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이어지는 하루들처럼 어느날 죽음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처럼 다가오는 거라고 말씀하시는 작가님.그런 느낌으로 읽게되는 책이었어요.특별하게 받아들일 일도 아니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일인듯, 일상 속에 생겨나는 한 사건처럼.📑p14 사람은 시도 때도 없이 죽었다. 꽃이 피는 밤에도 죽었고 꽃이 지는 밤에도 죽었다. 달이 뜬 밤에도 죽었고 달이 뜨지 않은 밤에도 죽었다. 그래서 아무 때고 장례식장에 불려 나갔다.재호는 일터에 갈 때 오렌지를 하나 챙겨가요. 그리고는 늘상 하던 일처럼 땅콩을 접시에 담고 편육을 한점씩 모아 늘려담고 손님들이 휩쓸고간 곳을 정리하지요.검은색 가득한 곳, 일터는 장례식장이었어요.샛노란 오렌지 하나를 챙긴 재호.그 오렌지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드는 마리는 숨어앉아 한 알씩 오물오물 먹어요.일하다 간식타임 갖는 다른 사람들처럼.📑p36"난 알바를 해서 모은 돈으로 올겨울 하와이에 갈 거야. 이제 백만원만 더 모으면 돼.(중략)장례식장 건물에서 202호 상주가 나오더니 벚나무 아래로가 담배를 피웠다.영원히 남 일일 것만 같은 죽음이란 감정이 요즘 제 머리 속을 휘젓고 있어서 읽는 내내 신경이 곤두서고 가슴이 찌릿했어요.엊그제 통화한 엄마는 이제 막 칠순을 넘으셨지요. 함께 일하던 50대 중반인 막내 아주머니께서 머리 아프다고 병원갔는데 수술하고는 못일어났다고 말씀하시면서 침울해 하셨어요.그렇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는 죽음은 잠시 잠깐 헤어지는거라고 말씀하시는 작가님.엄마의 말과 책으로 인해 또 다시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이네요. 어쩔 수 없이 숙연해지고 맙니다. 🥲#우리의밤이시작되는곳#고요한지음#나무옆의자#봄꽃이 피는 장례식장#서울의밤은맥도널드다.#오토바이타고그길따라가고싶다.#여기가부산이라아쉬운오늘.#한밤중에서울은고요했다.
최고 연봉 556만 엔을 받던 우치다 쇼지님.50세가 되던 해에 택시 회사에 입사해 택시기사가 되었다. "죄송합니다만," "...죄송합니다." 를 입에 달고 살길 15년차인 65세 때 그는 184만엔의 연봉으로 퇴직하셨다.이미 서점에는 여러 권의 택시기사님들의 실정이나 택시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한 책들이 듬직하게 꽂혀있었다.그 속에서 우치다 쇼지 작가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이 책을 쓰셨다고 한다.이 책은 한 편당 내용이 엄청 짧아요. 읽다보면 느끼실테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에세이집하고는 달리 호흡이 짧아 금세 읽혀요.모월 모일이라고 제목마다 적혀있고 소제목을 일일이 달아놓았는데 작가님이 현직에서 경험하고 느꼈고 생각했던 일들을 일기처럼 써내려간 책이라고 보시면 돼요.^^모월모일 ㅡ 나의 택시회사선택기모월모일 ㅡ 여기서 딱 기다려! 도망칠 생각 마모월모일 ㅡ 주정뱅이의 절규모월모일 ㅡ 10시간 기다려서 10분간 한 일모월모일 ㅡ 최악의 손님, 수상한 손님모월모일 ㅡ 12월 금요일의 기적p36내 사연을 대략 말하자 손님은 이렇게 말하며 동정해주었다."기사님 괜한 걸 물어서 죄송해요. 버거울지 몰라도 앞으로도 힘내세요."p70"오테마치에서 태운 여성 승객한테서 감사 전화가 왔어요. '우치다씨에게 친절하게 응대해줘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전해달래요. 일부러 전화까지 주시는 분은 잘 없는데 잘하셨나 보네요."p78어떤 때는 "오늘도 열심히 혼나고 오셔!"라고 웃으면서 배웅해준다.p82그는 다른 회사의 택시기사가 되어 있었다. 그는 차에 타고 있었는데 나를 알아차린 것 같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들키지 않도록 차를 이동시켰다.p90 이어서 "너는 어떠니?" 하고 어머니가 물었다. 그 무렵의 나는 새벽에 회사 라커룸에서 넥타이를 맬 때 또다시 긴 하루가 시작되는구나 하고 무거운 한숨을 쉬고 있었다.15년이라는 긴 시간을 꾸밈없이 덤덤하게 써내려간 책.이 책을 출간하셨으니 지금은 작가님이라는 감투가 딱 알맞지만,그 전은 소시민의 한명으로 살아오신 우치다 쇼지님.곳곳에 삶의 애환도 꿋꿋하게 버텨온 시간에 대한 자긍심도 엿볼 수 있었어요.우스개소리로 "나 운전면허증 있으니 택시기사나 해볼까?" 하는 말을 어느 술집에서 스치듯 들은 기억이 나요.그 분께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그런 마음으로 택시기사 못해요!!"하면서요.^^#오늘도혼나고오셔#우치다쇼지지음#김현화옮김#로북#택시운전상 빙글빙글일기#도서협찬#완독그램#서평후기#책리뷰
