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솔로몬 - 오늘을 빼앗긴 당신에게 건네는 3,000년 지혜의 인생 처방전
신동운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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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요즘 내가 지향하는 삶은 '고요함 속에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삶'이다. 그 어느 때보다 내면이 흔들리기 쉬운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나만의 기준점을 갖고 살아가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범람하는 각종 정보와 타인의 SNS는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게 되고, 어제 다잡은 마음이 오늘 다시 흔들거리게 된다.


이럴 때 나는 '조용함'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옛 것들 속에서 그 정적인 평온함을 찾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나의 추억 속 한 페이지를 자리 잡고 있는 책 중에 '솔로몬'에 대한 책이 있다. 지금처럼 무수히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던 시대가 아니었기에, 책 한 권을 읽고 또 읽었다. 어린 마음에도 솔로몬의 지혜로운 판결은 깊은 감명을 주었다.


쉽게 읽히지만, 그렇다고 가볍지 않은 책.

탈무드나 솔로몬에 관한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성인이 되어서 읽는 솔로몬에 관한 책은 또 어떤 느낌을 가져다줄지 신나게, 궁금했다.


솔로몬(Solomon)은 아버지 다윗 왕을 이어 평화로운 시대를 이끌어온 고대 이스라엘 왕이다. '솔로몬'은 히브리어로 '연구, 학습'을 뜻하고, '솔로몬'하면 우리는 '지혜'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이 왕의 지혜로움과 관련된 일화는 3,000년이라는 시간을 지나오는 동안 여전히 우리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 책에는 총 8파트의 주제에 맞는 77가지 지혜가 담겨있다. 그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일화 '한 아이를 두고 벌어진 두 여인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에서는 '질투'에 대한 '통찰과 메시지'를 함께 담아 이야기를 풀어간다.


솔로몬의 재판정에 두 여인이 나타난다.

두 여인은 갓난아이를 두고 서로 자신의 아이라고 말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 여인은 진짜 엄마이고, 또 다른 한 여인은 밤사이 자신의 아기를 잃고 비통함과 질투에 눈이 멀어 거짓말을 하고 있다. 도저히 누가 진짜 엄마인지 판가름할 수 없을 때, 솔로몬 왕은 지혜를 발휘한다.

" 아이를 반으로 나누어 가져라." 

솔로몬의 판결에 한 아이의 엄마는 "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게 말게 하라."라며 차갑게 소리쳤다. 자신이 가지지 못하면 남도 가지지 못하게 하겠다는 질투에 눈이 먼 거짓 엄마의 외침이었다.





 책에서는 아래와 같은 메시지로 깊은 깨달음을 준다.


비교의 대상은 남이 아니라 과거의 나여야 한다. 타인의 성취를 기꺼이 축하해 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질 때 내 영혼도 평온을 되찾는다.

p.51



솔로몬의 일화와 함께 솔로몬의 혜안이 넘치는 말씀과 좋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몇 문장을 기록해 두고 싶다. 스포가 될까 봐 조금만 적어야지 싶다가도, 좋은 문장이 많아서 좀 더 욕심을 내서 더 기록으로 남겨둔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파도치는 바다 위의 배에 탄 것 마냥, 우리의 내면은 늘 요동친다. 미래에 대한 불안, 인간관계에서 만나게 되는 불편한 마음들, 때로는 선택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큰 사건이 없었고 무탈하게 집으로 들어와서 하루를 마무리하려는데, 무심코 본 SNS가 나의 마음을 불안의 한가운데에 던져놓기도 한다. 현대는 늘 불안한 내면을 품고 있기에, 진실로 통찰력 깊은 충고를 해주는 어른이 필요하다.


그럴 때 나는 책 한 권을 펼친다. 이 책은 목차와 상관없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을 펼쳐서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명상이나 철학과 같은 심오함을 가져다 주진 않지만, 내가 내일 내릴 판단에 지혜로운 나침판이 되어 주었다.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지혜롭지 못한 선택을 바로잡고 싶을 때, 삶이라는 여정을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 이 책의 지혜가 도움이 될 것이다.


