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어벤저스 9 - 저작권법, 권리를 지켜라! 어린이 법학 동화 9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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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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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는 어린이가 알아두면 좋을 법 이야기를 다룬다.
딱딱하고 멀게 느껴지는 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현실적인 이야기로 풀어낸다.
이제 막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수습 변호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아이들이 실제로 겪을 수 있는 사건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니 더욱 흥미롭다.
또, 법무법인 ‘지음’에서 활동하는 유정의, 권리아, 양미수, 그리고 선배 변호사 이범은 아직 서툴고 실수도 많다. 하지만 고민하고 반성하는 모습에서 조금씩 좋은 어른이 되어 가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번 권에서는 ‘저작권법’을 다룬다. 초등학교 6학년 미아는 좋아하는 안무가의 춤을 따라 한 커버 댄스 영상을 온라인에 올렸다가 저작권 침해로 고소를 당한다. 평소 우리가 쉽게 접하는 커버 영상이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춤과 안무 역시 창작물이며, 허락 없이 사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 책은 사건을 통해 차분히 설명한다. 미아는 존경하던 롤 모델과 법정에서 맞설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미아와 변호사 어벤저스는 이 난관을 어떻게 벗어날까?
또 다른 사건에서는 무료로 영화를 내려받은 고등학생이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를 당한다. 단순한 실수처럼 보였던 일이, 사실은 아이들을 노린 불법 사이트의 계획적인 함정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공짜’라는 말 뒤에 숨은 위험과, 법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배우게 된다.

<<변호사 어벤저스>> 시리즈는 법이 처벌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사회의 균형을 지키기 위한 약속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만든다.
미래의 법조인이 될 아이들이 법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다.
책 곳곳에는 만화로 구성된 쉬운 법률 설명이 함께 담겨 있다. 복잡한 내용을 억지로 외우게 하지 않고, 만화와 이야기로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변호사, 판사, 검사, 경찰 등 다양한 직업도 자연스럽게 소개되어 아이들의 진로 호기심도 넓혀 준다.

<<변호사 어벤저스>>는 저작권처럼 우리 일상과 가까운 법을 통해, 아이들이 생각하고 토론해 볼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 되어 주는 책이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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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27
안무에도 저작권이 인정된다면, 미아가 안무를 따라 한 상을 올린 것은 '저작권법'을 위반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커버 댄스 영상을 올릴 때, 저작권자를 표기하거나 설정하는 방법이 있었을 텐데, 그걸 하지 않은 건가요?"


>밑줄_p83
"지유가 직접 전송한 건 아니에요. 그 사이트가 다운로드와 동시에 자동으로 공유되는 시스템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걸 지유가 몰랐던 거죠." (...)
"우선, 영화를 불법으로 다운로드한 것은 '저작권법' 위반이 맞습니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가나출판사(@ganapub1)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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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제안
정재환 지음 / 에이플랫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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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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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기대어 살아가면서도, 동시에 희망을 망가뜨리는 사람들.
정재환 작가의 단편집 <<역제안>>은 바로 그런 기묘한 인간들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세웠다. 일곱 편의 이야기는 서스펜스와 블랙 유머를 앞세워, 우리가 익히 봐왔지만 애써 외면해 온 얼굴들을 마주보게 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특별해 보이지만 실은 아주 현실적이다.
고시원에서 홀로 버티는 남자, 그의 자살을 막기 위해 감정보다 논리로 접근하는 여자. 밤마다 타인의 통화를 엿듣다 한 여자를 구하고 싶어지는 군대 교환수.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청과물 가게 사장과 그를 지켜야 하는 초짜 변호사. 여기에 마약 중독자, 대행 배우, 좀비 사태 속 과학자, 심부름센터 직원까지 더해지며 이야기는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가볍게 넘어선다.

이들의 공통점은 선한 의도와 이기적인 욕망이 늘 함께 움직인다는 점이다. 누군가를 돕겠다는 마음이 오히려 더 큰 파국을 부르고, 살기 위한 선택은 타인과 멀어지게 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상황을 무겁게만 다루지 않는다.
웃음이 나올 만큼 엉뚱한 설정과 빠른 전개 속에서, 어느 순간 서늘한 진실을 툭 던진다. 그래서 이야기는 가볍게 읽히지만, 결말에 다다르면 마음이 묘하게 무거워진다. 괜히 찔리는 기분이랄까.

특히 <도청>, <정당방위>, <역제안>은 인간의 선택이 얼마나 쉽게 선을 넘는지를 보여준다.
정의롭다고 믿었던 판단이 흔들리고, 옳다고 생각했던 행동이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 독자는 불쾌함과 재미, 긴장과 여운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역제안>>은 장르의 경계를 따지지 않고 추리, 스릴러, SF를 자유롭게 섞어가며 다양한 세계관을 그린다.
짧은 이야기지만, 촘촘히 쌓아진 이야기라 결말이 기대돼 멈출 수가 없다.
가독성 좋은 페이지 터너 보장.
인간의 욕망과 선택을 서늘한 웃음으로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 <<역제안>>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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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49
하나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결국 나는 제대로 된 총을 만들어냈습니다. 겉보기에는 조약해 보여도 사람의 심장에 구멍을 내기엔 충분합니다. 네. 오늘 나는 누굴 죽이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도 믿기지 않습니다.어쩌다 내가 살인을 저지를 생각까지 하게 됐을까요?



