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 9가지 형태로 보는 현대 미술
스즈키 히로후미 지음, 김진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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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미술관에 방문하게 되면 한 화가의 작품을 보는 순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더욱이 현대미술의 경우, 작품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왜 이 작품이 여기에 있는 거지?

이건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든 거야?


나 같은 경우 이해하지 못한 채로 작품 감상이 끝나거나, 그 의미를 헤아리려 할수록 생각은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 언제를 '현대미술'이라고 부르는가?

책에서는, 현재의 관점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작품을 '현대 미술'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1960년대 혹은 1980년대 이후를 '현대미술'로 본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작가의 경우, 오래된 미술도 각 시대를 상징하는 당시를 '현대미술'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현대미술'을 굳이 언어화해 설명하자면,

1. 당시의 모습을 단적으로 떼어내 표현한 것

2. 당시 사회에 있어 새로운 사고법이나 세계관을 드러낸 표현

3.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표현

p.24


이 책은 크게 3가지 형태로 나뉘어서 각 장마다 3가지 큰 특징으로 현대미술을 설명하고 그림을 통해 독자와 같이 알아본다.


< 책의 구성 >

1장 미술의 차원 - 작품속/작품 표면/작품내부

2장 미술의 목적 - 보여주기형/요소초점형/수수께끼형

3장 미술의 재료 - 변화/소재 및 행위/ 관계성

4장 실제 작품을 통해 독자와 함께 감상하기



근대 이전의 서양 미술은 사진처럼 사실적인 것을 추구했다. 당연히 미술작품에서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 많았으며, 조금 과장되기는 했어도 어떤 인물을 그린 것인지 작품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의 등장으로 미술은 더 이상 실물과 닮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현실에서 '직접 보이지 않는 요소를 표현하자'라는 미술로 방향성이 바뀌어 나갔다고 한다.



위의 그림은 이우환 님의 작품 [관계항 - 신호]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일본의 정원 '가레산스이'가 떠올랐다. 가레산스이는 일본 전통식 정원으로 돌과 모래, 자갈로 작은 자연을 표현한 작품이고 그러한 정적인 풍경에 매료되어 그저 고요히 바라보다 오곤 한다.


위 이우환님 작품에서도 그런 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세련된 느낌과 삭막하기도 하면서 더 현대적인 느낌을 받았다.


이처럼 나는 주로 느낌으로만 해석하고 감상하다가 끝이 나버린다.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이런 미술 작품은 '작품 바깥의 세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중략...)

이처럼 작품 그 자체보다도 '물체를 둠으로써 공간 분위기가 달라진다.'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 바로 이우환의 이 작품입니다. p.57


즉, 텅 빈 공간일 뿐이었던 이곳에 바위 하나를 놓았을 뿐인데,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 작품이 만들어진 당시만 해도 미술 작품으로 공간을 표현한다는 사고방식이 일반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관점의 전환, 시점의 차이가 이와 같은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또 어떤 때는 작품을 봐도 느낌도 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위의 작품은 바실리 칸딘스키의 [ 구성 ] 이란 작품이다.

이 그림을 처음 만났다고 생각해 보자. 어떠한 느낌도 표현할 수 없으며, 도대체 무엇을 그린 건지 알기 힘들다.


"내 작품에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p.114


작자 칸딘스키가 한 말이다.

그리고 한마디를 더한다.

" 이 작품은 아름답다고 느끼는 색과 형태의 조합을 생각해서 그린 것입니다." p.114


사물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그리지 않아도, 그려진 형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회화는 성립된다고 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감상법을 '요소초점형'이라고 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낸다'라고 한다.


이처럼 여러가지 작품들을 보여주고 독자에게 먼저 작품을 감상하게 한다. 그런 후에 그 작품에 대해서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현대미술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2장까지는 미술사에서 어느 정도 정설로 여겨지는 설명이었고, 3장부터는 작가의 사견이 추가돼서 설명해 준다.


