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파워 GEO-POWER - 지정학으로 바라보는 글로벌 권력
이성배 외 지음 / 오늘아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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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나라의 힘을 이야기할 때 땅의 크기나 군사력, 석유 같은 자원을 먼저 떠올렸다. 힘이 센 나라가 곧 강한 나라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오파워>>는 그 기준이 이미 바뀌었다고 말한다. 이제는 누가 더 많은 땅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누가 기술을 설계하고 기준을 정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정학’을 아주 쉽게 풀어낸다. 지정학이란 원래 지리적 조건이 국가 전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피는 학문이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 ‘지리’가 반도체 공장이 있는 위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능력,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하는 기술 같은 것으로 확장되었다고 설명한다. 반도체는 전자기기의 두뇌와 같고, 전기는 모든 산업을 움직이는 에너지다. 데이터는 판단의 재료가 된다. 이런 것들을 잘 다루는 나라가 세계에서 두뇌가 되고, 에너지가 되고, 재료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관세 갈등이나 공급망 문제,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도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 안에 있다는 점을 연결해 준다. 마치 인기 게임의 운영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규칙이 달라지듯, 기술의 기준을 정하는 나라가 유리해지는 구조라 이해하면 쉽다. 인공지능은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는 조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한 세계 정세를 겁주듯 설명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신 사건과 사건을 이어 보게 만들고, 뉴스를 읽을 때 한 걸음 더 생각하게 만든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묻게 한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날마다 변하는 세계를 분석하는 눈과 귀를 갖게 한다.

국제 뉴스가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 기술과 산업이 왜 외교와 연결되는지 궁금했던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입문서가 된다. 또한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이라면 인공지능, 자동차, 의료, 에너지 같은 분야가 단순한 직업 선택이 아니라 세계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진로를 선택할 때 도움이 되리라 본다.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되면,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테니 일독을 권한다.


>> 이 서평은 저자 (@b0ng_ill)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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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금 최적화로 매월 남들보다 연금을 3배나 더 받는다
황재수 지음 / 북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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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걱정 없이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지 마라”라는 문장부터 강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지금의 연금 제도가 과연 평범한 사람들에게 충분한지 묻는다. 특히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말, “개인연금은 월 소득의 10% 이상을 납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단호하게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 미친 소리”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기준을 들이대는 방식은 연금의 본질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 책의 핵심은 연금의 목적은 오직 은퇴 후 매달 들어오는 생활비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목돈 마련이나 단기 저축과 섞어 생각하지 말고, 광고 문구에 흔들리지도 말라고 한다. 대신 자신의 조건에 맞게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연금 최적화’를 제시한다. 같은 돈이라도 어디에, 어떤 순서로, 어떤 제도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여러번 강조한다.

책에는 퇴직금과 대출을 더해 창업에 나섰다가 힘겨운 시간을 보낸 은퇴자의 사례도 등장한다. 저자는 그 자금을 무리한 사업이 아니라 연금 구조로 재배치했다면 전혀 다른 노후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사례는 잘못된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현실적으로 느끼게 한다.

1부 3배를 더 받고 싶다면 최적화로 세팅하라, 2부 연금을 뼛속까지 최적화시키면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3부 왜 연금 최적화인가?, 4부 10억의 가치가 있는 연금 최적화, 5부 적은 돈으로 큰돈을 만드는 것이 진짜 연금 최적화로 구성된 이 책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는다. 저자는 정부와 금융회사가 권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입자 중심으로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제도가 바뀌고 새로운 상품이 나와도 기본 원리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읽고 나니 단순한 재테크 책이라기보다,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는 현실 조언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후는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지금의 선택이 모여 만들어진다. 연금을 다시 점검해보고 싶다면, 한 번쯤 진지하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연금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연금 상품 상담을 받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사람, 은퇴 이후가 걱정인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은퇴 준비는 길게 할수록 유리하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북랩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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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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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담장 안, 수많은 아이들이 치료라는 이름 아래 머물던 어린이·청소년 정신병원. 그 한가운데 있는 관사에서 요아힘은 태어나 자랐다. 밤이면 환자들의 울음과 비명이 들리고, 아침이면 소란스러운 풍경을 뒤로한 채 학교로 향한다. 누군가에게는 두렵고 낯선 공간이지만, 소년에게 그곳은 집이다. 그에게 비명과 울음은 그저 익숙한 일상의 소리였다.
이 소설은 요아힘의 특별한 유년을 유쾌하고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막내 요세의 엉뚱한 생각들, 형들과의 신경전, 병원 사람들과 얽힌 사건들은 황당하면서도 사랑스럽다.

