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문해력 잡는 어휘 사전 - 수능·내신 1등급을 위한
김주혜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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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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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공부하다 보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엄마, 이게 무슨 말이에요?"
“단어는 아는데, 글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문장을 읽기는 읽었는데 뜻이 또렷하게 잡히지 않는다.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헷갈리고, 문장이 길어질수록 내용이 흐릿해진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문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 번 통감한다. 문장을 읽고 이해해야 시험도 칠텐데, 걱정이 크다.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말은 단어 하나의 의미가 흐릿하면 문장 전체가 흔들리고, 결국 글의 뜻도 제대로 잡히지 않게 되는 총체적 난국을 일컫는 말이다.

<<시험 문해력 잡는 어휘 사전>>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필된 책이다. 26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 ‘김주혜 국어’를 운영하는 김주혜 선생님이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의 수능과 모의고사 지문을 분석해 시험에서 실제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을 골라 담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책이 다른 단어책과 다른 점은 공부 방식이다. 보통 단어책은 ‘단어-뜻’을 외우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먼저 제목만 보고 단어의 의미를 스스로 짐작해 보게 한다. 그리고 나서 실제 뜻을 확인하고 다시 정리하는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바로 이 과정이 글을 이해하는 힘을 키우는 훈련이 된다. 즉, 단어의 뜻을 바로 알려 주기보다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 확인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비슷해 보이지만 뜻이 다른 단어들을 함께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다’와 ‘해석하다’는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쓰임은 다르다. 시험 문제는 바로 이런 작은 차이를 묻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런 단어들을 나란히 보여 주며 그 차이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돕는다.
책에는 실제 수능과 모의고사 지문에서 사용된 문장도 함께 실려 있다. 그래서 단어가 글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단어를 따로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문장 속에서 의미를 이해하는 공부에 가깝다.

우리말에는 한자로 만들어진 단어도 많다. 그래서 한자의 의미를 조금만 알아도 처음 보는 단어의 뜻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필수 한자와 반대말도 함께 소개해, 낯선 단어를 만나도 문맥 속에서 의미를 유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생각해 보면 단어는 공부의 작은 부품과도 같다. 자전거를 만들 때 작은 나사 하나가 빠지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것처럼, 단어 하나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문장 전체가 흔들린다. 그래서 어휘력은 모든 공부의 기초가 아닐까?

<<시험 문해력 잡는 어휘 사전>>은 단어를 많이 외우게 하는 책이라기보다 글을 읽는 힘을 키워 준다. 시험 지문이 길어지면 막막해지는 학생들, 글을 읽어도 핵심이 잘 잡히지 않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단어 하나가 문장의 의미를 바꾸고, 그 이해가 결국 시험 결과까지 바꿀 수 있다는 메리트가 가득한 책이니 중고등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21세기북스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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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6년의 모든 경험은 성장이다 - 마흔다섯 살, 열세 살, 열 살의 호주 한달살이
황희진 지음 / 이담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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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일, 네 명의 아이가 새학기를 시작했다. 고3, 고1, 중1, 초4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하루하루가 버겁다. 잠도 부족하고 해야 할 일도 많다. 그래서 잠깐 숨을 돌리기 위해 어린이집에 보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잠시 육아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날 아이의 머리가 부모의 허리쯤까지 와 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조금 더 함께 놀아 줄 걸, 힘들어도 그 시간을 조금 더 즐겨 볼 걸.

<<초등 6년의 모든 경험은 성장이다>>는 바로 그런 마음이 들 때 만나게 되는 책이다.
특히 “초등 6년의 모든 경험은 성장이다.”라는 문장이 마음을 오래 붙잡는다. 학교와 학원 공부가 끝나면 스마트폰만 하려고 하는 아이들이 바로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마흔다섯 살 엄마와 열세 살, 열 살 아이들이 호주에서 한 달을 함께 보내며 어떤 변화를 겪었을지.

