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집에서도 행복할 것 - 늘 가까이 있지만 잊고 지내는 것들의 소중함
그레첸 루빈 지음, 신승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행복을 찾기 위해 누구는 돈을, 돈이 있는 누구는 권력을, 권력을 가진이는 더 큰 권력과 명예를 찾는다고 생각한다.
돈이 없는 그 누군가는 무엇이 행복이라고 생각할까?
10대, 20대, 30대, 40대 중반을 접어드는 나는 무엇이 행복인지 행복이란 두 글자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10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과연 그럴까?
소소한 웃음 속에, 사소한 물질에도 어느덧 행복이란 두 글자가 마치 잃어버린 보석이라도 되는 듯 찾아 헤매는 우리들을 주인의 손길과 끼니때마다 주는 밥그릇에 행복을 느끼는 애완동물 보다도 못한 생각도 든다.
그래서일까 마치 사회성공이 가정과 직결되는 양 그렇게 바쁘게 살아온 나날들이 황혼에 이르러 보상 받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집에서도 행복할 것” 이 책이 주는 행복의 지침서라기 보다는 소소한 가족과의 대화 속에서도 행복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과 가정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여러분들도 행복이 보석이 아니라 흙, 공기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나이가 불혹을 넘어 중반에 다가오니 이번 한가위에 떠오른 보름달 아래 정한수에 마음이 젖어 듭니다.
이 나이에 친구들 보다 직장 및 협력사의 추석 인사가 다인 지금 현재 이 사회에선 가족 외엔 없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뭐가 그리도 바쁘고 또 바쁜지 추석 전 날도 업무에 시달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추석을 가족들과 보내느라 동네와 집 주변에 차들이 많아 마을 어귀에 주차하고 어슬렁 집으로 향했습니다.
보름달이 환하게 길을 밝혀 가로등 조차도 촛불 같더군요.
어릴 적 어머님이 추석 한가위 보름달이 뜨면 장독대 앞에 정화수(井華水)를 떠다가 뭘 그리도 열심히 달에게 빌고 또 빌었는지 주름과 굳은 살이 다 달아 없어지도록 ……
지금은 작고하셔서 정작 깊은 뜻은 알 길은 없지만, 그 모습 속에서 가족을 사랑하며 자신의 희생을 당연하고 숙명이자 행복으로 알고 살아 오신 어머님이시다.
사발에 담긴 정화수 속 달빛은 어찌나 맑고 눈이 부시던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지요. 그것이 제가 잊고 지낸 던 어머님의 가족사랑이 아닐런지요.
제가 어릴 적엔 거의 동네 분들이 집안에 대, 소사 등 여러 문제나 기쁜 일들이 생기면 정화수 하나에 달빛을 그득 담아 기도를 드리기도 혹은 절에 가서 108배에 삼천 배까지도 마다하지 않으신 어머님.
마치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은 우리 어머님의 기도랍니다.
불혹을 넘기고 어느덧 첫째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군요.
밤길 속 집 뒤뜰 옛 장독대에 보름달 빛이 내려와 있더군요.
아내였습니다.
어머님 자리에 아내가 그 자리를 물려 받았다는 사실을 잠시나마 잊고 있었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내 자신에게 무척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마 집에 들어가질 못하고 아내의 기도가 끝나는 시간까지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할머님 자리에서 어머님 자리로 그리고 며느리인 내 아내가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당연하지만 대견하기도 합니다.
돈만 벌어준다는 생각에 사회생활에 힘들고 지칠 때 아내에게 투덜거리던 내 모습이 새삼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던 군요.
사랑하는 아내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 못했던 지난 날이 왜 그리 무심했던지 이젠 아내가 여우가 아니라 내 자신이 여우가 되어 이제 절반을 더 살아야 하는 날들이 여우의 애교로 근심과 불안한 얼굴에 웃음과 삶에 대한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누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