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일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설익은 인생 성장기
작은콩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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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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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말하지 못할 아픔이 있다.
이 말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설은일기>>의 작가 작은콩은 인스타툰과 만화 에세이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다. 하지만 그에게는 오래된 반려병이 있다. 2013년, 20대 초반에 진단받은 류머티즘성 관절염.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관절 통증과 피로, 전신 통증이 반복되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완치 없이 평생 관리하며 살아가야 한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지만 보이지 않는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겪는 현실을 가감없이 담고 있는 이야기.
젊고 멀쩡해 보인다는 이유로 이해받지 못하는 순간들.
‘아픈 건 몸일까, 마음일까’
무엇이 먼저인지 알 수 없는 고통, 그리고 그 아픔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시간들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 역시 말 못 할 아픔을 오롯이 내 몫으로 안고 살았고, “힘들겠다”라는 말조차 버겁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에서 나만 불행한 것 같고, 왜 나만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며 주변을 탓하기도 했다.
누구나 크고 작은 아픔을 안고 살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는 말이 유독 마음을 때리는 이유였다.

<<설은일기>>는 병 이야기뿐만 아니라, ‘설익은 서른’의 불안, 뒤처진 것 같은 마음, 커리어와 관계에 대한 고민, 부모 세대와 함께 살아가는 현실까지 2030 세대가 공감할 만한 일상들도 다룬다.
과장된 위로나 감정에 기대지 않고, 담담한 시선으로 기록한 점이 인상깊다.
시간이 지나면 또 살아지더라는 말을, 어느새 내가 하고 있을 즈음 마음의 통증도 조금씩 무뎌졌다. 불행만 가득하던 삶의 곳곳에 새순처럼 기대와 기쁨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저자의 그림과 글에서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겹쳐 보였고, 울고 웃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인생은 늘 양면을 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무대 위에 서서 연기를 이어가는 건 각자의 몫이다.
<<설은일기>>는 그 사실을 몸소 살아내며 보여주는 기록이다. 설익어도 괜찮다고, 천천히 익어가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
매일 열심히 살았지만 스스로를 충분히 다독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응원과 위로를 전하는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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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89
사람들은 말합니다. 자신의 속도를 지켜야 한다고, 천천히 살아도 괜찮다고. 하지만 저에게는 그 말이 공허하게만 들렸습니다. 힘없는 약자는 멈출 수 없었습니다. 고라니가 빨리 달리는 건 속도를 즐겨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
저는 (...) 그저 살아남기 위해 달리는 고라니였죠.


>밑줄_p173
느리게 가는 사람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길을 가는 이들 말이죠.
일등이 아니어도 살아가는 이들은 많습니다. (...)
달리지 않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달리지 않고도 사는 사람은 많다는 것을.
우리는 사실, 달리지 않아도 살 수 있ㄷ사는 것을.




>> 이 서평은 오팬하우스(@ofanhouse.official)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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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을유사상고전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홍사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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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어렵고 난해한 철학서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번역본은 니체 철학 연구자인 홍사현 교수가 원전의 문체와 리듬을 살려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이론서라기보다 한 편의 긴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읽힌다.
니체는 논리를 차근차근 설명하기보다 비유와 상징으로 독자를 생각의 바다에 빠뜨린다.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니체의 사유를 툭툭 던진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만날 때 나름대로 해석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는 책이었다.

읽는 동안 문득, 부처와 예수의 말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초역’ 책들을 읽을 때의 감각이 떠올랐다. 인간의 언어를 빌렸지만, 어딘가 인간의 경계를 넘어선 존재의 말처럼 빛나는 문장들.
니체의 문장 역시 설명보다는 질문에 가까웠으며, 이해보다 공감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이야기는 산속에서 은둔하던 차라투스트라가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세상으로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그는 곡예사, 거지, 교황 같은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며 인간, 삶, 죽음, 가치에 대해 말한다. 그 과정에서 니체 사상의 핵심인 ‘위버멘쉬(초인)’가 등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초인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 아니다. 낙타–사자–어린아이로 이어지는 인간 정신의 변화처럼, 초인은 스스로의 삶을 시험하고 기존의 기준을 의심하며, 마침내 놀이하듯 자기만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을 일컫는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자연스레 질문이 생긴다. 과연 위버멘쉬는 일반적인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단계일까. 즐기듯 살아가고,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삶은 모두가 꿈꾸지만 쉽게 닿지 못하는 정상이 아닌가.
그럼에도 이 책은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불가능해 보이는 그 삶을, 나도 살아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위로를 건네기보다는 독자를 자극한다.
고통과 실패를 피하지 말고 감당하라니, 회피에 익숙한 현대인에겐 또 다른 숙제였다.
읽는 동안 많은 문장이 퇴적물처럼 쌓여갔다. 밀려가는 것 하나없이 마음과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나는 과연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살고 있는가.'

