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박유인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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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은 후, 아기 엄마들을 만나면 10명이면 10명의 출산 에피소드가 생겼고, 자신의 고통이 가장 크고 아팠다고 기억한다.
경쟁이라도 하듯, 그건 비교도 안 된다고 자신의 출산기를 꺼낸다. 그 시간도 긴 인생 중 찰나 같은 순간이었겠지만, 고통과 감동이 공존하는 장면으로 오랫동안 회자될 추억일테다. 거창하게 긴 에세이가 아닌, 짧은 글로 그때를 기록한다면 바로 이 시집이 되지 않을까.

이 시집은 우리가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온 장면을 보여준다. 같은 기억을 가진 이에게 자신의 감정들을 꺼내게 하는 힘을 가졌다.
“이건 내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며 읽었다.
시 속에는 부모와 자식, 떠나간 사람과 남겨진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앞에서 느끼는 원망과 그리움, 끝내 전하지 못한 말들을 풀어놓았다.
누군가를 오래 사랑했기에 가능한 감정들.
한때 곁에 있던 사람이 그리움이 되고, 삶의 일부로 남는 순간들이 시가 된다. 시 한 편 한 편이 짧은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길게 풀어내지 않아도 장면과 감정이 또렷이 전해진다.

지나온 시대는 달라도, 누구나 한 번쯤 겪었거나 앞으로 겪게 될 이야기들이 시가 되었다. 어른이 되어가며 느끼는 염려와 책임, 다음 세대를 향한 걱정도 따뜻한 시선으로 담겼다.
특히, 결혼과 육아, 여성의 삶을 다룬 시편들은 특히 솔직하다. 반복되는 집안일과 책임 속에서 “이 삶을 다시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럼에도 하루를 견디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숨김없이 드러난다.
참다 참다 흘러나온 하소연처럼 느껴져 마음에 오래 남는다.

시집을 다 읽고 난 후, 제목을 다시 보았다.
떠난 이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이를 잃고, 몸이 아픈 시간을 견디는 것. 그런 모진 아픔을 겪으며 살아낸다는 건 참 대단한 일이 아니던가.
제목은 시인이 전하고 싶었던 주제처럼 느껴진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 시집은 묻는다. 오늘을 살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 위에 서 있는 우리는, 이미 충분히 대단한 존재가 아니냐고.
이 시집은 어려운 은유 대신 일상적인 말로 감정을 전한다. 그래서 사건과 마음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시가 낯선 독자에게도 어렵지 않다.
에세이처럼 읽히는 시들 속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삶은 고단하지만, 그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일 자체가 존엄하다는 것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밀린 이야기를 풀어내듯, 긴 세월을 고백하는 시집이니 삶을 살아내고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이 서평은 하움출판사(@haum1007)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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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
나규리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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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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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가, 문득 “이건 작가가 직접 겪어본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만큼 장면 하나하나가 현실적이고 생생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소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작가의 다른 작품까지 찾아 읽고 싶어진다. <<소프트 랜딩>>은 바로 그런 힘을 가진 이야기다.
<<소프트 랜딩>>은 공항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여행객에게는 설렘의 장소지만, 이 작품 속 공항은 계약직 노동자들이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삶의 현장이었다.
하청의 하청 구조 속에서 일하는 보안검색원 수인과 단아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여러 겹의 경계 위에 서 있다. 계약직. 소수자.

수인과 단아는 같은 일을 하지만 조건은 다르다. 정규직 전환의 가능성이 있는 1차 자회사 계약직과, 그 가능성조차 없는 2차 파견 계약직. 같은 교육을 받고 같은 공간에서 일하지만, 보이지 않는 선은 늘 그들을 갈라놓는다. 여기에 여성이라는 위치, 성소수자로 살아간다는 조건까지 더해지며 두 사람은 늘 세상이 정한 경계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이야기는 두 사람의 시점이 교차되며 그려진다. 같은 말과 행동이 각자의 상황과 마음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조용하지만 애절하고 누가 잘못한 것은 아닌데도 마음이 다치는 순간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며 공감하게 된다.
두 사람의 감정선은 과장되지 않아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아팠다.