4장에서는 여러 가지 실제 작품들을 먼저 보고, 앞에서 봤던 9가지 작품 감상 방식을 독자가 직접 대입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4장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독서모임이나 학교 등에서 작품을 둘러싸고 의견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 좋게 되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고정된 사고방식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를 발견했다. 마치 카메라가 나오기 전 시대의 사람처럼 나의 시선은 사실적인 그림을 감상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현대 미술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유연한 사고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점의 차이에 있지 않을까.


책을 접하게 된 계기도 미술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성숙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읽게 되었다.


책장을 덮은 후, 현대미술에 대해서 조금의 자신감이 붙었다. 책을 읽었다고 존재하지 않았던 관점이 생기거나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길 수는 없다. 앞으로도 여러 작품을 만나보고 폭넓은 시야를 만들어가는 습관을 먼저 들여야 한다. 유연한 사고를 기르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한 9가지 작품 감상 방법을 벗어난 작품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 배운 감상만으로도 얼마든지 자신있게 작품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제 미술관에 가서도 머리 위로 물음표가 길게 늘어서는 상황이 줄어들었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미술 작품과 화가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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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볼래 제이팝 - 오늘의 일본음악이 궁금하다면
황선업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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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제목 : 들어볼래 JPOP / 저자 : 황선업 / 출판사 : 브레인스토어


저자 황선업님은 JPOP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현재 일본 음악을 중심으로 한 케이팝, 인디 등 양국 음악을 꾸준히 탐색하고 있는 대중음악평론가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게 된다. 몰랐던 음악의 세계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았고, 처음 접하는 음악 용어부터 시작해서, JPOP 음악의 변천과 흐름을 자세하고 집요하게 파헤쳐서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책은 JPOP에 대한 책이지만, JPOP이 아니더라도 음악적 식견을 갖춘 분들이나 음악에 대해 깊게 알고 싶은 분들이 보면 충분한 지식을 제공해 줄 책이다.


또, 음악 산업이나 트렌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유용할 책이며, JPOP이 예전부터 발전되어 온 주요 흐름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하는 책이다.


대학교 때 교환학생으로 일본 유학생활을 하면서 나의 JPOP 사랑은 시작되었다. 일본 가수 미샤의 노래에 푹 빠진 나는 그녀의 한 앨범을 반복해서 듣고 또 들었다. 한 가지 음악에 꽂히면 그 노래만 무한 반복하는 나의 특성상,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는 알아도 폭넓게 다양한 가수의 노래는 알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일상 속에 K POP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어느 날 'Night Dancer(2022)'의 노래가 들어왔다. 유튜브에서 숏폼으로 듣게 된 노래에 매료된 나는 이 노래도 듣고 또 들었다.


책은 이 노래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후지이카제의 < 死ぬのがいいの >을 시작으로, 이마세의 <Night Dance>의 붐

이 과정에서 한국 내 일본 음악 붐을 견인했던 몇 가지 결정적 순간이 있다. 우선 이마세(imase)가 부른 <Night Dance>의 히트다. 멜론 TOP 100에 랭크인 된 최초의 JPOP으로 도회적인 사운드와 캐치한 선율이 보편적인 매력으로 어필한 것이 주효했다. p.15


K POP도 마찬가지지만, 요즘은 전 세계 음악을 유튜브나 SNS의 숏폼 콘텐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JPOP을 듣고 싶을 경우, 일일이 찾아봐야 했는데, 언제부턴가 내가 찾지 않아도 SNS나 숏폼으로 자주 접하게 된 것이다. 그 시작이 언제였는지를 이 책에서 정확히 알려주고 있다. 책에는 2022년 말부터 후지이 카제의 < 死ぬのがいいの >를 시작으로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포텐이 터진 음악은 아마세가 부른 <Night Dance>였다.


