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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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 세계척학전집 ]이 벌써 4권이나 나왔다.

그중에서 오늘 소개할 도서는 '사랑'에 관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 중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던 책이었다.


사랑이 쉬운 사람이 있을까. 사랑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 '카사노바'도 사랑을 쟁취하고 시작하는 것은 쉬웠을지 모르지만, 그 사랑을 지켜내고 지속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는 '카사노바'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맸을 것이다. 사랑을 차지하고 계속해서 또 다른 대상을 찾았기에 그에게 사랑은 늘 탐구적 대상이고 애정을 갈구하는 내면의 소리처럼 들린다.


이처럼 쉽지 않은 사랑에 대해 학자들은 어떤 통찰을 통해 이론을 제시했는지 궁금했다.

이 책은 수많은 지식인들을 통해 사랑을 배워가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이 책의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지독한 독서광이었고 그는 인간과 세계의 작동 원리를 파헤치는 데 몰두했다. 하지만 철학 편으로 '생각하는 법'을 깨치고, 심리학 편으로 '인간이 작동하는 방식'을 읽어내고, 부 편으로 '돈이 움직이는 구조'를 통달한 뒤에도 단 하나, 명쾌하게 풀리지 않는 질문이 남았다.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사랑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가.

- 작가 소개 중


저자는 유튜브 채널 <이클립스>를 운영하는 지식 크리에이터로, 철학, 심리, 경제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방대한 양의 서적을 간결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이 책 <사랑은 오해다 편 >은 철학과 심리학이 만나는 네 번째 결과물이라고 한다.


목차

PART 1 사랑의 정체 -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

PART 2 끌림의 구조 - 왜 하필 그 사람인가

PART 3 파국의 공식 - 관계는 왜 무너지는가

PART 4 사랑의 기술 - 잘 사랑하는 법은 배울 수 있다



PART 1< 사랑의 정체 >에서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무엇을 사랑이라고 느끼고 어떤 계기나 매개체로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심리학 교수 테노브의 사랑과 리머런스(내가 만든 이상적인 환상)의 차이에 대한 설명,

쇼펜하우어의 인간 종에게 유익한 것처럼 느끼는 대상, 즉 취향에 따른 끌림은 계산에 의해서라는 이론,

[사랑의 기술]로 유명한 작가 에리히 프롬은 왜 사랑은 늘 같은 곳에서 실패하는지에 대해 설명과 사랑은 기술이며 연습하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심리학 교수 스턴버그는 사랑의 이름은 하나지만 그 안의 구조는 셋이며, 셋을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사랑이 식어갈 때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 안다고 한다.

바우만은 현대의 사랑이 왜 이렇게 쉽게 시작되고 쉽게 끝이 나는지에 대한 이론을 설명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플라톤은 완벽한 반쪽은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라고 말한다.


PART 2 <끌림의 공식>에서는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끌리게 되는지, 상대에 대한 끌림은 우리가 어떤 계기로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글들이 들어있다. 이 부분은 좀 더 재미있게 읽었다.


점점 연락이 뜸해지고 마음이 예전 같지 않던 상대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았으면 이때부터 상대를 놓치고 싶지 않아지고 잡아야 할 것 같다. 이런 마음이 왜 생기게 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헬렌 피셔의 이론으로 시작한다.

왜 항상 같은 방식으로 상처받는지, 절대 저 사람은 내 스타일이 아닌데 끌리는 사람이 있는 경우 왜 그런 감정이 생기는지에 대한 융의 이론도 흥미로웠다. 또 오랜 친구로 지내던 이성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이유, 남자와 여자가 끌리는 대상이 다른 이유,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도 썸에서 끝나는 이유 등 재미있는 이론이 많았던 파트였다.



PART3 < 파국의 공식 >에서는 관계가 왜 무너지게 되는지와 어떻게하면 그 관계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와있다.


부부의 일상적인 대화 내용을 딱 15분만 들으면 이혼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가트맨의 관계 이론,

친밀함이 길어질수록 욕망은 줄어드는 이유와 욕망을 살아나게 하는 현명한 조언, 매력적인 사람이 위험한 이유와 위험한 관계에서 자신에게 던져야하는 의문을 통한 사랑의 진짜인지 아는 방법, 한 사람이 관계의 갈등 상황에서 피해자와 구원자와 가해자를 돌아가며 하게 되는 이유, 사랑에서 자유에 대한 의미, 소유하는 순간 흥미를 잃는 인간의 구조에 대해 배우는 파트이다.