일터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복잡한 운영 시스템, 불평등한 대우, 쉽게 바뀌지 않는 구조가 과장 없이 그려진다. 노조 활동 후 사라진 선배, 사고를 당하고도 선택을 강요받는 동료의 이야기는 뉴스에서나 보던 실제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차별을 소리 높여 말하지 않지만, 인물들의 침묵과 선택을 따라가다 보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다.

<<소프트 랜딩>> 속 이야기는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주저 앉지 않았다.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고,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나아가려는 청춘의 모습에서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는 수인과 단아의 사랑과 삶이 비행기처럼 하늘 위로 날아오르길 바라본다.
사회적 이슈들이 묻어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책이라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마디북(@mydear__b)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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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탐사대X 초희귀동물 퀘스트 1 슈퍼탐사대X 초희귀동물 퀘스트 1
슈퍼탐사대X 원작, 윤상석 지음, 김기수.이정수 그림, 정창윤 세밀화, 권경아 감수 / 다산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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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만화 속 캐릭터는 동물을 모티브로 삼아, 동글동글 귀엽다. 뿐만 아니라, 직접 해결했다는 기분이 드는 퀘스트,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모험 소재를 자주 활용한다.
이 삼박자를 골고루 구비한 책이 바로 <<슈퍼탐사대X 초희귀동물 퀘스트 1>>이다.
단순히 멸종 위기 동물 정보만 알려주는 학습만화가 아니라, 환경 보호 미션을 하나씩 클리어해 나가는 기분으로 읽게 되는 참여형 이야기라는 점에서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이야기는 기후 위기로 위협받는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다섯 친구, 슈퍼탐사대X의 모험으로 시작된다. 어느 날 조력자 AI 그린이 파괴되면서 희귀 동물 정보가 담긴 DNA 코인의 내용이 사라지고, 탐사대는 남아 있는 단서 카드 네 장을 조합해 동물의 정체를 추리해야 한다.
미션을 해결하고 나면 카드 모형이 등장하는데, 이 장치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단서를 모아 동물을 맞히는 과정이 어렵긴 한데, 탐정이 된 것 같아 재밌다고 한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지로 재미를 더하는 책이다. O, X 퀴즈와 미로 찾기, 스티커 놀이 등은 이야기 속에 나온 희귀 동물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활동지 역할을 했다.
희귀 동물을 맞히면 ‘캔디코의 동물 사전’을 통해 생김새와 서식지, 먹이, 특징을 살펴볼 수 있고, 왜 멸종 위기에 놓였는지도 알게 된다. 이름조차 처음 듣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아이에게 자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가지게 한다.

“이런 동물이 있었어?”라는 생각을 하며 자연과 동물에 호기심을 가지게 하는 책.
이 책은 아이에게는 흥미진진한 모험 만화이고, 부모에게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재미와 학습을 함께 담아낸 시리즈의 첫 권, 다음 이야기도 무척 기대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다산어린이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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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 여행 - 나이 듦, 그래서 더 아름다운
이여진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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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 여행>>은 칠십이라는 나이에 도착한 한 여성이, 긴 역할의 시간을 지나 비로소 ‘나’로 존재하기 시작하며 써 내려간 삶의 기록이다.
단순한 여행 에세이라고 소개하기엔 사유가 깊다.
33년간 직장인으로 일하고, 아내로, 어머니로, 며느리로 살아온 저자는 은퇴 후 10여 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걸으며 여행을 했다고 한다.
3대륙 12개국을 오간 이야기가 27편의 에세이.
풍경, 사람, 사물, 공간이라는 네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여정의 중심에는 언제나 장소보다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이 있다. 인생을 이야기한다.

