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생활에도 성교육이 필요해 - 드립과 밈 속에서 지켜 내는 성인지 감수성 교양이 더 십대 21
성문화연구소 라라.노하연.이수지 지음, 배정원 추천 / 다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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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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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아주 쉽게 말해 보자면,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말들이 사실은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장난처럼 쓰이는 말들이 있다. 니꼬삼, 꽃뱀, 고자, 자만추 같은 표현들이다. 웃자고 쓰기도 하고, 남들이 다 쓰니까 그냥 따라 쓰기도 한다.
“이 말, 남들이 다 쓰니까 나도 써도 될까?”
“이 말, 정말 괜찮은 걸까?”
남들이 쓴다고 아무 생각 없이 따라 쓰는 건, 길에 떨어진 물건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주웠다가 그것이 누군가에게 아주 소중한 물건이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이미 손에 쥔 뒤라 쉽게 돌려주지도 못하고, 마음 한편이 계속 불편해지는 그런 상황 말이다.

이 책은 성교육 책이지만, 아이들이 실제로 쓰는 말과 상황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 댓글, 오픈채팅방처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을 가져온다. 그래서 읽다 보면 “이거, 애들한테서 들어 본 적 있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말은 돌멩이와 비슷하다. 손에 들고 있을 때는 가볍지만, 던지는 순간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다.
“장난이었어”라고 말해도, 이미 맞은 사람은 아프다.
특히 성과 관련된 말은 수치심까지 더해져 상처가 더 깊어진다. 한 사람의 몸과 마음, 삶 전체를 함부로 판단하는 말을 쉽게 내뱉는 아이들.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얼마나 아픈 말인지,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아이들에게 무조건 “하지 마라”라고 강요하기보다,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예를 들어 “요즘 다 자만추잖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모두가 그렇게 하고 싶을까? 상대가 싫다고 말하면 그 마음은 존중받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연애와 스킨십에서도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일임을 알려 준다.
요즘 아이들은 '자만추'를 '자(보고) 만(남) 추(구)'라는 뜻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는 어른들의 시선일 뿐이었다.

또한, 무분별한 미디어 노출도 짚어준다. 한 번 자극적인 영상을 보면,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계속 보여 주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상한 콘텐츠를 계속 보게 된다. 이때 저자들은 “네가 이상해서 그런 게 아니라, 구조가 그렇다”고 말해 주며,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 준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멈춰서 생각하는 힘이다.
성교육은 아기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아는 게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의 경계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내 몸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법.
✔️다른 사람의 경계를 장난으로 넘지 않는 법.
✔️말 하나를 쓰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
이 책은 어른이 옆에서 “이건 이런 뜻이야”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현실 고증이 탄탄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해 읽을 만한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친구들 앞에서는 말하지 못했던 생각과 어른에게는 묻기 어려웠던 질문을 꺼내 놓게 하고, 그 답을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이끈다.
이제는 “기준을 세워 주는 성교육”이 필요할 때다. 말이 가벼워진 세상에서, 내 말의 무게를 스스로 재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꼭 한 번 읽어 보길 바란다. 필독서로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다른 (@darunpublishers)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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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자락이 접히면
김가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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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눈앞에 있을 때보다, 사라진 뒤에 더 오래 남을 때가 있다. 공연이 끝났는데도 음악이 귀에 맴도는 것처럼 말이다. <<흰 자락이 접히면>>은 바로 그런 잔상을 남기는 소설이다. 그 무대가 사라진 뒤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1940년대 경성이다. 지금으로 치면 세상 전체가 크게 흔들리던 시기다. 어디로 가든 안전한 길은 없고, 가만히 서 있어도 위험한 시대다. 주인공 우에노 사에코는 그런 시대 속에서 춤으로 살아가는 무용가다. 그녀에게 춤은 취미도, 잘하면 좋은 특기도 아니다. 숨 쉬는 일과 같다. 춤을 출 수 없다면 살아 있는 의미 자체가 사라지는 사람. 그래서 그녀에게 무대는 집보다 더 중요한 공간이 된다.