PART 4 <사랑의 기술 >은 사랑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파트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사랑을 의심하는 이유와 상대와 나의 사랑에 대한 언어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또 우리가 쓰는 단어안에 숨어 있는 폭력적인 언어와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이 숨어있다. '우리는 하나'라는 말의 위험성,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진짜 사랑을 알아보는 방법, 어장관리를 하는 이유와 심리, 진짜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의 차이에 대한 설명과 건강한 사랑을 알아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이론 중 하나는 미국 부부치료 전문가 헨드릭스의 이마고 이론이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전여인과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났다. 전 여인은 즉흥적이고 계획적인 사람이었고 새로운 상대는 다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비슷한 방식으로 상처받고 멀어지게 되었다. 헨드릭스는 이것을 '패턴'이라고 말한다.

'이마고'라는 단어는 어린 시절 양육자들이 남긴 복합적인 인상으로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사람의 원형을 말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어린 시절 양육자의 특성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게 되는데, 양육자에게서 받지 못한 애정을 배우자나 연인에게 받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래의 문장이었다.


' 두 사람이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각자 자신의 어린 시절과 싸우고 있다. p.111


지금의 파트너가 상처를 주는 방식이 부모가 상처를 주던 모습이나 방식과 겹쳐보이면 그 반응이 과도해진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배우자나 애인과 싸울 때 갑자기 왜 그렇게 갑자기 화가 폭발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말한다.

지금 일어나는 일과 오래된 상처를 분리하는 것, 상대를 적으로 보는 대신 함께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한다.


이제 싸우게 되면 어린 시절의 두 아이를 떠올려보자. 어떤 상처가 있길래 저렇게 화가 났을까를 생각해보면 상대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사랑이 없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사랑은 완전해지기 시작한다. p.327


개인적으로 사랑에는 '연민'이라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민'의 사전적 의미는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김'이다. 상대의 장점만 보는 기간은 짧게 지나가고 그 후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해서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게 아니다. 내가 바라던 이상향의 사람은 내가 만든 착각이고, 상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단점까지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연민이라는 감정은 이때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가교역할을 한다. 나의 이러한 생각은 이 책을 통해서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는 기분이었다.


이 책에서도 다투지 않는 부부가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다. 부부든 친구든, 부모자식간이든 갈등없는 관계는 없다.

다툼을 통해서 갈등을 어떻게 잘 풀어나가는냐가 더 중요하다고 책은 말한다.

이 책은 그런 갈등을 잘 풀어주는 현명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또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고, 또 상대를 이해하게 되었다.

사랑에는 여러가지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어떤 사람도 똑같이 생각하고 반응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사랑이 어려운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았다.


단순히 '사랑'에 대해 어떤 이론들이 제시되고 있는지에 관한 학문적인 관심으로 이 책을 접근하기에도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27명의 저명한 지식인들의 목소리를 한 번에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방대한 책을 여러 권 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런 많은 양의 내용을 압축해 놓은 책이다.

핵심만 간략하고 명쾌하게 들려주는 책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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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함 중독 - 남을 기쁘게 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헤일리 머기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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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은 리뷰입니다 ]


이 책은 한마디로 착한 사람들이 봐야하는 책이다. 착한다는 소리를 좀 들어본 사람 중에서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상처받고 있다면 이 책이 여러분들을 지켜주고 좀 더 현명하게 이끌어 줄 것이다.


저자 헤일리 머기는 미국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세계 최고의 코칭 교육 기관 에릭슨코칭인터내셔널과정을 수료한 베테랑 코치이다. 저자 또한 어렸을때부터 남의 눈치를 보고 살았고, 나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느라 마음고생한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


피플 플리징 (people pleasing)

북미권에서 널리 쓰이는 심리 용어로, 국내에서는 '착한 아이 증후군'과 유사한 의미로 통용된다. 피플 플리징은 자기 자신보다 타인의 요구나 바람, 감정을 먼저 챙기는 습관적인 행동을 말한다.


