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부 - 소금이 빚어낸 시대의 사랑, 제2회 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작
박이선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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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사까지의 우리 나라 모습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 모릿등에 위치한 염길의 본가는 자염을 만드는 일을 한다. 바닷물을 끓여서 만든 소금은 그 맛이 순하고 감칠맛이 있지만 그 과정이 힘들고 고된 것에 비해 수확량이 적었다. 대량 생산되는 천일염에 비하면 비쌀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겨우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는 집에 입 하나 줄고 용돈벌이가 된다면 내지인(일본인)의 가정교사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염길은 마사토의 가정교사가 되었고 인생의 여인 아케미를 만나게 된다.
얼마지나지않아 고창보고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게 되면서 둘의 인연은 그렇게 멈추는 듯 했지만 졸업 후 국민학교 선생님이 된 염길과 음악선생님이 된 아케미는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이제 함께 할 날들만 남았다고 생각하던 그 때 광복이 이뤄졌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방의 순간이지만 아케미는 본국으로 돌아가야하는 숙명에 놓이고 말았다.
그렇게 길고 긴 이별을 앞 둔 두 사람의 운명은.....

📌p37
염길은 료스케의 말을 듣고 평소 온화하게 대해주던 가족들이 실은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240
징병제 실시는 조용했던 고창 읍내를 술렁거리게 만들었다.(...)필석도 전쟁터로 가서 개죽음을 당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에,(...)
"차라리 몸을 피해버리는 것이 상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진께요."
📌p277
도대체 누가, 왜 댕기 머리 흔들며 이곳 모릿등에서 게를 잡고 소금 가마를 지키며 살아온 숙영을 전쟁터로 끌고 갔단 말인가.
📌p316
어떤 사람이 쏜살같이 달려가며 두 손을 번쩍 들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일본이 항복했다. 대한독립 만세!"

🌱
이 소설은 '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작이다.
고창의 역사, 자연, 지리, 인물, 문학 등의 소재와 배경으로 한 작품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 공모전이다.

소설 속 지명이나 자연 설명들은 일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었고, 사건들은 고창의 근현대사를 아울러놨다고 해도 무방하다.
얼마나 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답사를 하셨을지 감히 상상도 못할 것 같다.

일제강점기를 시작으로 일본의 패망 무렵 사회주의세력의 활동들, 징병을 피해 도망친 학생들의 활동, 해방 후 살아남으려는 일본인들의 모습 등 다양하고 사실적인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다.
염길과 아케미의 사랑이야기, 소금을 만들며 사는 염길 아버지 인생, 염길과 같은 나이대의 청년들의 진로 고민, 그 시절의 학교 모습들도 교과서에서 보던 것들 이외의 모습들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역사적 사실들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풀어낸 염부는 결국,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들이 모여 그 긴 시간의 역사가 이루어진 것이었다.
"빼앗긴 땅 위에서 멈추지 않고 뜨겁게 끓여낸 소금,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결정체가 된다."
처럼 모두의 마음에 남은 흔적은 고스란히 역사가 되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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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경계에서
미카이아 존슨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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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 우주를 횡단할 수 있는 세계. 소재만으로도 이미 두근거렸다. 읽고 난 후 이 소설을 쓴 작가님 팬이 되고 말았다.

