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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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개인적으로 너무도 좋아하는 두 거장에 대해 다룬 책이다. 이 책을 얼마 전 일본여행가서 이동하는 시간에 틈틈이 읽었는데, 여행을 다녀와서 책을 읽을 생각을 하니 서평 마감일이 임박해서 여유롭게 책을 읽을 수 없을 것 같았고 그렇게 되면 책을 읽는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았다. 여러 서평 책 중에 고심해서 고른 이 책과 [ 미술관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 두 권의 책을 가지고 여행을 떠났다. 책을 읽으면서 여행 내내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충만한 기분이었다.


두 거장은 작가와 화가라는 전혀 다른 길을 가지만, 삶의 여러 부분이 닮아있다. 우선 아버지가 신학자였으며 두 사람 다 신학의 길을 걸을뻔했으나 실패하였다. 또한 둘 다 정신질환을 앓았고, 자살 시도도 하였다. 헤세는 15살에 극단적인 선택을, 반 고흐는 여러 정신이상으로 결국 37세에 스스로에게 총을 겨누어 힘겹게 세상을 등진다. 책은 이렇게 닮은 듯 다르고,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은 모티브 출판사에서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출간한 첫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시대와 분야의 벽을 넘어 서로의 작품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두 사람의 삶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어느 한쪽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_ 헤르만 헤세(1877.07.02 ~1962.08.09)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고전문학 작가 / 독일 출생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야 했던 대문호


_ 빈센트 반 고흐 (1853.03.30 ~1890.07.29)

살아서는 한 점의 그림만을 팔고 외로운 삶을 살아야 했지만,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화가

자신을 구원하고자 글을 써야 했던 불멸의 화가


_헤르만 헤세의 안부

헤르만 헤세는 평생 4만 4천 통의 편지를 썼다고 한다. 그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수만 통의 편지를 쓰며 안부를 전한다. 낯선 독자에게도 수채화 엽서를 그려 보내기도 한다. 그에게 오는 독자들의 편지는 헤르만 헤세가 쓴 글의 가치를 증명해준다. 당신의 글이 나를 살렸다는 편지, 싯다르타를 읽고 다시 살기로 했다는 편지 등. 헤르만 헤세는 정성스런 답장으로 안부를 전하며 자신의 글과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나를 모르는 이 작가가,

어떻게 이토록 나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는가? p.9



헤르만 헤세는 또 다른 이에게 안부를 전한다. 이혼한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아들 마르틴 헤세에게 쓴 편지들이다. 헤세가 직접 그린 그림들과 사랑과 염려와 자식의 시선으로 적어내려간 그리움이 묻어나는 안부들로 가득하다.


헤세와 아들 마르틴이 43년간 주고받은 편지는 약 1,500통, 반 고흐와 동생 테오가 10년간 주고받은 편지와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은 양이라고 한다.


_ 빈센트 반 고흐의 안부

반 고흐의 편지는 주로 동생 테오에게 향한다. 그 편지는 생활비와 미술재료를 사야 하니 돈을 보내달라는 내용과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지만 희망을 담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반 고흐는 이런 편지를 쓰면서 안부를 전한다. 그 마음이 얼마나 외롭고 적기 힘들고 보내기 힘든 편지였을지 생각하면 반 고흐가 보내는 안부가 헤르만 헤세와는 다른 안부였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가 깊게 와닿았다. 편지를 읽고 마침표에서 나의 마음도 같이 멈춰 서서, 일본 전철에서 내릴 역을 놓칠 뻔하기도 했다. 반 고흐는 작가도 아닌데 나는 늘 그의 글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한 여자를 만났어. 프랑스인들이 말하는 우브리에르, 일하는 여자. 많은 고생을 한 게 보였어.

삶이 그녀 위로 지나간 것이. p.221


내가 못생기고, 늙고, 못되고, 아프고, 가난해질수록,

나는 더욱 눈부시고 잘 배열되고 찬란한 색채를 만들어서 복수하고 싶어. p.260


하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게 될 날이 올 거야.