"바람을 향해 흙을 던지면 그 흙은 결국 던진 자의 눈으로 돌아오는 법이다. 남을 베기 위해 휘두른 험담이라는 칼날은 결국 자신의 영혼과 평판을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 된다. " p.35

"사람을 두려워하는 순간 너는 그 사람의 덫에 걸려 자유와 주도권을 잃게 된다, 세간의 평판이나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갇히면 결코 바른길로 걸을 수 없다. " p.53

" 미련한 자의 어리석은 소리를 따라 대답하지 마라. 너도 그와 같아질까 두려우니라. 진실에 관심이 없고 오직 이기기 위해 귀를 닫은 미련한 자와 논쟁하는 것은 허공에 주먹을 지르는 것과 같다." p.155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고 우매한 자의 마음은 잔칫집에 있느니라. 때로는 슬픔과 근심의 밤이 텅 빈 웃음보다 내 영혼을 훨씬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법이다. " p.224

" 사랑하는 이와 함께 빵을 나누고, 정직한 수고 끝에 마시는 한 잔의 물과 소소한 웃음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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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인사이트 산책 - 5인의 창작자가 다시 읽는 낯설고 매혹적인 도쿄의 일상
김학재 외 지음 / 책밥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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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카페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거주자의 시선으로 도쿄를 다시 보는 산책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 산책은 지나쳐온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작은 시작입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지나며, 당신 안에 이미 있던 시선이 천천히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p. 9 (도쿄에서 홍세희 저자의 말)


짧은 관광 일정으로 방문한 여행이라면, 우리는 그 나라의 모든 면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극히 단편적인 부분만을 경험하고 왔을 뿐이다.


이 책은 단순히 관광지에 대한 설명을 담아낸 책이 아니다.

일본 중에서도 수도 도쿄의 문화와 그 속에 녹아든 삶의 형태를 좀 더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 깊이는 5명의 저자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데, 한국인이 도쿄라는 타국에 정착하여 삶의 터전을 이룬 곳에서 바라본 일본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고 있다.


- 일본 건축 설계 사무소에 재직 중인 김학재 건축가

- 다양한 일본 요리를 섭렵하고 도쿄의 요리 문화를 몸소 익힌 홍세희 셰프

일본의 옛 패션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일본 패션 문화를 함께한 이혜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아이와 함께한 추억의 미술 산책을 들려주는 유시연 예술가

- 만화 출판사에서 근무하며 착실히 실력을 쌓아간 위지영 그래픽 디자이너


이렇게 다섯 명의 저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도쿄의 삶에 적응해가며 경험한 개인적인 이야기와 각 분야의 전문가적인 시선으로 도쿄를 바라보고 소개해 준다. 여행으로는 다 담지 못한 일본의 숨겨진 모습, 놓치고 지나간 자리를 다시 만나게 하는 책이다.



_다 담지 못한 이야기까지 : < 창작자의 코로스 가이드 > 코너


< 창작자의 코로스 가이드 > 코너에는 각 저자가 좋아하는 건축, 미술관, 식당, 서점, 카페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QR코드가 실려있어 구글 지도로 위치와 정보를 바로 알 수 있다.

덧붙여, 일본에 정착하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저자의 속 깊은 조언과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 앞에서 두려움으로 타국 생활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거나, 용기가 담긴 조언이 될 것이다.



_ 다양한 관점으로 도쿄를 바라보다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다양한 시선으로 일본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건축가의 시선은 건축물에 머문다. 그리고 도쿄를 바라볼 때 건축물을 통해 우리에게 일본을 이해시킨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일본 건축물은 노을이 지는 저녁시간에 방문해 보고 싶게 만든다.


제철 음식을 중시하는 일본의 계절음식에 대해 셰프의 시선으로 만나보기도 한다. 계절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도미를 각 계절에 어울리는 조리 방식으로 만나보고 싶다.


또 책을 통해 일본 패션의 개성을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도 되었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조심스러운 문화 속에 자신만의 개성을 맘껏 뽐내고,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문화는 본받고 싶다. 이런 타국의 문화는 아직까지는 개성보다 유행을 쫓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개방적인 사고를 전달해 줄 것이다.



_ 스쳐 지나가버린 멋진 풍경들을 이 책에서 만나다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도쿄의 다양한 모습들을 만나게 된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가장 최근 도쿄를 방문했을 때, 우에노역 근처 호텔에 숙소를 잡고 관광했는데, 근교에 오카치마치역이 있었다. 책에서는 이 전철 선로 아래에 개성 넘치는 수공예 공방 아케이드가 열린다고 하는데 코앞에 두고도 못 보고 지나쳐왔던 것이다.


또 도쿄타워라는 목적지를 향해 내달리느라 스쳐 지나간, 모리 타워의 거미< Maman > 공공미술 작품이 어떤 의미를 담고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었는지를 당시의 여행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 남편은 심지어 <거미> 조형물은 기억도 나지 않고,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신 일본분만 생각난다고 했다^^;) 거대한 거미 다리는 위협적으로 보이기만 했는데, 상처투성이 다리로 알을 품고 있는 거미의 모습은 루이즈 부르주아 작가의 어머니를 상징하기도 하고 엄마의 모성을 표현했다고 한다. 여행을 다녀와서 이 책을 보고 다시 만난 < 거미 > 작품, 다음 도쿄 여행 때 만나게 되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마주하고 싶다.



