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면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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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노는 거 좋아하는 김 낭자, 이 도령, 박 도령은 무더위 때문에 대청마루 그늘에서 꼼짝도 못 하고 있다. 

그때 우연히 김 낭자가 구범폭포에 절대로 녹지 않는 괴이하고 신비로운 얼음이 존재한다는 전설을 알게 되고, 세 아이들은 그 얼음을 찾아 나선다.

가는 길에 절벽에서 떨어지려는 고양이를 구해주고 그 인연으로 고양이를 따라가게 되는데, 그 끝에서 전설의 얼음이 있는 폭포를 만난다. 

과연 아이들은 얼음을 구해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해를 거듭할수록 여름이 점점 더워지는가 싶더니 올 여름은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들 정도의 폭염이다. 장마철에도 기온은 전혀 내려가지 않고, 습한 더위가 사람을 힘들게 한다.

날씨 때문에 몸도 제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잠도 잘 못자고, 입맛도 없어, 몸은 약해지니 더 지치게 된다.

이럴 때 냉면 한 그릇이면 더할나위 없다. 없던 입맛도 돌아오게 만들만큼 맛있고, 기분까지 좋아진다. 더군다나 얼음을 넣어 만든 냉면은 여름의 무더위에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책 앞부분에서는 아는 맛이 무섭다고 입안에 침이 고이고, 살얼음이 언 육수 한모금과 냉면이 간절해 진다. 그러다 점점 입안 가득 냉면의 맛이 느껴지고, 몸이 시원해진다. 

그림과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페이지 곳곳에 잔잔한 재미들이 가득하다.

올 여름 호랭면 한 그릇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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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친구가 생겼어 ㅣ 맑은아이 22
박혜숙 지음, 최은 그림 / 맑은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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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바빠서 별이는 매일 혼자 논다. 그러던 어느 날 괴물 친구가 심심하다며 집에 놀러온다. 둘이 함께 놀려고 할때, 별이 할머니가 달려와서 아무하고나 놀면 안된다고, 그 친구를 쫓아낸다.

그 친구는 겉모습은 이상하고 괴상한 괴물이지만, 알고보니 별이처럼 마음은 여리고, 무서움도 많은, 외로운 친구였다.

친구가 되는 데는 생김새, 성격,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된다.

더군다나 지혜라는 말로 포장된 어른들의 편견때문에 가끔은 친구의 본모습을 보지 못할때도 있다.

어쩌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친구가 되었을 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도와주고,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친구들이 함께 할때 일상이 더 새로운 하루 하루가 될 수 있다.

다르니까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고,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내일이 더 기대가 되고,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역시 혼자보다는 친구와 함께 노는게 더 재미있고, 행복하다.

외모가 조금 다르다고 그 상대에게 편견을 갖거나 무서워하고 꺼리면 안된다. 우리는 모두 틀린게 아니라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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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날처럼 여행하기 - 천천히 걷는 여행자를 위한 유럽 36개 도시 감성 에세이 ㅣ 여행의 발견 4
정윤숙 지음 / 도트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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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지인들의 삶을 엿보고, 그 안에 녹아들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 그래서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작은 마을, 작은 골목길을 선호하고, 어딜 가든지 시장은 꼭 들려야 하고, 가능한 한 그 모든 걸 걸어서 즐긴다.

요즘에는 쓸모가 다한 곳을 새로운 용도로 바꾸는 재생 공간에도 관심이 생겨, 그런 곳을 일부러 찾아 다니고 있다.

그런 나의 여행 스타일과 이 책은 신기하게도 꼭 맞아 있다.

작가님은 남편을 따라 체코에서 10년을 살면서, 가족과 함께 유럽 36개 도시 곳곳, 특히 작은 골목길, 현지 식당과 카페, 거리 마켓 등을 다녔다.

여행객이 많은 시즌이 아닌 사람들이 잘 방문하지 않는 시기에 방문 해, 조용하고 저렴하게 머물면서 그곳의 진면목을 느꼈다.

사람사는 모습은 어디나 똑같겠지만, 그 나라만이, 그 도시만이, 그 동네만이, 그 골목길만이 지니고 있는 감성과 매력을 봤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곳에서, 사람 냄새를 맡고, 주변 모습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있는 듯, 전해주는 그곳의 이야기를 들었다.