이 그림들이 물감값보다, 그리고 우리가 쏟아부은 이 초라한 삶의 가치보다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을. p.311


이 책에는 헤르만 헤세의 처음보는 작품 [헤르만 라우셔 ] 가 소개되고 있다. 헤르만 라우셔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헤르만 헤세 본인의 경험과 생각이 수줍게 담긴 책인데 시도 같이 들어있다. 그리고 이 책에는 군터 뵈머의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는데, 고전적인 그림에서 오는 분위기가 책을 한 층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 눈은 낯선 달이

은빛 배를 타고 확실한 길을 가는 것을 바라보며

달처럼 외로움에 익숙해져 있다.

p.169 < 헤르만 라우셔 중 >



헤르만 헤세의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에는 반고흐에 대한 이름은 한 번도 거론된 적은 없지만 이 소설은 반 고흐의 삶에서 영감을 받았음을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헤르만 헤세는 소설 속 주인공 클링조어의 삶 위에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겹쳐 놓은 뒤,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지나친 인류애 때문에 고독해졌고,

지나친 이성 때문에 미쳐버린 사람. p.195'


헤세는 끝내 그 이름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이름을 부르지 않고 건네는 안부가 있습니다. p.194


우리는 어떤 식으로 안부를 전하는가.

나는 이 책을 덮고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반 고흐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안부를 전하는가, 아니면 헤르만 헤세처럼 꾸준히 이어올 수 있는 소통의 안부를 전하는가.


빈센트의 편지에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자기 파괴적인 에너지가 들끓습니다. 그것은 불꽃의 편지였습니다. 헤세의 편지는 다릅니다. 특히 마르틴에게 보낸 편지는, 불꽃이 아니라 촛불입니다. 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지켜주는 것입니다. p.335


빈센트 반 고흐에게 안부는 '빚' 이 되었습니다. 갚을 수 없는 빚. 사랑이 죄책감으로 변하고, 죄책감이 절망으로 변하고 절망이 밀밭에서의 총성으로 변했습니다.

헤르만 헤세에게 안부는 '숨' 이 되었습니다. 들이쉬고 내쉬는 것. 보내고 받는 것. 그 호흡이 62년 동안 멈추지 않았기에. p.336


이 책을 읽고 반성도 하게 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의 안부는 상대에게 어떻게 전해지는지 다시 한번 고심해 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이 가치 있는 이유는, 몰랐고 알 수 없는 시대에 편지로 서로의 안부를 전하는 고전적인 내용이 우리에게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는 점이다. 지금보다 더 중요하고 간절했게 오고 갔던 편지들에서 세심하고 다정하게 또 더욱 정성스럽게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그들의 편지를 읽고 있으면 마치 나에게 인생의 힘든 시절과 행복했던 시절이 언제인지 묻는 것처럼 들려서 마음이 뭉클해져온다.


여행 내내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을 여행과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라 추천한다. 내용이 서정적인 면이 있어서 잔잔하면서 목가적인 느낌도 들었다. 책의 내용에서도 활자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반 고흐의 그림과 헤세의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으며, 헤세의 시도 같이 들어가 있어서 깊은 울림이 있었다. 무엇보다 한 권의 책으로 내가 좋아하는 두 거장을 동시에 만날 수 있어서, 나에게 행운처럼 다가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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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센류 걸작선 실버 센류 모음집 3
공익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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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사를 나눈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5월 8일 어버이날이다.

오늘은 부모님께 선물하기 좋으면서 자녀인 우리가 부모님의 삶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책으로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센류 :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서 풍자와 익살이 특색이다.

5-7-5의 총 17개 음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이다.


2024년 출간된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책이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 책 [일본 센류 걸작선 ]은 한정 양장본으로 지난번보다 더 알찬 내용으로 찾아왔다.


일본 공익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에서 주최한 센류 공모전은 원래 협회 설립 2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한 이벤트로 단 한 번만 개최할 예정이었다. 현재는 예상을 뛰어넘는 큰 호응과 좋은 작품에 힘입어 매년 개최하고 있다.


지금까지 21만 수가 넘는 작품이 응모되었고, 그 중에서 단 100수의 좋은 센류만을 엄선해서 엮은 책으로 2001년부터 ~2020년까지의 센류들이 들어있다.