>밑줄_p136
말하다 감정이 오르는 듯 진경이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궁금해 사정을 더 물으려던 찰나, 김 변호사는 막 법정을 빠져나오는 이진영과 눈이 마주쳤다. 처음 만난 이후로 내내 굳은 표정이었던 이진영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진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순간, 김 변호사는 그 미소가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 이 서평은 에이플랫(@aflatbook)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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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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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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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우체국>>은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이 마지막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판타지 소설이다. 전작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에선 직접 만나 아쉬운 이별을 했다면, 이번 이야기는 ‘편지’라는 방식으로 더 깊고 솔직한 감정을 꺼내 보인다.

이 소설에는 각기 다른 이유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다섯 명이 등장한다.
무기력한 일상을 버티게 해준 최애 아티스트를 잃은 팬, 인생의 은인이었던 사람을 배신한 채 살아온 남자, 학교 폭력으로 무너졌던 자신을 지켜준 할머니를 떠나보낸 사람, 남편에 이어 반려견까지 잃은 중년 여성,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연인을 잃은 사업가까지.
이들은 어느 날 “천국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면, 아오조라 우체국으로”라는 문구를 마주하게 된다.

아오조라 우체국에서는 단 49일 동안만 천국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다. 우표 값은 보내는 사람의 재산에 따라 달라지고, 답장을 받고 싶다면 그 두 배를 내야 한다.
소득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우표값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동안 아무 대가없이 그리운 사람을 만나게 했던 힐링 소설과는 다르다.
현실적인 규칙 덕분에 웃음나다가, 독자는 등장인물의 감정선에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결국 이들은 큰돈과 맞바꾸면서까지,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에 적어 내려간다.
미안함, 고마움, 후회, 그리고 사랑을.

하지만 이 책의 진짜 중심은 편지를 ‘보내는’ 장면이 아니라, ‘답장’이 도착하는 순간이다.
떠난 사람들의 답장은 남겨진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 “너 자신을 아끼며 살아도 된다”, “행복해져도 된다”는 메시지는 상실에 멈춰 있던 그들을 다시 움직이게 했다.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은 상실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잔잔하게 전하는 이야기다.
한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아픈 마음을 포근히 안아주는 기분이었다.
상실을 안고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따뜻하게 알려주는 책.
누군가를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 아직 전하지 못한 말이 마음에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이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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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79,80
너라면, 분명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거야.
넌 일이 재미없어 죽겠다고 하면서도 꾸준히 한 회사에 다니잖아. 힘들다고 하소연하면서도 매일 출근한다는 건 네가 성실한 사람이라는 뜻이야.
'해답은 언제나 과거의 내 안에.'
과거와 미래의 경계선에서 서성일 때면 네가 지나온 과거를 믿으면 돼.
현재는 과거를 이겨냈다는 증표잖아.


>밑줄_p151
전에도 말했다시피 진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은 자기가 변변찮다는 사실을 모를뿐더러 설사 알더라도 인정하지 않아.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사람을 이 사회는 반드시 받아들여 줄 걸세.





>> 이 서평은 오팬하우스(@ofanhouse.official)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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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
김병운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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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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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운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는 사랑을 말하지만, 감정의 중심을 오롯이 ‘나 자신’에게 두지 않는다.
퀴어 화자의 혼란이나 자기 혐오를 앞세우기보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미묘한 불편함과 상처, 그리고 커밍아웃 이후 가족이 함께 겪게 되는 고통을 차분히 그려낸다는 점이 다른 퀴어 소설과는 차별성을 띈다.

화자 뿐만 아니라, 소설 속 인물들은 크게 울부짖지 않는다. 대신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고 서로의 곁을 지키고, 말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며, 모른 척하는 방식으로 서로를 배려한다.
<만나고 나서 하는 생각>에서 “비밀을 모르는 척 해줄 수 있다”는 말은 외면이 아니라 신뢰였고, 상대를 함부로 이해하려 들지 않겠다는 약속이며, 그 자체로 깊은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봄에는 더 잘해줘>에서는 연인의 가족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은 마음,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을 것 같은 일상을 그린다.
커밍아웃 이후 개인만이 아니라 가족도 함께 낯선 시간을 지나야 한다는 사실이 조용히 드러난다.
이 소설집에서 가족은 갈등의 대상이기보다, 함께 걸어가는 서툰 존재로 그려진다.
이해하지 못해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고통을 함께 견디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크리스마스에 진심>, <교분> 속 어른들은 상처 입은 ‘나’를 요란하게 위로하지 않는다.
다정하지만 선을 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곁을 내준다. 무심함이 오히려 배려였음을 깨닫게 되는 동안 화자 역시 성장하고 있었다. 자기 혐오와 연민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었으리라.