피플 플리징의 대표적인 특징 몇 가지를 살펴보면,

자신보다 타인을 우선시한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베풀고, 좀처럼 거절하거나 선을 긋지 못한다.

타인의 바람, 필요, 요구에 자신을 맞춤으로써 안전을 추구한다.

타인의 감정을 읽는 데는 능숙하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위와 같은 여러가지 행동 양상이 나타나면 피플 플리징이라고 책은 말한다. 이러한 행동은 성별, 나이, 인종,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행동 패턴이며, 그 모습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라고 한다. 책에서 든 예를 살펴보면, 직장에서는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이 연인에게는 한없이 소극적이거나, 친구 앞에서는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가족들에게는 쉽게 선을 긋지 못하기도 한다. (p.22)


그렇다면 이들은 왜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길까.

그 이유는 과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지지 받지 못했거나, 안전하지 않거나,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남을 우선시하는 패턴이 형성되고 고착된다고 한다. 위협을 느낄 때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는 대신에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상대를 기쁘게 하거나 요구를 맞춰주는 식으로 반응한다고 한다.


또 엄격한 부모밑에서 자라는 경우에는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게 되고, 미성숙한 부모에게서는 자신이 해결사나 구원자 역할을 떠맡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남을 우선시하고 기쁘게 해주려는 행동은 어린 시절 우리를 지켜 주는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주체성과 독립성을 지닌 성인이 되었으니 침묵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얻는 훨씬 더 효과적인 전략임을 기억해야 한다. p.35


이로써 우리는 힘없던 어린 시절 타인의 눈치를 보는 나에게서 멀어져하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고착된 행동 패턴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이 이제는 변화해야 된다고 말한다. 타인보다 나를 지키고 돌보며,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 목소리를 내서 나의 영역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목차

1부 타인의 기대를 벗어던지고 진짜 나를 찾아라

2부 부드럽고 단호한 선 긋기로 나를 지켜라

3부 기꺼이 거절하고 아파하며 나를 돌보라

4부 때론 성숙한 어른처럼 때론 어린아이처럼 나를 풍요롭게 하라


1부에서는 앞에 설명한 피플 플리징에 대한 설명과 왜 그런 행동 패턴이 나타나게 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여기에 덧붙여 평생을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해온 이들에게 힘든 감정을 견딜 힘을 키우는 방법에는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선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고, 힘든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루 세 번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스스로 묻는 연습도 필요하다.


1부에서 가장 흥미롭고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나의 가치를 발견하는 부분이었다. 보편적 가치가 나열되어있고, 그 가치 중에서 내가 추구하는 나만의 가치를 세우는 것이다.


가치 중에서 '지향하는 가치'는 지금은 결여되어 있지만 앞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것, 앞으로 이루고 싶은 가치이다. 책에서는 이 가치를 바로 세워야한다고 말한다.


지향하는 가치를 아주 신중히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생각하게 되면 그에 맞는 행동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인간관계에서 지향하는 가치는 '나를 존중하는 용기'이다.

1부에서는 이렇듯 상대에게 휩쓸리지 않게 나의 중심을 바로잡는 자기 실천 연습의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기억하라.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우선시해야 더 좋은 친구, 더 좋은 파트너, 더 좋은 가족이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자기중심성을 실천하는 사람들, 즉 자신의 요구와 건강과 행복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더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타인에게 더 따뜻한 태도를 보인다. p.65


2부에서는 먼저 힘든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 마음에는 분노, 원망, 상처, 압도감이나 소진, 이용당했다는 느낌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나를 지키고 경계를 세우는 실전 방법들에 대해 알려준다. 피플 플리징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지나치다'라고 느끼지만 지극히 당연한 관계적 요구의 예시들의 목록이나, 일상에서 나의 경계를 세우는 방법과 상대에게 요청하는 방법, 무례함에 대처하는 방법들이 나와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은 대게 어떤 끝맺음 뒤에 찾아온다. p.306


우리가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건강한 기준을 세우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그 기준에 맞는 사람들로 삶이 채워지기까지 잠시 공백의 시간이 찾아온다. 나는 이 과도기를 '골짜기'라고 부른다. p.307


3부에서는 위의 방법들을 실천하면 나에게 어떤 성장통이 오는지에 대한 내용과 두려움, 죄책감, 분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가본다. 또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관계 개선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한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4부에서는 타인의 요구나 행동을 자신이 기꺼이 타협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세우고 그에 따라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알게 한다. 또 친밀하고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갈등이 꼭 필요하고 그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가야하는데, 그 방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준다.