이 책에 실린 센류는 익살과 풍자를 담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년이라는 시간은 느리게만 흘러간다. 나의 행동도 느려지고, 몸도 여기저기 고장나는 것 같아서 나이 드는 것이 서러운 노년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노년의 일상을 유머스럽게 센류라는 형식으로 나타내고 있다.




< 유머스러운 센류 >


책을 읽으면서 웃으면서 봤던 몇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작품은 나도 웃고 우리 남편도 같이 웃었던 작품으로 소개했다. :)


아~해봐

옛날엔 러브러브

지금은 노인 돌봄 p.68


웃지 않을 수 없다.

"아 ~해봐"가 노인돌봄으로 변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돌봄이 필요한 부분을 웃음으로 승화했다.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p.87


나이 들면 잠이 없어진다고 한다. 자명종이 울려야 일어나선 젊은 시절은 사라지고 굳이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일어난다. 분명 이 글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디서 읽었는데, 나이들면서 몸속의 멜라토닌이 줄어들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하니 노년이 한참 남은 사람이라도 다 다른 것이다. 


귀가 어두워

보이스 피싱범도

두 손 들었다. p.91


나이 드는 게 서럽고 힘들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역시 인생은 좋은 면과 안 좋은 면이 공존함을 이 센류를 읽고 느낀다. 귀가 어두워 잘 들리지 않으니 설명하는 보이스피싱범도 설명은 해야 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제발 그만둬'

낮잠 잤을 뿐인데

맥 짚어본다. p.121


이 센류에 그려진 그림에는 가족뿐 아니라 강아지도 쳐다보고 있다. 잠만 잤을 뿐인데 모두가 걱정한다.


< 벌써부터 너무 공감하면서 봤던 센류들 >


내용보다는

글씨 크기로

책을 고른다 p.73


위의 센류에서 너무도 공감이 되었다. 나는 아직 마흔 중반인데, 시력이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얼마 전 일본 원서를 고르면서도 글씨 크기를 보고 책을 골랐다. 지금도 잘 안 보이는데, 더 나이 들면 글씨인지도 못 알아볼 것 같아서 최대한 큰 글씨가 적힌 책으로 골랐다.


아픈 곳 없이는

대화가 안 통하는

노인들 모임 p.36


지인들과 모였는데, 아픈 이야기 그만하자고 하는 친구가 있다면 아직 젊고 건강해서 그런 거다. 나도 어느 순간 친구들과 모이면 아픈 이야기를 많이 한다. 보험을 어디 들었는지도 공유하고 각자의 부모님 건강도 물어보고 그렇게 우리들도 나이 들어간다.


일어나보니

컨디션이 좋아서

병원에 간다. p.134


며칠을 아파서 누워있다가 이제 살만하면 병원에 간 적 있는 나는 너무도 공감이 갔다. 그럴 때는 병원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다녀온다. 아프지 않으니 아주 말끔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병원을 갈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센류의 달인인 오타얀 씨는 젊었을 때 독서를 좋아해서 직접 소설을 써서 공모전에 도전한 적이 있지만, 당선 근처에도 못 가서 포기했었다. 그러다 나이가 들고 센류에 응모를 하기 시작하면서 삶의 활력을 얻기 시작했다. 오타얀씨 부인도 센류를 짓는데, "나도 알아/ 코시국전부터 / 설쪄 있었지."가 센류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일상에서 센류가 떠오르면 잊어버리기 전에 노트에 적는 센류 달인들을 생각하니 절로 흐뭇한 웃음이 지어진다.

센류 특성상 웃기려고 문장 하나하나를 고심하실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보면 어쩔 때는 너무 귀여우시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런 귀여운 모습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이 책은 세대 구분 없이 누구나 읽어도 좋을 책이다.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누구나 공감하면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고충을 알게 되기에, 세대 간에 알지 못하는 부분을 알게 되고 그에 따른 배려를 배우는 책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부모님께 선물하기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씨체도 선명하고 크기 때문에 나이 드신 분들이 보기에도 부담 없이 보실 수 있다.


또 일본어 원문도 수록되어 있어서, 일본어 공부도 같이 할 수 있는 부분도 개인적으로 좋았다.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서면 몸도 마음도 지치지만, 센류는 그런 인생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되어주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면 마음에 여유가 깃든다.

