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 - 제1차 세계대전 중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축구 경기 이야기 ㅣ 도토리숲 평화책 9
마이클 포맨 지음, 강이경 옮김 / 도토리숲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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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여름 독일이 이웃 국가들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서 전쟁을 시작했고, 영국 국민들은 왕과 국가를 위해,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전쟁터로 가야 한다는 심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영국 서퍽 시골에서 평소 축구를 즐기던 윌, 빌리, 프레디, 레이시 네 소년도 결국 신병으로 지원하게 된다.

막상 들어간 군대는 기대했던 것보다 형편 없었고, 훈련은 힘들었다. 그 시간들이 흘러 그들은 최전방으로 배치되었고, 그곳에서 매 순간 공포와 불안에 시달리며, 죽음에 맞닥뜨려야 했다.
  
그리고 달빛이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브 밤, 자연스럽게 영국군과 독일군은 서로 성탄 노래를 주고 받게 되었다. 다음날인 크리스마스에는, 무인 지대에 트리를 세우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선물을 교환하고, 축구 경기를 했다. 

그 시간도 잠시 그들은 다시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눠야 했다.

상대방이 무조건 죽여야 하는 적이 아니라, 나와 같은 인간으로,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임을 깨달았고, 또 서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을 죽여야 했을 때, 내가 아는 얼굴이 내가 쏜 총에 죽어가는 걸 보고 있어야 했을 때,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절망적이고 끔찍했을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중 실재로 있었던 이야기이다.

1914년 크리스마스에 두 군대 사이에 축구 경기가 있었고, 전쟁터의 지옥같은 시간 속에서 잠시 평화를 누릴 수 있었는데, 그걸 나중에는 전쟁에 이용해, 목숨을 건 축구 경기를 하게 했었다.

전쟁이 발생하면 이기는 것만이 목적이고, 이기려고 어쩔 수 없이 인간성을 버려야 하고, 자신의 목숨도 버려야 한다. 전쟁은 이긴 쪽도 진 쪽도 상처와 고통, 엄청난 피해만이 남는다.

그래서 평화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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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의 호시절
이강 지음 / 북드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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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장농속에는 엄마 아빠의 인생 이야기가 항상 가득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것도, 그 속에서 맘에 드는 옷을 찾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렇게 고른 옷을 엄마는 나에게 맞게 고쳐 주셨고, 그걸 입고 다니면 든든했다.

7식구 대가족인  우리집은 아이들 중 누군가 소풍을 가는 날이면 온 가족이 김밥 파티를 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벌써 수북히 쌓여 있던 김밥을, 통째로 들고 먹거나, 김밥을 썰고 있는 엄마 옆에서 서로 꽁다리를 먹겠다고 싸우기도 했다. 
 
스카이콩콩이 대 유행이었던 때가 있었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끼리 모여 몇시간씩 스카이콩콩을 타곤 했다. 피곤한줄도 힘든 줄도 모르고 정말 열심히 탔었다. 

어렸을 때는 이사를 자주 다녔다. 그 중에도 마당이 넓어 앞에는 정원이, 왼쪽에는 온갖 나무와 채소들이, 오른쪽 한켠엔 우물, 우물뒤에는 딸기밭이, 집 바로 앞에는 개울물이 흘렀던 집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야 했고, 화장실도 멀리 있어서 불편한 점도 많았는데도 이상하게 즐거웠던 기억만 떠오른다.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루에 앉아 하얗게 샌 머리를 열심히 빗어 은비녀로 쪽지던 모습만이 기억난다. 그 옆에서 나는 그 은비녀를 나중에 꼭 달라고 떼를 썼고, 할머니는 그러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엄마 아빠의 모든 대화는 싸움처럼 들린다. 두분은 싸운게 아니라 대화한 거라고 하시지만, 사사건건 사소한 일 하나에도 의견 통일이 되는 걸 본 적없다. 그래도 눈에 안 보이면 서로 찾고, 무슨 일 있으면 제일 먼저 챙긴다. 진짜 그분들의 삶에는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나보다.

매년 여름이면 연례행사로 가족들 모두 봉숭아 물을 들였다. 자기 전에 분명 잘 싸매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손톱에 붙어 있어야 할 봉숭아가 이불이고 옷이고 벽에 붙어 있기도 했다. 누구 손톱에 봉숭아가 더 진하게 들었는지 서로 비교해보기도 했다.

이제는 사라져 추억 속에만 존재하고 있는 것들이, 작가님이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살아난다. 그때의 평범한 일상이 소중한 순간이었다는 깨달음과 함께, 그 순간을 같이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랑이 느껴진다.

모든 그 시간들이 그립고, 괜히 울컥해진다. 그리고, 지금을 열심히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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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 - 로맨스 여제의 삶과 사랑, 매혹의 삽화들 ㅣ 일러스트 레터 2
퍼넬러피 휴스핼릿 지음, 공민희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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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 푹 빠져 책과 영화를 계속 반복해 보던 때가 있었다. 그때 느꼈던 감성들은 지금도 남아 있어 제인 오스틴 이름과 오만과 편견이란 단어를 들을 때마다 다시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을 본 순간 운명처럼 끌렸다.

이 책에는 제인 오스틴이 주로 언니 커샌드라에게 쓴 편지글을 그녀의 20대부터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시간순으로 적절한 삽화와 함께 실려 있다. 그리고, 그 편지글과 관련된 그녀의 소설 일부분도 발췌되어 있다.

