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재판의 변호인
기미노 아라타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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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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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사람들이 마녀가 진짜 있다고 믿던 16세기, 신성로마제국을 배경으로 한다.
요즘은 유령 봤다고 말하면 반신반의 하지만, 그때는 다르다. "저 여자 마녀래."라는 근거없는 소문에, 한 사람은 마녀가 된다. 누가 시작한 말인지도 모를 그 말에 한 사람의 운명은 바람 앞에 촛불 같은 신세가 되고 만다.

한 마을에서 어린 소녀 앤이 마녀로 몰린다. 마을 사람들은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려 버린 상태다. 사실 확인보다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 믿어버리는 상황이었다.
주인공 로젠은 다르게 생각한다. 마녀라는 전제 자체를 의심한다. 과학 수사도, 확실한 증거도 없는 시대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였다. 말과 논리로 싸우는 것.
사람들의 증언 속 모순을 찾고, 편견이 만든 틈을 파고든다. “이 말은 앞뒤가 안 맞아요.” “이건 착각일 수도 있어요.” 이렇게 차근차근 정보를 쌓아올린다.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 속에서 독자도 함께 추리하는 기분을 느끼며, 사건 속으로 빠져든다.

이야기의 매력은 단순히 법정 공방에만 있지 않다. 마녀를 믿는 사람들의 공포, 집단이 만들어내는 광기, 그리고 그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들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왜 사람들은 마녀를 그렇게 믿었을까? 무서워서다. 그래서 한 사람이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이 소설에선 앤의 엄마가 그랬고, 앤도 그런 처지에 놓였을 뿐. 그녀가 누구든 상관없었던 시대다.
누가 악인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단정하기 어려운 장면들. 이야기는 미스터리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훔쳐보게 만든다.

“사람은 무엇을 근거로 진실이라 믿는가?”
시대가 달라졌을 뿐, 편견이 누군가를 몰아붙이는 구조는 지금도 낯설지 않다. 소문 하나로 왕따가 되고, 다같이 괴롭히는 사건들이 오늘날에도 일어나지 않던가. 그래서 중세의 다른 나라 이야기인데도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서서히 결말을 향해 가다, 말도 안된다고 입을 틀어 막게 되는 소설. 다시 앞으로 넘어가 읽었던 부분을 확인하게 되는 반전이 기다린다.
논리와 믿음, 진실과 확신 사이에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 존재인지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탄탄한 추리와 빠른 전개, 그리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법정 미스터리를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은 이야기로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톰캣(@tomcat_book)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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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수업 - ‘먹는 건강’에서 ‘아는 건강’으로, 일생에 한 번은 면역을 공부하라
존 트라우즈데일 지음, 김주희 옮김, 이경미 감수 / 판미동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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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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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몸을 지켜 주는 ‘면역’ 이야기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면역은 몸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경비대 같은 존재다. 나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싸워서 우리를 지켜 준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면역력이 강해야 안 아프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면역은 단순히 싸우기만 하는 군인이 아니라, 몸 전체를 관리하는 팀장 같은 역할도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몸이 다쳤을 때 회복을 돕고, 장이나 피부, 뇌와도 계속 소통하면서 몸의 균형을 맞춘다. 마치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공부뿐 아니라 친구 관계, 생활 태도까지 함께 살피는 것과 비슷하다.

또 재미있는 점은, 서로 전혀 달라 보이는 병들이 사실 면역과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감기, 알레르기, 비만, 우울감 같은 것들이 모두 면역과 관련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면역력이 강하냐 약하냐”보다 "균형이 맞느냐”에 있다.
예를 들어 면역이 너무 약하면 감기에 잘 걸리고, 반대로 너무 예민하면 꽃가루에도 과하게 반응해 알레르기가 생긴다. 줄다리기를 할 때 한쪽으로 너무 기울면 넘어지는 것처럼, 면역도 균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책은 면역이 특별한 의학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하는 행동과 이어져 있다고 알려 준다. 무엇을 먹는지, 얼마나 자는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같은 작은 습관들이 면역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게임 캐릭터를 키울 때 경험치가 쌓이듯, 생활 습관이 쌓여 몸의 상태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그동안 내 몸 상태가 점점 나빠졌던 건 경험치 쌓는데 소홀했던 나의 생활 습관 때문이었다.

