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함 중독 - 남을 기쁘게 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헤일리 머기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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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은 리뷰입니다 ]


이 책은 한마디로 착한 사람들이 봐야하는 책이다. 착한다는 소리를 좀 들어본 사람 중에서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상처받고 있다면 이 책이 여러분들을 지켜주고 좀 더 현명하게 이끌어 줄 것이다.


저자 헤일리 머기는 미국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세계 최고의 코칭 교육 기관 에릭슨코칭인터내셔널과정을 수료한 베테랑 코치이다. 저자 또한 어렸을때부터 남의 눈치를 보고 살았고, 나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느라 마음고생한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


피플 플리징 (people pleasing)

북미권에서 널리 쓰이는 심리 용어로, 국내에서는 '착한 아이 증후군'과 유사한 의미로 통용된다. 피플 플리징은 자기 자신보다 타인의 요구나 바람, 감정을 먼저 챙기는 습관적인 행동을 말한다.


피플 플리징의 대표적인 특징 몇 가지를 살펴보면,

자신보다 타인을 우선시한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베풀고, 좀처럼 거절하거나 선을 긋지 못한다.

타인의 바람, 필요, 요구에 자신을 맞춤으로써 안전을 추구한다.

타인의 감정을 읽는 데는 능숙하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위와 같은 여러가지 행동 양상이 나타나면 피플 플리징이라고 책은 말한다. 이러한 행동은 성별, 나이, 인종,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행동 패턴이며, 그 모습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라고 한다. 책에서 든 예를 살펴보면, 직장에서는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이 연인에게는 한없이 소극적이거나, 친구 앞에서는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가족들에게는 쉽게 선을 긋지 못하기도 한다. (p.22)


그렇다면 이들은 왜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길까.

그 이유는 과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지지 받지 못했거나, 안전하지 않거나,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남을 우선시하는 패턴이 형성되고 고착된다고 한다. 위협을 느낄 때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는 대신에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상대를 기쁘게 하거나 요구를 맞춰주는 식으로 반응한다고 한다.


또 엄격한 부모밑에서 자라는 경우에는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게 되고, 미성숙한 부모에게서는 자신이 해결사나 구원자 역할을 떠맡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남을 우선시하고 기쁘게 해주려는 행동은 어린 시절 우리를 지켜 주는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주체성과 독립성을 지닌 성인이 되었으니 침묵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얻는 훨씬 더 효과적인 전략임을 기억해야 한다. p.35


이로써 우리는 힘없던 어린 시절 타인의 눈치를 보는 나에게서 멀어져하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고착된 행동 패턴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이 이제는 변화해야 된다고 말한다. 타인보다 나를 지키고 돌보며,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 목소리를 내서 나의 영역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목차

1부 타인의 기대를 벗어던지고 진짜 나를 찾아라

2부 부드럽고 단호한 선 긋기로 나를 지켜라

3부 기꺼이 거절하고 아파하며 나를 돌보라

4부 때론 성숙한 어른처럼 때론 어린아이처럼 나를 풍요롭게 하라


1부에서는 앞에 설명한 피플 플리징에 대한 설명과 왜 그런 행동 패턴이 나타나게 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여기에 덧붙여 평생을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해온 이들에게 힘든 감정을 견딜 힘을 키우는 방법에는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선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고, 힘든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루 세 번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스스로 묻는 연습도 필요하다.


1부에서 가장 흥미롭고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나의 가치를 발견하는 부분이었다. 보편적 가치가 나열되어있고, 그 가치 중에서 내가 추구하는 나만의 가치를 세우는 것이다.


가치 중에서 '지향하는 가치'는 지금은 결여되어 있지만 앞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것, 앞으로 이루고 싶은 가치이다. 책에서는 이 가치를 바로 세워야한다고 말한다.


지향하는 가치를 아주 신중히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생각하게 되면 그에 맞는 행동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인간관계에서 지향하는 가치는 '나를 존중하는 용기'이다.

1부에서는 이렇듯 상대에게 휩쓸리지 않게 나의 중심을 바로잡는 자기 실천 연습의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기억하라.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우선시해야 더 좋은 친구, 더 좋은 파트너, 더 좋은 가족이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자기중심성을 실천하는 사람들, 즉 자신의 요구와 건강과 행복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더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타인에게 더 따뜻한 태도를 보인다. p.65


2부에서는 먼저 힘든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 마음에는 분노, 원망, 상처, 압도감이나 소진, 이용당했다는 느낌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나를 지키고 경계를 세우는 실전 방법들에 대해 알려준다. 피플 플리징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지나치다'라고 느끼지만 지극히 당연한 관계적 요구의 예시들의 목록이나, 일상에서 나의 경계를 세우는 방법과 상대에게 요청하는 방법, 무례함에 대처하는 방법들이 나와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은 대게 어떤 끝맺음 뒤에 찾아온다. p.306


우리가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건강한 기준을 세우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그 기준에 맞는 사람들로 삶이 채워지기까지 잠시 공백의 시간이 찾아온다. 나는 이 과도기를 '골짜기'라고 부른다. p.307


3부에서는 위의 방법들을 실천하면 나에게 어떤 성장통이 오는지에 대한 내용과 두려움, 죄책감, 분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가본다. 또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관계 개선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한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4부에서는 타인의 요구나 행동을 자신이 기꺼이 타협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세우고 그에 따라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알게 한다. 또 친밀하고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갈등이 꼭 필요하고 그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가야하는데, 그 방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준다.


자신의 필요를 먼저 챙기는 법을 익혔으니 가끔 사랑하는 이의 필요를 우선하는 선택도 할 수 있다. p.386



4부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지막 21장이었다. 우리는 앞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 배워왔다. 단호한 경계를 세우는 방법을 알게 되었지만, 삶은 다양한 상황이 존재한다. 너무 단호하게 모든 방식에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된다고 책은 말해준다. 무조건적으로 나의 경계를 세우는 것보다 조금은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나도 착하다는 말을 참 많이도 듣고 살았다. 책에서 말하는 어린시절도 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고, 나도 모르게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의견을 그대로 따라주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을 고를 때도 나는 가리는 것도 없고 어떤 걸 먹어도 상관없으니, 타인의 의견을 따라갔다. 웬만하면 맞춰주고 분위기를 흐리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물론 항상 그랬던 건 아니지만, 그런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러다보니 선을 넘거나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 예의없는 사람들의 본심을 빨리 마주하게 된다. 나의 배려가 그런 사람들을 더 빨리 알아채고 내 인생에서 지울 수 있어서 더 좋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지만, 일단 상처를 받고 그 관계가 끝나게 된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은 점을 깨달았다. 무례한 사람들을 더 빨리 알아채는 게 중요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나만의 경계를 세우게 되면 더 좋은 사람들,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이 내 주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또 좋은 점은, 고착화된 나의 성격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연습을 통해서 고쳐나가고 용기를 얻은 점이다. 나는 나름대로 타인의 요구에 거절을 잘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부드러운 거절로는 통하는 않는 경우도 많았다. 연습을 통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서 더 빠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인생을 살면서 인간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고, 그들의 필요에 내가 다 맞출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갈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나의 기준이나 경계가 없다면 휘둘리는 일은 너무도 쉽게 일어난다. 게다가 착한 사람들은 더 자주 휩쓸리게 된다.


이 책은 좀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위로받고, 현재도 진행 중인 지인과의 관계에 내가 어떤 방법으로 대처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준 매우 고마운 책이었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 휘둘리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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