숨겨있던 유머감각이 깨어나고 남을 웃기고 싶어지기도 한다.


인생의 지혜가 담기기도 하고,

웃음으로 승화하는 너그러움도 들어있으며,

노년의 삶, 현재의 삶을 받아들이는 여유로움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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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 9가지 형태로 보는 현대 미술
스즈키 히로후미 지음, 김진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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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미술관에 방문하게 되면 한 화가의 작품을 보는 순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더욱이 현대미술의 경우, 작품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왜 이 작품이 여기에 있는 거지?

이건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든 거야?


나 같은 경우 이해하지 못한 채로 작품 감상이 끝나거나, 그 의미를 헤아리려 할수록 생각은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 언제를 '현대미술'이라고 부르는가?

책에서는, 현재의 관점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작품을 '현대 미술'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1960년대 혹은 1980년대 이후를 '현대미술'로 본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작가의 경우, 오래된 미술도 각 시대를 상징하는 당시를 '현대미술'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현대미술'을 굳이 언어화해 설명하자면,

1. 당시의 모습을 단적으로 떼어내 표현한 것

2. 당시 사회에 있어 새로운 사고법이나 세계관을 드러낸 표현

3.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표현

p.24


이 책은 크게 3가지 형태로 나뉘어서 각 장마다 3가지 큰 특징으로 현대미술을 설명하고 그림을 통해 독자와 같이 알아본다.


< 책의 구성 >

1장 미술의 차원 - 작품속/작품 표면/작품내부

2장 미술의 목적 - 보여주기형/요소초점형/수수께끼형

3장 미술의 재료 - 변화/소재 및 행위/ 관계성

4장 실제 작품을 통해 독자와 함께 감상하기



근대 이전의 서양 미술은 사진처럼 사실적인 것을 추구했다. 당연히 미술작품에서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 많았으며, 조금 과장되기는 했어도 어떤 인물을 그린 것인지 작품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의 등장으로 미술은 더 이상 실물과 닮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현실에서 '직접 보이지 않는 요소를 표현하자'라는 미술로 방향성이 바뀌어 나갔다고 한다.



위의 그림은 이우환 님의 작품 [관계항 - 신호]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일본의 정원 '가레산스이'가 떠올랐다. 가레산스이는 일본 전통식 정원으로 돌과 모래, 자갈로 작은 자연을 표현한 작품이고 그러한 정적인 풍경에 매료되어 그저 고요히 바라보다 오곤 한다.


위 이우환님 작품에서도 그런 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세련된 느낌과 삭막하기도 하면서 더 현대적인 느낌을 받았다.


이처럼 나는 주로 느낌으로만 해석하고 감상하다가 끝이 나버린다.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이런 미술 작품은 '작품 바깥의 세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중략...)

이처럼 작품 그 자체보다도 '물체를 둠으로써 공간 분위기가 달라진다.'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 바로 이우환의 이 작품입니다. p.57


즉, 텅 빈 공간일 뿐이었던 이곳에 바위 하나를 놓았을 뿐인데,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 작품이 만들어진 당시만 해도 미술 작품으로 공간을 표현한다는 사고방식이 일반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관점의 전환, 시점의 차이가 이와 같은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또 어떤 때는 작품을 봐도 느낌도 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위의 작품은 바실리 칸딘스키의 [ 구성 ] 이란 작품이다.

이 그림을 처음 만났다고 생각해 보자. 어떠한 느낌도 표현할 수 없으며, 도대체 무엇을 그린 건지 알기 힘들다.


"내 작품에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p.114


작자 칸딘스키가 한 말이다.

그리고 한마디를 더한다.

" 이 작품은 아름답다고 느끼는 색과 형태의 조합을 생각해서 그린 것입니다." p.114


사물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그리지 않아도, 그려진 형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회화는 성립된다고 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감상법을 '요소초점형'이라고 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낸다'라고 한다.


이처럼 여러가지 작품들을 보여주고 독자에게 먼저 작품을 감상하게 한다. 그런 후에 그 작품에 대해서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현대미술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2장까지는 미술사에서 어느 정도 정설로 여겨지는 설명이었고, 3장부터는 작가의 사견이 추가돼서 설명해 준다.


