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뉴스 일본어 끝장 루틴 - NHK·야후재팬·후지테레비 최신 뉴스 반영, EBS 일본어 쇼타 쌤의 100일 실전형 루틴 학습법
나카가와 쇼타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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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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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제대로 공부해 본 적도 없으면서 겁도 없이 이 책을 펼쳤다. 일본어 뉴스라니, 제목부터 조금 긴장되기는 했지만 ‘하루에 하나씩 읽으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첫 페이지부터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았다. 역시 왕초보에게 일본 뉴스는 쉬운 공부가 아니었다.

<<1일 1뉴스 일본어 끝장 루틴>>은 일본의 최신 뉴스를 하루 한 편씩 공부하도록 만든 교재다. NHK, 야후재팬, 후지테레비 등의 뉴스를 바탕으로 날씨와 계절, 스포츠, 연예·문화 같은 익숙한 주제부터 사회, 경제, 과학·기술, 정치·정책 등 조금 더 깊이 있는 내용까지 100개의 뉴스로 구성했다. 단어만 외우는 일본어 공부와 달리 실제 뉴스에 쓰이는 문장과 표현을 만나게 된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난이도를 세 단계로 나눠 놓았다는 점이다. PART 1은 사실을 전달하는 비교적 단순한 뉴스, PART 2는 원인과 결과를 파악해야 하는 뉴스, PART 3은 여러 정보가 한꺼번에 들어 있는 다층구조형 뉴스다. JLPT N3부터 N1, JPT 550부터 850, EJU 250부터 350 수준으로 표시되어 있어 내가 어느 정도까지 도전할 수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나는 당연히 PART 1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사실전달형’이라는 이름만 보고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일본어 초보인 내게는 문장 하나를 읽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음원을 들을 때는 아는 단어도 문장 속에서 지나가 버렸다. 읽을 때는 겨우 알아본 표현이 듣기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는 순간도 있었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일본어와 실제로 읽고 들을 수 있는 일본어 사이에 꽤 큰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다고 책을 덮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려워서 내 현재 위치가 더 선명하게 보였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 본 적이 없는 나에게 JLPT나 JPT가 어느 정도의 일본어를 요구하는지 막연했는데, 뉴스의 난이도와 문제, 어휘와 문형을 따라가다 보니 시험 수준을 조금은 현실적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학습 방법도 한 가지 능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음성을 듣고 따라 말한 뒤 우리말 해석으로 내용을 확인하고, 빈칸을 채우면서 다시 복습한다. 마지막에는 뉴스에 나온 필수 표현과 핵심 문형을 정리한다. QR코드로 음원을 바로 들을 수 있고, 100 DAYS HABIT TRACKER와 받아쓰기 PDF, JLPT 독해 자료 같은 부가 자료도 있어 100일 동안 공부 흐름을 이어가기 좋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읽을 수 있다’와 ‘들을 수 있다’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걸 몸으로 확인한 시간이 재미있었다. 일본어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바로 정복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는 기준으로 활용해도 좋겠다. 특히 일본어 자격증에 관심은 있지만 시험이 얼마나 어려운지 감이 오지 않는 사람이라면 실제 지문을 접해보며 현재 실력을 가늠하기 좋다. 뉴스라는 소재 덕분에 공부하면서 일본 사회와 문화에 관한 정보까지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것도 의외의 재미였다. 익숙한 단어가 들리면 반갑고, 처음 보는 표현이 나오면 다시 확인하게 된다.

왕초보인 내가 겁없이 덤볐다가 제대로 벽을 만났다. 하지만 그 벽 덕분에 앞으로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는 훨씬 분명해졌다. 100일 뒤에는 지금보다 뉴스 속 일본어가 조금 더 또렷하게 들릴까. 일단 첫 뉴스부터 다시 들어봐야겠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시원스쿨닷컴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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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 - 지적 대화를 위한 하루 한 장 철학 읽기
소렌 베일 지음 / 더케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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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정답이 없는 문제를 만날 때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마음만 복잡해지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어도 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해줄 글이나 어른을 만나기 어려웠다.
내 마음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스스로 찾고 싶을 때, 철학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우연히 읽은 철학자의 한 문장이 이상하게 마음을 움직인 적이 있다. 정확히 무슨 뜻인지 설명하기는 어려웠지만, 그 문장은 내 마음을 대변한 것처럼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해줬다.
그 경험 때문인지 철학 입문서를 종종 찾아 읽는다.

이번 책에는 소크라테스, 니체, 에픽테토스,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가 등장한다.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철학자들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과 실제 책의 방향은 조금 달랐다.