자신의 필요를 먼저 챙기는 법을 익혔으니 가끔 사랑하는 이의 필요를 우선하는 선택도 할 수 있다. p.386



4부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지막 21장이었다. 우리는 앞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 배워왔다. 단호한 경계를 세우는 방법을 알게 되었지만, 삶은 다양한 상황이 존재한다. 너무 단호하게 모든 방식에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된다고 책은 말해준다. 무조건적으로 나의 경계를 세우는 것보다 조금은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나도 착하다는 말을 참 많이도 듣고 살았다. 책에서 말하는 어린시절도 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고, 나도 모르게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의견을 그대로 따라주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을 고를 때도 나는 가리는 것도 없고 어떤 걸 먹어도 상관없으니, 타인의 의견을 따라갔다. 웬만하면 맞춰주고 분위기를 흐리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물론 항상 그랬던 건 아니지만, 그런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러다보니 선을 넘거나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 예의없는 사람들의 본심을 빨리 마주하게 된다. 나의 배려가 그런 사람들을 더 빨리 알아채고 내 인생에서 지울 수 있어서 더 좋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지만, 일단 상처를 받고 그 관계가 끝나게 된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은 점을 깨달았다. 무례한 사람들을 더 빨리 알아채는 게 중요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나만의 경계를 세우게 되면 더 좋은 사람들,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이 내 주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또 좋은 점은, 고착화된 나의 성격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연습을 통해서 고쳐나가고 용기를 얻은 점이다. 나는 나름대로 타인의 요구에 거절을 잘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부드러운 거절로는 통하는 않는 경우도 많았다. 연습을 통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서 더 빠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인생을 살면서 인간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고, 그들의 필요에 내가 다 맞출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갈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나의 기준이나 경계가 없다면 휘둘리는 일은 너무도 쉽게 일어난다. 게다가 착한 사람들은 더 자주 휩쓸리게 된다.


이 책은 좀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위로받고, 현재도 진행 중인 지인과의 관계에 내가 어떤 방법으로 대처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준 매우 고마운 책이었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 휘둘리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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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는 드라이브 전국 일주 - 전국 드라이브 길 45 & 코스 옆 차박 명소 수록
김송은.윤현철 지음 / 용감한까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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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알겠다, 여행이란 화려한 기념품을 모으는 행위가 아니라, 짐을 내려놓은 과정이라는 것을.

기억의 창고에 불필요하게 쌓아둔 분노와 두려움, 억울함과 집착을 하나씩 놓아버리고, 그 자리에 정말 필요한 것들만 남기는 일이라는 것을.

                             - 소설 < 열두개의 포춘쿠키 > 중 -


[ 이 책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여행을 떠난다는 게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늘 막연하게 생각해왔었다.

그러다 우연히 읽게 된 [열두개의 포춘쿠키 ] 소설에서 여행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바꾸게 되는 위와 같은 문장을 발견했다. 단순한 힐링을 위한 여행도 물론 좋다. 지친 나에게 휴식을 안겨주는 여행은 생각만해도 리프레시가 된다. 하지만 나에게 여행이란 이제 '내 인생에 불필요한 짐을 하나씩 놓아버리는 여행'이 되었다.



짐을 내려놓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하기전에 계획을 세워야하는데, 파워 J가 아닌 나는 여행 계획 짜는 것도 은근한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해외여행은 돌발 상황이 많을 수 있고 타국이기에 J처럼 하루 계획을 나름대로는 알차게 계획해서 떠나지만, 국내 여행은 이상하게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해외여행 : 파워 J가 되는 나

국내여행 : 갑자기, 훌쩍, 문득 떠나게 되는 나


나 같은 경우 남편과 여행을 가게 되면, 주로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 경로와 순서를 짜게 된다. (남편은 어디든 함께하는게 좋은거라며 내 의견를 잘 따라와준다) 이런 경우 지리적으로 서로 인접해서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어디부터 가야지만 그날 입장 마감에 맞춰서 관광지를 구경할 수 있는지, 점심, 저녁은 어디가 좋고 어떤 음식이 유명한지 등 찾아야 하는 정보가 한두 개가 아니다.


