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그리지 않아도, 그려진 형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회화는 성립된다고 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감상법을 '요소초점형'이라고 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낸다'라고 한다.
이처럼 여러가지 작품들을 보여주고 독자에게 먼저 작품을 감상하게 한다. 그런 후에 그 작품에 대해서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현대미술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2장까지는 미술사에서 어느 정도 정설로 여겨지는 설명이었고, 3장부터는 작가의 사견이 추가돼서 설명해 준다.

4장에서는 여러 가지 실제 작품들을 먼저 보고, 앞에서 봤던 9가지 작품 감상 방식을 독자가 직접 대입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4장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독서모임이나 학교 등에서 작품을 둘러싸고 의견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 좋게 되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고정된 사고방식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를 발견했다. 마치 카메라가 나오기 전 시대의 사람처럼 나의 시선은 사실적인 그림을 감상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현대 미술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유연한 사고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점의 차이에 있지 않을까.
책을 접하게 된 계기도 미술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성숙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읽게 되었다.
책장을 덮은 후, 현대미술에 대해서 조금의 자신감이 붙었다. 책을 읽었다고 존재하지 않았던 관점이 생기거나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길 수는 없다. 앞으로도 여러 작품을 만나보고 폭넓은 시야를 만들어가는 습관을 먼저 들여야 한다. 유연한 사고를 기르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한 9가지 작품 감상 방법을 벗어난 작품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 배운 감상만으로도 얼마든지 자신있게 작품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제 미술관에 가서도 머리 위로 물음표가 길게 늘어서는 상황이 줄어들었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미술 작품과 화가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