또 애니메이션의 장벽을 낮춘 매체는 넷플릭스가 큰 역할을 했다. 텐핏(10-FEET)의 < 第ゼロ感 >는 슬럼덩크 엔딩곡으로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아저씨 밴드가 한국에 와서 10~20대 관객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내한 공연을 하는 광경은 저자가 일본 음악 마니아로 살아온 20여 년간의 경험 속에서 가장 놀라운 장면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이제는 한국에서 JPOP 내한 공연뿐 아니라, 페스티벌, 개별 아티스트의 공연, 애니메이션 팝업 스토어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또 2024년에는 한국에서 최초로 JPOP 페스티벌도 개최되었다. 개별적 팬덤을 넘어 대중적 붐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이다.



일본 음악의 한국 내 정착은 이제 일시적 '붐'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p.19


이런 JPOP의 인기로 현지 일본으로 내한공연을 가는 한국 팬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K POP의 BTS 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꾸준한 마니아들이 생겨나는 점도 변화하는 문화의 한 형태이다. 책에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일본 내한 공연을 티켓팅할 때 특징과 주의점을 자세히 알려준다.


책에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JPOP를 바라보는데, 애니메이션 음악의 인기, 일본 시티 팝의 특징과 재유행, 일본 힙합의 부상, 타이어 시스템의 물결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글들은 JPOP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또 K POP 과의 교류와 상호 문화적 교류와 맥락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책의 또 다른 유용한 특징 중 하나는, 바코드가 있어서 음악을 바로바로 들어볼 수 있는 점이다. 그저 활자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으면서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 이 책 안의 음악은 최신 JPOP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옛 JPOP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그런 점이 나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책 안에는 추천 앨범에 대한 정보와 주요 곡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바코드를 통해 들은 음악이 마음에 들면 추천 앨범을 통해서 바로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음악은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노래들의 가사는 주로 삶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곡들이 많은데, 나에게는 이런 부분이 JPOP을 계속 듣고 싶어지게 한다.


어느새 JPOP이 우리의 일상에서 자주 들리게 되었다. 인스타를 하다 보면 종종 JPOP이 들어온다. K POP 만큼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려면,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JPOP의 현재의 영향력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그리고 미래를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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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50부터 노후 준비합시다 - 머니 트레이너 김경필의 저속 은퇴 프로젝트
김경필 지음 / 경이로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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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딱 50부터 노후 준비합시다 ] 저자 김경필(돈쭐남) / 출판사 : 경이로움


어느새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해야 하는 40대가 되었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함 없이 성장했고, 지금 활동기 끝자락에서 절대빈곤보다 훨씬 더 무서운 '상대적 빈곤'이라는 새로운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p.5



내 나이도 벌써 4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로 이제는 슬슬 노후를 준비해야 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작가는 이전 부모님 세대의 절대적인 빈곤보다 더 무서운 것이 상대적 빈곤이라고 한다. 그 박탈감은 노후가 되면 확연히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조금씩 대비를 해 둬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돈으로 혼쭐내는 남자(돈쭐남)으로 알려진 머니 트레이너 김경필님의 책이다. 전작 [ 딱 1억만 모읍시다 ] 가 재태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었다면, 오늘 소개하는 책은 50대로 퇴직을 앞두거나 노후대비의 필요성은 알지만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30~40대 분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은퇴 이후 안정적인 삶을 설계하고 싶은 분

30~40대부터 미리 미래를 준비하고 싶은 분

어떤 방향으로 노후대비를 해야 하는지 몰라서 방황하는 분

노후 준비의 구체적인 플랜의 토대를 마련하고 싶은 분


작가는 최소 10년 전부터 은퇴 준비를 시작하라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30대부터 봐도 무방한 책이다. 책을 읽고 나니 은퇴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년 벌고 40년 써야 하는 현실>

일해서 버는 기간은 30년인데, 벌지 않고 써야 하는 기간이 40년인 기형적인 구조. 이제 우리는 기존의 상식을 버리고 생애주기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p.59


위의 문장을 책에서 마주하는 순간, 현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은 취업 연령이 늦어져서 30대 초반에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는 이들이 늘고 있다. 30대 초반에 일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법적 정년 60세를 기점으로 은퇴를 시작한다. 물론 은퇴시기가 상향될 여지가 있지만, 일단 60으로 보고 은퇴준비를 해야 한다.