유명해서 익숙한 도시나 마을이 아니라, 완전히 낯선 장소에서, 동네 산책 하듯이 소박한 가게와 마을 풍경을 즐겼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사진에 담았다.

빛과 그늘, 건물, 아이가 어우러진 사진들은 예술 작품이고, 아이의 해맑은 웃음과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가 사랑스럽다. 그 순간의 행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진과 글로 하는 간접 경험인데도, 위로가 되고, 따뜻함과 정겨움이 느껴지고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 이기도 하지만 힐링 에세이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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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포차 심심 사건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10
홍선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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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홍채이색증', 일명 '오드아이' 때문에 오른쪽 눈은 하늘빛 푸른색이다. 그래서인지 5살때 부모에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랐고, 항상 괴물이라고 괴롭힘을 당해, 혼자 숨어 살았다. 

지금은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을 피해 대부분 집에서 원격으로 일한다. 간혹 상황에 따라 출퇴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프로젝트가 그렇다. 

나는 퇴근하다가 누군가 쫒아오는 발걸음 소리를 피하려고, 우연히 불이 켜진 '심심 심야포차' 에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그곳은 뭔가 이상하다. 따뜻한 분위기 때문인지, 맛있는 음식 때문인지, 일주일 뒤면 문을 닫을 예정 때문인지, 사람들 때문인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무언가에 끌려, 나는 자주 방문하게 되고, 처음으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고, 소통하는 걸 배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때문에, 세상에서 고통만 받아야 했고, 그 상황에서 혼자 살아 남아야 했다. 그런 그녀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는, 그녀의 아픔과 고통, 외로움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그 누구도 그녀를 비난할 수 없다

조금만 더 일찍,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녀의 인생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훨씬 더 가능하다.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나와 심심 심야포차의 주인 서프로, 손님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그 안에 등장하는 사건들도 모두 재미있다.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내용들이어서 더 흥미롭다.

그리고, 넋놓고 읽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마지막 반전에 놀라게 된다. 처음부터 모든 걸 의심하고 긴장을 놓치지 않고 읽어야 한다.

역시 홍선주 작가님이다는 생각이 들고, 시리즈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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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을 넘은 소녀 - 남장 시인 김금원의 나 홀로 여행기 ㅣ 오늘의 청소년 문학 37
김미승 지음 / 다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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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원'이는 양반 아버지와 기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얼녀이다. 얼녀는 15살이 되면 나랏법에 따라 기생이나 양반의 소실이 되어야 한다.

내년에 15살이 되는, 금원은 세상을 둘러보고 난 뒤에 스스로 고민하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래서 전에 겸재 선생이 그린 금강산도를 보고 꼭 가보고 싶었던 금강산에 가기로 결정하고, 남장을 하고 길을 떠난다.

그녀는 원주를 출발해 제천 의림지를 거쳐 단양 팔경을 구경하고 금강산, 관동 팔경, 설악산, 한양을 둘러 본다. 그녀는 그 여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고,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해 깨우친다.

성인 여성도 혼자 여행 하기 불가능했던 때, 이제 겨우 14살 여자아이가 혼자 1,000킬로미터를 오로지 두발로만 여행했다. 사실 여행하는 게 많이 편리해진 지금도 쉽지 않은 여정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걸 조선시대에 해냈다.

나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내 자신이 처한 상황만을 탓하며, 현실에 안주했다. 

그런데, 그녀는 지금의 나보다 더 선택이 불가능한 상황에 살았는데도, 순응하기 보다는 스스로 삶을 개척하려고 했다. 자신을 찾기 위해, 자신의 소중한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려고 노력했다.

그녀의 그런 용기와 의지, 인내와 용감함에 내 심장도 같이 뛰었고, 그녀를 내내 응원하게 했고, 나도 담장을 넘어보고 싶어졌다.

조선시대 시 모임을 만들고, 문집까지 냈던 실존 인물 시인 김금원의 진짜 이야기를 토대로 한 소설이라 전달되는 감동과 울림이 훨씬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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