소년의 눈에 비친 어른들은 환자든 교사든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흔들리고, 버티며 살아간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기보다, 누구나 조금씩은 불안한 존재임을 보여준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상’과 ‘비정상’을 뒤집어 보여 주기 때문이다. 병원 안 사람들은 저마다 상처와 불안을 안고 있지만 오히려 솔직하다. 반대로 병원 밖 어른들은 멀쩡해 보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요아힘을 혼란스럽게 한다. 전쟁 이야기를 쏟아내는 교장, 무심한 아버지, 지쳐 가는 어머니. 과연 누가 더 이상한 걸까. 작가는 그저 소년의 눈으로 담담하게 보여 줄 뿐이다.

엉뚱발랄한 요아힘의 유년 이야기만으로 소설은 끝나지 않는다. 가족의 균열과 아버지의 외도, 형의 죽음이 이어지며 소년의 세계는 크게 흔들린다. 한때는 절대적이던 부모가 사실은 약하고 흔들리는 한 사람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아프다. 어른이 된다는 건 모든 것을 다 알게 되는 일이 아니라, 이해되지 않는 모습까지 받아들이는 일에 가깝다.

요아힘은 과거를 예쁘게 꾸미지 않는다. 대신 기억을 하나씩 꺼내 바라보며, 자신을 붙잡고 있던 감정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제목처럼, 죽은 이는 날아오르고 남은 사람은 다시 살아가는 거다.
요하임의 정신사납고도 사랑스러운 성장 과정을 보면서, 우리의 기억은 잊히는 순간이 있어도 사라지는 순간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유년은 우리 안에서 계속 살아, 오늘의 나를 아프게도 하지만, 단단하게 성장하는 거름이 된다.

부모를 여전히 원망하거나, 이미 떠난 누군가를 마음속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깊이 닿을 이야기다. 또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흔들리고 있는 어른에게, 기억을 다시 들여다볼 용기가 필요한 어른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 이 서평은 사계절 (@sakyejul)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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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소녀 상상 고래 27
차율이 지음, 도밍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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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바다 속에서 건져 올린 듯한 네 편의 이야기. 꽃이 피는 아이, 스마트폰으로 변신한 외계인, 바다로 들어간 소녀, 마녀가 산다는 저택. 설정만 보면 판타지 소설 같지만, 읽다 보면 이것은 오히려 아이들이 꾸는 꿈에 가깝다. 아이들은 다채로운 꿈을 꾼다. 그 꿈의 한 조각을 책으로 옮기면 <<투명한 소녀>>가 되지 않을까 싶다. 판타지라고 부르기엔 조금 더 기묘해서 더 마음이 향했다.

가장 긴 단편 "내 머리에 꽃이 핀다면"은 공부 부담에 짓눌린 아이들에게 퍼지는 ‘머리꽃 바이러스’ 이야기다.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가 머리 위에 꽃처럼 자라난다는 설정은 낯설지만, 그 안의 감정은 너무 현실적이다. 실제로도 이런 문제로 아이들이 안 좋은 선택을 하는 사건이 많지 않은가. 미래가 설렘이 아니라 압박이 되는 순간, 아이에겐 머리꽃이 핀다.

"지구인 정복 일지"는 스마트폰과 똑같이 생긴 외계인이 인간을 정복한다는 설정이다. 웃음 뒤에 따라오는 현실적인 문제는 심각했다. 실제로 우리 아이들 역시 주말 내내 핸드폰에 잠식당하고 있으므로.