사에코를 떠올리면 단단하고 멋진 신여성의 모습이 먼저 그려진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투피스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채, 웨이브 진 머리를 하고 당당히 걷는 인물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멋진 모습이 어쩌면 자신의 약함을 숨기기 위한 갑옷처럼 느껴진다. 무너질까 봐, 흔들리는 마음을 들킬까 봐 더 꼿꼿하게 서 있으려 애쓰는 모습이다. 그래서 그녀는 완벽한 무대를 위해 스스로를 몰아붙였고, 약해 보일까 봐 자신을 더 다그쳤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대와 타협하는 선택을 한 그녀. 그 선택 덕분에 사람들의 박수를 받고,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지만, 그만큼 마음속에는 무거운 짐이 쌓인다. 친구를 희생시켰다는 죄책감,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정말 맞는지에 대한 불안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눈부신데, 무대 아래에서는 늘 흔들리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점이 이러한 해석에 힘을 보탠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누군가를 쉽게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 시대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고, 한 발만 잘못 디디면 바로 벼랑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 작가는 그 벼랑 앞에 선 사람의 마음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그래서 이 소설은 역사 이야기이면서도,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스토리에 몰입하게 된다.

춤 장면과 감정 묘사가 일품이다. 설명하기 보다 독자의 머릿속에 감정과 장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글을 읽다 보면 객석 맨 앞에서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숨을 멈추고 지켜보게 되는 무대가 막을 올렸다. 한 사람의 성공과 몰락을 보여주는 무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까지 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무대였다.
<<흰 자락이 접히면>>은 격변하는 역사 속에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싶었던 사에코의 실제 모델, 무용가 최승희를 사랑한 저자의 고백이자 기록이다.
그러나, 그녀를 미화하지 않는다. 다만 그녀의 고단한 선택들을 따라가며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만 삶을 다시 불러낸다.
탄탄한 역사적 고증과 그 시대의 공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문장들이 소설에 깊이 빠져들게 한다. 팩션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저자 김가진(@novel._.jin)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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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정상적인 아픈 사람들 - 실화를 바탕으로 영혼의 싸움터를 추적한 르포
폴 김.김인종 지음 / 마름모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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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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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과, 그리고 그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안다. 배가 아프면 병원에 가고, 다리가 부러지면 깁스를 한다.
그런데 마음이 아플 때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마음이 약해서 그래.”
“의지의 문제야.”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이렇게 쉽게 넘겨버린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분명하게 알려준다.

저자는 자신의 여동생이 조현병이라는 마음의 병을 앓는 과정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 사람이다. 동생은 원래 평범한 학생이었다. 꿈도 있었고, 열심히 살아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주변 어른들은 “안전한 길이 낫다”며 동생의 선택을 계속 막았다. 마치 가고 싶은 길이 분명히 있는데, 계속 다른 방향으로 억지로 끌려가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동생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고, 점점 집에만 머물게 된다. 혼잣말을 하거나 비 오는 날 맨발로 밖을 돌아다니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족은 병원을 찾지 않고 “귀신이 들린 것 같다”며 기도만 했다. 이는 엔진이 고장 난 자동차를 두고
‘마음가짐만 바르게 하면 다시 달릴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문제는 치료를 너무 늦게 시작한 탓에 동생은 결국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워졌다.
의사는 말했다.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저자는 평생을 정신질환자 가족을 돕는 일에 바치게 된다. 이 책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여러 편 담겨 있다.
전쟁 트라우마를 안고 돌아온 사람, 강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 질투와 의심 때문에 가족을 무너뜨린 사람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원래'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형제였고, 부모였으며, 사랑받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사람의 마음 어딘가 조금씩 금이 간 유리컵과 같다.
어떤 컵은 금이 작아 잘 보이지 않고, 어떤 컵은 작은 충격에도 와장창 부서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멀쩡해, 저 사람만 이상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또 하나 꼭 집고 넘어가고 싶어하는 부분은 큰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정신질환 때문”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정신질환이 곧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오히려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될 때 문제가 커진다고 주장한다. 병이 있음에도 “아닌 척하고”, “숨기고”, “모른 체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 격리
➡️ 낙인
➡️ 두려움
이 아니라,
➡️ 들어주는 사람
➡️ 제때 치료받을 기회
➡️ 끝까지 함께해 주는 관계다.
마음의 병은 혼자 견디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함께 알아차리고, 함께 치료하고, 함께 살아가는 문제다.

“이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고통을 알면 우리는 서로를 도울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정신질환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마음의 병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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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의 마법학교 2 - 어둠과 빛의 초대 런던이의 마법
김미란 지음, 스티브 그림 / 주부(JUBOO)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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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의 마법학교 1>>에 이어 런던이는 세 번째, 네 번째 꿈을 꾼다.
어릴 적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 길을 잃는 꿈, 숙제를 안 해서 불안해하던 꿈이 떠오른다.
꿈은 왜 자꾸 우리를 무서운 곳으로 데려갈까.
도망치고 싶은데도 꼭 마주하게 만드는 장면들 말이다.
<<런던이의 마법학교 2: 어둠과 빛의 초대>>에서도 런던이는 그런 꿈속으로 들어간다.