여행을 떠나서도 조수석에 앉아 지도 찾고 주소 찾고 또 웹서핑을 시작한다.

때로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여행의 참 의미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날 때 여행 책자를 하나 들고 다니는데, 이 책은 드라이브할 때 차에 두고 보기 좋은 책이라 추천한다.



책의 저자 김송은님은 '아리의 노릇노릇한 여행이야기'라는 네이버 여행 블로거로 활동하였고,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국내와 해외를 여행하면서 좋은 장소를 소개하는 여행 전문가다. <반나절 주말여행 > 저자, 여행 매거진 <GoOn>과 <리무브>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편집장으로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곳들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시다.


공동저자 윤현철님은 사진에 대한 매력에 깊이 빠져드시고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다. 이 책의 사진들은 소중한 '좋은 날들'의 기록이다.



이 책은 전국의 드라이브 코스 45곳과 미니 코스 203점이 수록되어있는 책이다.

방문하고자하는 해당 지역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이동 거리, 소요시간, 전체 코스 시간이 나와있으며, 서로 인접한 관광지부터 순서대로 나와있다.


일일이 여행 코스를 찾아서 이동 동선을 짜는 수고를 덜어주는 이 책은 어디부터 먼저 가야하는지 알 수 있는 점이 매우 편리했다. 주요 관광지를 아주 빠른 동선으로 둘러볼 수 있으며, 각 장소로 이동할 때 걸리는 거리와 시간도 자세히 적혀있다.


또 각 장소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관련 정보들이 자세하게 나와있다.

예를 들어 태안을 방문할 경우, 코스 1번으로 신두리해안사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주소와 문의 전화번호, 입장료에 대한 정보, 운영 시간까지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정보들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신두리해안사구 안을 어떤 식으로 돌아봐야 하는지에 대한 꿀팁도 들어있다.

이곳저곳 여행을 했으면, 해당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

태안을 방문한 경우, 태안의 향토음식 게국지가 있는데, 유명하거나 좋았던 맛집에 대한 정보도 알차게 들어있었다. 식후에는 카페는 이제 자동적으로 가는 코스이다. 좋은 카페에 대한 정보도 들어있다.


이 책의 가장 좋았던 부분은, 해당 가게의 주소, 문의전화번호, 가격, 운영시간, 주차장 정보, 반려동물 가능 여부가 깨알같이 적혀있는 부분이었다.



또 차박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책 안에는 해당 관광지마다 차박추천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고즈넉한 사진들과 함께, 주소와 편의시설 유무, 반려동물, 사워와 취사 가능 여부, 체크 사항 등 정보가 단 한 페이지에 모두 들어있어서 매우 편리할 것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형에 따라,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한 후,

산길이나 계곡을 따라가는 드라이브 코스,

꽃놀이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꽃향기 드라이브 코스,

다양한 액티비티 여행이 목적이시라면 다양한 재미를 위한 드라이브 코스,

여행에서 그 지역 음식이 중요하신 분들을 위한 식도락 드라이브,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야경을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야경 드라이브 코스,

그리고 한국의 아름다운 섬 제주도 드라이브 코스까지 책에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책을 보면서 가고 싶은 여행지가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어디로 여행을 떠나볼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두근두근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 이렇게 예쁜 풍경이 많구나를 새삼 느끼게 되기도 했다.



_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이 책은 여행 준비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선택의 과정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었다. 아는 지인은 계획을 세우다가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지쳐버린다고 한다. 즐겁고 힐링하고 위해 떠나는 여행의 시작부터 힘이 들고 또 여행을 하는 중에도 우리는 계속된 선택의 과정으로 피로도가 올라간다. 이 책은 그런 점들을 보완해주고 부담을 덜어주는 책이었다.


또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서 믿을만한 방향과 정확한 정보를 제시해주는 책이었다. 요즘 AI 활용을 많이들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잘못된 정보가 많아서 신뢰성이 떨어진다. 친정이나 시댁 가족분들과 여행을 계획할 때에도 정확한 정보가 무엇보다 필요한데 그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충분한 책이었다.