✅️ 0호 지구에선 다중 우주 속의 다른 지구로 여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른 지구로 가는 길은 늘 은야메의 은총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지가 뒤틀리고 팔다리가 뽑히는 고통을 겪다가 죽게 되니까 말이다. 과학자들은 다른 세계로 갈 때 느껴지는 압력이라고 하지만 다중 우주를 여행하는 횡단자들은 알고 있다. 은야메의 손길로 무사히 건너갈 수 있음을. 만약 도착하자마자 극심한 고통과 함께 죽음이 눈 앞에 왔다면 은야메에게 선택받지 못한 사람이었다는걸.
그렇게 목숨걸고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것을 여행이라 할 수 없는 이유다.
횡단자. 사람들은 그들을 그렇게 말한다.
카라는 애시타운 출신이다. 살아남기 위해 뺏고 빼앗는 곳. 죽음이 난무해서 버티고 살아남아야 하는 곳이었다.
앨드리지 연구소가 있는 와일리시티는 반대로 태양같은 곳이다. 사과를 먹을 수 있고 하얀 피부에 하얀 옷을 입는 곳.
0호 지구는 계급사회였기에 애시타운 사람이 와일리시티에 오려면 허락도 필요했다.
그런 곳에 카라가 뽑혀온 것이다.
카라는 애시타운을 벗어나 와일리시티에 머물수만 있다면 횡단자로 생활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끈질긴 목숨으로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했다.
횡단자로 활동하기 위한 단 하나 조건. 횡단하려는 지구에 자신과 똑같은 도플갱어가 있으면 안된다. 그 곳의 내가 죽은 것을 확인해야만 그 곳으로 횡단해서 정보들을 수집해 올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첫 횡단지로 22호가 선택되었고 그 곳에서 카라는.......

📌p48
다음 차례의 불꽃이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터지며 하늘을 수놓을 때 내 진실을 말해 버린다.
"나는 카라멘타가 아니야. 카라멘타는 죽었어."
📌p70
또 어느 날은 내가 누워 자는 침대의 주인인 여자처럼, 자신의 것이 아닌 세계에서 헐벗은 채로 흙바닥에 엎어진 채 피를 흘린다.
대개 운명은 우악스럽게 돌변한다.
📌p105
횡단자들의 시체가 소환되었을 때(..)
과학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군. 역회전을 예상했어야 했는데.
종교인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도가 충분치 않았어. 산 제물을 예상했어야 했는데.
📌p109
횡단자의 죽음을 제 것이 아닌 세계로 무단 침입한 벌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일종의 시험이라고 확신한다. 그 세계 사람들처럼 머물 자격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시험 말이다.
📌p115
카라멘타, 카라멘타, 카라멘타.
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다. 그러나 나이기도 하다. 아니, 나는 누구도 아니다.

✅️ 이 소설이 첫 작품이라는 소개글을 읽고 차기작이 기대됐다. 워낙에 다중 우주 관련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상상만 했던 내 모습이 우주 어딘가에 다른 존재로 살고 있다는 상상은 늘 SF소설을 찾게 되는 이유가 됐다.

이 소설에서는 같은 현상을 보는 두가지의 눈을 이야기 한다. 과학자의 눈과 종교인의 눈으로!!!
뒤틀린 시체를 보고도 다른 눈으로 해석하는 관점들도 재밌게 읽은 부분이다.

창녀 엄마 밑에서 살다 죽은 카라도 있고 죽기 싫어 찾아간 권력자 닉닉에게 농락당하다 맞아 죽는 카라도 있다.
225호 지구에선 와일리시티 100층 건물에서 부족함 없이 사는 카라가 있다.
다양한 지구 모습을 보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다.
계급들마다 가능한 행동양식도 존재했다.
그런 모든 것들이 이야기를 좀 더 극적으로 이끌어가는 조건들이 된다는 것을 후반부로 갈수록 알게 되었다.
화려하게 꾸미지도 않고 무심하게 툭툭 내뱉듯 적힌 글들이 오히려 더 긴장감을 더했다.
빠른 전개로 궁금증이 더해가는 이야기들까지.
세상마다 해결하게 되는 사건들. 끊임없이 연결되는 인연들...
크!!! 페이지터너로서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SF적 요소는 다중 우주를 횡단할 수 있는 부분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그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건 해결에 대한 이야기다 대부분이었다.
과학적인 설명이 난무하는 다른 SF소설하고는 다른 점이다.