게다가 이제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100세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렇게 되면 돈을 버는 기간보다 은퇴 후의 기간이 40년으로 더 길어진다. 책에서 위의 문장은 나의 뇌리에 박혀버렸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인데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들렸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속 은퇴의 필요성>

나는 선배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선배님도 '저속 은퇴'를 해보시는 게 어때요?"

선배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되물었다.

"저속은퇴? 그게 뭐야?"

"은퇴 속도를 늦추라는 거죠. 비록 현역 시절만큼의 고소득은 아니더라도, 경제 활동 기간을 연장해서 '완전 은퇴 시기'를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겁니다. " p.52



책에서는 '저속은퇴'의 중요성에 대해서 예시를 들어 자세히 설명해 준다. 한마디로 '저속 은퇴'는 정년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퇴직한 후에 소득이 낮더라도, 작은 일이더라도 수익이 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을 말한다.

60에 은퇴를 한 후, 막연히 여가를 즐기며 마냥 놀기에는 앞으로 남은 생애가 많다. 이렇게 되면, 미래에 대한 불안과 함께 투자를 함에 있어서도 실수를 하게 되고 마음의 여유도 없어진다. 무엇보다 삶의 수준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은퇴 후에도 우리의 삶은 지금처럼 똑같이 흘러간다. 생활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돈이 들어가게 되는데, 버는 돈은 없는데 돈만 나가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퇴직금 5억 원의 유효 기간은 단 15년이라고 한다. 결국 모아둔 돈은 원래의 계산과 다르게 통장에서 빠르게 사라진다. 책에서는 '기본 노후생활비 계산법'과 '퇴직금이 소진되는 기간'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내용과 함께, 1장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노후 계산의 오류에 대해 꼼꼼하게 짚어주고, 2장에서 노후 생활이 불안정한 이유와 노후를 위협하는 리스크에 대해 설명해 준다.

3장에서는 노후를 버티게 하는 힘을 키우는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여기서 '반퇴소득'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반퇴 소득과 자아실현형 세컨드 잡>

'반퇴소득'이란, 정년 이후 약 10년, 즉 60세부터 70세까지 사회 활동을 이어가며 경제 활동 기간을 늘려 얻는 소득을 말한다. 반퇴소득을 위한 일은 생계형 세컨드 잡과 자아실현형 세컨드 잡으로 나눌 수 있다. p.147



즉, 정년인 60세에 은퇴한 이후에도 세컨드 잡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저자는 자아실현형 세컨드 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자아실현형 고소득은 얼마 전 작고한 연기자 이순재 선생님처럼 평생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며 은퇴시기 이후에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고소득을 버는 경우이다. 하지만 반퇴 소득의 대부분은 '자이실현형 저소득'이며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모델이라고 말한다. 여가생활을 충분히 누리면서 3~4일 정도 일하고 일정한 소득을 얻는 경우이다.



<노후에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라>

노후 준비에서 소득을 늘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경제력이란 돈을 버는 능력이 아니라 돈을 남기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p.162


작가의 경우, 종종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을 간다고 한다. 노후에는 여가시간이 늘어나는데 도서관은 좋은 문화적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노후 대비로 읽은 다른 책에서도 노후에는 비싼 취미보다 책을 읽거나 도서관을 적극 이용하라고 권했다. 이 책뿐 아니라 다른 책에서도 노후대비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야 함을 강조한다. 나와 남편도 종종 노후에도 같이 도서관을 다니고 지금처럼 책을 읽으며 살자고 말한다. 어떤 일도 한 번에 되는 일은 없다. 지금부터 조금씩 생활습관을 검소하게 바꾸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노후는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다. 소득의 유무에 따라 각자 다른 노후를 맞이하게 되겠지만, 적어도 기본적인 생활은 누릴 수 있는 플랜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이 책은 막연하기만 했던 노후를 어떤 방법으로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조를 설계하도록 도와주고, 방향을 잡아주는 책이다. 노후 준비는 나의 생애의 마지막까지 만족스러운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그렇기에 너무 빠른 준비란 없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는 게 노후 대비이다.


