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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이 각시는 당신이 아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심조원 지음 / 곰곰 / 2022년 12월
평점 :
✅️ 기존에 알고 있던 옛날이야기의 새로운 해석들을 보는 일이 이렇게 신명날 일일줄 몰랐다.
✅️ 목차
📍어디든 가는 나ㅡ쁜 여자들
우렁이 각시, 방귀쟁이 며느리, 여우 누이, 내 복에 산다, 선녀와 나무꾼, 밥 많이 먹는 색시
📍범과 도깨비가 판치는 세상의 진ㅡ짜 주인공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호랑이와 곶감, 범 이야기 두 편, 과부와 도깨비, 도깨비방망이
📍여자는 어머니ㅡ로 태어나지 않는다
아기장수 이야기,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새, 콩쥐 팥쥐, 손 없는 색시, 팥이 영감과 토끼, 아버지의 세 가지 유산
📍꾀보 막둥이, 둔갑한 쥐, 돌 노적 쌀 노적, 복 타러 간 총각, 이야기 주머니
✅️ 작가님은 출판사에서 일하시다 어느 날 일을 그만두어야겠다고 결심하셨다.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었고 그동안 못한 여행길에 오르기 딱 좋은 기회라며 첫 여행을 시작하셨다.
바로 <고전 읽기>였다.
호기롭게 시작한 도전엔 한문으로 된 책을 완독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함께였다. 갱년기 아줌마의 도전이 쉬울리가 없었다. 고군분투 끝에 일독을 마치면서 한가지 의구심이 싹텄다.
'분명 이 책을 쓴 공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를 불러준 이의 절반은 여자였을텐데. 왜 책 속 어디에도 그들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은 것일까? 문자로 기록된 이야기들과 지금까지 입으로 전해지는 옛이야기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 의문점을 뒤로한 채 또다른 여행길에 올랐다.
그것은 <팥죽할머니>모임이었다.
그 흔한 석.박사 간판도 없는 작가님 또래의 여성분들이 모여 옛이야기를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었다.
이야기의 주제를 정하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 읽은 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발표하는 방식이었다.
참여자들의 글은 대부분이 그 속에서 아름다운 교훈찾기로 끝나는 아쉬움이 있었고, 늘 여성들의 생각, 감정, 욕망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었나를 생각하던 작가님의 기대엔 못미쳤다고 한다.
직접 찾아서 옛이야기를 들었고 찾아 공부했던 것들 속에서 여자의 목소리를 어떻게 표현했는지에 대한 글을 쓰셨다.
뜻깊은 교훈을 남기는 이야기가 아니다.
만만찮은 여자들, 할머니와 어머니와 나와 우리 딸들의 이야기였다.
📌p24 <우렁이 각시> 중에서
더구나 어린이 교육용으로 재구성되면서 주류 사회의 교훈을 담는 수단으로 쓰이곤 했다.(...)
집단의 기억은 주류 남성들의 기획물이다. '효자로서, 착하고 부지런하게 살다 보면 평생 말없이 밥해 주는 예쁜 여성을 얻는다'는 얼통당토않은 헛소리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p81 <과부와 도깨비> 중에서
하지만 여자는 연민 때문에 마음이 약해지지 않는다. 폭력을 숭배하고, 거절 불가능한 상대와는 공존할 수 없음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단호하게 도깨비를 내보낸다. (...)
도깨비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른다. 예고 없 불쑥 솟구치고, 와락 덮치고, 거칠고 왕성하여 어디로 튈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p113 <손 없는 색시> 중에서
스스로 생존하지 못하는 아이는 온몸으로 목숨을 걸고 사랑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이만을 위해 준비된 사람이 아니며, 어머니 말고도 다양한 얼굴이 있다.(...)
📌p151 <돌 노적 쌀 노적> 중에서
하지만 그 금덩이는 부자의 집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아이가 부자의 온정에 속지 않았던 것은 그 돌이 금덩이임을 미리 알고 있어서가 아니다. 부자가 지킴 쌀을 내려놓는 것을 보고, 돌쌓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아이가 지킴 돌을 내려놓치 않은 것은 부자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맥없이 주저앉아 있지 않겠다는 결기이기도 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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