죽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삶을 붙잡고 쟁취한 카라.
카라멘타, 카라리, 멜라인...무엇으로 불리든 그녀는 그녀였다.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삶을 살고 있어도 그녀의 존재 이유는 한가지였다. 살아남기.
살아남은 카라의 이야기에 흥분했더랬다.

#세상의경계에서 #미카이아존슨 #이정아옮김 #황금가지 #SF소설 #소설추천#서평후기#도서협찬 #완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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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복순이
김란 지음 / 소미아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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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일어난 실화!!
돌고래 복순이의 실종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 복순이는 주둥이가 삐뚤게 난 돌고래예요.
하지만 친구들은 복순이의 그런 모습을 놀리지 않아요.
어느 날 친구들과 제주 앞바다에서 놀고 있다가 고등어 떼를 만났어요. 너무 너무 좋아하는 고등어라서 어른들의 말씀을 잊고 말았어요.
"고기잡이배를 조심하거라!!"
고등어 떼 근처로 다가가자마자 몸이 붕 떠올랐어요.
사람들에게 붙잡히고만 복순이와 친구들.
그렇게 제주 앞바다에서 돌고래들이 실종되고 말았어요.

🌊 "와!! 돌고래다!! 돈 벌었다! 빨리 동물원에 연락해!!"
🌊"여기가....어디지....?"
복순이는 어두컴컴하고 좁은 수족관에서 눈을 떴어요. 마치 감옥 같았지요.
🌊"우리는 바다에서만 높이 뛰어오를 거예요."
🌊그날부터 복순이와 태산이는 겨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좁은 수족관에서 몇 년 동안이나 살았어요.

🐬복순이가 실종됐다는 책소개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상상하며 읽었어요.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선명한 색감들로
올해 초등학교 입학한 막내도 집중하며 잘 읽었어요.
그래픽 그림이 아니라 직접 그리고 색칠한 느낌의 그림이라서 아이는 알지 못하는 친구가 그림을 참 잘 그린다며 부러워하며 읽었지요. ☺️☺️

마치 감옥같았던 수족관에 갇힌 복순이와 친구 돌고래를 보면서 안타까워 하고,
돌고래를 잡아서 가둔 어른들을 보며 화를 냈어요.
"풀어주세요!!"
하며 흥분했던 막내였어요.

그러다 '돌고래를 엄마한테 돌려보내 주세요.' 라는 1인 시위하는 장면이 나와요.
포획한 돌고래를 몇 날 며칠 굶겨가며 가둬두었다가 먹이를 이용해 훈련을 시키는 사람들.
그렇게 돌고래쇼를 통해 돈벌이로 이용하지요.

<돌고래쇼를 중단하라!! 돌고래에게 자유를!!>
<불범 포획 멸종위기>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사회적으로 관심을 얻게 되었지요.
그렇게 복순이 뿐만 아니라 다른 돌고래들도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요.
돌고래쇼를 텔레비젼으로 본 적이 있던 막내는 그렇게 잡힌 돌고래였냐고 너무나 속상해했어요.

복순이와 태산이는 얼마나 기운이 없었는지 무려 6년이나 돌본 후에야 제주 앞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이다보니 조금만 검색해보면 실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어요.
막내가 "앞으로 동물원엔 안갈래요."
"갇혀 있는 동물들이 불쌍해요."
하는데 어른으로서 참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글귀를 직접 그려보고 써보고 한 줄 느낌 적어보기도 했어요.
"마음이 기뻤다."
라는 말에 희망을 느꼈어요.
<돌고래 복순이>를 통해서 아이들이 동물의 자유와 자연환경 보존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미래는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예비 초등부터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꼬꼬마 아이들은 무릎에 앉혀 놓고 엄마의 육성으로 읽어주면 좋겠지요? ☺️☺️

#돌고래복순이
#글_그림_김란
#소미미디어
#그림책
#불법포획
#멸종위기
#돌고래쇼를중단하라
#돌고래를바다로돌려보내자
#도서협찬
#서평후기
#완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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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도, 혼자여서 괜찮아 문예단행본 도마뱀 5
이병철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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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예단행본 도마뱀 시리즈 5호.
시인, 소설가, 시나리오작가, 에세이스트, 연구자, 극작가, 기자, 영화평론가, 문화예술기획자, 대중음악평론가, 영화감독 등 다양한 작가님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무인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하며 읽었다.