요즘 자주 듣는 말이 <MBTI>가 어떻게 돼??넌 'E'야? 'I'야?그렇다보니 호기심에 또 해봅니다.아마 한번씩은 그 어려운 질문에 고민하며 선택해 보셨을거예요.애매한 말들로 가득한 질문.'매우 그렇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를 오고 가며 심각하게 말이죠.그런데 어떨 땐 'E'로 나오고 또 어떨 땐 'I'로 나오는 신기한 경험 저만 해봤나요?? :-)내향성이니 외향성이니 직감적이니 계획적이니 미묘하게 달라지는 선택하나로 결과가 달라지니 이거 참 난감하기만 해요^^;;;;[운 BTI] 이 책은 수천 년에 걸쳐 동양인의 운명을 해석한 사주 명리학을 기본으로 했어요.태어난 생년월일에 태어난 시까지 포함한 사주에음양오행을 적용해서 우리의 성격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놨어요.다만, 이 책을 보기 전에 인터넷에서 자신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해서 사주팔자라는 표를 미리 준비해주셔야 해요.그 표를 가지고 1단계, 2단계, 3단계를 거쳐 자신의 성격을 알아볼 수 있어요.제 것부터 해봤어요. ㅎㅎㅎ궁금하잖아요. 다 믿는건 아니지만 뭐랄까 참고해보는거지요.장점이 뭔지 고쳐야할 건 뭔지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해보는거지요. 그리고 나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사람을 한번 해봐야겠어요.그러면 같이 살면서 힘들때 마음도 다스려질까요??^^;;나를 알고 상대를 이해해보자는 작가님. 그런 마음으로 써내신 책이니 참고해보셔도 좋겠지요?^^#운BTI#박성준지음#역술가#풍수건축가#소미미디어#도서협찬#서평후기#완독그램
왠지 제주도 돌담 어디쯤 걸터 앉아 소금끼 머금은 바람맞으며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예요.😊😊하쿠다 사진관.처음 듣고는 무슨 말일까 너무 궁금했거든요.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도 무슨 뜻인지 물어봐요.그러면 웃으면 매번 설명해주는 석영씨.✍️p41"하쿠다는 제주방언이예요. 뭔가를 하겠다, 할 것이다, 그런 뜻이죠. 영어로 표현하면 will do."'하겠다 사진관?'(중략)"어떤 사진이든 열심히 찍겠습니다. 뭐, 그런 각오라고 이해해줘요."그런 석영씨에게 찾아든 제비씨. 집도 절도 없이 무작정 떠난 제주도 한달살기. 마지막날 바닷물에 홀딱 젖은 채로 우연히 보게된 절벽 끝에 그녀의 인생길이 열려있었지요.✍️p18(중략) 멀지 않은 곳에 깍아지른 벼랑이 보였다. 그 위에 이충집처럼 생긴 하얀색 건물이 눈에 띄었다. 너무나 반가워, 제비는 활짝 웃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사진관 사장으로 갈 곳없는 직원으로 만나게 되고 사연들이 시작되지요.362일 누구의 엄마로,사장님으로만 살던 라이더 여고동창생들의 3일 자유 여행.서로가 끝장내자고 벼르고 온 예랑이와 예신의 이야기.틈틈히 마을 사람들과 외지인의 미묘한 거리를 나타내는 사건들.우연히 찾아온 손님들로 인해 마음 아픈 제비의 숨겨진 사연.꿈이라고 삶의 목표라고 믿고 행동하는 당찬 지질학자의 모습들.혜용이네 가족의 제주 여행을 함께하는 모습들.대왕물꾸럭마을의 축제로 하나되는 마을 사람들과 외지인의 모습까지.저는 그 자유롭게 떠나온 여행객의 마음으로 읽게 됐어요. 그렇게 함께 어울려 오토바이를 타고 해안사구를 걷고 주상절리 절벽에 서서 밤하늘을 바라보았지요. 월라봉에 올라 눈꽃 가득한 풍경도 눈에 담고 유나네 빵집에서 문어빵도 맛보았어요.✍️p91우두머리의 서두를 듣고 여고 동창들은 후렴구를 따라 불렀다. 손등으로 슬쩍 눈가를 훔치고 정미도 노래를 힘껏 불렀다."불어라 바라아, 거친 파도처럼! 내 두려움 사라지도록! 시련을 이기면 밝은 날이 오겠지. 저태양은 떠오를테니."