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 제1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고요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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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이어지는 하루들처럼
어느날 죽음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처럼 다가오는 거라고 말씀하시는 작가님.
그런 느낌으로 읽게되는 책이었어요.
특별하게 받아들일 일도 아니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일인듯, 일상 속에 생겨나는 한 사건처럼.

📑p14
사람은 시도 때도 없이 죽었다. 꽃이 피는 밤에도 죽었고 꽃이 지는 밤에도 죽었다. 달이 뜬 밤에도 죽었고 달이 뜨지 않은 밤에도 죽었다. 그래서 아무 때고 장례식장에 불려 나갔다.



재호는 일터에 갈 때 오렌지를 하나 챙겨가요.
그리고는 늘상 하던 일처럼 땅콩을 접시에 담고 편육을 한점씩 모아 늘려담고 손님들이 휩쓸고간 곳을 정리하지요.
검은색 가득한 곳, 일터는 장례식장이었어요.
샛노란 오렌지 하나를 챙긴 재호.
그 오렌지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드는 마리는 숨어앉아 한 알씩 오물오물 먹어요.
일하다 간식타임 갖는 다른 사람들처럼.

📑p36
"난 알바를 해서 모은 돈으로 올겨울 하와이에 갈 거야. 이제 백만원만 더 모으면 돼.
(중략)
장례식장 건물에서 202호 상주가 나오더니 벚나무 아래로가 담배를 피웠다.



영원히 남 일일 것만 같은 죽음이란 감정이 요즘 제 머리 속을 휘젓고 있어서 읽는 내내 신경이 곤두서고 가슴이 찌릿했어요.
엊그제 통화한 엄마는 이제 막 칠순을 넘으셨지요. 함께 일하던 50대 중반인 막내 아주머니께서 머리 아프다고 병원갔는데 수술하고는 못일어났다고 말씀하시면서 침울해 하셨어요.
그렇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는 죽음은 잠시 잠깐 헤어지는거라고 말씀하시는 작가님.
엄마의 말과 책으로 인해 또 다시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이네요.

어쩔 수 없이 숙연해지고 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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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밤은맥도널드다.
#오토바이타고그길따라가고싶다.
#여기가부산이라아쉬운오늘.
#한밤중에서울은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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