4장에서는 여러 가지 실제 작품들을 먼저 보고, 앞에서 봤던 9가지 작품 감상 방식을 독자가 직접 대입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4장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독서모임이나 학교 등에서 작품을 둘러싸고 의견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 좋게 되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고정된 사고방식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를 발견했다. 마치 카메라가 나오기 전 시대의 사람처럼 나의 시선은 사실적인 그림을 감상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현대 미술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유연한 사고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점의 차이에 있지 않을까.


책을 접하게 된 계기도 미술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성숙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읽게 되었다.


책장을 덮은 후, 현대미술에 대해서 조금의 자신감이 붙었다. 책을 읽었다고 존재하지 않았던 관점이 생기거나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길 수는 없다. 앞으로도 여러 작품을 만나보고 폭넓은 시야를 만들어가는 습관을 먼저 들여야 한다. 유연한 사고를 기르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한 9가지 작품 감상 방법을 벗어난 작품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 배운 감상만으로도 얼마든지 자신있게 작품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제 미술관에 가서도 머리 위로 물음표가 길게 늘어서는 상황이 줄어들었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미술 작품과 화가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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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볼래 제이팝 - 오늘의 일본음악이 궁금하다면
황선업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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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제목 : 들어볼래 JPOP / 저자 : 황선업 / 출판사 : 브레인스토어


저자 황선업님은 JPOP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현재 일본 음악을 중심으로 한 케이팝, 인디 등 양국 음악을 꾸준히 탐색하고 있는 대중음악평론가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게 된다. 몰랐던 음악의 세계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았고, 처음 접하는 음악 용어부터 시작해서, JPOP 음악의 변천과 흐름을 자세하고 집요하게 파헤쳐서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책은 JPOP에 대한 책이지만, JPOP이 아니더라도 음악적 식견을 갖춘 분들이나 음악에 대해 깊게 알고 싶은 분들이 보면 충분한 지식을 제공해 줄 책이다.


또, 음악 산업이나 트렌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유용할 책이며, JPOP이 예전부터 발전되어 온 주요 흐름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하는 책이다.


대학교 때 교환학생으로 일본 유학생활을 하면서 나의 JPOP 사랑은 시작되었다. 일본 가수 미샤의 노래에 푹 빠진 나는 그녀의 한 앨범을 반복해서 듣고 또 들었다. 한 가지 음악에 꽂히면 그 노래만 무한 반복하는 나의 특성상,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는 알아도 폭넓게 다양한 가수의 노래는 알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일상 속에 K POP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어느 날 'Night Dancer(2022)'의 노래가 들어왔다. 유튜브에서 숏폼으로 듣게 된 노래에 매료된 나는 이 노래도 듣고 또 들었다.


책은 이 노래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후지이카제의 < 死ぬのがいいの >을 시작으로, 이마세의 <Night Dance>의

이 과정에서 한국 내 일본 음악 붐을 견인했던 몇 가지 결정적 순간이 있다. 우선 이마세(imase)가 부른 <Night Dance>의 히트다. 멜론 TOP 100에 랭크인 된 최초의 JPOP으로 도회적인 사운드와 캐치한 선율이 보편적인 매력으로 어필한 것이 주효했다. p.15


K POP도 마찬가지지만, 요즘은 전 세계 음악을 유튜브나 SNS의 숏폼 콘텐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JPOP을 듣고 싶을 경우, 일일이 찾아봐야 했는데, 언제부턴가 내가 찾지 않아도 SNS나 숏폼으로 자주 접하게 된 것이다. 그 시작이 언제였는지를 이 책에서 정확히 알려주고 있다. 책에는 2022년 말부터 후지이 카제의 < 死ぬのがいいの >를 시작으로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포텐이 터진 음악은 아마세가 부른 <Night Dance>였다.


또 애니메이션의 장벽을 낮춘 매체는 넷플릭스가 큰 역할을 했다. 텐핏(10-FEET)의 < 第ゼロ感 >는 슬럼덩크 엔딩곡으로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아저씨 밴드가 한국에 와서 10~20대 관객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내한 공연을 하는 광경은 저자가 일본 음악 마니아로 살아온 20여 년간의 경험 속에서 가장 놀라운 장면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이제는 한국에서 JPOP 내한 공연뿐 아니라, 페스티벌, 개별 아티스트의 공연, 애니메이션 팝업 스토어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또 2024년에는 한국에서 최초로 JPOP 페스티벌도 개최되었다. 개별적 팬덤을 넘어 대중적 붐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이다.