🥲🥲✍️p328"그런 달도 보이게 해줘. 사진 속에 말야. 여기는 월라봉이니까." (중략)"이제 누르면 돼."효재가 혜용을 사진기 앞에 세웠다. 혜용은 셔터를 찰칵 눌렀다. 가슴이 두근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혜용은 자기가 원하는 만큼만 감각되도록 세상을 조정했다.😭😭그렇게 여행하듯,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사람사는 이야기 나누듯읽어지는 책이었어요.곳곳에서 제 눈물샘 자극 포인트들이 가득해서 읽다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목구멍이 울컥했어요.요즘같이 비대면 인연들 속에서 사람사는 냄새가 그리워 찾게 되는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서 웃고 울고 즐거웠어요🤗🤗🤗#히쿠다사진관#허태연지음#다산북스#대왕물꾸럭마을#해안사구#주상절리절벽#유나네브레드#월라봉(달이떠오르는봉우리)#완독그램
혹시 '사신'을 아시나요???드라마 도깨비의 이동욱 역할이 그랬고,💗드라마 내일의 이수혁 역할이 사신이었지요.💗세상에 이렇게 멋진 사신이 이 책에 또 있네요.🤭붉은 눈빛의 사신과 검은고양이 찰스는 죽은 사람의 혼을 명부에 보내는 일을 하지요.1부는 고독사 에피소드2부는 학교폭력 에피소드3부는 붉은 눈빛의 사신과 검은고양이 찰스가 파트너가 된 과거이야기.4부는 혼을 잡아먹는 악마.5부는 사신의 사랑과 속죄.그 틈 속에 찰스의 작은 에피소드가 두 편있어요.저는 판타지 이야기가 참 좋아요. 상상력 부족한 저에게 하늘 나라도 별나라도 우주의 어느 곳까지 데려다 주니까요.여기 이 책 속에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영혼을 상상하게 해요.자신이 지은 죄조차 잊고 무의 상태에서죽은 사람의 영혼을 명부로 인도하는 일로 속죄하다보면많은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지요. 그 사랑이 시작되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악연은 시작되고 말지요.🥲p27 그가 그런 말과 함께 아내에게 웃어 보인 것이 십여 년 전 어느 날의 일이었다. 나는 쇼헤이의 인생을 전부 지켜본 뒤에 눈물을 흘렸다.p58 "그래도 고백하는 게 낫지 않을까?""네?""아무 말도 하지 않고 후회를 남기는 것보다는 나아. 난 자네가 진정 원하는 걸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네."p103 혼이 없어 삶의 기쁨을 기억할 수 없는 우리이와 혼을 가졌으면서도 생의 기쁜을 느끼지 못했던 그녀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슬픈 생물인 걸까.p136 "이봐 엘리. 내가 자네를 고용한 이유가 자네의 눈동자에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자네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p155 잘못 볼 리가 없다. 그건 내가 사랑해버린 사람의 이름이었다.p260 우산 위에서 튀어 오르는 그 소리를 들으며 "그랬군" 하고 중얼거렸다. "이 소리. 생명이 튀어 오르는 소리와 비슷해."p363 "자네 차례야.""자네가 그녀의 임종을 지켜. 한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사신이 나오고 악령이 나오고 어찌보면 익숙한 설정들이지요. 그러나, 그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의 영혼을 사신이 온몸으로 받아드려 가장 빛나는 한 순간을 자신의 몫으로 챙기는 것과 사신의 몸으로 인간을 사랑하게 되면서 과거의 인연들과의 악연도 풀어가는 설정들이 참신했어요.출연하는 등장인물들 간의 과거, 현재, 미래에 이어지는 관계들까지도요.그런 포인트들이 제 8회 인터넷 소설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할 수 있게 한건 아닐까 싶어요.판타지같은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읽었어요. ☺️☺️#가장아름다운기억을너에게보낼게#하세가와카오리#서사원#소설추천#일본소설#책추천#북스타그램#책스타그램#완독후기#내영혼의빛깔은무슨색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