두꺼운 책이지만 설명이 어렵지 않은 이유는 비유가 많기 때문이다. 군대, 컴퓨터 바이러스 같은 익숙한 이야기로 면역을 설명하고, 전문용어 대신 최대한 풀어서 설명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면역 수업>>은 “면역이 중요하다”는 말을 그냥 듣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왜 중요한지 제대로 이해하게 도와준다. 몸을 더 잘 알고 싶거나 건강을 쉽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 이 서평은 판미동(@pan.min_books)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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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세계의 농담 - 삶의 모퉁이를 돌 때 내게 다가와주는 고전들
이다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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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을 읽지 않았을 때, 고전과 관련된 책일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펼쳐보니 이 책은 ‘왜 우리는 결국 고전을 다시 찾게 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이었다.
고전을 요약하거나 어렵게 해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는 언제 고전을 꺼내게 되는지 저자의 경험을 통해 되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대신, 우리가 고전을 찾게 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삶이 힘들 때, 답을 몰라 혼란스러울 때, 미래가 불투명해 불안할 때,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고 싶을 때, 그때가 고전을 만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마치 할머니에게 듣는 옛날 이야기처럼, 수백 년 전 사람들이 이미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했다는 사실은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답을 찾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문학 작품뿐 아니라 에세이, 만화, 자기계발서까지 폭넓은 장르에서 고전을 소개한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보다는 저자가 여러 번 꺼내 읽고 싶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담았다.
또한 작품을 소개하며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는 팁도 함께 건넨다. 음악이나 영화, 산책처럼 ‘함께하면 좋은 것들’을 덧붙여 고전을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온다.

고전 읽기가 막막한 사람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도 담겨 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가볍게 읽고 넘기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와닿았다. 나 역시 고전을 읽다가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을 때는 과감히 덮어두는 편이다. 그리고 몇 년 뒤 다시 펼친다. 고전의 가치는 시간이 조금 지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을 때, 전혀 읽히지 않던 문장이 또렷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온다. 책은 그대로인데 읽는 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때의 독서는 감동이 되기도 하고,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미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경험도 비슷하다. 같은 책인데도 전혀 다른 책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예전에는 스쳐 지나갔던 문장이 오래 남고, 그때는 몰랐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니까.

이 책은 고전을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고전이 어렵긴 하지만 도전해 볼 만하다고 넌지시 건네는 친구 같은 책이다.
“그래? 한 번 읽어볼까?”
“그 책이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아, 너무 어렵던데, 네가 말한 부분만 읽어 볼까?”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꽂아둔 고전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게 만든다.

부담 없이 다음 독서를 이어가고 싶은 사람, 고전을 어렵게 느껴 시작을 미뤄 온 사람에게 특히 추천한다. 오래된 이야기가 왜 지금도 우리 곁에 남아 있는지, 그 이유를 부드럽게 알려주며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용기를 건네기 때문이다.