일본 음악의 한국 내 정착은 이제 일시적 '붐'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p.19


이런 JPOP의 인기로 현지 일본으로 내한공연을 가는 한국 팬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K POP의 BTS 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꾸준한 마니아들이 생겨나는 점도 변화하는 문화의 한 형태이다. 책에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일본 내한 공연을 티켓팅할 때 특징과 주의점을 자세히 알려준다.


책에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JPOP를 바라보는데, 애니메이션 음악의 인기, 일본 시티 팝의 특징과 재유행, 일본 힙합의 부상, 타이어 시스템의 물결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글들은 JPOP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또 K POP 과의 교류와 상호 문화적 교류와 맥락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책의 또 다른 유용한 특징 중 하나는, 바코드가 있어서 음악을 바로바로 들어볼 수 있는 점이다. 그저 활자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으면서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 이 책 안의 음악은 최신 JPOP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옛 JPOP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그런 점이 나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책 안에는 추천 앨범에 대한 정보와 주요 곡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바코드를 통해 들은 음악이 마음에 들면 추천 앨범을 통해서 바로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음악은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노래들의 가사는 주로 삶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곡들이 많은데, 나에게는 이런 부분이 JPOP을 계속 듣고 싶어지게 한다.


어느새 JPOP이 우리의 일상에서 자주 들리게 되었다. 인스타를 하다 보면 종종 JPOP이 들어온다. K POP 만큼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려면,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JPOP의 현재의 영향력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그리고 미래를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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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50부터 노후 준비합시다 - 머니 트레이너 김경필의 저속 은퇴 프로젝트
김경필 지음 / 경이로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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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딱 50부터 노후 준비합시다 ] 저자 김경필(돈쭐남) / 출판사 : 경이로움


어느새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해야 하는 40대가 되었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함 없이 성장했고, 지금 활동기 끝자락에서 절대빈곤보다 훨씬 더 무서운 '상대적 빈곤'이라는 새로운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p.5



내 나이도 벌써 4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로 이제는 슬슬 노후를 준비해야 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작가는 이전 부모님 세대의 절대적인 빈곤보다 더 무서운 것이 상대적 빈곤이라고 한다. 그 박탈감은 노후가 되면 확연히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조금씩 대비를 해 둬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돈으로 혼쭐내는 남자(돈쭐남)으로 알려진 머니 트레이너 김경필님의 책이다. 전작 [ 딱 1억만 모읍시다 ] 가 재태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었다면, 오늘 소개하는 책은 50대로 퇴직을 앞두거나 노후대비의 필요성은 알지만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30~40대 분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은퇴 이후 안정적인 삶을 설계하고 싶은 분

30~40대부터 미리 미래를 준비하고 싶은 분

어떤 방향으로 노후대비를 해야 하는지 몰라서 방황하는 분

노후 준비의 구체적인 플랜의 토대를 마련하고 싶은 분


작가는 최소 10년 전부터 은퇴 준비를 시작하라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30대부터 봐도 무방한 책이다. 책을 읽고 나니 은퇴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년 벌고 40년 써야 하는 현실>

일해서 버는 기간은 30년인데, 벌지 않고 써야 하는 기간이 40년인 기형적인 구조. 이제 우리는 기존의 상식을 버리고 생애주기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p.59


위의 문장을 책에서 마주하는 순간, 현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은 취업 연령이 늦어져서 30대 초반에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는 이들이 늘고 있다. 30대 초반에 일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법적 정년 60세를 기점으로 은퇴를 시작한다. 물론 은퇴시기가 상향될 여지가 있지만, 일단 60으로 보고 은퇴준비를 해야 한다.


게다가 이제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100세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렇게 되면 돈을 버는 기간보다 은퇴 후의 기간이 40년으로 더 길어진다. 책에서 위의 문장은 나의 뇌리에 박혀버렸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인데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들렸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속 은퇴의 필요성>

나는 선배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선배님도 '저속 은퇴'를 해보시는 게 어때요?"