<<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는 왜 화자는 끝내 그들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못했을까.
일곱 편의 소설에서 우리는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관계 속에서 생기는 작은 흔들림과 조심스러운 선택들 속에서.
혐오에 맞서 싸우는 장면보다, 그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단편소설.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또 버텨온 많은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작품들이다.

거의 사랑했던 시간도 삶이었고, 말하지 못한 마음 역시 진심이었다고 말하는 저자.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지나온 당신도 충분히 잘 살아왔다고 차분한 위로를 건넨다.


>>
>밑줄_p59
아빠 같은 사람들 말고. 너무 오래 외로웠던 사람들 말고.
......
더 늦기 전에, 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 진짜 사랑을 해보라고. 너는 그래도 돼.



>밑줄_p121
나를 죽게 한 건 병이 아니고 사람이었다는 걸. 그러니 나를 살게 할 수 있는 것도 약이 아니고 사람이라는 걸. 오늘 장희 군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요. 삼촌은 절대로 부끄러운 삶을 살지 않았다고.




>> 이 서평은 독파(@dokpa_challenge) 앰배서더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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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리 - 2024 공쿠르상 수상작
카멜 다우드 지음, 류재화 옮김 / 민음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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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에서 금서가 된 소설 <<후리>>.
알제리가 이 책을 “역사 왜곡”이라며 금지한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이 식민 지배의 책임을 부정하고 교과서에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축소하거나 삭제해 온 태도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가 알고 있고,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몸과 삶이 그 역사를 증언하고 있지 않은가.

<<후리>>에서 다루고 있는 "알제리 내전"은 이미 끝난 과거의 사건이지만, 소설 속에서 '오브'는 여전히 그때의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작가는 “검은 10년”이라 불린 그 시간을 단순한 역사 설명이 아니라,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보여준다. 그래서 그때의 정치, 경제, 나라 안팎의 사정을 몰라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주인공 '오브'는 대학살의 생존자다. 가족을 모두 잃고, 목이 그어져 목소리마저 빼앗겼다. 숨을 쉬기 위해 튜브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몸은 그 자체로 내전의 증거다.
말할 수 없는 여자가, 뱃속의 아이에게만큼은 모든 진실을 전하려 한다. 오브는 태어나지 않은 딸에게 ‘후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아이에게 말을 건네듯 자신의 과거와 상처를 풀어낸다.
소리 없는 말이, 오브의 안에서 쓰이는 언어로 딸에게 당부하듯 고백하는 글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픈 역사를 말하는 소설은 많다. 그 잔인함을 고백하거나,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하지만, 이 소설이 타 작품들과 다른 이유는 폭력을 자극적으로 그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폭력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그 이후의 시간이 얼마나 길고 고통스러운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특히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이 곧 고통이 되는 사회에서, 아이를 낳는 선택조차 죄책감과 두려움이 되는 현실을 고백할 땐, 필자의 마음을 오랫동안 머물게 했다.
‘신의 뜻’이라는 말로 폭력이 정당화되는 세계에서 과연 정의는 무엇일까. 침묵을 강요하는 국가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제목인 ‘후리’는 원래 천국에서 주어진다고 믿어온 순결한 존재를 뜻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말하는 후리는 죽은 뒤의 보상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 고통을 견디며 살아남은 여성들을 일컫는게 아닐까.
<<후리>>는 잔혹한 역사를 다룬다. 침묵하라 했지만, 침묵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고백서였다.
가장 약한 존재였던 오브는 가장 강한 역할을 부여한 후리를 만나, 그녀의 언어로 세상에 알렸다.
가장 참혹했던 그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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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27,28
난 한 권의 책이야. 서서히, 내가 너를 위해 빛을 밝혀 줄게. 왜냐면 내 안의 언어가 마침내 나 아닌 다른 출구를 찾아냈거든. 그게 뭔지 알아? 바로 너한테 있는 두 귀야. (...) 아직은 막혀 있는 지하 샘에 불과하지만, 이제 곧 네 안에서 작은 틈을 보게 될 거야. 그 틈이 변해 서서히 물길을 넓혀 삼각주처럼 넓어질 거고. 넌 내 비밀을 지켜줘야 해.



>밑줄_p122,123
난 맞섰어. 나의 미용실 셰헤라자드는 이 알 수 없는 전쟁, 진정한 성전, 이 감각의 지하드에 뛰어든 모든 여자들을 환영했어. (...) 만일 네가 살아야 할 운명이라면, 너도 거기 함께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구나, 그치, 우리 둘이 함께, 천국의 후리들과 대결할 우리의 투쟁 도구를 정리할 수 있을 텐데.






>> 이 서평은 마케터 김태태(@taetae0308)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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