책은 경제 서적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단순히 데이터화된 수치만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현실적이면서 지혜롭고 옳은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이었다. 노후가 되면 투자를 할 때도 위험투자는 지양하게 된다. 안정된 길을 가야 하는 시기에 리스크는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하기에 노후 대비하기 전 꼭 봐야 되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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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ㅣ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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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 세계척학전집 ]이 벌써 4권이나 나왔다.

그중에서 오늘 소개할 도서는 '사랑'에 관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 중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던 책이었다.


사랑이 쉬운 사람이 있을까. 사랑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 '카사노바'도 사랑을 쟁취하고 시작하는 것은 쉬웠을지 모르지만, 그 사랑을 지켜내고 지속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는 '카사노바'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맸을 것이다. 사랑을 차지하고 계속해서 또 다른 대상을 찾았기에 그에게 사랑은 늘 탐구적 대상이고 애정을 갈구하는 내면의 소리처럼 들린다.


이처럼 쉽지 않은 사랑에 대해 학자들은 어떤 통찰을 통해 이론을 제시했는지 궁금했다.

이 책은 수많은 지식인들을 통해 사랑을 배워가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이 책의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지독한 독서광이었고 그는 인간과 세계의 작동 원리를 파헤치는 데 몰두했다. 하지만 철학 편으로 '생각하는 법'을 깨치고, 심리학 편으로 '인간이 작동하는 방식'을 읽어내고, 부 편으로 '돈이 움직이는 구조'를 통달한 뒤에도 단 하나, 명쾌하게 풀리지 않는 질문이 남았다.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사랑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가.

- 작가 소개 중


저자는 유튜브 채널 <이클립스>를 운영하는 지식 크리에이터로, 철학, 심리, 경제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방대한 양의 서적을 간결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이 책 <사랑은 오해다 편 >은 철학과 심리학이 만나는 네 번째 결과물이라고 한다.


목차

PART 1 사랑의 정체 -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

PART 2 끌림의 구조 - 왜 하필 그 사람인가

PART 3 파국의 공식 - 관계는 왜 무너지는가

PART 4 사랑의 기술 - 잘 사랑하는 법은 배울 수 있다



PART 1< 사랑의 정체 >에서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무엇을 사랑이라고 느끼고 어떤 계기나 매개체로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심리학 교수 테노브의 사랑과 리머런스(내가 만든 이상적인 환상)의 차이에 대한 설명,

쇼펜하우어의 인간 종에게 유익한 것처럼 느끼는 대상, 즉 취향에 따른 끌림은 계산에 의해서라는 이론,

[사랑의 기술]로 유명한 작가 에리히 프롬은 왜 사랑은 늘 같은 곳에서 실패하는지에 대해 설명과 사랑은 기술이며 연습하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심리학 교수 스턴버그는 사랑의 이름은 하나지만 그 안의 구조는 셋이며, 셋을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사랑이 식어갈 때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 안다고 한다.

바우만은 현대의 사랑이 왜 이렇게 쉽게 시작되고 쉽게 끝이 나는지에 대한 이론을 설명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플라톤은 완벽한 반쪽은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라고 말한다.


PART 2 <끌림의 공식>에서는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끌리게 되는지, 상대에 대한 끌림은 우리가 어떤 계기로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글들이 들어있다. 이 부분은 좀 더 재미있게 읽었다.


점점 연락이 뜸해지고 마음이 예전 같지 않던 상대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았으면 이때부터 상대를 놓치고 싶지 않아지고 잡아야 할 것 같다. 이런 마음이 왜 생기게 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헬렌 피셔의 이론으로 시작한다.