여행을 다녀와서 지인들과 추억을 상기하다 보면 내가 보지 못한 그 나라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지인을 만나는 것만 같다. 분명 내가 지나쳐왔던 장소인데, 또 다른 풍경을 가져다주는 책이었다.


이처럼 이 책은 일본 여행을 떠나기 전이라면 폭넓은 시야를 선사할 것이고, 여행을 다녀온 사람에게는 추억을 떠올리며 아쉬움을 달래게 해준다. 무엇보다 도쿄에 다시 가고 싶게 만든다. 이번에는 관광지를 따라가던 나의 관점을 바꾸어 다른 시선으로 도쿄 거리를 바라보고 느끼고 싶다.


외국어를 다루는 일에 도전하는 이들을 응원한다. 일본어를 일본인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아도 좋다. (...)
일본어는 당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장난감이다. 잘 갖고 놀고 싶다고 마음먹으면 일본어를 다루는 일도, 서체를 꾸미는 타이포그래피도 레이아웃 디자인도 즐거워지고 점점 손쉬운 것이 된다.
- p.293 ( 위지영 출판 디자이너의 따스한 조언)

도쿄를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장소를 이동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시간과 결을 지닌 공간들을 천천히 통과하는 경험에 가깝다.
p.71 ( 김학재 건축가 )

이 도시가 가르쳐 준 건 단순한 자유가 아니다.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 용기, 그리고 타인의 다름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시선.‘아,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도시 안에 완전히 들어와 있구나.‘
- p.148 (이혜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시간은 모든 관계의 사이에 ‘사귐‘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p.186 ( 유시언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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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노은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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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


여기 오스트리아의 예술의 도시 '빈'의 부유한 유대인 가문에서 태어나 풍족한 유년 시절을 보낸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유럽에서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한 작가로 명성을 떨친 '슈테판 츠바이크'이다. 이 책은 슈테판 츠바이크가 2번의 세계대전 중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망명생활을 하던, 육십 세가 되어가는 나이에 적은 자신의 회고록이다.


첫 페이지부터 츠바이크와 그의 아내 로테 알트만이 나란히 누워있는 사진과 두 사람의 유서로 우리를 맞이한다. 유럽의 중심에서 활동하던 작가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타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가, 1942년 브라질 페트로폴리스에서 아내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를 알지 못하고 이 책을 펼친다면 다소 충격적인 시작일 수도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츠바이크는 삶에서 더 이상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되었던 때에, 마지막까지 자신의 의지로 죽음을 선택했다.


나는 정신적 작업이 언제나 가장 순수한 기쁨이었고 개인의 자유가 이 세상 최고의 가치였던 삶을, 더 늦어지기 전에 반듯한 자세로 끝맺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p.10(츠바이크의 유서 중)


_죽기 전 그가 남긴 기록을 통해 만나는 유럽의 모습과 당대 거장들


책은 츠바이크가 일컫는 '안정의 황금기'였던 오스트리아의 평화로운 배경부터 시작해서 역사상 유례없는 혼란의 시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여행을 좋아했던 저자이기에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유럽 여러 나라의 옛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한 사람이 남긴 개인적인 이야기이기에,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고 기억하는 내용을 다루었다. 주관적인 시각이지만, 또 지극히 사실만은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풍족한 유년 시절을 보낸 츠바이크이기에 책에는 유럽에서 당대 유명했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앙리 바르뷔스, 로맹 롤랑, 제임스 조이스, 막심 고리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토마스만, 프로이트, 로댕, 릴케, 랭보 등 수많은 인물들의 만남과 그들에 대한 일화가 담겨있다. 일찍부터 지식인의 반열에 올랐던 츠바이크이기에, 독자는 츠바이크의 생애를 따라가며, 동시대를 함께한 유명 인사들을 만나는 귀중한 시간을 함께 누릴 수 있다.


츠바이크의 유년 시절, 그리고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던 초기에는 유럽 전체가 평화와 번영의 기운만이 감돌았다. 이 당시 츠바이크는 자신의 문화적 소양과 지식을 쌓기에 더없이 좋은 시절을 보낸다. 그에게 '자유'는 언제든 기꺼이 선택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생각지 못했던 세계가 펼쳐지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전혀 다른 삶과 마주하게 된다.