이 책을 들고 여행을 떠나면, 준비된 여정으로 인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서 진정한 여행을 즐기는 시간이 될 것이다. 휴대폰에서 떨어져서 풍경을 감상하고 즐기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날 것이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같이 즐기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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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스튜어트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5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정이화 옮김 / 이화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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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메리 스튜어트의 일대기를 다룬 이 소설은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전기소설이다. 실존했던 인물의 일생을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쓴 이 소설은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수려한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막연히 알고 있던 유럽 역사의 전면에 선 한 여왕의 삶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책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한 글자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해서 읽어나갔다.


16세기 스코틀랜드에는 메리 스튜어트라는 태어난 지 6일 만에 여왕이 된 한 여인이 있었다. 여왕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 태어났으며 자신의 가문은 늘 귀족들의 위협과 싸워야하는 불안한 처지에 놓여있었다.

또 당시 유럽은 가톨릭과 개신교의 끊임없는 마찰이 팽배했던 종교적으로 불안한 시대였으며, 그녀와 사촌관계인 잉글랜드 여왕 엘리자베스와 숙적이 되어 아슬아슬한 외교관계로 늘 마음 졸여야하는 운명같은 시대였다. (메리 스튜어트는 가톨릭 / 엘리자베스는 개신교 )


  • 짧은 영광과 기나긴 시련들

이러한 불안정한 유럽 상황에서 어린 나이에 프랑스로 건너간 그녀는 병약했던 14살 프랑수아 2세와 결혼하였는데 이때가 15살이었다. 결혼 한 지 2년 만에 남편이 사망하게 되고, 평온하고 화려했던 프랑스를 뒤로하고 자신의 고향 스코틀랜드로 돌아가게 된다. 이제 그녀의 앞날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게 이어지게 된다.


시인들에게 불행은 또 하나의 고귀함일 뿐이었고,

한때 그녀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던 이들은 이제 슬픔 속에서 더욱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p.74


스코틀랜드에서 지내던 메리 스튜어트는 헨리 스튜어트 (단리 경)과 두번째 결혼을 하게 되고 그와의 사이에서 아들 제임스 6세를 낳게 된다. 제임스 6세는 훈날 잉글랜드 왕 제임스 1세가 되며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아일랜드를 최초로 통합 통치하는 왕이 된다. 두번째 남편인 단리 경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오만하고 건방진 남자였으나 여왕은 그 점을 결혼하고나서야 뒤늦게 알게 되었다. 단리 경으로 인해 여왕의 자리가 위태로울 뻔하게 되면서 메리 스튜어트 남편을 더 피하게 된다.


한 번 붙은 불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색을 바꿀 뿐이다. p.158

그를 위해 나는 명예를 버렸네

삶에서 오직 참된 행복을 준다 믿던 그것을

그를 위해 양심과 권위를 걸었고

혈육과 친구도 저버렸네. p.300


그러다 그녀는 스코틀랜드 귀족 제임스 헵번(보스웰 백작)을 사랑하게 되고, 단리 경이 암살되자마자 여왕은 세번째 결혼을 단행하게 되고 그 상대는 보스웰이었다. 이로써 세번의 결혼을 한 여왕에 대해 내연남이었던 보스웰 백작과 함께 두번째 남편에 대한 암살 의혹이 더해간다. 민심은 싸늘하게 식어가게 되고 스코틀랜드에서 더이상 그녀가 있을 자리는 없고 결국 성에 유배된다.



  •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

그녀의 좁은 세계 위로 별과 태양과 달은 무심하게 돌고 또 돌았다. 밤이 오고 낮은 가고, 달이 차고 기울고, 해가 거듭 바뀌었다. p.387


'나의 끝이 곧 나의 시작이다. ' (... 중략...)