이 책은 다섯 철학자의 사상을 하나씩 깊이 파고드는 철학책이 아니었다.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다섯 철학자의 사상과 문장을 근거로 삼아 생각에 힘을 싣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철학자의 사상을 공부한다는 느낌보다, 하나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을 이어갈 것인지 배울 수 있었다.

이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철학적인 사고법이 궁금했던 독자에겐 더없이 좋은 교재가 될 책이었다. 자신이 궁금했던 질문에 철학자의 생각에서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는지 연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소크라테스는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묻게 하고, 니체는 익숙한 기준에서 벗어나 나만의 생각을 돌아보게 한다. 에픽테토스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게 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한 삶의 방향을 생각하게 한다. 스피노자에 이르면 자유와 인간의 관계를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무엇보다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든다. 삶에서 마주할 만한 여러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지금 내가 궁금한 질문부터 찾아볼 수도 있고, 평소 관심을 가졌던 철학자와 관련된 글을 먼저 읽을 수도 있다. 하루 한 장씩 읽으며 마음에 남은 문장을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 삶의 문제를 떠올렸다. 고민이 생기면 빨리 해결책부터 찾으려고 했는데, 때로는 답을 찾기 전에 내가 어떤 기준으로 그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철학자의 생각을 빌려 세상을 바라보는 법과 생각하는 힘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라 뜻깊었다.

철학책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었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겠다. 다섯 철학자의 생각을 빌려 내 삶의 질문을 다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이 궁금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 철학자의 사상을 공부하기보다 그들의 생각을 빌려 내 삶의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더케이북스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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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2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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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읽고 나니 2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졌다. 교열부 사람들이 원고를 꼼꼼하게 살피는 모습부터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보다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2편을 펼쳤다.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2편에서는 교열부와 편집부가 책을 완성해가는 과정과 그 안에서 생기는 여러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누구도 실수하지 않을 것 같은 판권면에서 오히려 오류가 발견되기도 하고, 교열이 단순히 규칙에 맞춰 틀린 부분을 찾아내는 일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AI가 글과 그림을 만드는 시대에 사람이 직접 교열하는 일이 여전히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오류를 찾는 일과 책 전체의 맥락을 살피는 일에는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집부와 교열부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도 결국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완성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책을 만드는 일이 예전보다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편집과 교열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장면도 나온다. 책이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대한 답도 인상적이다. 책은 사람이 엮어 만드는 것이기에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

2권까지 보고 나니 그들의 전문성과 열정을 그대로 책 속에만 남겨두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열부 1팀의 쿠쥬 씨를 비롯해 시마 씨, 카노 씨가 보여준 꼼꼼함과 책임감, 그리고 책을 향한 애정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교열자는 책 뒤에 이름조차 제대로 남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르다. 한 문장을 두고 고민하고, 사실 하나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찾아보는 그들의 일이 얼마나 전문적인지 알게 됐다.

그들만의 세계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교열이라는 일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그들의 전문성도 자연스럽게 인정받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전문적인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낸 덕분에 출판사의 낯선 업무도 가볍게 따라갈 수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평소 보지 못했던 출판사의 뒷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출판사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책을 만드는지 궁금한 사람, 편집자와 교열자의 업무가 궁금한 사람, 만화로 가볍게 읽으면서 새로운 직업의 세계를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평소 책을 읽으며 “이 문장은 누가 확인했을까?”, “이 책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한 번이라도 궁금했던 독자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서교책방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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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 김상근 교수가 전하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
김상근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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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관에서 <오디세이>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나는 영화를 만나기 전에 원전의 이야기를 먼저 알아두고 싶었다. 그래서 김상근 교수의 <<오디세이>>를 펼쳤다.

이 책은 <<오디세이>>의 줄거리를 길게 풀어놓은 책이 아니다. 18개의 핵심 장면을 골라 원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장면이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설명한다. 오디세우스의 귀환과 텔레마코스의 성장을 따라가면서 진로, 부모, 실패, 사랑, 유혹, 배신, 가난, 선택 같은 현실적인 고민들과 연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래 생각하게 만든 장이 2장과 6장이었다.

2장은 <<오디세이>> 1권에 등장하는 이타카의 구혼자들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오디세우스가 오랫동안 집을 비운 사이, 수많은 구혼자들이 그의 집에 몰려와 페넬로페에게 결혼을 요구한다. 문제는 그들이 손님으로 머무는 것을 넘어 오디세우스의 재산을 마음대로 쓰고, 주인 없는 집에서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휘브리스’라는 말과 연결한다. 자신의 힘과 능력을 과신하고, 무엇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오만이다.

이 장을 읽으며 나는 요즘의 청춘을 떠올렸다. 부모가 가진 것을 당연하게 이용하면서도 스스로 일어서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 모습이다. 도움을 받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부모의 힘을 자신의 능력인 것처럼 여기며 살아간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이 남을까.