_ 끝내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유대인 : 디아스포라


나치의 박해가 시작되기 전까지, 유대인들에게 유럽은 태어나고 자라 평생을 지내온 자신들의 고향이었다. 비록 한 민족이 유럽의 전역에 흩어져 자신들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만족스런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츠바이크도 예술의 도시이자 자신이 태어나 애정이 듬뿍 담긴 오스트리아를 누구보다 사랑했다. 하지만 히틀러 한 사람의 그릇된 사상으로 전혀 다른 삶이 유대인들에게 주어진다. 그들은 망명길에 오르게 되고 또다시 방랑자처럼 전 세계를 떠돌게 된다.

결국 인간에게는 자신의 방랑을 시작할 수 있고,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안정적인 곳이 필요한 법이다. .p.267



_ 전쟁의 참상을 마주하다


츠바이크의 시선에서 만난 전쟁의 참혹함은 책을 통해 생생히 전해졌다. 그가 자신이 본 것을 기록으로서 남겼고 그 참상은 충분히 전달되었다. 1차 세계대전의 시작과 동시에 환호하는 시민들과 영웅이 되고자 참전하던 이들은 그들의 선택이 어떤 비극을 맞이할지 알지 못하던 시대였다. 그리고 몇 년 후 2차 세계대전의 시작은 이전에 겪었던 전쟁의 상흔으로 더 이상 웃을 수 없는 일이 되었고 더욱더 참담했다.


나는 불길한 예감을 품고 셰익스피어의 말을 떠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토록 어두운 하늘은 폭풍우 없이는 결코 개지 않는다."

p.626





히틀러가 훗날 나에게서 아무리 많은 것을 빼앗아 갔다고 할지라도, 내가 적어도 십 년 동안 내 뜻대로 가장 내밀한 자유를 누리며 유럽적으로 살았다는 뿌듯한 마음, 그것만은 그 히틀러조차도 결코 내게서 압수하거나 방해할 수 없었다.

p.537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억압 없고 개인의 선택이 존중되는 사회의 소중함도 다시금 되새겨 보았다. '자유'는 나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진정한 내면의 목소리였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암흑의 시대를 지나고 나서야 쟁취한 평온한 일상임을 잊고 지내고 있었다.


츠바이크는 히틀러가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갔지만, 내면에서 누렸던 자유에 대한 기억은 결코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라는 말로 히틀러를 이겨낸다. 자유 의지는 꺾으려 한다고 꺾이는 것이 아님을, 츠바이크는 알고 있었고 세월이 흘러 역사가 증명했다.


또한 이 책은 현대의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여전히 그릇된 시각이 존재하고, 극단적인 사상이 소수의 사람들을 지배한다. 그리고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 속에 편향된 생각과 극단적인 선동이 공존한다. 츠바이크가 말한 일상을 파고드는 위험한 '작은 긴장'들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또한 느끼고 있다. '작은 긴장'이라는 단어가 책을 읽은 후 예리하게 파고드는 기분이다.


츠바이크는 모든 사상이 공존하며 충돌하거나, 변해가던 격동의 세월과 마주한 생애를 살았다.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과 빼곡한 문장이었지만, 그의 평화로운 글에서 번져가는 긴장감이 책을 놓지 못하게 했다. 한 사람의 삶과 문화 그리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순간을 동시에 만나 볼 수 있으며 우리의 지금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슈테판 츠바이크 작품을 애정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작가를 더 깊이 이해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치시대를 온전히 살아낸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과 어느날 흔적도 없이 사라진 한 유대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조르조 바사니 작가의 ⟪ 핀치콘타니가의 정원⟫이 떠올랐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책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저자인 슈테판 츠바이크가 이 책을 마지막으로 삶에서 사라졌다. 이들의 이야기는 내용과는 다르게 절제되어있어 더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를 기억해야한다. 그것이 암울했던 시대를 글로써 기록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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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노은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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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가장 혼란스럽던 시기에 위대한 작가가 써내려간 회고록. 진정한 자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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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오디세이 - 놀란 감독 영화 《오디세이》 원작 대서사!!
호메로스 원작, 손길영 편저 / 스타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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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카페에서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극장에서 <오디세이>가 개봉한 첫날, 영화를 봤었고, 영화에 다 담지 못한 호메로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누구나 영화를 보고 나면 원작의 숨은 이야기가 궁금해서 찾아볼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고 이런저런 책들에 밀려 이제서야 보게 되었는데, 이 책을 선택하길 잘한 것 같았다. 장엄함보다 간결함이 있고, 웅장함보다 정수를 담아낸 이 책은 나의 호기심을 채워주고 물음표를 지워주기에 충분하면서, 또 빠르게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_ 간략한 줄거리