오직 비극적인 죽음을 통해 그녀의 이름은 명예롭게 새겨질 것이며, 죽음을 통해 젊은 날의 과오는 씻겨 나가고 모든 실수는 아름다운 베일로 덮일 것이다. p.475


그 후, 탈출하여 단 한 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의 사촌이 있는 잉글랜드로 가게 된 메리 스튜어트 여왕은 이곳에서 더 큰 시련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하여 그녀의 운명은 이제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이곳에서 그녀는 무려 19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성에 유폐된 채로 살아가게 된다. 44살에 단두대에 목이 잘리는 그날까지, 그녀에게 완전한 자유는 허락되지 않고 황금 사슬에 묶인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대개 무모함과 용기는 하나의 인격 안에 동시에 깃드는 법이다. 그것들은 위험과 덕성이라는 이름으로,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따라다닌다. p.170


인간의 결정이라는 것은 언제나 여러 감정이 복잡하게 뒤섞인 결과이며 하나의 결심에도 수많은 동기가 함께 작용하기 마련이다. p.212


  • 극명하게 다른 두 여인의 성정 : 메리 스튜어트 VS 엘리자베스

동시대를 살아간 두 여인 메리 스튜어트와 엘리자베스 1세는 극명하게 다른 성격의 소유자였다.

메리 스튜어트는 감성적이며 낭만적이었고, 또 정열적이며 빠른 판단력과 밀어붙이는 힘이 있었다. 때론 경솔한 면이 있었고 그런 점이 그녀의 인생에 늘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반대로 엘리자베스는 이성적이며 침착했고 인내심이 있었다. 변덕스런 성격도 있었지만, 불안정했던 어린 시절은 그녀에게 매번 신중한 결단을 내리게 했다.


메리 스튜어트가 태어날때부터 정통성을 인정받은 여왕이었다면, 엘리자베스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하여 사생아라는 고리표로 긴장 속에 살아야 했다.


메리 스튜어트가 명예를 추구하고 사랑을 쫓아가는 삶을 살았다면, 엘리자베스는 국가와 결혼한 여왕이었다.



이런 두 여인의 다른 면모를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아주 과장되지 않으면서 매우 세밀하고 정교하게 묘사해 놓았는데, 나는 이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 사람의 복잡한 성격과 여러가지 면이 표출되는 내면을 마치 그 사람을 아는 것처럼 생생하고 절도있게 설명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명은 두 여인뿐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에게 적용되어 이야기를 더 생동감있게 이끌어간다.


또 메리 스튜어트와 엘리자베스의 다정함을 가장한 치열한 내면적 싸움이 인상적이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은 운명처럼 엮일 수밖에 없었고 서로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면서도 뒤로는 칼을 숨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시대적 상황이 두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결국 두 사람은 묘지는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한다. 살아서는 첨예하게 대립하는 서로였지만, 마지막은 나란히 한 장소에 묻히는 모습도 운명의 장난같았다.



메리 스튜어트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쓴 열한 편의 소네트가 들어있는 보석함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되는 장면에서는 처연함에 마음이 아팠다. 절절한 사랑을 고백하는 시구는 단 한 사람에게 보냈지만, 여왕이라는 자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내면까지 낱낱이 파헤쳐지는 결과를 맞이한다.


당신을 섬기고, 진실하게 사랑하는 것

그것이 내게 남은 유일한 소망입니다.

당신의 뜻이 곧 나의 뜻이 되기를

당신 곁이라면 어떤 불행도 하찮게 여겨지기를

나는 오직 그것만을 바랍니다.

- 보석함 안의 소네트 중 하나 -



이 책은 역사적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한 여인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놓았지만, 역사적 사실과 함께 한 사람의 내면의 흐름과 마주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하고, 쓸쓸하거나 때론 격동적인 내면의 세계를 함께 마주하고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또 내가 몰랐던 시대의 모습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또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소설의 흐름은 깊이 공감하며 읽게 만들었고,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려한 문체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몰입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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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들이 당신 편이에요
하승완 지음 / 부크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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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서 도서를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제목부터 오롯이 내 편이 되어주는 이 책은, 첫 장을 펼치면서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나를 잘 알아 온 것 마냥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다.

아픈 마음은 나도 너의 마음을 알고 있다며 위로해주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이해와 공감으로, 지친 하루를 보낸 나에게는 잘하고 있다는 용기를 전해주는 책이다.