이 책은 황희진 작가가 방학 동안 두 아이와 함께 호주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기록한 이야기다. 현직 고등학교 보건교사인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어떤 경험이 아이들의 성장으로 이어지는지 차분하게 보여 준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핵심역량’과 경험을 연결해 설명한다는 점이다. 핵심역량이란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힘을 뜻한다. 스스로 생활을 조절하는 힘, 필요한 정보를 찾아 활용하는 능력,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사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성, 다른 사람과 협력하며 소통하는 태도,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책임감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평범한 하루 속에서 아이들의 선택과 경험이 어떤 역량과 연결되는지 확인할 수 있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그 순간들이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특히 놀라웠다.

책은 호주에서의 일상을 통해 이런 힘들이 어떻게 자라는지를 보여 준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순간, 낯선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경험, 때로는 다투고 다시 화해하는 과정까지 모두 성장의 재료가 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꼭 호주에서 한 달 살이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 선택하고 실패해 보는 경험, 가족과 부딪히며 배우는 평범한 순간들이 아이들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부모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가 경험하는 순간을 부모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의 선택을 믿어 주고, 실수 속에서도 배움을 찾도록 기다려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지는 부모의 잔소리가 아이의 성장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초등 6년의 모든 경험은 성장이다>>는 거창한 육아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은 아니다. 대신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경험 속에 아이의 성장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보여 준다.
요즘은 아이들의 행동 문제로 마음 아파하는 부모가 많다. 아이를 탓하기 전에 나는 어떤 부모였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후회와 반성을 반복했고, 그 속에서 작은 희망도 발견했다. 늦은 때는 없다는 사실을. 비록 더 힘든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말이다.
지금 자녀와의 관계에서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모에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가 있는 부모에게,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가 있는 부모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저자 황희진(@heejin_hwang)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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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불안 세대 - 화면 속 세상 대신 진짜 우정과 자유를 선택한 아이들
조너선 하이트.캐서린 프라이스 지음, 신시아 유안 쳉 그림,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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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아이들의 생활이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가장 큰 변화는 스마트폰이다. 친구들 대부분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대화도 점점 화면 속 이야기로 채워진다. 어떤 유튜브를 봤는지, 어떤 영상이 재미있는지, 어떤 게임을 하는지가 하루의 중요한 화제가 된다. 부모들은 보통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위험한 앱을 막아 두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낸다. 형이나 친구에게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문자로 받은 링크를 눌러 다른 길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때 많은 부모들이 깨닫는다. “아, 이제는 막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구나.”

<<10대를 위한 불안 세대>>는 바로 이 생각을 해 본 청소년과 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가 쓴 "불안 세대"의 내용을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한 책이다. 요즘 아이들이 왜 스마트폰과 SNS 속에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끼게 되는지,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스마트폰을 계속 보게 되는 이유를 “의지가 약해서”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흥미롭다. 대신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설명한다. 사람의 뇌에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것은 재미있거나 새로운 것을 볼 때 “와, 재밌다!” 하고 느끼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SNS나 짧은 영상은 바로 이 도파민을 계속 나오게 만드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다음 영상이 더 재미있을 것처럼 보이게 하고, 계속 새로운 자극을 주면서 멈출 시간을 주지 않는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은 끝없이 먹게 과자와 비슷하다. 한 개만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어느새 손이 계속 가서 봉지 바닥이 보일 때까지 먹게 되는 것과 같다.
스마트폰 속 영상도 비슷하다. 하나만 보려고 했는데, 다음 영상이 또 나오고 또 나오면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어른도 멈추기 어려운데, 아직 뇌가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휴대폰 하지 마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알려주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친구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할 때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실제로 쓸 수 있는 문장도 소개한다. “나 요즘 휴대폰 조금 줄이기로 했어.” 같은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괜히 싸우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선택을 지킬 수 있다.

책 속에는 재미있는 만화 이야기도 등장한다. 스마트폰을 갖게 된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하루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 준다. 또 실제로 스마트폰과 SNS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써서 후회하고 있다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오늘 어떻게 시간을 보냈지?"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스마트폰을 무조건 멀리하라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끌려다니지 말고 스스로 사용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마치 자동차를 운전할 때 핸들을 잡는 사람이 중요하듯이, 스마트폰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10대를 위한 불안 세대>>는 스마트폰을 두고 부모와 아이가 싸우는 대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기술에 휘둘리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필독을 권한다.


