분에 조금씩 마음을 열고, 반에 적응해 가게 되고,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피구로 더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되기도 하지만, 은재가 오기 전 피구왕이었던 '승우'의 질투로 친구들게 알리고 싶지 않은 자신의 비밀이 다 알려지게 된다.

그동안 지내던 환경이 너무 많이 달라진 상황에서, 은재가 얼마나 힘들고, 불안했을지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끔찍한 상황 속에서 살고 있고, 아픔이 있는데도 항상 밝고 씩씩한 민영이는, 나이에 비해 너무 빨리 커버린 것 같아 속상했다.

그런 아이들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선생님의 존재가 참 감사하다. 선생님이라면, 어른이라면 아이들에게 응당 그런 사람이 되어줘야 한다.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고민을 털어놓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도, 마음 놓고 기댈 수 있는 부모나 선생님도 필요하다. 은재와 민영이뿐 아니라 세상 모든 아이들의 옆에 그런 사람들이 있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마땅히 받아야 할 보호를 받게 해주는 것, 옳고 그름을 알게 해주고, 잘못한 것은 깨닫게 해주는 것. 이 모든 것들은 우리 어른의 책임이자 의무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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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날 - 이장미 그림 일기
이장미 지음 / 다다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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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장미' 님이 17년간 자신의 가족, 부모님, 언니, 여동생, 남동생, 그리고 6명의 조카들에 관해 그리고 쓴 그림 일기다. 

특별할 것 없는 한 대가족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다.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여행을 가고, 낮잠을 자고, 티비를 보고, 날씨와 계절을 느끼고, 시시한 이야기를 하고, 시간을 보낸다.

아기였던 조카들은, 사춘기를 겪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군대를 갔다오고, 취직을 한다. 조카들이 자란만큼 부모님은 약해지신다.

오직 가족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정말 평범하고, 개인적이고, 담백한 하루 하루지만, 그 모습들이 그립고 부러워진다.

그녀처럼 내가 부모님의 모습을 자세히 바라 본 적이 언제인지,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눈 것은 또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내 가족을 먼저 챙기느라, 또는 매일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너무 무심하고 매정했다고 반성하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앉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나눠야 겠다.

책속의 이야기는, 내가 나의 부모님, 형제 자매들 조카들 그리고 나의 가족과 함께 보낸 일상과도 참 많이 닮아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가족과의 일상을 좀 기록해 둘걸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지만, 나의 가족을 추억하고 싶을 때면 이 책을 펼쳐봐도 될 것 같다.

세상에서 재미있는 일들 중 하나가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재미도 주고,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귀중함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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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스타의 인생 사진관 - 사진 찍는 개그맨의 찐 제주살이
윤석주 지음 / 도트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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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공채 개그맨 '낙지'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던 '윤석주'님이 제주도에 정착해 살면서 가족과 제주의 모습을 찍은 사진집 에세이다.

그는 아이에게 그냥 하루하루  행복한 순간을 주고 싶고, 아이가 넓고 따뜻한 감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미래에 딸에게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너무 행복했다 는 한마디를 듣는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한다. 사진 속 아이의 환한 웃음을 보니, 그가 바라는 바를 이미 충분히 이룬 것 같다.

그가 제주에서 흔히 만나는 일상과 풍경 사진도 참 예쁘다. 사람과 자연이, 일과 여유가 어우러지는 모습 자체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예술이다.

"그냥 마냥 보고 있기만 해도 그냥 정말 좋다. 시간을 잊게 만든다." 그가 제주를 보며 오롯히 느끼는 감정을, 나는 그의 사진을 보며 느끼고 공감한다. 제주에 당장 가고 싶어지고, 그곳까지 갈 시간이 없다면 지금 잠시 하늘과 주위를 둘러보기라도 하고 싶어진다.

책 표지 사진 속 그의 얼굴이 지금 그의 삶을 모두 말해주고 있다. 그 표정만으로도 내 마음에 잔잔한 물결이 인다. 그가 자신의 가족을 얼마나 사랑하고,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진에 찍힌 모습을 그 피사체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다고 한다. 사랑을 담아 피사체를 바라보는 그의 마음이 그대로 사진 속에 표현되어 있다. 그의 사진들을 보다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 따뜻 해지고, 행복 해지고, 가족들을 떠올리게 한다. 나는 과연 내 가족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그의 사진들을 보고 나니, 내 앞의 모든 것들이 경이롭고 아름다워 보인다. 지금 내 가족들에게 잘하고, 이 순간 행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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