펭귄 무리를 보며 누군가의 첫걸음을 떠올리고, 오래된 궁전과 유적 앞에서 이름 없이 살아온 시간을 되짚는다. 이국적인 묘지 앞에서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의 결을 돌아본다.
저자에게 여행은 지나온 시간과 마음을 꺼내보는 시간이었다.
젊은 날의 여행은 멋진 체험을 하고 더 많은 것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칠십의 여행은 가득 담긴 것에서 내 것이 아닌 것을 덜어내는 시간이었다.
그곳에서 무엇을 느꼈는지가 중요해진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한다. 불평, 불만만 찾던 눈이 작은 빛조각을 모은다고.
세상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저자의 사유가 인상깊었다.

저자는 나이 듦을 잃어가는 시간으로만 말하지 않는다. 사회는 종종 나이 듦을 두려움의 언어로 설명하지만, 저자는 그 시간을 역할에서 벗어나 존재로 돌아가는 시기로 바라봤다.
무엇을 해왔는가보다, 지금 내게 무엇이 남아 있는지를 묻는 나이.
그래서 <<칠십 여행>>은 특정 연령층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아직 그 나이에 도착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미리 보는 풍경이 되고, 이미 그 시간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된다.

이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필자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
우리는 늘 어떤 역할 속에 있다. 그 역할은 때로 책임이 되고, 때로는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지만, 가끔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할 때 발목을 잡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또 한 번 내 몫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날도 있다.
물론 그 안에서 느끼는 기쁨과 보람도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하루를 마감하는 밤이 되면, 오롯이 나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든다. <<칠십 여행>>은 바로 그 마음을 조용히 건드린다. 역할에서 벗어나 나로 존재하는 시기, 칠십이라는 시간을 기대하게 만든다.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나’였는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풍경 앞에서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인지, 곰곰이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장면이 없다.
억지로 쥐어짜려고 해도 아직은 나 위주의 선택과 시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칠십 여행>>은 잔잔한 문장과 느린 호흡으로 독자의 속도도 한템포 늦춘다.
나이 듦을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나이 듦이 가져올 자유로운 일상과 나답게 존재할 시간을 상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 시간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환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테니.


>> 이 서평은 스노우폭스북스(@snowfoxbooks)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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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그것도 범죄야 -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을 바로잡는 최신 법 상식 쌓기 교양 쫌 있는 십 대
정지우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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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장난이라고 넘겼던 행동이, 알고 보니 범죄가 될 수 있다면 어떨까.
단톡방에서 친구를 험담하는 일, 시험 시간에 슬쩍 커닝을 하거나 인터넷·AI 답변을 그대로 제출하는 일, 부모님께 보여 줄 성적표를 조금 고치는 일, 남의 사진이나 영상을 캡처해 쓰는 일.
많은 청소년이 “다들 하니까”, “장난이니까” 하며 가볍게 여기는 행동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일상적인 순간들이 어떻게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차분히 짚어 준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어디 다친 건 아닐까” 정도로 걱정했다면, 중·고등학교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학교에서 좋은 일로 전화 오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장난치다 기물을 망가뜨렸다는 이유로, 싸움을 말리지 않고 구경했다는 이유로 전화가 온다.
이유는 다양하고, 점점 더 복잡해진다.

요즘 학교에는 체벌이 없기에 “가정에서도 함께 교육해 달라”는 요청이 잦다.
그럴수록 학부모 역시 알아야 할 것이 많아진다. “우리 때는 다 넘어갔던 일인데…” 하며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학교와 가정이 같은 언어로 아이를 지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책은 청소년이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범죄를 실제 사례 중심으로 보여 준다. 사이버 괴롭힘, 명예훼손과 모욕, 저작권 침해, 디지털 성범죄 등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일들을 소개한다.
그림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쉽게 풀어 준다. 법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좋았다.

특히 예민한 십대 아이에게 긴 설명은 잔소리가 되기 쉽다. 그럴 때 이 책처럼 아이가 처한 상황과 비슷한 이야기를 읽게 하는 것이 훨씬 평화로운 방법이다. 법적인 관점에서 설명해 주니,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에 자연스럽게 경각심을 갖게 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몰랐어요”는 변명이 되지 않지만, “한 번쯤 고민해 봤어요”는 나를 지키는 힘이 된다는 것. 아이들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만큼,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돕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청소년과 양육자가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라 적극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풀빛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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