🌱무인도 되기, 안기, 없애기 / 이병철
ㅡ 작가님의 무인도는 외로움과 그리움이었다.
🌱고혹과 곤혹 사이 / 김영석
ㅡ 별것 없는 인생, 무인도가 아닌 유인도로 부대끼며 살아가자!!
🌱엄마에게는 나만의 무인도가 필요하다 / 김하나
ㅡ 자발적 선택이었던 결혼과 출산으로 고립되었던 무인도 같았던 삶.
🌱무인도를 상상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 김용운
ㅡ 무인도의 사전적 의미로 시작된 글이 문학이 되는 순간이었다.
🌱밤이 오면 우리는 각자의 섬으로 들어간다 / 박은정
ㅡ 세상 속에서 살아가다 가장 자기다운 집으로 돌아가 온전히 자신일 수 있는 삶 자체가 무인도이다.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 백정우
ㅡ 타의에 의한 고립으로 무인도의 고독을 맛보았다. 스스로 통제 가능한 고독과는 명백히 다르다. 고독과 고립은 종이 한 장 차이!!!
🌱노란배코브라는 뻐끔살무사를 잡아먹는다 / 오재원
ㅡ 독고다이. 그런 삶도 나쁘지 않다.
🌱 스스로 무인도를 만드는 사람 / 유려한
ㅡ 자발적 무인도에서 '하지 않을 자유의지'를 누린다.
🌱두 개의 섬 / 엄관용
ㅡ무인도였다고 생각한 것은 어쩌면 자신만의 아집이었을지도 모른다. 늘 옆에 사람들이 있었지만 손내밀지 않고 '아무도 없다'고 여긴건 내가 아니었을까.
🌱세상의 거의 모든 순간 / 이현호
ㅡ무인도같은 삶이지만 그래도 따뜻한 온기는 챙기고 싶다.
🌱플라스틱 아일랜드 / 이태형
ㅡ 단편 소설. 아무도 살지 않는 그 섬이 곧 우리를 집어삼킬 것 같아 두려운 이야기였다.
🌱이름 없는 취향의 섬에 산다 / 정병욱
ㅡ 취향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하지만, 취향 하나가 흘러들어오기까지 그 중심에 사람이 있었다.
🌱금토동 / 나영길
ㅡ 세상의 이치와 다르게 살아가는 동네. 이 마을의 위악을 온전히 사람들이 감당하며 살게 된다. 하나 둘 죽어가고 병들어가는 사람들.
새로 들어올 당신들은 금토동을 견딜 수 있을까.
🌱무인도가 되어버린 / 조수광
ㅡ 이별 후 혼자 남은 자신을 무인도라 말한다.
🌱폐, 심장, 자궁, 입술, 뇌 / 박희아
ㅡ 연극, 뮤지컬, 소설 등을 통해 무인도에 대한 생각을 끄집어냈다.

✅️ 결국, 개개인이 무인도 같은 삶이지만 오롯이 혼자인 삶은 없다는 총 15편의 작품들.

작가님들의 무인도는 쓸쓸하고 외롭기도 했다.
그리워했고 보고 싶어했다.
위로를 바라기도 했지만 소통은 일방통행이었다.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 했고
처절하게 고립된 삶을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무인도에서 벗어나는 잠깐을 꿈꾸었다.
주변 사람들이나 작품들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선택하신다.

나는 종종 '나 혼자 산다' 라는 프로그램을 챙겨본다.
소망을 투영한 예능 프로그램이라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가끔은 질투도 난다.
하지만 작가님들의 자발적인 고독을 엿보고 보니,
생각을 조금 바꾸었다.