표제작 "투명한 소녀"에서는 환경 오염으로 바다에 잠긴 세상에서 ‘어인’이 된 아이들이 등장한다. 몸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모습은 지금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다. 외형만 가지고 놀리거나 판단하는 아이들 문제로 친구들끼리 심각한 다툼도 있다. 투명해진다는 표현에서 투명인간 취급 당하는 피해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어 속상했다.

"나비 저택"은 아름답지만 쓸쓸한 공간을 배경으로, 불행을 피해 다른 세계를 꿈꾸는 아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회피하는 것이 방어기제라고는 하나, 그렇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우는 이야기. 문제를 바꾸는 힘은 결국 인물들의 선택에서 나온다.

청소년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서 읽는 내내 우리 아이들이 겹쳐 보였다. 휴대폰에 빠진 아이들, 공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아이들, 차별과 불안을 견디며 힘들어 하는 아이들. 지금 우리 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 금세 이야기 속에서 홀로 심각했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겪는 힘든 일을 다룬다. 그렇다고 끝없이 어둡지도 않다. 상상 한 스푼이 숨 쉴 틈을 마련한다.
모든 결말이 통쾌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진짜 같다. 읽고 나면 묵직한 생각이 남는 단편소설들. 아이들의 오늘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지,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권하고 싶다. 아이가 요즘 왜 예민한지, 왜 말수가 줄었는지, 왜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지 답답했던 적이 있다면 이 이야기가 하나의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니, 일독을 권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고래가숨쉬는도서관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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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디언스 웰레스트는 죽지 않아
니콜라스 볼링 지음, 조경실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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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할아버지는 이제 내 무덤을 파도 좋다고 허락하셨다.’
이 첫 문장 하나로 독자의 호기심을 사로잡는 소설. 시작부터 낯설고도 매혹적이다.

<<오비디언스 웰레스트는 죽지 않아>>는 19세기 초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전기가 막 발견되고, 과학과 미신이 뒤섞여 있던 시대. 사람들은 새로운 실험을 보며 그것이 과학인지, 마법인지 쉽게 구분하지 못하던 시대다. 이 시대적 배경을 알고 소설을 읽으면, 장면을 상상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주인공은 묘지를 관리하는 열다섯 살 소년 네드와 몰락한 귀족 가문의 딸 비드다. 네드는 낮은 신분에 죽음을 가까이하는 직업 탓에 사람들로부터 멀어져 있다. 외롭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함이 있다. 비드는 겉으로는 귀족이지만, 집안은 기울었고 아버지의 집착과 가문의 과거까지 짊어진 채 살아간다. 세상과 단절된 채 몰래 과학을 공부하는 당돌한 소녀로 그려진다.

이야기는 두 사람의 시선을 번갈아 보여 준다. 시신이 사라지는 기이한 사건을 함께 추적하며, 둘은 서로의 외로움을 조금씩 덜어낸다. 이름이 없는 무덤, 쇠창살로 덮인 특이한 묘, 묘비조차 없는 자리까지. 묘지 곳곳에 숨겨진 단서는 두 아이를 더 깊은 비밀로 이끈다.
동물과 대화하는 듯한 네드, 무언가를 알고 있으면서도 끝내 다 말하지 않는 할아버지, 금속으로 만든 코를 단 피니어스가 등장하는 세계관도 인상적이다.
그로테스크한 고딕 호러를 좋아하는 독자나 소설 <프랑켄슈타인>과 미국드라마 <웬즈데이>를 즐겨 본 독자라면, 이 책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인간은 어디까지 손을 뻗을 수 있는지, 생명을 다룬다는 것은 무엇인지 물으며 네드와 비드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고딕 소설 특유의 어둡고 기묘한 분위기를 지녔지만, 문장은 어렵지 않고 사건 전개도 복잡하지 않다. 음산함 속에서도 소년소녀의 교감은 또 다른 감정선을 즐기는 포인트가 된다.
청소년 독자부터 고딕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까지 폭넓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죽음을 상징하는 묘지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삶의 의미를 되묻는 주제를 담고 있어, 곰곰이 생각할 부분들이 많았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고래가숨쉬는도서관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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