이런 날에 읽어요 :)

마음을 다잡고 싶은 날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날

좋은 말이 가득한 문장을 마주하고 싶은 날

필사할 문장이 필요한 날

잔잔한 마음으로 읽을 책이 필요한 날

무조건적인 내 편이 필요한 날



좋은 문장이 쏟아지는 책이다.

그중 몇가지 좋았던 문장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


< 아픈 마음을 같이 공감해주는 문장들 >


사람들은 말한다.

그 정도 일로 왜 그렇게까지 아파하느냐고.

하지만 세상에는 모양도 무게도 다른 마음들이 각자의 이유로 상실을 품은 채 살아간다. p.13


괜찮다는 말 뒤에

숨겨진 마음들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견뎌 낸 시간 속의

네가 대견해. p.28


힘들다는 말에는

그 말을 꺼내기까지 참아 온 시간과

수많은 노력이 있다.

잘 살고 싶은 간절함이 있다. p.21



진짜 힘든 기억과 아픈 마음은 쉽사리 꺼내보이기 힘들다. 괜찮다는 말로 넘어가는 이유는 복잡한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어 꺼낸 말을 상대가 가볍게 넘겨버리거나, 왜?라는 질문에 어떤 답을 꺼내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면,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이 책의 다정한 위로의 말들은 나의 마음을 안아주기도 하고, 내가 상대를 대할 때 어떤 마음자세를 가져야하는지 알려준다.



<용기를 주는 좋았던 문장들 >


결국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건 '다치지 않을 방법'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서려는 마음'이다. p.30


당신이 쏟아 낸 그 지난한 시간은 지금의 당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계절이었을테니까. p.54

우리는 저마다의 시간 속에서 버티며, 때로는 제자리에서 한참을 머물다 하루를 건넌다. p.135

그럼에도 지금, 이 글을 전하는 내 마음이 당신에게 닿기를 바란다. 잔잔한 위로처럼, 포근한 손길처럼 당신의 하루 한 귀퉁이에 머물 수 있기를. p.162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삶을 인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잘하고 있다고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문장들로 가득했다. 버텨낸 시간들, 똑같이 흘러가던 시간들은 분명 나를 성장시켰음을 다시 한번 알게 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좋은 문장들 >


나를 질투하고 시기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내 자리에서 잘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스로에게 보여 주면 된다. 당신이 나에 대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나는 흔들리지 않고 나를 놓지 않을 힘이 있다고 말이다. p.33


'수관 기피'라 불리는 것인데, 나무의 수관이 서로 겹치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현상이다. p.106


삶은 그렇게 이어진다. 말 없는 다정함, 조용한 응원, 그리고 잠시 멈춰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 p.135



여전히 어려운 숙제같은 인간관계는 나를 고민하게 만든다.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사이가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딱 들어맞는 문장들에 또 위로받았다.


<따뜻해서 좋았던 문장들 >


"너는 왜 그렇게 말이 없니?"

같은 질문을 들을 때면 나는 웃으며

"들을 말이 많아서요." 하고 답한다. p.25


세상은 늘 무언가를 외치라고 하지만 나는 작게 들리는 것들을 사랑했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나지막이 말해 주는 것만 같았다.

p.26



나는 이 책에서 위의 문장이 가장 좋았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말이 없고 목소리가 작았던 내가 많이 들었던 질문이었는데, 대답은 저렇게 재치있게 하지 못했다.(지금은 하고싶은 말도 많고 목소리도 전보다 커졌다...) 저 문장을 더 빨리 만났더라면 나도 저렇게 다정하게 말할 수 있었을텐데...라며 잠시 후회하기도 했다.


다정하게 말하는 법을 나는 아직도 배워가고 있다.

또 목소리가 작은 것을 이제는 사랑하게 됐다. 이 책은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나의 마음을 알아주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필사하기 좋은 문장들로 가득했다. 그저 교훈적인 문장이 아니라, 다정한 말들 속에서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내면이 단단해지는 책이었다.

이런 잔잔한 울림을 주는 책이 좋아진다. 무언가를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더라도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충고도 버겁다.

말없이 다가와서 등 한번 쓰다듬어주는 위로가 더 좋아진다.

이 책이 그런 책처럼 느껴진다.

내가 누구든지 어떤 사람이든지 상관없이, 아무런 조건없이, 오롯이 나를 위로해주고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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