오히려 온전히 혼자일 자신이 없어졌다.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었다.
시선이 닿고 마음이 닿는 순간 이미 무인도일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 혼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 관계들로 힘겨운 분들 역시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누구의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지금이 다르게 느껴지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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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선, 면 다음은 마음 - 사물에 깃든 당신에 관하여
이현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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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은건지 작가님의 마음에 젖어든건지 알 수 없는 시간이었다.

✍️ 이 책은 사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특히 작가님과 함께 하는 사물들이 주인공이다.
그것들이 늘 함께 했기에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들을 글로 쓴 고백이기도 하다.
<점, 선, 면 다음은 마음>에 나오는 사물들은 우리네 집에도 존재하는 것들이다.
스마트폰, 부채, 선풍기, 면봉, 수건, 그릇 등 종류도 다양하다.
흔하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이다. 그것들을 통해 누구나 겪는 감정들, 흔하디 흔한 마음들에 대한 사유를 적은 책이다.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보는 이는 외로운 사람이다. (17p)
🌱 두 손으로 끌어안아 올리는데, 무게가 제법이다. 별로 든 것도 없는데, 괜히 무겁기만 한 것이 꼭 내 생활 같다.(26p)
🌱 내가 그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에게 어떤 마음을 던지느냐에 따라 그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된다.(35p)
🌱'마음먹다'라는 말처럼 밥도 먹는 것이고 마음도 먹는 것인데, 마음은 왜 이리 소화가 안 되는 것일까(37p)
🌱 내가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 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이 숨겨져 있고, 그 진실의 속내에는 또 다른 진실이 파묻혀 있을지 모른다는.(81p)
🌱 점과 점을 이으면 선이 되듯이, 사람과 사람을 이으면 인연이 된다. 선과 선이 모이면 면이 되듯이, 인연과 인연이 모이면 세상이 된다. 수건들은 내게 점, 선, 면 다음은 마음이라고 말한다.(93p)
🌱 무엇보다 부채 바람이 좋은 것은 거기에 깃드는 마음 때문이다.(...) 마음의 기류랄까. 이를테면, 은근한 눈빛이나 끈끈한 분위기 같은 것 혹은 할머니의 약손 같은.

✍️ 사물의 쓰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작가님의 추억과 마음이 녹아든 이야기들.
뭉근하게 익어가는 생각들이 시선의 흐름에 따라 적혀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적이고 정적인 글들이었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아침.
얇디 얇은 커텐이 살랑살랑 바람에 나부껴도 좋겠다.
2인용 테이블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 한 잔을 들고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한다.
차 한모금 마시는 것도 잊은 채 책 속에 빠져드는 경험을 상상해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 기분이 딱 그러했고,
작가님의 이야기를 음미하는 시간이었다.

같은 사물들을 사용하고 살았지만 작가님처럼 생각해보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작가님은 누구나 가진 흔한 사물들 속에서 사랑을, 그리움을, 외로움을, 기다림을 보았다.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작가님의 눈길이 그대로 전해는 글들이었다.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살았지만 작가님의 기억과 만나면 특별한 사물들이 되었다.
작가님의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고 보니 내가 가진 사소한 사물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보게 됐다.
그 사물과 관련 사람도, 사연도, 깃든 마음도.

사소한 것들에 대한 큰 마음을 엿보는 시간.
사물 하나와 마음 하나가 묶여서 독자의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들이다.
부채의 바람을 거기에 깃드는 마음이라 하고,
그릇을 보며 심중에 감추어진 또 다른 진실을 이야기 하고,
침대에 누워 그 어느 곳 보다 자유로워짐을 이야기한다.
수건을 보며 세상을 논하는 작가님.
점, 선, 면으로 보여지는 사물들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니 정말 대단하시다.

살면서 깊게 생각해보지 못한
'마음에 스며드는' 감정들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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