왜 항상 같은 방식으로 상처받는지, 절대 저 사람은 내 스타일이 아닌데 끌리는 사람이 있는 경우 왜 그런 감정이 생기는지에 대한 융의 이론도 흥미로웠다. 또 오랜 친구로 지내던 이성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이유, 남자와 여자가 끌리는 대상이 다른 이유,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도 썸에서 끝나는 이유 등 재미있는 이론이 많았던 파트였다.



PART3 < 파국의 공식 >에서는 관계가 왜 무너지게 되는지와 어떻게하면 그 관계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와있다.


부부의 일상적인 대화 내용을 딱 15분만 들으면 이혼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가트맨의 관계 이론,

친밀함이 길어질수록 욕망은 줄어드는 이유와 욕망을 살아나게 하는 현명한 조언, 매력적인 사람이 위험한 이유와 위험한 관계에서 자신에게 던져야하는 의문을 통한 사랑의 진짜인지 아는 방법, 한 사람이 관계의 갈등 상황에서 피해자와 구원자와 가해자를 돌아가며 하게 되는 이유, 사랑에서 자유에 대한 의미, 소유하는 순간 흥미를 잃는 인간의 구조에 대해 배우는 파트이다.


PART 4 <사랑의 기술 >은 사랑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파트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사랑을 의심하는 이유와 상대와 나의 사랑에 대한 언어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또 우리가 쓰는 단어안에 숨어 있는 폭력적인 언어와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이 숨어있다. '우리는 하나'라는 말의 위험성,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진짜 사랑을 알아보는 방법, 어장관리를 하는 이유와 심리, 진짜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의 차이에 대한 설명과 건강한 사랑을 알아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이론 중 하나는 미국 부부치료 전문가 헨드릭스의 이마고 이론이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전여인과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났다. 전 여인은 즉흥적이고 계획적인 사람이었고 새로운 상대는 다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비슷한 방식으로 상처받고 멀어지게 되었다. 헨드릭스는 이것을 '패턴'이라고 말한다.

'이마고'라는 단어는 어린 시절 양육자들이 남긴 복합적인 인상으로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사람의 원형을 말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어린 시절 양육자의 특성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게 되는데, 양육자에게서 받지 못한 애정을 배우자나 연인에게 받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래의 문장이었다.


' 두 사람이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각자 자신의 어린 시절과 싸우고 있다. p.111


지금의 파트너가 상처를 주는 방식이 부모가 상처를 주던 모습이나 방식과 겹쳐보이면 그 반응이 과도해진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배우자나 애인과 싸울 때 갑자기 왜 그렇게 갑자기 화가 폭발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말한다.

지금 일어나는 일과 오래된 상처를 분리하는 것, 상대를 적으로 보는 대신 함께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한다.


이제 싸우게 되면 어린 시절의 두 아이를 떠올려보자. 어떤 상처가 있길래 저렇게 화가 났을까를 생각해보면 상대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사랑이 없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사랑은 완전해지기 시작한다. p.327


개인적으로 사랑에는 '연민'이라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민'의 사전적 의미는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김'이다. 상대의 장점만 보는 기간은 짧게 지나가고 그 후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해서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게 아니다. 내가 바라던 이상향의 사람은 내가 만든 착각이고, 상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단점까지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연민이라는 감정은 이때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가교역할을 한다. 나의 이러한 생각은 이 책을 통해서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는 기분이었다.


이 책에서도 다투지 않는 부부가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다. 부부든 친구든, 부모자식간이든 갈등없는 관계는 없다.

다툼을 통해서 갈등을 어떻게 잘 풀어나가는냐가 더 중요하다고 책은 말한다.

이 책은 그런 갈등을 잘 풀어주는 현명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또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고, 또 상대를 이해하게 되었다.

사랑에는 여러가지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어떤 사람도 똑같이 생각하고 반응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사랑이 어려운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았다.