선배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되물었다.

"저속은퇴? 그게 뭐야?"

"은퇴 속도를 늦추라는 거죠. 비록 현역 시절만큼의 고소득은 아니더라도, 경제 활동 기간을 연장해서 '완전 은퇴 시기'를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겁니다. " p.52



책에서는 '저속은퇴'의 중요성에 대해서 예시를 들어 자세히 설명해 준다. 한마디로 '저속 은퇴'는 정년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퇴직한 후에 소득이 낮더라도, 작은 일이더라도 수익이 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을 말한다.

60에 은퇴를 한 후, 막연히 여가를 즐기며 마냥 놀기에는 앞으로 남은 생애가 많다. 이렇게 되면, 미래에 대한 불안과 함께 투자를 함에 있어서도 실수를 하게 되고 마음의 여유도 없어진다. 무엇보다 삶의 수준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은퇴 후에도 우리의 삶은 지금처럼 똑같이 흘러간다. 생활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돈이 들어가게 되는데, 버는 돈은 없는데 돈만 나가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퇴직금 5억 원의 유효 기간은 단 15년이라고 한다. 결국 모아둔 돈은 원래의 계산과 다르게 통장에서 빠르게 사라진다. 책에서는 '기본 노후생활비 계산법'과 '퇴직금이 소진되는 기간'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내용과 함께, 1장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노후 계산의 오류에 대해 꼼꼼하게 짚어주고, 2장에서 노후 생활이 불안정한 이유와 노후를 위협하는 리스크에 대해 설명해 준다.

3장에서는 노후를 버티게 하는 힘을 키우는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여기서 '반퇴소득'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반퇴 소득과 자아실현형 세컨드 잡>

'반퇴소득'이란, 정년 이후 약 10년, 즉 60세부터 70세까지 사회 활동을 이어가며 경제 활동 기간을 늘려 얻는 소득을 말한다. 반퇴소득을 위한 일은 생계형 세컨드 잡자아실현형 세컨드 잡으로 나눌 수 있다. p.147



즉, 정년인 60세에 은퇴한 이후에도 세컨드 잡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저자는 자아실현형 세컨드 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자아실현형 고소득은 얼마 전 작고한 연기자 이순재 선생님처럼 평생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며 은퇴시기 이후에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고소득을 버는 경우이다. 하지만 반퇴 소득의 대부분은 '자이실현형 저소득'이며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모델이라고 말한다. 여가생활을 충분히 누리면서 3~4일 정도 일하고 일정한 소득을 얻는 경우이다.



<노후에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라>

노후 준비에서 소득을 늘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경제력이란 돈을 버는 능력이 아니라 돈을 남기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p.162


작가의 경우, 종종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을 간다고 한다. 노후에는 여가시간이 늘어나는데 도서관은 좋은 문화적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노후 대비로 읽은 다른 책에서도 노후에는 비싼 취미보다 책을 읽거나 도서관을 적극 이용하라고 권했다. 이 책뿐 아니라 다른 책에서도 노후대비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야 함을 강조한다. 나와 남편도 종종 노후에도 같이 도서관을 다니고 지금처럼 책을 읽으며 살자고 말한다. 어떤 일도 한 번에 되는 일은 없다. 지금부터 조금씩 생활습관을 검소하게 바꾸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노후는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다. 소득의 유무에 따라 각자 다른 노후를 맞이하게 되겠지만, 적어도 기본적인 생활은 누릴 수 있는 플랜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이 책은 막연하기만 했던 노후를 어떤 방법으로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조를 설계하도록 도와주고, 방향을 잡아주는 책이다. 노후 준비는 나의 생애의 마지막까지 만족스러운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그렇기에 너무 빠른 준비란 없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는 게 노후 대비이다.


책은 경제 서적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단순히 데이터화된 수치만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현실적이면서 지혜롭고 옳은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이었다. 노후가 되면 투자를 할 때도 위험투자는 지양하게 된다. 안정된 길을 가야 하는 시기에 리스크는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하기에 노후 대비하기 전 꼭 봐야 되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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