>> 이 서평은 웅진지식하우스(@woongjin_readers)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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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윌북 클래식 브론테 세 자매 컬렉션
에밀리 브론테 지음, 박찬원 옮김 / 윌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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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사랑 이야기는 달콤하다. 서로 좋아하고, 오해가 풀리고, 결국 행복해지는 이야기다. 그런데 폭풍의 언덕은 다르다. 이 책은 사랑이 얼마나 무섭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시작은 바람이 거칠게 부는 황야의 저택이다. 그곳에 히스클리프라는 고아 소년이 들어온다. 그는 집 주인의 도움으로 자라지만, 형 힌들리에게는 괴롭힘을 당한다. 언쇼 가문에 들어와 자라지만, 사랑과 멸시를 동시에 겪는다. 안전한 울타리 속에 늑대 한 마리가 있는 것과 같다.

히스클리프의 사랑은 따뜻하지 않다. 손에 넣지 못한 것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집착에 가깝다. 그는 상처받은 아이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스스로 괴물이 되기를 선택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불편하다. 사랑이 사람을 구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망가뜨리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는 학대, 가스라이팅(상대를 심리적으로 흔들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행동), 왜곡된 관계가 계속 등장한다.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장면도 많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이 소설의 힘이다. 인간이 사랑할 때 얼마나 이기적이고 파괴적일 수 있는지 숨기지 않는다.이번 윌북 특별판은 현대적인 번역으로 문장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인물의 감정이 또렷하게 살아 있어 고전이라는 부담이 크지 않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복잡한지, 사랑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얼마나 위험한지 솔직하게 보여주는 소설. 사랑은 책임이 따르지 않으면 폭풍이 될 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는 단순한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이야기다.
“나는 사랑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 모든 연인과, 사랑이 끝나버린 연인들에게도 이 작품을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윌북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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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스님 나의 음식 (백양사 고불매 리커버 양장 에디션)
정관 지음, 후남 셀만 글, 양혜영 옮김, 베로니크 회거 사진 / 윌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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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셰프의 테이블'에 출연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정관스님. 그 삶과 음식 이야기를 담은 <<정관스님 나의 음식>>이 리커버 양장 에디션으로 새롭게 나왔다.
환하게 웃는 스님의 사진을 보니 시골집 할머니가 떠올랐다. 반찬은 몇 가지뿐이지만 윤기 흐르는 밥 한 공기와 함께 내어주시던 소박한 밥상. 화려하지 않아도 자꾸 손이 가던 그 밥맛이 생각났다. 그래서 정관스님의 손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최근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선재 스님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음식에 관심이 생겼다. 제철 식재료로 차린 상은 단출했지만 입안 가득 계절의 향이 퍼졌다. 그런 사찰음식을 깊이 있게 들려주는 책이라 더욱 반가웠다.
사계절을 따라 정리된 음식들을 살펴보며, 내가 늘 쓰던 재료가 얼마나 한정적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우리 땅에서 나는 다양한 식재료 중 극히 일부만 사용해왔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이 책은 단순히 58가지 레시피를 모아놓은 요리책이 아니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묻는 책이다. 사찰음식은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 식단이다. 하지만 정관스님의 음식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자연의 흐름에 맞춰 재료를 고르고, 시간을 들여 손질하며, 향과 맛을 해치지 않을 만큼만 양념을 더한다. 대단한 비법보다는 재료에 집중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이 책에 담긴 음식은 상 한가운데를 장식하는 화려한 요리가 아니다. 표고버섯 조림, 두부구이, 장아찌처럼 익숙한 밥반찬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 소박한 음식이 모여 입맛을 돋운다. 음식이 돋보이기보다 함께 둘러앉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상차림. 그것이 정관스님이 보여주는 밥상이었다.

스위스 사진작가 베로니카 회거가 담아낸 사계절 풍경과 정관스님의 일상이 함께 소개된다. 밭에서 채소를 거두고 장을 담그는 모습 속에서 음식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을 엿볼 수 있었다. 요리법이 궁금해 펼쳤다가 삶의 태도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무엇을 먹는지가 결국 어떻게 살아갈지와 이어져 있음을 차분히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 이 서평은 윌북(@willbooks_pub)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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