이 책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긴 시간을 소요하고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몸소 경험하게 한다.
정답을 주지 않는 대신, 본인의 삶으로 돌아가 생각하게 만드는 책.
새해의 시작이나 삶의 방향을 점검하고 싶은 순간에, 이 책을 펼쳐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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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21
보아라, 나는 너희들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친다. 위버멘쉬가 바로 이 바다이며, 그 안에서 너희들의 큰 경멸은 가라앉아 사라질 수 있다.



>밑줄_p101
많은 사람이 너무 늦게 죽는다. 그리고 몇몇은 너무 일찍 죽는다. "제때에 죽어라!"라는 가르침은 여전히 낯설게 들린다.
제때에 죽어라, 이렇게 차라투스트라는 가르친다.
물론, 한 번이라도 제때에 살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제때에 죽을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결코 태어나지 않았기를 바라야 할 일이다.




>> 이 서평은 을유문화사(@eulyoo)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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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네 가게 2 상상 고래 26
정유소영 지음, 모예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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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네 가게 2>>는 마음이 힘든 사람들만 볼 수 있는 신비한 가게다.
아무어르신과 삽살개 종업원 아무개, 그리고 새로 들어온 초보 알바생 아무짝이 함께 가게를 지킨다.
아무짝은 일은 서툴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한 아이였다.
1편에 이어 가게에는 고민을 안고 온 아이들이 찾아온다.
거절을 못하는 것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웅이, 전학생 예희 때문에 마음이 복잡한 하늘이, SNS 속 반짝이는 친구가 부러운 다은이, 야구 선수인 아빠를 걱정하는 이수, 같은 이름을 가진 식물원 사장과 유튜버 이우리, 그리고 말썽꾸러기 오솔이.
이 아이들의 고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종종 말하던 고민들과 맞닿아 있었다. 조언을 구할 때 나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했었는지도 조용히 떠올려보는 시간이었다.

아무네 가게에서 건네받는 물건들은 신기하지만,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대신 아이들이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조금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나아가게 돕는다.
문제를 해결해주는 판타지 동화가 많은 가운데, 고민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는 이야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판타지 이야기라 특별한 힘을 가진 물건들이 등장하지만, 아이들이 얻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스스로를 믿는 힘이다.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이 이야기를 읽으며 잘하고 싶은 마음에 실수할까 봐 늘 조심하는 우리 막내가 떠올랐다. 모둠 활동에서는 안전한 역할만 고르고, 숙제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우고 버리고 다시 시작하길 반복하는 아이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아무리 말해 줘도 쉽게 마음이 풀리지 않는데, 이 책 속 이야기가 엄마의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되어 주지 않을까 싶었다.
힘들고 두려워도 앞으로 나아가야 다음 단계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길 바라본다.

<<아무네 가게 2>>는 실패와 부족함을 부정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이야기 속 아이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독자들은 깨달을 것이다.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실수하는 것이, 천천히 가도 된다는 것이 괜찮다는 것을.
조금 서툴러서 자꾸 멈추게 되는 아이에게, 그리고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에게도 다정한 응원이 되어 주는 동화이니, 자녀들과 엄마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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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2
'난 언제쯤 이 공부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답답한 가슴을 치며 꾸역꾸역 문제집을 풀고 있는데, 누군가 같은 문제집을 쓱 내밀었다. 같은 학원에 다니는 건우였다.
"숙제하는 김에 내 것도 해 주라. 난 지금 축구해야 하거든. 고마워."
웅이는 우물쭈물 눈치만 보다 얼결에 건우의 숙제까지 떠맡아 버렸다. 안 그래도 답답했던 가슴에 큰 돌덩이라도 얹힌 것처럼 숨쉬기가 버거웠다.


>밑줄_p37
"너 좀 변한 것 같아. 너랑 있으면 불편하고 어색해."
"예희랑은 재밌고?"
"아니, 그 말이 아니잖아."
"아니긴 뭐가 아니야. 됐어. 방해꾼은 꺼져 줄 테니까 둘이 잘 지내 봐. 너랑 이제 절교야."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고래가숨쉬는도서관(@goraebook)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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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바이브 코딩 - 코딩을 몰라도 50개 앱과 웹사이트를 AI와 LLM을 활용해서 개발한다 AI Insight
코다프레스 지음, 양희은 옮김 / 인사이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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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컴퓨터를 대학 동아리에서 배웠다. 간신히 워드를 작성하는 수준이었던 내게, C언어 운운하는 선배들이 멋져보였다. 사실은 C언어 근처도 못 가본 사람들이지만, C언어 존재를 안다는 걸 그렇게 자랑했더랬다.
그랬던 나도 원하는 앱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라니.

더 이상 코딩을 오래 배워야만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기술이 사라진 게 아니라, 기술을 다루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점을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언급한다.
과거에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구현이 문제였다. 개발 언어를 배워야 했고, 개발자를 찾아야 했고,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AI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코드를 직접 쓰기보다,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이 책이 말하는 ‘바이브 코딩’은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다. 문법보다 의도, 기술보다 방향, 완벽함보다 실행을 우선하는 방식이다.