단순히 '사랑'에 대해 어떤 이론들이 제시되고 있는지에 관한 학문적인 관심으로 이 책을 접근하기에도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27명의 저명한 지식인들의 목소리를 한 번에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방대한 책을 여러 권 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런 많은 양의 내용을 압축해 놓은 책이다.

핵심만 간략하고 명쾌하게 들려주는 책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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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함 중독 - 남을 기쁘게 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헤일리 머기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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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은 리뷰입니다 ]


이 책은 한마디로 착한 사람들이 봐야하는 책이다. 착한다는 소리를 좀 들어본 사람 중에서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상처받고 있다면 이 책이 여러분들을 지켜주고 좀 더 현명하게 이끌어 줄 것이다.


저자 헤일리 머기는 미국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세계 최고의 코칭 교육 기관 에릭슨코칭인터내셔널과정을 수료한 베테랑 코치이다. 저자 또한 어렸을때부터 남의 눈치를 보고 살았고, 나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느라 마음고생한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


피플 플리징 (people pleasing)

북미권에서 널리 쓰이는 심리 용어로, 국내에서는 '착한 아이 증후군'과 유사한 의미로 통용된다. 피플 플리징은 자기 자신보다 타인의 요구나 바람, 감정을 먼저 챙기는 습관적인 행동을 말한다.


피플 플리징의 대표적인 특징 몇 가지를 살펴보면,

자신보다 타인을 우선시한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베풀고, 좀처럼 거절하거나 선을 긋지 못한다.

타인의 바람, 필요, 요구에 자신을 맞춤으로써 안전을 추구한다.

타인의 감정을 읽는 데는 능숙하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위와 같은 여러가지 행동 양상이 나타나면 피플 플리징이라고 책은 말한다. 이러한 행동은 성별, 나이, 인종,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행동 패턴이며, 그 모습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라고 한다. 책에서 든 예를 살펴보면, 직장에서는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이 연인에게는 한없이 소극적이거나, 친구 앞에서는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가족들에게는 쉽게 선을 긋지 못하기도 한다. (p.22)


그렇다면 이들은 왜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길까.

그 이유는 과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지지 받지 못했거나, 안전하지 않거나,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남을 우선시하는 패턴이 형성되고 고착된다고 한다. 위협을 느낄 때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는 대신에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상대를 기쁘게 하거나 요구를 맞춰주는 식으로 반응한다고 한다.


또 엄격한 부모밑에서 자라는 경우에는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게 되고, 미성숙한 부모에게서는 자신이 해결사나 구원자 역할을 떠맡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남을 우선시하고 기쁘게 해주려는 행동은 어린 시절 우리를 지켜 주는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주체성과 독립성을 지닌 성인이 되었으니 침묵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얻는 훨씬 더 효과적인 전략임을 기억해야 한다. p.35


이로써 우리는 힘없던 어린 시절 타인의 눈치를 보는 나에게서 멀어져하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고착된 행동 패턴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이 이제는 변화해야 된다고 말한다. 타인보다 나를 지키고 돌보며,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 목소리를 내서 나의 영역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목차

1부 타인의 기대를 벗어던지고 진짜 나를 찾아라

2부 부드럽고 단호한 선 긋기로 나를 지켜라

3부 기꺼이 거절하고 아파하며 나를 돌보라

4부 때론 성숙한 어른처럼 때론 어린아이처럼 나를 풍요롭게 하라


1부에서는 앞에 설명한 피플 플리징에 대한 설명과 왜 그런 행동 패턴이 나타나게 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여기에 덧붙여 평생을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해온 이들에게 힘든 감정을 견딜 힘을 키우는 방법에는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선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고, 힘든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루 세 번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스스로 묻는 연습도 필요하다.


1부에서 가장 흥미롭고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나의 가치를 발견하는 부분이었다. 보편적 가치가 나열되어있고, 그 가치 중에서 내가 추구하는 나만의 가치를 세우는 것이다.