꿈속 학교는 엉망으로 망가져 있고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딱 한 곳, 매점만 반짝인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그 안에서는 상한 아이스크림이 아무렇지 않게 팔리고 있다.
이 장면은 엉망으로 망가진 학교를 구할 유일한 방법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속은 이미 상할 대로 상한 마음들을 보여주는 장면처럼 느껴진다.
세 번째 꿈에서 런던이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선다.
모두가 잘못된 걸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을 때,
“이건 잘못됐어!”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한 아이스크림을 파는 매점 아줌마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런던이는 용기를 낸다.
그 한마디 덕분에 학교는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 꼭 필요하지만 가장 하기 어려운 선택을 런던이는 해낸다.

네 번째 꿈에서 런던이는 토끼 버니를 만나 상처 입은 동물들이 있는 숲으로 향한다.
그곳의 동물들은 인간에게 받은 상처로 분노하고 있다.
런던이는 변명하지 않는다.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일임에도 눈물을 흘리며 사과한다.
어른들이 망쳐버린 세상의 아픔을 아이들 또한 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불길 속에서도 런던이는 동물들을 하나씩 구해내지만, 모두를 살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 간절함이 결국 기적을 부른다.
끝까지 외면하지 않은 마음이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장면 역시 어린이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전해 줄 거라 믿는다.

<<런던이의 마법학교 2>>는 잘못된 걸 알면서도 모른 척 지나친 적은 없는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눈을 돌린 순간은 없었는지 조용히 묻는다.
그리고 두려워도 옳다고 믿는 선택을 해도 된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전한다.
아이 덕분에 읽은 책이지만 “나는 그런 순간에 과연 용기를 냈을까?”라는 질문이 오래 남는다.
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런던이의 꿈을 따라가 보길 권하고 싶다.
읽고 나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누기 좋은, 여운이 긴 판타지 동화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주부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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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심리학
이기동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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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보이스피싱인 걸 모르나?”
“바보같이 왜 당해?”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하지만 그들은 바보라서 당한 게 아니었다. 철저하게 계획된 사기 수법을 하나씩 확인하며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 책은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이나, 피해자를 도운 사람이 쓴 이야기가 아니다. 범죄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사람이 직접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과거 조직폭력배 기반 금융 범죄 현장에서 총책으로 활동했고, 소년원과 교도소를 거쳤다. 그 사실을 고백한 뒤, 그 선택이 남긴 피해와 무게를 그대로 인정한다. 그리고 지금은 위기의 청소년을 만나고, 금융 범죄를 막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글의 구성은 한 장면 한 장면이 또렷하다. 범죄 다큐 프로그램의 재연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범죄 현장을 따라가는 드라마를 글로 옮겨놓은 듯하다. 그만큼 실제 범죄에 쓰이는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읽는 내내 소름이 돋았지만, 동시에 “이래서 당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어떻게 당하는지를 알고 나니, 인터넷 세상이 생각보다 얼마나 허술한지도 실감하게 된다.

사기는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범죄자들은 사람의 약한 순간을 정확히 노린다. 돈이 급한 사람에게는 고액 알바라는 이름으로, 사람이 그리운 사람에게는 연인이라는 얼굴로 다가온다. 급함, 두려움, 기대, 신뢰가 겹치는 순간, 피해자들의 판단력은 무너진다.
사기 범죄는 그때를 노리는 독사 같다. 가장 힘든 순간에 찾아와, 벼랑 끝에 선 사람의 등을 한 번 더 미는 바람 같다. 저자는 이 과정을 어렵게 설명하지 않는다. 전화를 받는 순간, 메시지를 누르는 순간, 왜 “나만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지를 확인시킨다.

이 책은 “나는 안 당해”라고 믿는 사람에게 더 필요하다. 그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속단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이미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자책 대신, 안전한 곳으로 더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당할 수밖에 없는 그물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올 힘이 된다.

과거를 좋게 포장하지 않고, 그 경험을 책임으로 끌어안은 한 사람의 태도가 이 책을 믿을 수 있게 만든다. 사기를 아는 순간 피할 수 있고, 이상함을 느끼는 순간 멈출 수 있다. 바로 그 ‘알아차리는 힘’을 알려주는 책이기에, 필독을 권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모티브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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