⟪ 오디세이 ⟫의 내용은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트로이의 전쟁으로 10년,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 10년. 그렇게 총 20년이나 떠나있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오디세우스 왕의 험난한 여정을 다룬 이야기이다.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은 총 12척의 배로 고향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 사이에 대략 11번의 험난한 과정이 숨어있다. 그 과정 속에서 신 포세이돈의 외눈박이 아들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르게 되고, 이에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게 된 오디세우스는 고향으로 가는 길이 더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의 여정을 방해하는 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디세우스를 도와주는 신 아테나의 도움도 있었기에,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재회하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_ 영화에서 누락된 부분과 각색된 부분


영화와는 다르게 태양신의 딸이자 마법사 키르케가 부하들을 돼지로 만들어 오디세우스가 구출한 후에도 먹고 쉬며 그곳에서 1년을 더 머물렀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거의 바로 출발하는 것처럼 나오는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설정 같다. 또 영화에서는 죽은 자들의 영혼이 있는 섬에서 아가멤논의 비중이 크게 나왔지만, 원작에서는 신의 아들 아킬레우스와의 대화도 꽤 비중 있게 다루어졌다. 그리고 고향에서 왕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무기를 숨기고 결투하는 부분에서 아들 텔레마코스의 활약도 영화와 다소 다르게 전개되며, 오디세우스의 부인 페넬로페의 경우도 오디세우스를 보고도 단번에 믿지 못하고 둘만 알고 있는 비밀을 말하도록 질문을 유도한 후, 오디세우스가 답을 하자 그제야 믿게 되는 부분도 영화와 달랐던 부분이다. 아무래도 영화는 긴장감과 극적인 연출이 필요하기에 원작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게 각색한 듯하다.



_ 가독성 좋고 재미있는 ⟪오디세이 ⟫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


이 책은 제목처럼 원문에서 중요한 내용만을 가려내어 번역한 초역이다. 현대적인 언어로 가독성이 좋고, 24권의 방대한 서사를 압축적이면서 밀도 있게 다루었다. 기존의 <오디세이> 책들은 원전을 직역하여 어려운 옛 고어적 표현을 따라가기 힘들고, 긴 대화체가 낯설어 읽어나가기 힘들다는 리뷰를 종종 보았다. 이 책은 그런 불편한 점이 없기에 나조차도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고, 간략하면서도 중요 내용을 빠짐없이 재미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이었다. ( 등장인물에 대한 핵심 설명도 들어있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인물들의 특징을 쉽게 알 수 있다. )



_ ⟪ 오디세이 ⟫를 따라가며, 함께하는 통찰의 시간


3천 년을 살아남은 한 영웅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으로서 고뇌하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과 여러 가지 경험들을 만나게 된다. 단순히 책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다 읽은 후 혼자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는 책이 아니라, 매 차트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경험을 '통찰의 초역'코너를 통해 함께 생각하고 성장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고전소설의 범위를 넘어서 인문학적인 관점도 매 순간 들여다볼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책의 뒷부분에는 '명언 100선'이 추가로 실려있어, 책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신을 두려워해야 하는 법이오." p.178


_ 책이 우리에게 건네는 깨달음


한 번쯤은 꼭 읽어야 할 고전소설 ⟪일리아스 ⟫ 와 ⟪오디세이 ⟫는 단순히 거대한 한 편의 서사를 들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신화 속 여러 신들이 등장하지만, 신은 대자연과 같이 우리가 감히 넘볼 수 없고 대적할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와 같은 유한한 능력을 가진 인간들이 결정한 행동과 생각들은 현대의 우리를 닮아있다.


오디세우스의 오만함이 큰 화를 불러오는 모습에서는 겸손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오직 눈앞의 욕망에 사로잡혀 돼지로 변해버린 부하들의 모습에서는 절제의 중대함을 통감하게 된다. 또 오디세우스를 비롯하여 아가멤논 등 여러 지도자를 만남으로써, 그들의 과오를 거울삼아 더 나은 리더의 모습을 알아간다.


이처럼 ⟪ 오디세이 ⟫라는 책 한 권에서 수많은 인간 군상과 조우하면서, 삶의 시련 앞에서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배우게 된다. 그로 인한 다양한 상황 속에서 깨달음을 통해 한층 단단한 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아무런 시련이 없는 평탄한 삶에서 증명되지 않는다. 진정한 가치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거친 바다 한가운데서 내 삶의 키를 단단히 쥐고 자신이 선택한 목적지를 향해 끝까지 나아가는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에서 결정된다.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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