능력이 죄는 아니다. 다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지 않은가. 실력보다 먼저 갖춰야 할 것이 절제와 겸손이었다.

6장은 <<오디세이>> 5권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오랜 항해 끝에 오디세우스는 파이아케스인들의 땅에 닿지만, 이미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그는 강변에 이르러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다.

오디세우스는 수많은 위기를 헤쳐온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그도 끝없이 앞으로만 나아갈 수는 없었다. 몸이 한계에 다다르면 결국 멈춰야 한다. 해야 할 일이 아무리 많아도 몸이 아프면 움직일 수 없다. 앞으로 가고 싶어도 잠시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특히 밤새 놀고, 술 마시고, 잠을 줄이는 것을 청춘의 특권처럼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장을 꼭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건강을 계속 뒤로 미뤄도 되는 것은 아니니까.

책을 읽으며 자주 만난 ‘노스토스’는 귀환을 뜻한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가는 긴 여정은 결국 수많은 경험을 지나 자기 삶의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텔레마코스 역시 아버지를 찾아 집을 떠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바라보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읽으면 오디세우스의 여정과 주요 인물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영화를 본 뒤라면 미처 알지 못했던 원전의 장면과 의미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다.

3,000년 전에도 사람들은 오만했고, 실패했고, 유혹에 흔들렸으며 지쳐 쓰러졌다. 결국 시대가 달라져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에는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모양이다.
자신의 힘으로 삶을 만들어가야 하는 청춘, 진로와 미래 앞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3,000년 전 오디세우스의 항해에서 지금의 삶을 건너갈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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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이는 복도 많지 - 원조 워킹 맘, 명리학자에게 따져 묻다
유인경.이지훈 지음 / 하루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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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나이쯤 되면 삶에 대한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거라 생각했다. 정년퇴직까지 하고 오랜 시간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웬만한 일은 이미 겪어봤을 테고, 굳이 다시 ‘나는 왜 이럴까?’를 묻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경이는 복도 많지>>에서 33년 동안 수많은 사람의 삶을 취재하고 질문했던 전직 기자 유인경이 이번에는 자신의 삶을 취재 대상으로 삼았다. 명리학자 이지훈과 마주 앉아 사주를 펼쳐놓고,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하나씩 되짚어 보는 것이다.

살면서 겪은 일들을 사주라는 틀로 다시 바라보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내가 가진 기질이 가족이나 인간관계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는지,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이 지나고 나서야 설명되는지도 궁금해졌다.

남편의 사업 부도, 어머니의 치매를 12년 동안 간병했던 시간, 회사에서 원하지 않았던 직책을 맡아야 했던 순간들. 저자는 힘든 일이 오랜 시간 이어졌다고 한다. 놀라운 건 이런 악재들이 사주에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유인경은 자신의 삶을 꽤 담담하게 바라본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타고난 ‘고통 주머니’가 있고, 거기에서 나오는 고통도 언젠가는 다 빠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버텼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유독 와닿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이 한꺼번에 몰려올 때가 있다. 그때는 그 시간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분명 끝이 있었고, 나는 어떻게든 그 시간을 통과해 와 있다. 나 역시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사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궁합이야기에서 지난 날이 떠올랐다.
결혼 전, 나는 우리 부부의 궁합을 봤다. 당시 명리학자는 한쪽이 무던히 참고 받아줘야 하는 궁합이라고 했다. 또 한쪽은 다른 한쪽 덕분에 잘되는 운을 타고났지만, 반대쪽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며 내게 건넸던 명리학자의 설명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나는 우리 부부의 궁합이 나쁘구나 하며 걱정했다.

흔히 궁합이라고 하면 남녀가 잘 맞는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책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더 가깝게 이야기한다. 내 기질이 상대의 단점을 보완하는지, 아니면 서로의 약점을 더 키우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궁합을 정해진 결과가 아니라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참고서처럼 생각하고 보니,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길이 보였다.

부부 뿐만 아니라 부모 자식 간의 관계와 직장 동료들 간의 작용도 다루고 있어, 인간 관계도 사주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늘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다. 각자의 세계가 확고한 만큼 서로 다른 시각이 드러나는 순간도 있다. 그럴 때마다 이지훈의 재치 있는 말과 비유가 대화를 부드럽게 이어간다. 실제 두 사람이 마주 앉아 티격태격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해 몇 번이나 미소가 지어졌다.
명리학을 잘 몰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 사람의 살아온 시간을 되짚어보며, 나의 지난 시간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고비를 지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낸 시간 말이다.

나이가 들면 더 이상 나 자신이 궁금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오래 살아왔기 때문에 다시 묻게 되는 질문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왜 이렇게 살아왔을까.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을까. <<인경이는 복도 많지>> 덕분이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하루헌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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