>> 이 서평은 오리지널스(@originals_book)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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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의 귀환 - 은에 대한 모든 것
황석현 지음 / 메타노이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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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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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처럼 큰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10년 후 비트코인이 보여 줄 10배 수익과 비슷한 기대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이 있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위험이 거의 ‘0’에 수렴한다면?”
책의 서문에서 발견한 이 문장이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우리는 돈이라고 하면 지폐나 카드, 통장 속 숫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진짜 돈이라기보다 사회적인 약속에 가깝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인정된 쿠폰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지금은 모두가 좋아하던 그 쿠폰도 사람들이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그냥 종이 조각이 되고 만다. 저자는 지금의 돈이 가진 가치도 그와 비슷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현금보다 카드를 더 많이 사용하고, 적금보다는 주식으로 자산을 늘리려 한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흐름까지 보면, 그 시대 사람들이 돈의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 많은 경제적 가치 가운데 저자는 ‘백은’의 상승 가능성에 주목한다.
은은 옛날부터 사람들이 진짜 돈처럼 사용했던 금속이다. 오래전에는 은으로 동전을 만들어 물건을 사고팔았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녹슬지도 않으며, 누구나 가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돈은 계속 만들어지고 물가는 오르는 요즘, 돈의 힘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다시 가치가 오래 유지되는 것을 찾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은의 귀환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저자는 은이 일상에 가까운 금속이면서도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크게 본다. 비트코인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자산과 비교하며, 은은 직접 만질 수 있는 실물 자산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그래서 불안한 시대일수록 눈으로 보고 손에 쥘 수 있는 자산에 사람들이 더 마음을 두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투자 방법을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가 믿어 온 화폐 시스템을 한 발 떨어져 바라보게 하고, ‘가치를 유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믿는 돈은 과연 안전할까?”

저자는 백은의 귀환을 예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돈이란 무엇인지, 왜 가치가 생기는지, 앞으로 어떤 돈이 살아남을지를 차분히 보여준다.
금이나 은 같은 실물 자산 투자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실물 자산의 가치가 왜 꾸준히 이야기되는지 이해하게 되면, 투자 기간 동안 덜 흔들리고 불안도 줄어들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 이 서평은 뱅만부(@100manbu)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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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유해성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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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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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탐정은 경찰보다 더 뛰어난 존재로 인식된다. 소설이나 영화 속 인물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들의 활약은 늘 도파민을 터트렸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속 포와로와 미스 마플,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물론 <<#명탐정의유해성>>과는 관련없는 탐정들이지만, 필자의 마음을 뜨겁게 했던 그때 그 시절 탐정들이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 속 명탐정이 시대의 뒤편으로 밀려난 모습은 더 씁쓸하게 다가온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간 찻집을 운영하는 나루미야 유구레와 한때 ‘명탐정 사천왕’이라 불리던 고코타이 가제가 있다. ‘명탐정의 유해성’이라는 영상이 퍼지며 과거의 결론이 흔들리고, 두 사람은 옛 사건의 현장을 다시 찾는다. 범인이 아니라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때 해결이라 믿었던 순간들이, 시간이 흐른 뒤 전혀 다른 얼굴로 돌아오는 현실이 착잡하고 한편으로는 두렵다.

읽다 보니 실제 사건도 떠올랐다. 과학 수사가 부족하던 시절, 정황만으로 범인이 되어버린 사람들 말이다. 물론 이 소설의 사건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닐 수도 있다’는 설정이 완전히 허무맹랑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실과 닮아 있다는 점이 소설에 더 빠져들게 했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흐른다. 젊은 시절의 번뜩임을 보면서도, 그들이 놓친 것은 없었는지 자연스럽게 함께 추적하게 된다. 물론 내가 무언가를 발견할 가능성은 전무하지만 말이다. 가끔 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에이, 너무 억지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또 아무도 몰랐던 걸 혼자 다 알아내는 설정에 어색함을 느낀 적도 있었기에, 더 유심히 따라가게 된다.
이 소설은 독자들의 그런 생각에 정면으로 부딪힌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명쾌한 추리’를 소설가가 직접 다시 건드린다는 점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예전에 당연하다고 믿었던 기준들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땐 왜 그렇게 생각했지?”라고 돌아보게 된다.
틀릴 수도 있었던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누구에게나 큰 고민일 것이다.
소설은 실수였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부끄러워하며 외면할지, 아니면 그것을 인정하고 조금 더 나아갈지를 묻는다.
유쾌하고 다정한 스토리 전개,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히는 작품이라 새로운 미스터리 소설을 찾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내친구의서재(@mytomobook)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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