가치 중에서 '지향하는 가치'는 지금은 결여되어 있지만 앞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것, 앞으로 이루고 싶은 가치이다. 책에서는 이 가치를 바로 세워야한다고 말한다.


지향하는 가치를 아주 신중히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생각하게 되면 그에 맞는 행동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인간관계에서 지향하는 가치는 '나를 존중하는 용기'이다.

1부에서는 이렇듯 상대에게 휩쓸리지 않게 나의 중심을 바로잡는 자기 실천 연습의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기억하라.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우선시해야 더 좋은 친구, 더 좋은 파트너, 더 좋은 가족이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자기중심성을 실천하는 사람들, 즉 자신의 요구와 건강과 행복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더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타인에게 더 따뜻한 태도를 보인다. p.65


2부에서는 먼저 힘든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 마음에는 분노, 원망, 상처, 압도감이나 소진, 이용당했다는 느낌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나를 지키고 경계를 세우는 실전 방법들에 대해 알려준다. 피플 플리징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지나치다'라고 느끼지만 지극히 당연한 관계적 요구의 예시들의 목록이나, 일상에서 나의 경계를 세우는 방법과 상대에게 요청하는 방법, 무례함에 대처하는 방법들이 나와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은 대게 어떤 끝맺음 뒤에 찾아온다. p.306


우리가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건강한 기준을 세우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그 기준에 맞는 사람들로 삶이 채워지기까지 잠시 공백의 시간이 찾아온다. 나는 이 과도기를 '골짜기'라고 부른다. p.307


3부에서는 위의 방법들을 실천하면 나에게 어떤 성장통이 오는지에 대한 내용과 두려움, 죄책감, 분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가본다. 또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관계 개선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한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4부에서는 타인의 요구나 행동을 자신이 기꺼이 타협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세우고 그에 따라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알게 한다. 또 친밀하고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갈등이 꼭 필요하고 그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가야하는데, 그 방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준다.


자신의 필요를 먼저 챙기는 법을 익혔으니 가끔 사랑하는 이의 필요를 우선하는 선택도 할 수 있다. p.386



4부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지막 21장이었다. 우리는 앞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 배워왔다. 단호한 경계를 세우는 방법을 알게 되었지만, 삶은 다양한 상황이 존재한다. 너무 단호하게 모든 방식에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된다고 책은 말해준다. 무조건적으로 나의 경계를 세우는 것보다 조금은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나도 착하다는 말을 참 많이도 듣고 살았다. 책에서 말하는 어린시절도 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고, 나도 모르게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의견을 그대로 따라주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을 고를 때도 나는 가리는 것도 없고 어떤 걸 먹어도 상관없으니, 타인의 의견을 따라갔다. 웬만하면 맞춰주고 분위기를 흐리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물론 항상 그랬던 건 아니지만, 그런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러다보니 선을 넘거나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 예의없는 사람들의 본심을 빨리 마주하게 된다. 나의 배려가 그런 사람들을 더 빨리 알아채고 내 인생에서 지울 수 있어서 더 좋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지만, 일단 상처를 받고 그 관계가 끝나게 된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은 점을 깨달았다. 무례한 사람들을 더 빨리 알아채는 게 중요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나만의 경계를 세우게 되면 더 좋은 사람들,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이 내 주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또 좋은 점은, 고착화된 나의 성격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연습을 통해서 고쳐나가고 용기를 얻은 점이다. 나는 나름대로 타인의 요구에 거절을 잘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부드러운 거절로는 통하는 않는 경우도 많았다. 연습을 통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서 더 빠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인생을 살면서 인간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고, 그들의 필요에 내가 다 맞출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갈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나의 기준이나 경계가 없다면 휘둘리는 일은 너무도 쉽게 일어난다. 게다가 착한 사람들은 더 자주 휩쓸리게 된다.


이 책은 좀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위로받고, 현재도 진행 중인 지인과의 관계에 내가 어떤 방법으로 대처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준 매우 고마운 책이었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 휘둘리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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