편지글 자체는  지극히 사적인 것이고, 특히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는 꾸밈이나 거짓 없이 그 사람의 솔직한 내면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소설을 통해 본 작가 제인이 아닌 한 인간 제인에 대해 엿볼 수 있다.

그녀의  삶과 인생, 가족에 대한 사랑, 사상이나 생각, 위트와 재치있는 성격, 그녀가 쓴 소설,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 그녀에게 중요한 사건까지 담겨 있다. 

특히 나는, 무도회와 파티, 오만과 편견 소설 관련 이야기, 그리고 그녀의 사랑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언니와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나를 보는 것 같아, 그녀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함께 실린 삽화들은 제인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당시의 패션, 생활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을 읽고나니 아직 안 읽은 그녀의 소설들 뿐 아니라, 오만과 편견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제인 오스틴과 그녀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녀를 더 잘 이해하고, 그녀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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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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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얼굴
똑같은 두 사람, 똑같은 두 살인 사건. 나를 비현실 속에 던져놓고 어리둥절한 사이 점점 현실로 이끈다. 시작부터 소름이 끼치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은 더 강렬하다.

과거에서 온 목소리
형사와 부모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한다면 당연히 나도 부모일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잘못은 어떤 식으로든 자신에게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게 무섭다. 

화석의 열쇠
부모의 끔찍한 마음을 알아채고도 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 하지 않은 아이의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런 아이를 보고 아무렇지 않다면 그건 인간도 아닐 것이다.

기묘한 의뢰
속고 속이고,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의심만이 가득하다. 이야기가 끝났는데도 아직도 혼란스럽다. 전부 다 거짓만 같다.

밤이여, 쥐들을 위해
자신들의 실수를 숨기기 위해 악마가 되어버린 그들에게는 악마의 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사람을 살리는 사명감을 가져야 할 자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동은 절대 용서 받을 수 없다.

이중생활
그녀를 욕했다. 아니 그를 욕했다. 하지만 나의 선입견과 편견이 진실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그녀가 불쌍했다.

대역
자신이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대역이였다.  그 사실을 알고도 삶을 이어갈 용기는 없었을 것이다. 차라리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베이 시티에서 죽다
배신감과 분노에 진실을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자신이 그토록 믿고 사랑했던 사람들인데도, 혼자만 나락으로 떨어지면 되는데도, 주변 사람들까지 끌고 들어가는 걸까? 이해 할 수 없다.

열린 어둠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 그러나 모두 그 원인을 각자의 이유 때문에 숨기고 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대단한 이유가 아닐지라도 당사자들에게는 엄청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렌조 미키히코님의 9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책이다. 모든 이야기들이 전혀 단편 같지 않다.장편보다 훨씬 상상할 수 없는 반전을 가지고 있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출간 기념 반전에 놀라지 않거나 재미없으면 100% 환불해드리는 환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런 자신감을 가질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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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식당 -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ㅣ 일인칭 6
싱아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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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옷장 문을 열면 '냥식당'이 있다. 냥식당 사장,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먹다보면 어느 새 기분이 풀리고 위로를 받게 된다.

나만 빼고 모두 행복해 보일 때가 있다. 내가 그들을 부러워 할 때, 내 뒤에 선 누군가는 나를 보고 부러워 할 수도 있다. 그 누군가는 또 자신만 빼고 모두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꼭 뛰거나 날아다니면서 삶을 사는 게 옳은건 아니다. 각자 자신만의 속도가 있으니, 남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내 속도에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다. 내가 뒤쳐졌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유가 있어서 조금 뒤에서 걷는다고 관점을 바꿔야 한다.

지금 가는 길이 맞는 건지, 잘가는 건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분명 잘하고 있고, 제대로 가고 있고, 계속 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다. 혹시 중간에 길을 잃거나 지치면 목적지를 바꿔도 괜찮다.

다들 각자 자신만의 아름다움과 장점을 가지고 있다. 누가 더 낫다의 개념이 아니라 다를 뿐이다. 지금의 내 모습을 칭찬해줘야 한다.

다른 사람뿐 아니라 가족에게조차 부탁하는 걸 잘 못한다. 그런데 가끔은 괜찮다고 거절하는 것보다 기꺼이 받는 걸 상대방이 더 좋아 할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도 주는 기쁨을 느낄 기회를 주려고 시도해 봐야 겠다.

가족끼리 오래 이야기를 하거나 긴 시간 함께 있다보면 귀찮고 서운하거나 다툴때가 있다. 그래도 가족은 항상 가장 위안이 되고, 든든하고, 내 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고 정성을 쏟은 건 아니지만, 가끔은 내 노력을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아 섭섭하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반드시 알아보고 고마워 할 것이다.

너무 열심히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지친다. 가끔은 푹 쉬는 시간이 있어야 또 달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누구나 시간은 유한하다.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하는 순간이 온다. 그래도 행복했던 순간들과 기억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살아갈 힘이 된다. 그것만으로도 나의 삶이 의미가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냥식당에서 고급스럽거나 특별한 음식을 대접해 주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의 말에 거창한 조언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잘 살고 있다는 응원을 얻는다. 

유난히 지치고 힐링이 필요한 날에는 꼭 냥식당을 방문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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