책의 전반부는 바이브 코딩이 무엇인지, 프롬프트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떤 도구를 쓰는지 같은 기본을 빠르게 정리한다.
핵심 요약본처럼 구성되어 있어, 보기 편한 게 장점이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꼭 알아야 할 핵심만 담겨 있어 부담 없이 읽힌다.

이 책의 진짜 힘은 후반부에 있다. 무려 50개의 실전 튜토리얼이 이어지는데, 투두 리스트, 퀴즈 앱, 날씨 알림, 번역기, 간단한 웹 서비스까지 직접 만들어 보게 한다. 중요한 건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다. 프롬프트를 바꾸면 결과가 달라지고, 다시 수정하면서 감을 익히게 된다. ‘하고 싶다’에서 끝나는 아이디어를 ‘일단 만들어 본다’로 시스템으로 바꾸는 데 의의가 있다.

바이브 코딩은 아무 준비 없이 덤비면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무작정 시도하기보다, 올바른 연습을 반복해 보라 한다. 경험이 쌓일수록 AI를 다루는 감각도 함께 자라기 때문이다.
<<어쨌든, 바이브 코딩>>은 생각을 바로 실행으로 옮기게 만드는 책이다. 코딩 입문서와는 결이 다르다.
“나는 코딩을 몰라서 안 돼."
라는 말은 이제 핑계가 되는 시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일단 만들고, 고치고, 다시 실행하는 그 과정 자체가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묵혀 두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훌륭한 스타트를 끊어줄 것이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인사이트 (@insightbook.co.kr)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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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 - 상담자와 내담자가 주고받은 심리 상담 에세이
임려원.시월 지음 / 크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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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가 사례를 들어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는 심리서가 대중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특별한 차별성을 가졌다.
내담자의 글과 상담자의 글을 번갈아 보여주며, 상담실에서 나눴던 대화와 느리게 변화하는 순간들을 독자들이 직접 확인하게 한다.
한 사람의 마음과 삶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그리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지 차분하게 들려주는 심리상담 에세이라는 점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상담자 임려원 작가는 심리 이론이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가 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 그 반응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를 차분한 어조로 설명한다. 그래서 이 책은 분석받는 느낌보다, 조용히 이해받고 있다는 감각이 먼저 다가온다.
내담자 시월의 이야기는 유독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는 차갑고 강압적인 가정과 가정폭력 속에서 자랐다. 부모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욕구를 눌러야 했고,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성장했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스스로를 낮추며, 우울과 무기력 속에서도 애써 괜찮은 사람인 척 버텨온 저자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필자 역시 어린 시절이 저자 시월과 유사하다. 아빠는 육아에 거의 관심이 없었고, 엄마는 자신의 감정을 나에게 쏟아내곤 했다. 공감해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어린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늘 엄마의 기분을 살폈고, 뭐든 잘해야 한다고 믿었다. 잘못한 일도, 아픈 감정도, 아빠에게 기대했던 마음까지 모두 숨긴 채 자랐다. 그런 기억들이 시월의 이야기와 겹쳤다. 그만큼 저자의 아픔은 생생하게 전해졌고, 임려원 작가의 조언은 마치 나를 향한 말처럼 다가와 조용한 위로가 되었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이름이 언제나 보호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과 나를 해치는 관계라면 이전과는 다른 선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저자 시월은 상담을 통해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기보다, 처음으로 자기 편이 되는 연습을 시작했다.
억눌렀던 감정을 인정하고, 필요한 만큼만 표현하는 연습을. 그 변화의 기록은 시작 단계였지만, 다짐만은 단단했다. 그 의지가 필자의 마음에도 와 닿았다.

마음이 지쳐 있지만 자신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던 사람에게, 이유 없이 늘 미안하고 불안했던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문제를 고치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나를 가장 먼저 알아봐 줄 사람을 밖에서 찾지 말고 내가 되어도 된다고 말하며 조용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책이다.
크고 작은 상처로 힘든 모든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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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29
언제나 정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했다. 설명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감정을 부정당하고, 비난받았다. 점점 부보가 듣고 싶어하는 대답을 찾는 데 집중하게 되었다. 그들과의 대화는 늘 나에게 불리한 쪽으로 흘렀다.



>밑줄_p37
쌓인 감정은 언젠가 한꺼번에 터지게 된다. 분노는 타인을 향해 휘둘러졌고, 그러고 나면 죄책감이 밀려왔다. 죄책감은 다시 자기비난으로 이어지고, 결국 자신을 진짜 '잘못된 아이'라는 프레임 속으로 몰아넣었다. 자기 존재 전체를 부정하는 정서적 고립 상태라고 볼 수 있다.




>> 이 서평은 ksibooks(@ksibooks)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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